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니걸스
최은미 지음 / 디오네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세상엔 수십억가지의 성격이 존재한다. 나와 다른 성격이라고, 내가 이해 못하는 성격이라고 그 성격이 잘못된 성격은 아니라는 생각을 요즘들어 더 많이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정인을 처음 접했을 때 난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상한 연애관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난 책을 읽어나가며 그녀를 이해하기로 했다. 그래서인지 책의 끝부분에 가서는 속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의 소설 답게 심리학 용어가 가끔 나온다. 물론 나는 그 용어들과 이론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소설의 맥을 끊는 역할을 제대로 했다. 게다가 결말을 너무 서둘러 끝내려고 했는지 수많은 등장인물들을 정리하지 못했다. 결말도 조금 아쉬운 소설이라 생각된다. 

도입부 부터 중간까지는 재밌다. 저자의 말장난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한참을 낄낄거리며 읽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중간을 넘어가면 주인공 정인의 심리상태가 이상해진다. ’드디어 정인이가 제대로 된 연애를 하려나 보다’ 생각하며 그 대상이 누구인지 궁금해지기 까지 했다. 나는 책을 읽으며 저자의 글솜씨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결말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오랜만에 맛있는 글읽기를 한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았다. 

한 가지 충격은 상칠이다. 책을 덮고도 한참을 생각했다. ’상칠이, 상칠이, 상칠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이 아닌지 생각하다보니 머리가 다 아파왔다. 어짜피 소설인데 책의 구성까지 파고들 필요는 없을것 같아서 ’에라 모르겠다’로 고민을 끝내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상칠이는 내 머리를 아프게 한다. 갑자기 사라지는 상칠이의 성격에 대해 나름 고민 많이 했었는데 역시 속은 기분은 여전히 남았다. 

사랑이란건 뭘까? 정인인 다섯남자와 연애를 한다. 열정적인 육체적 관계를 가지기도 한다. 그녀는 다섯 남자를 모두 사랑한 것일까? 그녀 스스로 사랑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모두 환상은 아니었을까? 그렇다. 사랑은 환상일 것이다. 아니,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사랑 = 환상 일지도 모른다. 아닐지라도 나는 그렇게 생각이 되었다. 자신 스스로 사랑이라고 굳게 믿는 것도 어쩌면 자기최면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그래서 사랑이 환상이라고만 생각되었다. 

반전이라는 결말의 소설을 읽으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저자의 글솜씨에 감탄을 하기도 하지만 이 책처럼 속은 기분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책을 읽은지 여러날이 지났지만 나는 지금도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게 무엇인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그래서 그런가? 난 이 책의 리뷰를 쓰는 지금도 내가 뭘 읽었는지 기억이 잘 안날 정도의 충격에 머리아파하고 있다. 사랑은 너무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