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 3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현암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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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리뷰/에세이>과학에세이]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 스티븐 제이 굴드 / 김동광 / 현암사

 

진화 생물학자의 에세이

 

 

 

 

   이 책의 리뷰를 쓰기 전에 작은 이야기 하나 할까 해요. 지금으로부터 1만년 후, 한 때 지구를 지배했던 인류는 모두 멸종했고 새로운 종이 지구에 살고 있다고 가정을 해볼게요.

   그들이 땅을 파다가 신기한 걸 발견해요. 둥근 바퀴가 4개 달려 있고 문은 4개. 그들은 이 신기한 물건을 보고 과거에 지구를 지배했던 종이라고 생각하고 더 많은 조사를 해요. 그들은 바퀴 4개가 달린 이 물체 화석을 4~5개 찾아내요. 그리곤 이 물체는 스스로 이 세상에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단순하게 생긴 2기통 엔진을 가진 물건을 진화 초기라고 생각하고 복잡한 6기통 엔진을 가진 물체를 진화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그들은 어느날 날개가 달린 물체를 발견해요. 그러고선 이 바퀴 4개 달린 물체가 진화를 해서 날개가 생겼고 하늘을 날았다고 주장하죠. 어느날은 물에서 다닌 것 같은 물체를 발견하곤 이 바퀴 4개 달린 물체의 조상이라고 말해요.

   저 미쳤냐고요? 천만에요. 원소가 모여 분자를 이루고 이 분자가 저절로 모여 복잡한 아미노산을 만들고 이 아미노산들이 지적 존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우연히 단백질을 하나 만들고 우연에 우연을 거쳐 단백질들이 그냥 아무런 이유도 없는 우연으로 하나의 세포가 될 확율은 얼마일까요? 원숭이에게 타자기를 주며 '니 마음대로 뚜드려봐'라고 했을 때 원숭이가 백과사전을 오타 하나 없이 칠 확율, 이 우주에 사람들로 가득 채운 다음 숫자 하나를 외치라고 했을 때 모두 똑같은 숫자를 외칠 확율과 별 차이 나지 않아요. 아무리 무한대의 시간이 주어진다고 해도 절대 일어날 수 없는 확율이라는 거예요.

   세포 하나 만들 확율도 이렇게 낮은데 매우 복잡한 사람이 저절로 만들어질 확율은? 상상도 안 되는 군요. 그래서 저는 진화론을 거짓이라 말해요. 제 종교 때문이 아니라 저는 중2때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웠을 때부터 진화론은 거짓말이라 생각했고요, 종교를 가진 건 22살때에요. 그러니 제가 진화론을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종교는 관련이 없어요.

 

 


 

 

   이 책은 진화 생물학자의 에세이에요. 처음 두께를 보고 놀랬을 정도로 두껍고 방대한 양이에요. 저자가 쓴 에세이를 엮은 건데요 과학적 주제만 아니라 여러가지 주제로 글을 썼기 때문에 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요. 진화 생물학자라고는 하지만 책 전체에서 진화론에 대한 얘기는 그리 많지도 않았어요. 대부분 과학과 생물학, 기타 개인적인 견해를 다루고 있거든요.

 

   이 책을 통해 새로 배운 것 중에 하나가 새로운 종을 발견했을 때 이름 짓는 법에 관한 것이었어요. 책 제목에 말한 '브론토사우루스'도 원래는 잊혀질 이름이었더군요. 마케팅을 잘 해야 했다고 해야 하나,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먼저 발견한 사람이 지은 이름 아파토사우루스는 잊혀지고 나중에 발견한 사람이 붙인 이름이 남았으니까요. 나중에 발견한 사람의 뼈가 너무 온전했기에 아마도 운이 더 좋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몰랐던 걸 배워서 좋았어요.

 

 


 

 

   저자는 진화론을 얘기하면서 '날개'에 대해 말해요. 진화 비판론자가 주장한 날개 발생에 대해 소개하고는 진화론의 입장을 대변하지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잖아요. 말이야 만들면 그만이지요. 죽지도 않은 강 살리겠다는 말을 만들었더니 22조를 강바닥에 부을 수 있었잖아요. 자연선택설이든 기능전환이론이든 과학적이지 않은 건 마찬가지니까요. 흔히들 종교적이지 않으면 과학적이라고 착각을해요. 과학적이란 실험을 통해 증명된 걸 말하지요. 하지만 자연선택설이든 기능전환이론이든 실험을 통해 입증하지 못했어요. 말 그대로 그냥 '설'일 뿐이지요. 과학이 아니에요. 증명되지 않는 이런 '설'들을 믿는 사람들은 종교인들이 창조론을 믿는 걸 비과학이라고 비난할 자격도 없어요. '설'을 과학이라고 믿는 것도 하나의 종교일 뿐이니까요.

 

   날로 심화되는 교과서의 상업화로 인해 교과서 베끼기가 도를 넘었다고 말하는 걸 보고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생각났어요. 나중에 보니 인터넷 서치로 내용을 채웠을 뿐만 아니라 오류 투성이었거든요. 친일파들이 좀 살기 힘들어지니까 어떻게든 친일파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참 불쌍해 보였어요. 그렇게 나라를 팔아먹어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까요? 돈을 버는 일이라면 나라를 팔아먹는 것도 서슴없이 하는 자들과 한 민족이라는 것이 부끄러워요.

 

 


 

 

   휘스턴의 창세기 얘기는 흥미로웠어요. 저자가 인정을 하든 안 하든 저는 관심 없고요, 제가 몰랐던 새로운 주장을 공부하는 게 즐거웠거든요. 성경적으로 보는 지구의 탄생을 저렇게 볼 수도 있다는 것이 재밌더군요. 제가 한동안 진화론을 반박하는 창조과학자들의 책을 안 읽어서 기억이 가물해졌기에 더 좋았어요. 다시 창조과학자들의 책을 꺼내서 읽어봐야 겠어요.

 

   이 책을 통해 오랜만에 많은 지식을 읽기 쉬운 문장과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배워서 좋았어요. 이 시대 최고의 지식인이라는 찬사를 받을만 하더군요. 다음에 또 그의 저서를 읽을 기회가 된다면 좀더 얇은 책으로 만나보고 싶어요. 이 책을 읽는 동안 가방이 무거워서 어깨가 많이 아팠거든요. ^^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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