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프지 않아 - 청소년 테마 소설집 바다로 간 달팽이 1
이병승 외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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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단편소설을 멀리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청소년소설 단편은 읽어본 게 별로 없었을까? 아마도 단행본 위주로 독서를 해서 그런것 같다. 수상작들도 단행본으로 나온 책들만 읽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신선한 자극이었다. 단편에 대한 맛을 알게 해준 책이니까.


내용은 책 제목 답게 아픔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해피앤딩을 병적으로 좋아하는 나는 무겁에 이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청소년의 어두운 모습만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청소년이라는 시기는 어둡고 슬프기만 한 걸까? 하지만 뒤에는 희망에 대한 단편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희망이 있기에 내일이 있기에 아름다운 청소년이니까.


난 아프지 않아(이병승)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친구가 필요했으면 육체적 고통을 참아가며 아프지 않다고 했을까? 소설을 읽는 내내 '진짜 통증을 못느끼는 사람이 있나?' 의문점을 가지긴 했었다. 통증을 못느끼려면 신경이 마비가 되어야 하는데, 신경이 마비되면 팔다리도 움직일 수가 없을 테니까. 의심은 역시나였다. 친구가 필요해서 고통을 참았던 것이다. 얼마나 아팠을까? 외로움 보다는 덜 아팠을까? 화상을 입어본 사람은 화상의 고통이 어느정도인지 안다. 내가 바로 화상으로 열흘 입원해 봤기 때문이다. 그 고통은 데굴데굴 구를 정도다. 그 고통을 참을 정도였다면 외로움의 크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것 같다. 그래도 약간 과장은 있어보인다. 화상의 고통은 참을 수 있는 고통이 아닌데,,,


열하 일기(김도연)

얼마전 북한어린이의 현실에 대한 책을 읽었었다. 책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상황은 참혹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것만이 아니었다. 맞아 죽고, 시체를 먹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람이 살 수가 없는 최악의 환경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곳이었다. [열하 일기]에는 탈북과정이 나온다. 목숨을 걸고 탈북을 한다는 글은 수없이 많이 읽어서 이미 그 현실은 알고 있었다. 다 알면서도 읽으며 눈물이 흘렀다. 그들이 가진 죄라면 북한에 태어났다는 것 밖에 없었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죽어야 한단 말인가? 빨리 그들을 구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명령(이경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문학은 이제 나올만큼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지금도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잘못됨을 잊지 말고 다시는 무고한 시민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 소설속 화자의 친구는 아무런 죄도 없이 죽었다. 몽둥이라 맞아죽었는데, 얼마나 심하게 맞았는지 두개골이 다 부서졌을 정도였다. 더이상은 쓰지 않겠다. 슬프니까.


고양이를 보았다(구경미)

가출청소년에 대한 소설이다. 가출을 비상구나 탈출구로 생각할지 몰라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가출을 하면 무언가 해결될 것 같지만 가출 후엔 더 큰 아픔이 있다. 모든 가출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참고 인내하는 것도 배워야 하는 게 청소년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노랑빨강파랑(권정현)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소설이다. 이런 소설이 딱 내 스타일이다. 작가가 꿈인 소녀는 공부보다 책읽고 글쓰는걸 더 좋아한다. 하지만 대학에 가려면 공부를 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글쓰기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노력 끝에 희망이 보이게 된다. 작가가 되는 게 꿈인 내게 큰 도움이 된 소설이었다. 소설속 소녀의 멘토인 선생님이 한 말 중에 "겁내지 말고 네 이야기를 써. 글이란 작가를 거치면 새로운 이야기가 되는 거야. 더 이상 너의 이야기가 아니라 너의 손을 거친 소설이 되는 거지." 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도 나의 이야기를 써야지. 아자아자!!!


만남(변소영)

이 책의 장점이라면 다양한 소재이다. 이 소설은 해외입양된 아이가 18살이 되어 한국에 온 내용이다.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기에 해외입양된 사람들의 입장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들이 어떻게 자라왔는지, 어떤 혼란을 경험했는지 등에 대해서 이 소설은 아주 자세하게 말해주고 있다. 소설속 화자는 큰 혼란 없이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제목 답지 않게 아픔에 대해 말하지 않아서 좋았다. 입양이란 건 스스로 택한 게 아니니까 아파하지 말아야 겠지. 아파하면 자신만 손해니까. 현실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양부모에 대한 고마움으로 살면 되니까.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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