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가 아빠가 돼서 - 아빠, 그 애잔한 존재들에 대하여
유승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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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에세이] 어쩌다 내가 아빠가 돼서 / 유승준 / 소담출판사

 

나의 아빠되기 연습

 


이미 여러번 소문을 내서 아시는 분들은 아시지요? 저는 4월에 드디어 아빠가 돼요. 38이라는 많은 나이지만 잘할 자신 있어요. 그동안 책 열심히 읽었잖아요. 물론 책과 실전은 달라요. 그래도 안 읽은 사람보다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예쁜 아기를 잘 키우려면 꼭 아빠의 역할을 제대로 알아야 해요. 그런 제게 이 책은 마치 신이 선물해주듯 나타났어요. 어떤 아빠가 진짜 아빠인지 영화와 소설을 통해 설명하는 이 책은 아빠의 역할에 대해 콕콕 잘 찍어주더라고요. 오래전에 본 영화와 소설도 생각났어요. 그당시엔 그냥 재미로 봤던 영화에서 아빠의 의미를 배웠고, 읽고는 잊혀졌던 소설에서도 아빠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해 줬어요. 몇 꼭지만 소개 해볼게요.

 


아이는 아빠가 믿는 만큼 자란다 <날아라 허동구>

이 영화에서는 아빠의 믿음이 아이큐 60의 허동구를 최고의 사람으로 만들어줘요. 할 줄 아는 건 물반장 뿐인 허동구에게 믿음과 칭찬과 사랑을 주지요. 우연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허동구는 야구시합에서 마지막 결정타를 때리며 기쁨을 누려요. 우리나라 아이들은 창의력이 매우 낮기로 유명해요. 낮다는 말 보다 없다는 말을 사용해도 될 정도지요. 교육이라는 틀에 아이를 맞춰서 붕어빵 찍어내듯 아이들의 생각을 제한해요.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않고 틀렸다고 정답만을 가르치는 교육에서 허동구같은 특별한 아이는 틀린 아이일 뿐이지요. 아빠는 동구가 특수학교에 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아들이 즐겁게 학교를 오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예요. 동구가 가장 행복해 하는 일이 학교가는 일이거든요.

아이는 아빠가 믿는 만큼 자란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어요. 조금 부족하고 모자라긴 해도 끝까지 믿어줘야 해요. 교육을 아내에게만 맡기지 말고 앞으로 나가야 해요. 영화속 허동구처럼 아빠의 온전한 믿음을 받은 아들은 달라져써요. 특수학교로 전학 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되었어요. 저도 믿어주는 아빠가 될 거예요. 믿는 만큼 자라니까요.



사랑보다 더 좋은 유산은 없다 <7번방의 선물>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에요. 영화를 본 많은 사람을 울렸다고 해요. 이 영화는 특히나 아빠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았어요. 아마도 이 영화가 보여준 세 명의 아빠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게 해준 영화여서였을 거예요. 이 영화의 명장면은 사형 집행일이에요. "아빠, 절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 딸로 태어나서 고맚ㅂ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요. 그리고 15년 후 모의재판정에서 딸은 변호사로 이렇게 말해요. "저는 오늘 피고인 이용구, 아니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우리 아빠, 천사 같은 우리 아빠를 위해 마지막 변론을 하겠습니다. 정의의 이름으로 아빠를 용서하겠습니다." 그리고 아빠는 무죄 선고를 받아요.

이 영화에선 세 명의 아빠가 나온자고 저자는 말해요. 바보 아빠, 못난 아빠, 좋은 아빠. 책을 읽으며 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세 아빠에 대해 다시금 생각했어요. 딸을 자신의 생명보다 더 사랑한 바보 아빠, 자식의 죽음을 죄없는 사람에게 뒤집어 씌운 못난 아빠, 아들을 지켜주지 못한 대신 바보 아빠의 딸을 멋지게 키운 좋은 아빠. 영화를 본 사람들은 분명 바보 아빠와 좋은 아빠에게 박수를 보냈을 거예요. 저는 여섯 살 지능을 가진 바보 아빠처럼 사랑을 듬뿍 주는 아빠가 되고 싶어요. 가난도 녹여내고 억울함도 녹여내고 권력도 녹여내는 게 바로 사랑이 가진 위대한 힘이라는 걸 배웠거든요.



