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여행 - 내 인생의 첫 번째 여행
김병희 지음 / 황금사과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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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스무살이 되면 꼭 여행을 하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0년전... 나는 여행을 떠났었다. 가난 때문이었을까? 나는 스무살이 되도록 바다를 본 적이 없었다. 수학여행도 돈이 없어서 못갔던 나는 바다가 너무 보고싶었다. 스무살이 되면 하고싶은 것들이 많았다. 나는 그것들을 목록을 만들어 놨었고 그 목록 중에는 여행도 포함되어 있었다. 바다를 보러 가는 여행.

이 책을 보며 10년전 내 생각이 났다. 10년전 나도 스무살일 때 너무나 여행을 하고 싶어서 혼자서 떠났던 적이 있었다. 나의 첫 여행은 정동진. 나의 첫 여행 목적지가 정동진인 이유는 하나였다. 바다가 있어서... 시 쓰기를 좋아한 나는 바다에 대한 시를 너무나 쓰고 싶었고, 그래서 첫 여행의 목적지를 바다로 정했던 것이었다. 그 후로 나는 계속해서 바다로 여행을 갔다.

이 책의 저자도 교통편과 시간을 적어 놓았는데, 나도 그렇게 했었다. 그땐 인터넷이 발달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여행의 정보는 오직 책에서만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여행정보 책을 하나 들고 여행을 떠났었다. 차시간은 물론 어디서 무엇을 먹었고, 식당 전화번호는 몇 번 인지 까지 모두 기록했었다. 상세하게 하나하나 모두 기록하며 여행을 했었는데 그 이유는 책을 내려고 한건 아니고, 다음에 한 번 더 오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젠 세월이 너무 지나서 그 때의 기록은 아무 소용이 없어졌지만 이 책을 보니 그 기록들이 생각나서 일기장을 찾아서 다시 한 번 읽어 보았다. 그 때의 감동이 다시 살아났다. 아, 이렇게 기록해 두길 잘했구나...

이 책을 보니 나도 똑같이 하고싶어 졌다. 사진도 많이 찍고, 글도 많이 쓰고, 여행정보도 기록하고... 아내에게 이 책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올해엔 여행좀 많이 다녀볼까? 나, 바다 너무 좋아해. 사진도 찍고 우리, 추억 많이 만들자. 내가 그동안 일에 미쳐서 일만 하느라 당신에게 너무 못한거 같애. 우리 결혼한지 3년째인데 단둘이 여행 한 번 가본 적이 없잖아.' 나도 변하긴 참 많이 변했다. 책이 사람을 이렇게 변화시키는데, 정말 책의 능력은 대단하다.

이 책속의 여행지 중에 가본 곳은 딱 두 곳 뿐이었다. 석모도, 남이섬 뿐이었다. 올 해엔 이 책속의 여행지 중에 두 곳 이상은 가보려고 한다. 어느 교회에선 1년에 일출을 한 번 이상 보지 않으면 절대 안된다고 한다. 자연 속에 바로 신이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 신의 놀라운 실력에 감탄을 아니할 수 없으니, 자연을 통해 신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였을까?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 평안해지고, 행복해지는 이상한 느낌들...

사진 반, 글 반인 이 책을 보니 너무나 기분이 좋아졌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방에서 책을 봤는데 마치 저자와 함께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었다. 나에게 이런 느낌을 가져다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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