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 사랑의 시작을 위한 서른아홉 개의 판타지 - 이제하 판타스틱 미니픽션집
이제하 지음 / 달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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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하 판타스틱 미니픽션 <코>
 


 
코-사랑의 시작을 위한 서른 아홉개의 판타지
이제하
 
시인이자 작가인 이제하님의 단편집 <코>는 39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홍대에서 조소와 서양화과를 전공한 분답게 표지와 본문의 일러스트레이션, 캘리그래피까지 모두 이제하 본인의 작품이다.
 
책에서 만난 첫 단편인 <코>는 재미있는 결론으로 끝이 난다. 두번째, 세번째 단편들을 읽어나가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전체적으로 글들이 모호하고 두리뭉실한 것들이 대부분이며, 제목처럼 판타스틱하고 몽환적이다.
허나 이제하님의 <코>에는 반전의 묘미가 있다. 마무리 부분에 숨어있는 반전들이 뜻하지 않은 실소를 자아낸다.  
 
[회오리]
아저씨와 말라깽이 여자의 의미없는 대화들이 이어진다. 종국엔 와이프가 있음에도 처녀를 범하는 남자. 이왕 저질러진 일이기에 그런것도 사랑이라 믿어버리는 여자. 처녀는 그집의 식모였다. 70~80년대에나 있을법한 이야기.
 
[금욕]
대통령의 시해사건의 뉴스가 전해지던날 밤, 남자는 아내의 실오라기 하나 없는 실루엣을 보고 마음이 동한다. 그러나 금욕과 금연을 다짐했던지라 남자는 이내 포기한다. 마지막 장에 아내의 말 한마디가 압권이다.
"영감, 팔순에 이게 무슨 망령이우 대체?"
 
[역에서]
처음 서울이란 곳에 올라온 남자. 첫 상경의 설레임 때문일까? 어두운 역에서 본 푸르스름한 여인의 실루엣에 반하게 된다. 두번째, 세번째 만남에서도 실루엣만을 보면서 알수없는 설레임에 두근거리는 남자의 심장.
 "바다빛깔의 실루엣".
마지막 열번재 상경에서 환상같은 그녀의 실루엣을 확인하려던 남자는 그녀에게 넋이 빠져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생을 마감한다. 그러면서 끝까지 눈을 부릅뜨고 본 그녀의 마지막 실루엣에서 그녀의 정체를 확인하며 할 말을 잃는다. 그녀는 여승이었다.  
 
이제하의 <코>안에는 사랑,질투,죽음,환희등 인간의 희노애락이 담겨있고, 인간의 추악한 욕심, 환상, 열망, 망상과 풍자도 엿볼 수 있다. 가볍게 읽다 점점 빠져들게 만드는 작가만의 필력이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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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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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 와일드, 셰릴 스트레이드

 

 

Wild 와일드(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실화같은 논픽션소설, 와일드는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잃고 낭떠러지에 떨어진 여성이 스스로의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인간으로써 불가능해보이는 도전을 젊은 여성인 그녀 혼자 만들어가면서, 그녀는 스스로를 되찾음과 동시에 타인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휴대용 삽 한 자루를 사기위해 야외용품 상점에 들렀다가 무심코 근처 진열대에서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제1권:캘리포니아 편>이라는 책을 집어 들었다. 책 뒷면의 설명을 읽어보니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즉 PCT란 캘리포니아 주 멕시코 국경에서 시작해 캐나다 국경 너머까지 아홉 개의 산맥을 따라 펼쳐지는 보도여행 길이었다." p12

 

우연히 알게된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손가락 끝으로 지도위를 따라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에서 원가가 피어올랐다. 그래서 최소한의 길이라도 걷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여정에 오른다. 그녀는 길 위에서 아버지의 학대, 어머니의 죽음, 뿔뿔이 흩어져있는 가족들과 26살의 젊은 나이에 이혼까지, 불행했던 그녀의 삶을 하나 하나 떠올리며 슬픔도 불행도 하나씩 흩어뿌린다.

 

충동적으로 시작한 여행이라 준비도 없던 상태여서 그녀의 여정은 험란하기만 하다. 잘못구입해 작은 등산화로 인해 발톱이 빠지고, 여자 혼자서 하는 여행이라 짐승보다 만나게 되는 사람이 두렵고 무섭다. 그러나 세상은 의외로 그녀에게 따뜻하다.