아빠의 자리를 비워두지 마라 《엄마를 부탁해》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이도 울었어요. 소설속 엄마가 불쌍해서도 울었지만 엄마에 대해 그동안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는 게 슬퍼서 울었어요. 나는 엄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소설속 아빠가 많이도 미웠어요. 아내를 사랑하기엔 너무 늦어버린 잃어버린 후엔 후회 해봐야 소용없는 걸 너무 늦게 깨달은 아빠가 미웠어요. 그리고 이렇게 다짐했어요. '나는 저런 아빠가 되지 않으리라.'

소설속 아빠는 늘 부재중이었어요. 중요한 순간엔 늘 자리를 비웠지요. 탄생, 성장, 고난, 죽음, 슬픔, 기쁨, 비극, 희극의 자리에 없었어요.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며, 직장과 가정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가정을 선택하리라고 생각했어요. 회사일도 중요하지만 가정이 먼저잖아요. 돈 많이 벌면 뭐해요, 정작 중요한 때에 자리를 비우면 아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걸요. 많은 아빠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가정이 평안해야 일도 잘 된다는 것을요.




자녀들이 닮고 싶어 하는 아빠 《칼의 노래》

이 소설은 설명이 필요없는 위인 이순신장군의 이야기에요. 저는 오래전에 읽었는데도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장면이 있어요. 아들이 꿈에 나타나는 그 장면이에요. 이 책에서도 바로 이 장면을 다뤘어요. 죽은 셋째 아들이 꿈에 나타나 칼을 찾아달라고 하자 "가거라, 죽었으면 가거라. 목숨은 물리지 못한다. 칼 또한 그러하다. 다시는 내 꿈에 얼씬거리지 말거라."라고 말해요.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이 책에서는 소개하지 않지만 왜군 포로와의 장면에서 그는 많은 생각을 해요. 죽은 아들 생각이에요. 그 장면에서 아들을 잃은 슬픔에 빠진 이순신의 모습을 봤어요. 많이 슬픈 모습이었어요.

이 책에서는 셋째 아들이 이순신과 가장 닮았다고 말해요. 습관이든, 취미든, 직업이든,  성품이든 한 가지라도 자녀가 닮고 싶어 하는 아빠가 되라고 말해요. 제 모습을 봤어요. 아이가 나를 닮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고요. 저는 독서하는 습관을 닮았으면 좋겠어요. 늘 읽고 생각하고 쓰고 하는 모습을 닮았으면 해요. 그러기 위해선 꾸준히 독서를 하며 책읽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줘야 겠지요?


이 책을 모든 아빠들이 읽었으면 해요. 아빠란 무엇인가, 아빠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에요. 곁에 두고 자주 펼쳐보는 그런 멘토같은 책이거든요. 저는 이 책을 책장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놨어요. 좋은 아빠가 되고 싶거든요.


세상엔 많은 아이들이 있다. 이들이 다 공부를 잘하고, 1등을 하고, 일류 대학을 가고, 의사나 판검사가 될 수는 없다.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건강한 사회는 각 분야에서 묵묵히 자기가 맡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다. 아이가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일을 발견해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돕는 일, 이게 부모가 할 일이다. 그리고 아빠가 해야 할 일이다. (28쪽)


많은 아빠들이 바빠서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없다고 변명한다. 먹고사는 일에 분주해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을 내거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그런데 어떻게 동료들과 술마실 시간은 있고, 친구들과 등산이나 낚시를 가르 시간은 있을까. (113쪽)


더 이상 아빠의 침묵은 미덕이 아니다. 아빠는 스스로 입을 열어 아이들에게 밖에서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한 달에 돈을 얼마나 버는지, 그 돈을 벌기 위해 어떤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는지를 자세히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가장의 무게감과 중량감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객식구 신세를 면하고 한 식구 자리를 차지할 수가 있다. (176쪽)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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