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이 족보 샘터어린이문고 47
임고을 글, 이한솔 그림 / 샘터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책리뷰/동화>창작동화] 구렁이 족보 / 임고을 / 이한솔 / 샘터

 

세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

 

 

 

 

   저는 사람이에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세상을 사람의 관점으로 봐요. 저는 남자에요. 남자이기 때문에 이 세상을 남자의 관점으로 봐요.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는 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알지 못해요. 체험을 통해 책을 통해 조금 배웠을 뿐이지요. 그런데 동물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 어떨까요? 동물 중에서도 구렁이라면?

 

   저는 이 동화를 읽으며 '그동안 나도 사람의 관점으로 구렁이를 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잘 아는 동화 <은혜 갚은 까치>도 인간의 시각으로 쓴 이야기라는 것이에요. 구렁이가 까치 새끼를 잡아먹으려고 한 건 자연의 이치일 뿐이라고 구렁이가 말해요. 자연의 이치를 깬 건 인간이었다고. 구렁이는 원리 육식이고 잡아먹어야 살도록 만들어졌는데 사람이 끼어들어서는 구렁이를 죽였고 까치도 죽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그냥 놔뒀다면 새끼만 죽었을 테니까요. 아~~~ 저는 구렁이의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어요. '나도 그동안 참으로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하나, 족보가 완성되면 즉시 집을 떠난다. 둘, 나는 물론이고 우리 엄마를 잡아먹지 않는다. 셋, 내 앞에서 먹이를 먹지 않는다. 넷, 내가 잘 때 침대로 올라오지 않는다. 다섯, 내 물건을 건들지 않는다." (35쪽)


   이 동화는 먹구렁이가 한 아이에게 나타나며 이야기를 시작해요. 아이에게 나타나서는 족보 같은 것을 만들어 달라는 거예요. 아이는 족보를 만들어 주기로 하고는 구렁이가 하는 말을 받아 적어요. 구렁이의 말을 들으며 자신이 그동안 잘못 알았던 것들도 제대로 알게 되고 여러가지로 많은 배움을 얻어요. 동화니까 당연히 배움이 있어야... 겠지요? 족보를 써달라는 구렁이를 통해 그동안 오해했던 것들도 깨달아요.


   "인간은 왜 까치를 구한답시고 구렁이를 쏜 거지? 인간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자연의 질서에 끼어들지. 착한 일을 했다고 의기양양하겠지만 말이야. 아주 잘못된 행동이었어. ...(후략)..." (96쪽)






   나는 나이기 때문에 남을 잘 몰라요. 이 책이 말하려는 건 이 게 아닐까 생각을 해봤어요. 이제 곧 아내가 출산을 해요. 오늘이 37주 3일째에요. 이틀 전 새벽에 가진통을 시작했어요. 많이 아파하는 아내를 보니 눈물이 나왔어요. 아내가 볼까봐 얼른 닦았지요. 손을 꼬옥 잡고 기도를 했어요. 아직 3주 남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 뿐이었지요. 저는 남자이기에 뱃 속에 아이를 품는 걸 느껴 보지 못해요. 얼마나 무거운지, 얼마나 불편한지,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힘든지 모르지요. 아내가 얼마만큼 무거운지, 어떻게 불편한지, 어느 정도로 아픈지 말로 설명해줘도 직접적으로 체험해보지 않는 한 100% 알지는 못해요. 그래서 저는 기도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안마해주는 것과 기도해주는 것 등 몇 안 되더라고요. 내 몸이 가볍고 편하다고 아내가 얼마나 무겁고 힘든지 생각지 못했던 내가 부끄러웠어요. 상대방 생각은 어떤지, 상대방 입장은 어떤지 생각하는 좋은 기회가 되어준 이 책이 고마워요.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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