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해멀은 말한다. 이 책은 몽상가와 실행가를 위한 책이라고, 특히 관료주의에 손발이 묶인 모든 이들과 숨 막히는 답답한 혁신에 괴뢰워하는 사람들. 병목현상이 경영진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 사람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무언가 기여를 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이 책을 쓴 나의 목적은 경영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그것을 만들어내도록 돕는 것이라고, 지금쯤 새로운 경영모델을 만드는 것이 그저 경쟁사를 물리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인간의 독창력과 창의성, 열정 등과 같이 본질적인 요소들을 유도하고 소중히 여기는 21세기 경영모델을 구축하라고, 그래서 미래의 특별한 기회를 제대로 준비하면서, 진정으로 인간다운 조직을 구축해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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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 길 위의 사진가 김진석의 걷는 여행
김진석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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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배가 부르면 걷고, 날씨가 좋아도 걷고, 기분이 좋을 때도 걷는다. 거기에 고민이나 근심이 있으면 필히 걷는다. 걸으면서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자책 아닌 자책도 해보고, 내게 닥친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옳은 것인지를 걸으면서 해결하곤 한다. 근데 신기한 게 걷다 보면 해결책이 나오던지, 아님 해결점에 가까운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걷는 걸 좋아한다. 힘들게 걸으면서 나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이 시간이 정말 좋다.


 나이를 먹고 내 인생을 되돌아볼 나이가 되었을 때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야 겠다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었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막상 계획을 잡아보려고 해도 낯선 곳에 대한 환상보다는 두려움이 앞설 뿐이다. 하지만 이름만으로도 벅차오르는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의 길)를 볼 때마다 떨려오는 그 긴장감은 내 몸을 전율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번 책 《걷다 보면》을 읽으면서도 산티아고의 길을 걷는 모습에서, 그 힘든 여정 속에서도 여유스런 모습을 보여준 저자의 모습에서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40일 동안 800 km를 걸어야 만날 수 있는 ‘산티아고의 길‘은 길이로만 봤을 때도 보통 사람들이 걷기엔 분명 힘든 길이고, 하늘의 도움이 없이는 완주할 수 없는, 안개 때문에 앞을 볼 수 없지만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수록 앞이 조금씩 보이는 그런 미지의 길이 산티아고의 길이다. 이런 길을 배낭보다 무거운 카메라를 등에 업고 걷는 사람이 있었으니 길위의 사진가라 불리우는 김진석 작가의 걷는 여행이 그것이고, 40일 동안의 산티아고 순례기를 기록한 책이 바로《걷다 보면》이란 책이다.

책에서는 산티아고 여행기와 함께 많은 사진들이 수록돼 있다. 대부분 카미노를 걷는 사람들의 사진들인데 하나같이 웃거나, 얼굴에 행복함이 묻어나는 사진들이다. 그 힘든 여정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서 행복은 멀리서 찾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 스스로가 만들어낸다는 말에 동의하게 된다. 하루의 여정을 알베르게(산티아고의 숙박지)에서 끝마치고, 하루의 시작을 “부엔 카미노 Buen Camino!”를 외치며 시작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같은 인간으로서 부러웠던 것도 사실이고, 그들이 이 여행을 통해 많은 걸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해보게 된다.

“나는 생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모른다. 그러나 걷기는 하나의 목적이 있다.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는다. 그리고 기쁨이 뒤따라올 때까지 다시 시작한다.” - 이브 파칼레 (본문 84쪽 中)

일주일 동안 같은 풍경만 이어지는 메세타(Meseta)를 걸어야만 하고, 비가 올 땐 비를 맞으며 무거워진 배낭의 고통을 이겨내야 하며, 발에 생긴 물집을 터트려가며 800 km를 걸어야만 만날 수 있는 곳 카미노 데 산티아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의 길을 찾는 건 변해있을 나를 발견하고, 살아있는 나를 발견하기 위함이 아닐까? 그 변화 속에 바로 카미노 데 산티아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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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사물들 - 시인의 마음에 비친 내밀한 이야기들
강정 외 지음, 허정 사진 / 한겨레출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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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만 허용되는 ‘시적 허용’에 대해 불만이었던 적이 있다. 모두가 바로 쓰고, 맞춤법에 맞게 쓰자고 노력하는데 시에서만큼은 그게 아니어서 읽는데 어색하고 불편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세월이 흐르다 보니 시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나 표현들이 얼마나 감칠맛이 나는지 모르겠다. 시인이 사물을 바라보는 감정이나 아쉬움, 미련을 ‘시적 허용’이라는 표현방법을 통해 아름답게 묘사하는 그 표현법이 이제 와서야 몸으로 느껴지니 말이다.

