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적 메메드 - 하
야샤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책리뷰/소설] 의적 메메드 / 야샤르 케말 / 오은경 / 열린책들

 

세상을 바꾸려면 행동해야 한다

 


 

 

   책 읽은 느낌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깔끔한 번역과 잘 읽히는 문장에 섬세한 묘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까지라고 말할 수 있어요. 매끄러운 문장은 읽는 내내 책읽기의 즐거움을 안겨 주었어요. 화려하지도 않으면서도 섬세한 묘사는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줬고 재미까지 있어서 최근 읽은 소설 중에서도 으뜸었답니다. 게다가 저와 사상이 매우 비슷한 작가의 이력도 마음에 들었고요.

 

   저자는 노동운동을 했더라고요. 터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저자는 어려운 형편으로 중학교 3학년 때 학업을 중단하고 일을 하며 살았어요. 정치적 신념이 대단해서 17세 때 노동자 권익을 옹호하다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여러번 체포되었어요. 그로 인해 터키 정부로부터 핍박을 받았다고 해요. 소외되고 억압받는 민중의 고통을 문학으로 대변해 온 그는 터키 보다는 프랑스 등의 외국에서 더 높이 평가받는 작가라고 해요. 매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자로 거론될 정도에요.

   이 소설 《의적 메메드》도 노당자의 권익에 대한 책이에요. 폐쇄적인 산골 마을의 악독 지주와 가난하고 힘없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거든요. 이 마을의 청년 메메드가 바로 주인공이지요. 제목 그대로 처음부터 의적이었던 건 아니고 홍길동 같은 느낌.

 

 


 

 

   산골의 어느 마을, 이 마을의 모든 땅은 지주 압디의 소유에요. 마을 사람들은 그저 소작농일 뿐이지요. 압디는 포악한 지주에요. 마을 사람들을 패는가 하면 생산 곡식의 대부부을 가져가서 마을 사람들이 겨울에 굶어 죽기도 했어요. 이 마을에 메메드가 살았어요. 아버지가 죽은 이후 어머니와 둘이 살며 더더욱 힘든 삶을 살아가요. 압디의 폭력에 도망을 친 메메드, 하지만 다시 잡혀 오면서 더욱 비참한 삶을 살게 돼요. 추수를 하면 3/4을 압디가 가져갔어요. 남은 곡식으론 겨울을 날 수 없었지만 대항할 순 없었어요.

   이렇게 비참하게 살던 메메드가 청년이 되고 도시에 나갔다가 새로운 세상을 접해요. 지주가 없는 곳도 있다는 것을 깨달은 거예요. 그리고 전설적인 산적인 야흐멧의 이야기를 듣게 되지요. 그리고 드디어 지주에가 반항을 하기 시작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머니가 죽고 말아요. 게다가 사랑하는 여인까지 위험해지게 되지요. 평범하게 살 것이냐, 세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것이냐에서 메메드는 자신을 희생하기로 해요.

 

   홍길동전과 비슷한 얘기일 수 있어요. 가난한 민중이 새로운 세상을 원하는 것 말이에요. 하지만 세상의 구조는 만만치 않아요. 어디를 가든 어떤 상황이 오든 지배층은 생기게 마련이니까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보면 동물들이 자신이 주인인 세상을 위해 혁명을 하지요. 혁명은 성공하고 인간들을 몰아내요. 하지만 동물들 중에 가장 쓰레기가 결국 지배층으로 올라가고 말아요. 메메드는 알고 있었어요. 자신의 시도가 실패할 거라는 것을요. 그렇다고 해서 행동하지 않을 순 없었어요. 실패하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세상을 바꿀 수는 있을 테니까요.

 

 


 

 

   전태일의 죽음이 헛된 것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그는 노동법을 외치며 불이 타서 죽었어요. 노동자를 외면한 박정희에 맞선 것이지요. 유신녀가 청와대에 앉아 있는 현 시대에 노동자들은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전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시간, 선진국 비례 1/3인 최저임금은 변함이 없어요. 어젠 삼풍백화점 19주년이며 현대백화점 지붕 붕괴가 일어난 날이에요. 상황은 19년 전과 똑같았어요. 문제가 생겨도 영업을 계속 한 것이지요. 삼풍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문제가 생겼지만 대피방송도 없이 계속 영업을 하다가 결국 대참사가 일어나고 말았어요. 19년이 지나도 똑같다고 가만히 있어야 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에겐 바로 투표라는 심판권이 있어요. 민주주의에서 심판은 투표로 하는 거라는 걸 기억해야 해요. 투표는 내가 사는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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