 

"거울 속에 비친 나는 깜짝 놀랄 만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지난 3주 동안 야생에서 배낭여행을 한 여자의 모습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마치 범죄와 폭력에 한껏 난행당한 희생자의 모습이었다. 팔과 다리, 등과 엉덩이에는 막대기로 얻어맞은 듯한 검고 푸른 멍들이 가득했다. 배낭과 맞닿았던 엉덩이와 어깨부분에는 온통 물집에 살이 쓸린 자국투성이였고 새로 벌겋게 된 자리와 이미 까맣게 딱지가 앉은 상처가 여기저기 나 있었다. 상처와 멍, 흙먼지 아래로는 새로 생겨난 울퉁불퉁한 근육들이 보였다." p230

 

 

멕시코 국경에서부터 캐나다 국경 너머에 이르는, 4,000킬로미터가 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홀로 걸어내면서 겪는 그녀의 이야기는 삶에서 겪게 되는 모험이자, 감동적인 희망이다. 모든 것이 풍족했던 삶도, 언제나 손만 내밀면 도움을 받던 모든 것없이 혼자서 이루어낸 삶의 매혹적인 기록이다. 당장이라도 배낭을 메고 여행이 아닌 모험을 떠나고픈 마음이 들게 만드는 책.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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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자풍 1 - 쾌자 입은 포졸이 대륙에 불러일으킨 거대한 바람 쾌자풍 1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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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쾌자풍1 이우혁 장편소설

 

 

쾌자입은 포졸이 대륙에 불러일으킨 거대한 바람

쾌자풍의 저자가 바로 천만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이우혁이기에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던 소설. 쾌자풍은 총 2권으로 이번1권에서는 쾌자풍의 배경이 되는 15세기 조선과 중국 명나라, 여진까지 다소 방대한 스케일로 짜여졌다. 거기에 이우혁만의 한국형 판타지 그리고 유쾌한 해학까지 그려내어 호평을 받고 있는 책이다.

 

'탈문의 변'이라는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황제가 친정을 나섰다 50만 대군이 전멸하고 생포되는 굴욕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역사상 유일하게 두 개의 연호를 사용한 황제 정통제(천순제)와 성화제의 무능하고 강압적인 통치가 끝나고, 어리지만 영민한 홍치제 효종이 '홍치중흥'이라는 명의 황금시대를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어리고 아직 자리잡지 못한 황제를 반대하는 무리들로 명의 고위관료인 시랑이 자객에 의해 급사한다. 황제의 직속기관인 동창에서 비밀리에 자객을 구하기 위해 조선에 밀사로 남궁수와 엽호를 보내게 된다. 조선으로 떠나는 길인 국경지대에서 만난 포졸 지종희. 말단직인 포졸이면서도 국경지대에서는 군관도 천호장도 형님으로 모시는 기이한 인물. 그러면서도 체격도 작고 서생처럼 보이는 자신의 형님에게는 언제나 저자세를 보인다.

 

그 시대에도 이북 말투가 있었을까? 전군관이라는 이의 말투가 조금은 거슬리기도 하다. 말의 뜻조차도 모르는 단어들도 조금 눈에 띤다.
"헌데 성님이 대뜸 나타나더니 그 무서운 여딘됵 애들을 마구 야단티디 안갔습네까. 쾌자 바람 휘날리면서 됴기 됴..육모곤! 그 육모곤 이래 휘두르면서 단박에 수십명을 패서 내뚛는데, 아, 내래, 정말 감격했지요!"p71

 

속으로는 이 망할 놈들아, 조세 명목으로 조직적으로 바친다면 못 잡아도 수천 냥일 텐데 정작 당사자는 열 냥먹고 떨어지라는 거냐, 더러워서 안 먹는다고 외쳐댔다. 그러나 속마음을 굳이 내보이면 가뜩이나 손해 본 것을 또 손해보게 되는 셈이다. 참자. 참아야 나중에 기약할 수 있느니라.
"허허. 지 형은 역시 호걸이시오. 이렇게 마음가짐이 호탕하고 청렴하니..허나 이건 정말..."p79

 

의도치않게 속마음과는 정반대의 말을 내뱉게 되며 점차 믿음 또한 쌓아간다. 이러니 명나라에서 온 어쩌다 동창이된 어리버리한 인물 둘 쯤이야 속이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들이 당하는 모습은 조금 불쌍하기까지 하다. 오해에 오해가 쌓여 대단한 인물이 된 한낱 포졸 지종희는 이 밀사들과 함께 명나라에 가야될 운명에 처한다. 좌충우돌 지종희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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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부는 하는 일마다 실패하는가 - 작은 정부가 답이다
존 스토셀 지음, 조정진.김태훈 옮김 / 글로세움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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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부는 하는 일마다 실패하는가 _ 작은 정부가 답이다

 




왜 정부는 하는 일마다 실패하는가
-존 스토셀 지음

 

거침없는 자유지상주의자, 경제에 해박한 언론인, 솔직담백한 인터뷰어. 존 스토셀을 설명하는 대표 키워드들이다.  미드중에서 방송국 안의 이야기들이 나오는 프로가 있다. 편안하게 앉아 TV를 즐기는 우리에 비해 그 안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셀수없이 움직인 끝에 만들어진다. 뉴스대본대로 읽어내는 우리나라의 뉴스진행과 다르게 미국의 뉴스들은 진행자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뉴스를 통해 시청자와 직접 대면하기도 하고, 질타와 폭로등도 서슴이 없다.  소비자피해조사 전문기자로 30년넘게 활동하면서 다수의 언론인상을 휩쓴 그의 정부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깜짝 놀랄 현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보게된다.

