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낭자열전 1 - 은호낭자전 조선 낭자열전 1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책리뷰/소설>로맨스소설] 조선 낭자열전 1 은호낭자전 / 월우 / 아름다운날

 

달달한 열녀 로맨스

 


 


 

   개인적으로는 많이 부러운 작가에요. 저는 <사랑은 냉면처럼>으로 3년째 퇴고를 하면서도 책을 못 내고 있고요, 이 책의 저자인 월우 작가님은 웹소설 공모전에서 인기를 얻은 다음 벌써 두 번째 책을 냈어요. 바로 지난주에 읽은 책에, 비교는 불행의 시작이라고 하는 문장을 읽었어요. 지인의 등단소식에 한동안 '나는 실력이 없는 걸까 노력이 부족한 걸까' 심각하게 생각하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거든요.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직장을 포기할 수 없기에 이 슬럼프는 오래 갔어요. 그 지인은 등단을 위해 사직서를 던졌고 6개월 만에 등단을 했거든요. 등단을 위해선 정말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건지에 대한 막연한 고민에 또다시 절필을 해야 했어요. 그 후로 저는 지금까지도 소설을 쓰지 못하고 있어요. 가끔은 '내 주제에 무슨 소설이야'라는 생각도 해요. <사랑은 냉면처럼>을 읽어본 분은 하나같이 재밌다고 칭찬을 해줬어요. 물론 부족한 지적도 많이 받았지요. 부족할지라도 재미가 있다면 언젠가는 책으로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아직 제 소설을 책으로 내겠다는 출판사는 없어요.

 

   이틀 전, 평소 친분 있는 출판사 대표님과 전화통화에서 제 소설 얘기를 했어요. 대표님은 '너무 조급해 하지 말아요. 아직 때가 아닌 거라고 생각해요.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돼요. 때가 되면 알아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질 거예요.'라고 위로해줬어요. 친분이 있는 분이기에 제 소설을 평가해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었어요.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지요. 제가 등단작가가 아니기에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기가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로 했어요. 너무 서두르지 않기로요. 언젠가는 책으로 나올 수 있겠지요.

 

 


 

 

   이왕 짧은 수명으로 부모의 가슴에 못을 박게 된다면 최소한 열녀의 부모라는 명예 정도라도 남겨주고 가고 싶은 게 은호의 속뜻이었다. (20쪽)

 

   이 소설은 독특하게도 전 소설의 조연을 주인공으로 해서 썼어요. 저도 <사랑은 냉면처럼>을 다 쓴 다음 등장인물들을 주인공으로 2편을 쓰려고 계획중이었거든요. 주위에선 쓰지 말라고 했지만 이 소설 《조선 낭자열전》을 읽으며 용기를 얻었어요. 다른 점이 있다면 월우 작가는 《조선왕비 간택사건》을 책으로 냈다는 것만 다르지 않을까. ㅎㅎㅎ

   《조선 낭자열전》은 모두 두 권으로 되어 있어요. 1편은 <은호낭자전>, 2편은 <진영낭자전>이에요. 열녀가문에 태어난 은호, 몸이 병약하여 오래 살지 못할 거라는 걸 스스로도 알아요. 그녀는 자신이 죽기 전에 열녀가문 답게 열녀로 죽기로 결심하고 자신보다 먼저 죽을 남자와 결혼하기로 하지요. 그가 죽으면 자결을 하여 열녀가문의 명예를 더하는 것으로 효도를 하려 생각한 거예요. 그녀의 계획대로 잘 된다면 소설이 아니겠지요? 갑자기 한 남자가 나타나요. 그는 은호와 이미 인연이 있던 남자. 결말은 쉿!!!

 

   자신은 그놈의 알량한 양반들 때문에, 그들의 썩어빠진 권력욕 때문에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온몸에 피비린내를 풍기며 짐승처럼 어둠 속을 기어 다니는데 팔자 좋은 양반집 여인은 죽어서 열녀가 되겠다며 스스로 죽게 해달라고 청해오는 것이 밉고 싫었다. (78쪽)

 

 


 

 

   월우 작가님의 문장력이 엄청 좋아졌어요.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도 더 강해졌고요. 전작에선 지나치게 빠른 전개방식과 너무 많은 등장인물이 단점이라고 제가 지적한 적이 있지요. 이런 부분이 거의 완벽하리만큼 나아졌어요. 하지만 지나친 우연 남발은 아직까지도 고쳐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잔뜩 벌여놓고 절대자가 확~~ 해결하는 방식은 초보자들이나 쓰는 방법이기 때문에 3류 소설로 취급받을 수 있다고 들었거든요. 전작에서도 지나친 우연이 재미를 끊곤 했는데요, 이번 <은호낭자전>에서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우연을 많이 만들었어요. 문장력이 좋고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힘이 강하지만 스토리를 탄탄하게 짜는 실력은 더 키워야 할 부분으로 보여요. 스토리가 강해지면 지나치게 많은 우연은 자연적으로 없어지거든요.

 

   "그렇게도 열녀로 죽고 싶다는 말이지? 좋아. 어디 그럴 수 있으면 실컷 그래봐. 하지만 네 뜻대로는 쉽게 안 될걸? 널 열녀로 죽게 내버려두진 않을 테니까." (86쪽)

 

   흡입력이 있어서 읽다 보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서 읽는 내내 좋았어요. 오랜만에 즐거운 독서를 하게 해준 월우 작가님이 고마울 정도였어요. 저는 책을 읽는 내내 은호 편에 서서 응원을 했어요. 그 도둑놈 같은 남자는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 남자가 예의도 없고 자기 맘대로 하려고 하고. ㅎㅎㅎ 그런데 여자는 그런 남자에게 끌린다고 하네요. 제가 여자가 되어보지 않았지만 만약 여자가 이 소설 속 남자처럼 제멋대로 군다면 쳐다도 보기 싫을 것 같아요. 근데요, 사랑은요 나도 모르게 오는 거라고 해요. 예전에 친구중에 '나는 키작은 남자랑 쌍커플 없는 남자면 다 돼'라고 백번은 넘게 말해놓고 키작고 쌍커플 있는 남자랑 결혼했거든요. 원래 사랑은 내 맘대로 안 되는 것. ^^

 

  매 작품마다 성장하는 월우 작가님의 다음 작품 기대기대. 좋은 작가를 알게 되어 기뻐요.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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