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자는 업무습관부터 다르다
케네스 지글러 지음, 정경옥 옮김 / 명진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나는 일하는 방법에 있어 무언가 문제가 있다. 그런데 도대체 그 문제가 무언지 나도 잘 모르겠다.

내 직업은 기구설계(기계설계의 세부 분야) 엔지니어 이다. 나는 설계에는 자신이 있다. 기구설계 7년차인 나는 그동안 개발한 제품만 해도 30여 가지나 된다. 6년간 30여 가지를 개발했다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몇 안 될 것이다. 나는 그만큼 일에 미쳐서 살아왔다. 첫 직장에선 일이 너무 많아서 회사에 침대를 사다놓고 옷이며, 생활필수품을 모두 회사에 갖다 놨다. 그리고는 집에는 한 주에 한 번 들어갔다. 이렇게 일에 미쳐서 살았던 것이다. 그 당시 나는 엄청난 양의 일을 했다. 그 때만 해도 나는 업무습관에 대해 전혀 불편함이 없었고, 오히려 나의 업무습관은 엄청난 양의 일을 해내기에 적합했다.

문제는 회사를 옮기며 시작되었다. 첫 직장은 부서라고 해봐야 개발부 하나였다. 영업은 사장님께서 직접 다 했다. 그런데 일반 제조회사로 이직을 하며 문제가 생겼다. 부서가 너무 많은 것이다. 게다가 서류는 왜 이렇게 종류가 많은지, 이 많은 서류들의 작성법을 배우는데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 정도였다.

3년 넘게 개발 일만 해오다가 서류작성에서 부터 다른 부서와의 관계도 하나의 일이 되었다. 그런 업무들은 내게 너무도 벅찬 일이었다. 개발만 하기에도 너무나 바빴기 때문에 도대체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다. 타 부서에서 요청한 일을 해주고, 여러 가지 서류를 작성하다보면 정작 내가 해야 할 본연의 업무인 설계를 못할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현상은 또 다른 회사로 이직하며 동일하게 나타났다.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다. 아니, 오히려 상항은 더욱더 악화되었다. 지금의 회사는 작은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인원이 적다. 인원이 적다는 것은 없는 부서가 많다는 것이다. 없는 부서의 일까지 맡아 하다 보니 개발 일을 할 수가 없을 정도다. 매일매일 시간에 쫓기어 나의 업무는 나날이 망가져 갔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했다. 그러나 나는 도저히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 책의 저자는 현대의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멀티 플레이어를 원한다고 한다. 즉, 자신의 전문분야만이 아니라 타 부서의 일도 모두 할 줄 아는 사람을 원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이 주장은 확실히 맞다. 그 증거는 내가 현재 근무하는 회사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한 명의 사람이 많은 일을 처리하려면 결국엔 시간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효율적인 시간 관리의 방법을 말하고 있다.

대략적으로 이 책의 핵심을 보면 아래와 같다.

1. 오전시간에 가장 중요한 일을 하라. 이 시간에 다른 방해요소가 나타나지 않도록 환경을 바꿔라.

2. 이메일과 전화는 점심시간 직전, 퇴근시간 직전에 하는 게 가장 좋다.

3. 주 계획표를 만들어라. 해야 할 일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적고, 하나씩 지워나가라.

4. 어렵고 힘든 일을 먼저 하라. 나중에 하려고 하면 평생 못한다.

5. 회의는 하루에 두 번 이상 하지 마라. 월요일에도 하지 말고, 퇴근직전에도 하지 마라. 가장 좋은 시간은 오후시간이다. 또한 절대 90분을 넘기지 마라. 또한 회의록 작성은 필수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너무나 시간 관리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나는 어려운 일은 오후에 주로 했다. 그리고 이메일은 수시로 확인했으며, 아무 때나 회의시간을 잡기도 했다. 할 일의 목록은 만들었지만, 작성으로만 끝났지 자주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나에게 이렇게 많은 나쁜 업무습관이 있는 줄 몰랐다. 아니, 알고도 개선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늘 업무에 시달리고, 매일 야근을 하고, 일을 빨리 처리 못한다고 꾸중이나 듣고 했다.

현대축구도 멀티플레이어가 환영받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직장에서 멀티 플레이어를 바란다는 것은 당연한 시대흐름일 것이다. 이런 시대 흐름과 반대로 간다면 결국엔 퇴출당하고 말 것이다. 멀티플레이어가 되는 길은 효율적인 시간관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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