 

프롤로그 _ 정부는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고?
chapter 1 _ 경제를 손보겠다고?
chapter 2 _ 삶을 공평하게 만들겠다고?
chapter 3 _ 정직한 기업을 보호한다고?
chapter 4 _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인다고?
chapter 5 _ 의료보장제도를 손보겠다고?
chapter 6 _ 왜 식품에 폭탄을 퍼붓나?
chapter 7 _ 위험 없는 세상을 만든다고?
chapter 8 _ 표현의 자유냐, 불쾌감이냐?
chapter 9 _ 교육엔 경쟁이 없다고?
chapter 10 _ 마약과의 전쟁? 금주법 성공에서 힘을 얻는다고?
chapter 11 _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쟁을 한다고?
chapter 12 _ 지금 이대로 영원히, 자연을 보존한다고?
chapter 13 _ 예산이 미쳤다?
에필로그 _ 법은 없어도 된다!

 

 

과연 정부가 우리에게 필요한가?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인류는 점차 소규모의 가족단위 또는 부족사회에서 대규모 정의 정부사회에 맞도록 진화되있다. 그리고 정부가 필요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일들이 점차 많아지고, 힘은 커지고 있다. 반면 우리가 지켜야 할 규제들 또한 많아졌다. 미꾸라지같은 자들은 정부와 친분을 쌓아 빠져나가고, 힘없는 자들은 규제에 발목이 묶인다. 그래서 누구는 통장에 29만원으로 경호원이 딸린 저택에 살고, 누군가는 살던 터전마저 빼앗기고 한강으로 간다.

 

잘못된 결정을 내린 기업은 반드시 망해야 한다. 이것이 자본주의가 운용되는 방식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를 가리켜 '창조적 파괴'라고 부른다. 그래야 시장이 실질가격의 신호에 맞춰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주택가격이 추락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실 값이 너무 빨리 올랐다. 아마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았던 게다. 지금 현실적인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 나는 모른다. 언론도 모른다. 연방정부도 모른다. 오직 시장만이 알고 있다. p47

 

자유 시장 자본주의가 사유재산의 손익시스템이라면, 족벌자본주의는 개인의 이약과 공적인 손실 시스템이다. 정부를 이용해서 납세자에게 손실을 떠맡기고 기업의 이익을 지키다니, 이건 교모한 눈속임이 아닐 수 없다. p57

 

개미와 배짱이의 우화는 다들 알다시피, 부지런한 개미는 부지런히 일해서 따뜻한 겨울을, 여름내 놀며 지낸 배짱이는 추운 겨울을 보낸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개미와 배짱이는 다르다. 열심히 일한 개미는 언제나 열심히 일만, 부자 부모가 집을 사준 배짱이는 집값이 더 올라 신이난다. 언제부턴가 열심히 일해서 노력해도 수도권에서 집 한채 사기도 어렵게 되었다. 언제나 좋은면만 바라보려 노력해도 이런 현실을 느낄때마다 씁쓸하고 우울해진다. 인생역전은 역시 로또당첨뿐이었단 말인가!!! 그러나 나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다. 내가 얻은 행운이 누군가에게는 눈물이란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이 책에서는 이주 청교도들의 경험을 통해 개인주의가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것을 알려준다. 공산주의를 단념한 유토피아 실험 다섯가지는 흥미롭다.

 

정부의 위험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 표현의 자유와 제한, 교육문제까지 다양한 관점으로 일반적인 생각을 현실적인 가르침으로 알려준다. 호랑이를 보호하려면 호랑이를 먹어라 처럼 현실적인 문제와 맞닿는 아이디어는 독특하고 참신하다. 부자들에게 세금의 세율을 높이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것이며 정작 문제는 정부의 불필요한 예산의 지출이라는 점은 조금 공감이 되기도 한다. 정부의 그토록 많은 실패에서도 쓸때없는 일의 지출을 조금도 삭감조차 하지 않는 것은 참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다. 사업이 어려우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잘못이끈 사장 본인의 월급을 줄이는 일이다. 낭비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의 예산안이 삭감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매년 갈아엎는 보도블럭은 올해도 어김없이 새 보도블럭으로 교체중이다. 결국 그들은 세금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정부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정부의 최소한의 개입이 바로 시장주의의 원리를 지키면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결론내린다. 미국의 저자가 쓴 책이라, 우리의 사정과는 조금 다르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기는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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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김민숙 지음 / 예담Friend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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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_ 별난 엄마의 별난 교육법