시를 창작하고 지어내는 시인들의 능력은 사물을 보는 능력에 있어서도 탁월하단 느낌이 든다. 짜장면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짬뽕도 쉽게 만들 수 있듯이 시를 짓는 시인들은 사물을 대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남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적 화자의 감정이나 정서가 사물을 보는 데 있어서도 고스란히 들어났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쉰 두명의 시인이 동원된 《시인의 사물들》은 그들의 삶을 통해 차곡차곡 쌓인 사물에 대한 추억과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신변잡기의 내용들로 가득찼다.

유강희 시인의 <술병>을 읽으면서 내 어린시절을 보는 거 같아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술 심부름을 통해 호기심과 술이라는 매개체 사이에서 갈등하는 어린 소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다 커서는 온갖 시련과 아픔을 간직한 술병이 내 인생을 대변하는 거 같아서 마음이 아려온 그런 느낌이다. 정영효 시인의 <성냥>에서는 시인이라는 테두리 안에 갖혀 있기엔 아까울 정도로 사물의 표현력을 보여준 그의 글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멍하니 책 속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들 말고도 우리들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물들의 추억들을 삶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으니 이 책을 통해 추억을 회상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당장 불을 지펴야 하는데, 당장 몸을 녹여야 하는데 딱 하나만 남아 있는 성냥. 자칫 세게 그었다가는 툭 하고 부러질 듯하고 살짝 그었다가는 불이 붙지 않을 듯 하고. 그러다 마침내 조심스럽게 불을 붙이고 난 후에는 어느새 성냥 한 개비의 존재는 쉽게 잊히고. 걱정 없이 활활 타오르는 불 앞에서는 우리의 걱정도 사라지게 마련이다.(본문 85족 中)


“그리워 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수필에서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은 피천득의 <인연>일 것이다. 그 <인연>  마지막 구절은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에게 큰 여운을 준다. 이 책 《시인의 사물들》에서도 이런 멋진 구절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저기서 빛을 발하는 시인들의 글솜씨에 박수를 보내면서...삶에 지친 사람들이나 무기력감으로 힘든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은 생활의 활력소를 선물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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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의 오후 - 남자, 나이듦에 대하여
우에노 지즈코 지음, 오경순 옮김 / 현실문화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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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간의 수명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옛날엔 호환 마마가 생명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질병이었다면 이제는 암도 말기로 넘어가지만 않으면 완치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80세까지만 살고 가는 게 소원이라던 노년의 수명이 이제는 100세시대로 접어들었다. 자신이 몸 관리만 잘한다면 100세 이상 살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아진 세상에서 홀로 사는 독신들이 늘고 있다는 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혼이나 사별은 그래도 이해가 되지만 처음부터 독신이었던 사람들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건 결혼하기 힘든 지금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듯 해서 더욱 더 안타깝다.

일본에서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우는 우에노 지즈코 교수의 《독신의 오후》는 독신으로 늙어가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홀로 사는 남성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그들이 혼자된 배경, 혼자 살아가면서 느낄 수밖에 없는 문제점들, 그리고 남자들이 독신으로 늙어감에 따라 필요한 조건들, 더 나아가 혼자 살면서 가장 큰 문제이자 걱정인 홀로 죽을 수 있는 방법들을 독신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여성의 시각에서 집필한 책이 바로 《독신의 오후》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의 시각에서 남성의 나이듦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게 약간은 불편했던 게 사실이지만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말처럼 아픈 사람의 마음은 아픈 사람만이 알 수 있기에, 아직까지 독신을 고수하고 있는 우에노 지즈코 교수의 노년 남자들의 독신생활에 대한 조언과 충고는 이 책 여기 저기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는 후의 느낌은 남자가 여자보다 오래 살면 고생바가지를 뒤집어쓸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각오가 마음에서 받아들여졌을 때 남자들의 독신생활이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라고 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간은 깨지기 쉬운 물건이라는 느낌이 절실하게 든다. 깨지기 쉽기 때문에 난폭하게 취급하면 깨져버리고 만다. 무리하면 몸도 깨지고 마음도 깨진다. 깨지기 쉬운 물건은 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다뤄야 한다.
(본문 102쪽 中)

