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 번지점프를 하다
우애령 외 지음 / 글빛(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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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화대학 출신 12인의 여성작가들의 젊은날의 이야기다. 청춘의 시간, 청춘의 공간들을 추억하는 글들이다. 이화대학과는 아무련 관련도 없고, 지인중에도 이화대학 출신이 전혀 없는 나에게 이 책은 생소했다. 게다가 12명의 작가 중에 내가 아는 사람은 단 한 명 뿐이었다. 오현종작가. 난 이 작가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별 기대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책읽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어렸을 적 이야기들이 너무나 재밌었다. 어렸을적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의 어렸을적 추억들도 떠올려 봤고 젊은날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그와 비슷한 추억들을 떠올려 봤다. 새삼 '아, 나도 이런 추억들이 있었구나' 라며 평온함의 추억속으로 인도되었다.

 

대학. 나는 대학에 가질 못했다. 대학에 갈만한 형편도 못되었고 장학금을 받을 만한 실력도 못되었다. 몇일전 회사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내 꿈을 말하게 되었다. 그날 내가 말한 내 꿈은 '중학교 국어선생님 하면서 글쟁이가 되는것'이었다. 이 꿈은 내가 중학교때부터 가진 꿈이다. 그냥 글쓰는게 좋았던 순수한 문학소년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이 꿈은 대졸이 아니면 실현할 수 없는 꿈이었다. 그리 강한 성격도 못되는 나는 돈을 벌어 공부하겠다는 도전도 못해봤다. 돈을 벌겠다고 직장을 다니다가 꿈을 잊어버리고 살았다. 그래서 난 이 책의 저자들이 너무 부러웠다. 이화대학이라는 매개체로 연결된 12명의 작가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그래서 책읽기에 더 깊이 빠져든게 아닐까 생각된다. 잘 사는 집이 아니었는데도 대학 등록금을 마련해준 이청해작가의 아버지가 너무나 부러웠다. 나에게도 그런 아버지만 있었다면...

 

특별한 이야기들이라기 보다는 삶의 작은 추억같은 이야기들이라 그런지 책의 내용들은 나의 추억들과 겹쳐졌다. 나도 나중에 더 나이먹고 저런 추억들을 하는 글을 쓸 수 있겠지. 12인의 여성작가 우애령, 이청해, 한정희, 김향숙, 정미경, 권지예, 김다은, 함정임, 배수아, 고은주, 오현종, 권리. 난 그녀들에 대해 잘 몰랐다. 12명 중에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11명이니 내가 얼마나 책과, 문화와 동떨어져 살았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한 명 한 명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다. 아,,, 이런 사람이구나. 좀더 관심을 가져야 겠다. 난 갑자기 그녀들이 좋아졌다. 친구 사이에 뭔가 특별한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책 겉표지에 보면 12명 작가들의 약력이 소개되어 있다. 읽어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오현종 작가의 작품 말고는 아는 작품이 하나도 없을까 신기할 정도였다. 그녀들의 비밀같은 추억들을 알게 되었으니 좀더 그녀들의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어졌다. 다 읽을 수는 없겠지만 대표작이라도 하나씩 읽어봐야겠다. 그게 글쓰고 싶은 사람인 나의 의무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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