 

(하루 두시간 엄마와 재웅이의 행복한 공부법)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김민숙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녀 교육하기'교과부 수기 당선작인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는 제목부터 솔깃하다. 요즘처럼 교육의 경쟁이 치열했던 때도 없었던 것같다. 동생들도 어린 자녀들이 있는데 막 걷기도 전부터 교육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몬테소리니, 영어유치원이니 하면서 비싼 사교육이며 교재 그리고 방문선생님까지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너무 부담스러운 교육열이기도 하고, 그런 교육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한국 부모의 교육열이 우리나라를 지금의 자리까지 만들긴 했지만, 지금의 과도한 교육방식이 맘에 들지 않는다. 어릴때는 놀게 두고, 조금 컸을때 해외여행을 보내주던지, 대학등록금으로 모아두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얼마전에 스타특강 대치동 교육컨설턴트라는 분이 나와서 강의를 하는 것을 티비로 봤다. 국제중을 들어가기 위해 초등학교때부터 자소서쓰는 법, 성적관리하는 법부터 아이가 지각했을때는 늦잠잤다고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말고, 병원에가서 진료증을 받아 제출하는게 현명한 엄마라며 아이의 성적표는 곧 엄마의 성적표라며 이야기하는데, 정말 살벌하고 세상이 무섭기까지 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전혀 특별하지 않다. 교육학을 따로 배운 교사도 아니고, 자녀교육 전문가도 아니다. 그냥 우리 주변의 평범한 주부이고 엄마다. 두 아이들도 천재나 영재가 아니고 평범하고 오히려 느리고 산만한 말썽꾸러기들이다. 이 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엄마의 입장에서 그리고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아이들의 재능을 꽃피워낸 훌륭한 성과다.

 

사업 실패로 남편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등떠밀리듯 무작정 생활전선으로 뛰어든 그녀. 매일 찾아오는 빚 독촉 브로커들과의 전쟁 속에서 생활고에 힘들고, 아이들은 부모의 무관심 속에 점점 성적이 떨어진다. 학원이나 과외를 안다니는 애들이 없을 정도니 학교 성적이 바닥인 것은 뻔했다.

 

당장 비싼 과외를 할 형편이 안 되었던 그녀의 선택은, 아이와 같이 공부하는 것이었다. 승부욕이 강했던 그녀였기가 가능했을까? 길을 걸으면서도 공부 생각을 하다 맨홀에 빠지기도 한다. 남편이 공부못하는 아이를 가르치려 든다며 윽박질러도 조금씩 아이에게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고, 아이에게 공부를 하고 싶도록 장학금 이야기를 꺼내며 동기부여도 한다.

 

"엄마, 내 짝궁도 나랑 똑같이 60점 맞았는데 아까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뭐랬는데?"
"내일 우리 살아서 돌아조아고 하는 거야. 그런데 개 왜 그런말을 해?"
"그 친구는 60점을 맞으면 엄마한테 혼나나봐."
"60점이면 엄청 잘했는데 왜 혼나?" 재웅이는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이었다. p60

 

그녀의 노력과 일상이 단편처럼 이어진 책이다. 아이가 공부를 안해도 그녀는 윽박지르거나 아이를 혼내지 않는다. 아이와 같이 공부하고, 노력하고 선생님과의 면담에서도 아이에 대한 성실성과 자신감을 내비치며 믿어준다. 선행학습과 학원수업에만 익숙했던 아이들 속에서 재웅이는 자기주도학습과 성실한 수업태도로 그런 아이들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내게 되며 어느새 전교1등이라는 목표에도 도달한다. 먹고 사는 생활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은 기다려주지 않다고 생각하며 아이에게 노력을 기울인 엄마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의 긍정교육법이 아이들 또한 긍정적이고 자존적으로 키워낸게 아닌가 한다. 항상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부모, 자녀를 믿어주는 부모야 말로 자녀에게 가장 좋은 공부이자 자산이 아닐까.

 

"나는 너를 믿는다. 네가 네 할일을 알아서 잘 해냐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너를 믿는다. 네 인생을 스스로 훌륭하게 잘 가꾸어 나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너를 믿는다. 네가 앞으로 행복한 삶을 살 것을 알고 있다." p228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전하는 교육의 바른 생각, 별난 엄마의 별난 교육법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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