탁PD의 여행수다 - 세계로 가는 여행 뒷담화
탁재형 외 지음 / 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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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여행] 탁PD의 여행수다 / 탁재형, 전명진 / 김영사

 

입으로 하는 여행

 


 

 

  여행을 다녀온 다음 자신의 여행담은 두고두고 수다꺼리가 돼요. 저는 외국이라곤 중국에 일 때문에 두 번 가본 게 다지만 중국 얘기만 나오면 마치 중국에 살다온 사람처럼 신 나서 얘기를 하거든요. 아마도 자신의 경험만큼 좋은 수다꺼리는 없는 듯 생각해요. 겨우 한 나라를 다녀온 제가 이러니 세계의 다양한 나라를 다녀온 사람은 얼마나 할 말이 많을까요? 그래서 이런 여행팟케스트를 진행할 수 있을 거예요.

 

 


 

 

  탁PD는 세계테마여행과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PD에요. 팟케스트 <탁PD의 여행수다>를 진행하는 그는 팟케스트 방송분 중에서 특히 좋았던 10곳의 여행지를 모아 이렇게 책으로 냈어요.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제주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거예요. 저자는 제주도를 언어가 통하는 외국이라고까지 표현하더라고요. 그만큼 제주는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같아요. 제주에 갔더니 주위에 온통 중국인과 일본인 그리고 제주 현지인이 각자 자신의 나라말과 방언으로 얘기해서 마치 외국에 온 느낌이었다는 표현도 재밌었어요.

  제주도는 1박2일로 짧게 다녀온 게 전부라서 나중에 꼭 긴 일정으로 다녀오고 싶어요. 기왕이면 한 달 정도 다녀오면 좋겠지요? 올레길을 따라 걸으며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을 자는 일정 어때요?

 

 


 

 

  여행에세이를 읽으면 인도에 대한 내용은 별로 없는데요,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알았어요.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나라가 바로 인도라고 해요. 길거리에 똥이 널려 있고 기차가 6시간 연착은 기본인 나라. 기차를 운전하는 차장이 기차를 몰다 말고 친구와 짜이 한 잔 하고 오겠다며 기차를 놔두고 사라지는 나라. 켘. 상식이 상식이 아닌 나라 인도는 베낭여행 중에서더 끝판왕이더라고요. 어쩌면 그들은 평생 그렇게 살아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영국도 별 차이 없었거든요.

  영국은 100여년 전 지하철에, 마치가 다니던 도로에, 뭘 하든 1주일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하는 그런 나라거든요. 영국인들도 어쩌면 불편함을 못 느낄 수도 있다고 해요. 원래 그런 나라에서 태어나 평생을 그렇게 살았으니까요. 해외에 나가 봐야 우리나라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여행수다를 읽으니 마치 외국에 다녀온 기분이 드네요. ^^

 

 


 

 

  저도 언젠가는 이 팟케스트 진행자와 출연자들처럼 여행담을 잔뜩 풀어놓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아직은 아기도 어리고 몸이 직장에 묶여 있지만 곧 그럴 날이 올 거라 믿어요. 1박2일이나 2박3일 짧은 일정은 여행이라기 보다는 관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진짜 여행은 구경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머물다 오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한 여행자가 한 말이 갑자기 생각났어요. 꼭 멀리 가야만 여행이 아니라 내 집, 내 동네, 내 지역을 여행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도 여행이라고요. 오늘 저는 아내와 함께 100일 된 아들 민준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공원을 돌았어요. 아내와 수다를 떨며 유모차를 끌며 공원을 산책하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미치도록 행복하다.'라는 아내의 말에 저도 '우리 세 사람이 함께 있으니까 행복하다.'라고 말해줬어요.  아침밥은 아내의 볶음밥, 점심밥은 제가 만든 떡볶이, 저녁밥은 제가 요리한 음식을 먹으며 하루 세 끼 함께 먹으니 행복하다는 아내의 말에 저도 행복해졌어요. 꼭 고급 레스토랑에서 비싼 음식을 먹어야 행복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꼭 비행기 타고 유럽으로, 아메리카로, 아시아로 여행을 가야 행복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행복 별거 있나요? 해외여행은 탁PD 팟케스트를 듣고 읽는 것으로 대신하고, 아내와 함께 동네 공원을 도는 것도 여행이고 추억인걸요. ^^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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