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리뷰/소설] 미 비포 유 / 조조 모예스 / 김선형 / 살림

 

사지마비 환자 그리고 사랑

 

 

 

 

  로맨스 소설인지도 모르고 집어든 책이에요. 책표지 보고 책에 반하는 짓을 그만둘 때도 되었는데 말이죠. 저도 로맨스 소설 하나 썼잖아요. 아,,, 물론 책으로는 아직 안 나왔지만, 로맨스 소설을 보면 관심부터 가요. 감수성이 원래 좋았는데 소설 쓰면서 더 좋아졌다고나 할까. 그러면 뭘 해. 공모전 내기만 하면 다 떨어지는 걸. 이 책은 제 로맨스 소설 <사랑은 냉면처럼> 4차 퇴고를 틈틈이 하며 읽은 책이에요. 혹시 그거 아세요? 일부러 천천히 읽는 맛. 요 책에 그런 맛이 있더군요. 오랜만에 천천히 읽으며 퇴고도 하며 즐거운 한 주를 보냈어요. 로맨스 소설을 쓰며 로맨스 소설을 읽는 느낌,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능.

 

 


 

 

  이 소설의 주인공 '루'(이름이 루는 아니고 그냥 애칭)는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에요. 아직 어린 20대 아가씨지만 집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에 남자친구와 데이트도 못하고 일을 더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오랫동안 일했던 카페가 문을 닫고 말아요. 미안하다며 3개월치 월급을 주고 폐업을 해요. 루가 일을 안 하면 엄마 아빠는 물론 너무 일찍 엄마가 된 동생... ㅠㅠ 그래서 일자리를 구해야 했지만 기술이라고는 홍차 타는 것 뿐이라 취직도 힘들어요. 고용센타 담당자가 제안을 하나 해요. 간병인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루가 뒤 닦아주는 일은 못 하겠다고 뒤 닦는 일이 아닌 간병인 구인정보가 있다며 소개를 해줘요. 이렇게 한 남자와 한 여자이 운명이 시작해요.


  그녀가 간병해야할 남자는 잘나가는 젊은 사업가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한순간에 사지마비 환자가 된 남자였어요. 특별히 할 일은 없었고 그냥 옆에서 말상대를 해주며 기분전환을 해주는 역할. 일이 쉬워도 너무 쉬운데 급여는 최저임금을 훨씬 웃도는 정도였어요. 거절할 이유가 없지요. 그런데 그녀는 몇 번이고 그만두고 싶어해요. 그 때마다 가족들은 그녀를 설득해요. '네가 우리 집에 유일한 수입자다'라고요. 사지마비 환자인 '윌'은 성격이 괴팍한 데다가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뭐,,, 좋아한다면 이게 어디 소설이겠냐만... 암튼 둘은 처음엔 서로에 대해 호감이 없었어요. 책 중반이 넘어가도록 진전이 없는 둘에게 어떻게 로맨스가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쉿!!! 저는 소설 책리뷰 쓸 때 스포일러 안 써요. ^^ 책표지에 "그가 이별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사랑에 빠졌다"라는 문장이 궁금하지요? 딱 하나만 알려드릴게요. 그가 준비한 이별은... '안락사'랍니다. ㅠㅠ


  소재는 얼핏 진부해 보일 수 있어요. 사지마비 환자와 간병인이라면 사랑이 싹틀만 하지요. 자신을 납치한 범죄자와도 사랑에 빠지는데 사지마비환자라고 못할 이유는 없어요. 흔한 소재이긴 해도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작가의 타고난 구성력과 탄탄한 문장력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말로 잘 번역한 역자의 역할도 매우 컸을 것이에요. 남녀 주인공이 특별히 확 끌리는 케릭터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호감이 가더군요. 책의 초반은 둘의 만남, 중반은 둘의 가까워짐, 후반은... 그냥 눈물... ㅠㅠ 티슈 한 곽 준비하고 읽으셔야 해요.






  이 세상에 의미 없는 삶이란 게 있을까요? 저는 없다고 생각해요. 작은 미물일 지라도 존재하는 이유가 있어요. 너무 작아 잘 보이지 않는 개미 한 마리, 길을 걷다가 지나가는 행인에 밟혀 죽는다 해도 그 개미는 의미 있는 삶을 살았을 거라 생각해요. 하나님께선 의미없는 생명을 만들진 않아요. 의미 없는 사고도 만들지 않지요. 생명은 소중한 거예요. 오른팔이 잘린 후 왼팔로 새 삶을 시작한 구두쟁이, 양팔을 잃은 후 발로 그림을 그린 사람, 온몸을 쓰지 못해도 과학자가 된 스티븐 호킹. 물론 저는 사지마비가 되어본 적이 없기에 쉽게 말하는 걸 수도 있어요. 제가 그들에게 훈계하거나 가르칠 자격이 없다는 것도 알아요. 그래도,,, 그래도,,, 저는 말하고 싶어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요.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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