이 책에서는 홀로 살아가야만 하는 남성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조건과 노년 친구관계의 요령, 여가시간의 활용, 집에서 나 홀로 아플 때의 방법 등 혼자 살아갈 때 필요한 스킬 등을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기술은 기술일 뿐, 결론을 말하자면 남녀가 함께 늙어가는 게 아름답게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홀로 노년을 보내는 독신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가고 있는 요즈음 최상이 아니면 차선책이라도 만들어서 독신들이 알차고 보람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 중심에 우에노 지즈코 교수의 《독신의 오후》가 독신들의 옆자리를 대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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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꿀 권리 - 어떻게 나 같은 놈한테 책을 주냐고
박영숙 지음 / 알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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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었던 소설에서 꿈이 현실이 되고 나면 그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니란 말이 생각난다. 꿈이 현실이 되면 현실 속에 꿈이 녹아내려서 꿈과 현실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짐을 뜻하는 말일 테지만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다는 말에 왠지 모를 서글픔이 밀려들었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꿈을 꿀 수 있기에 행복하다. 그렇다, 꿈이 현실이 돼서 더이상 꿈이 아니게 되었을 땐 다른 꿈을 꾸면 된다. 그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다른 꿈을 꾸게 된다면 꿈이 현실이 되어버리는 상황을 벗어나 계속해서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들에겐 꿈꿀 권리가 있다. 지금처럼 팍팍한 사회에서 내가 바라는, 내가 원하는 꿈이라도 꾸면서 이 팍팍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꿈은 우리에게 할 도리를 다한 거라고 본다.

이곳 느티나무도서관에서도 꿈꾸는 사람들이 있고, 꿈꾸는 사람들이 주는 행복이 있으며, 그들의 자유의지가 내포된 권리가 있다. 비록 국가나 시가 운영하는 국립이나 시립 도서관은 아니지만 느티나무도서관엔 그 어느 도서관 못지 않게 열정이 있고, 희망이 있으며, 무엇보다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어 좋았다. 꿈을 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느티나무도서관, 그리고 이 책 《꿈꿀 권리》는 느티나무도서관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느티나무도서관이 펼치는 도서관운동은 별반 다를게 없다. 누구나 꿈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느티나무 공간에서 마음껏 꿈을 펼쳤으면 하는 게 느티나무도서관이 생긴 이유다. 시험 때만 되면 와서 공부하고, 필요할 때 와서 책 읽는 공간이 아닌 학력, 나이, 국적을 불문하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자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느티나무도서관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런 열정을 품은 느티나무도서관에서 한가로이 누워 책을 볼 수 있는 호사를 누려봤으면 하는 바람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존중받으며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면서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동네 사랑방 같은 존재인 느티나무도서관, 그곳엔 정말 여러 사람들이 모여 동상이몽의 꿈을 꾸고 있었다.

나이가 어려도 혹은 학력이 낮아도 진지할 권리,
가진 게 많지 않아도 당당할 권리,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괜찮을 권리,
인간의 본성에 대해 절망하다가도 사유하고 변화하고 상상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다시 확인할 권리.
(책 316쪽, 에필로그 中)

집 앞에 시립도서관이 있어서 종종 가긴 하는데 생각해보니 책 빌리거나 시험 볼 때 공부하는 거 말고는 가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조만간 시간을 내서 도서관 주변도 좀 둘러볼 생각이다. 느티나무도서관 만큼은 아니더라도 내가 사는 도서관에도 분명 꿈을 꿀 수 있는 꺼리가 있을거란 생각에서다. 모두에게 꿈꿀 권리가 있는 것처럼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있는 희망도 있기에 오늘도 난 꿈을 꾸고 싶고, 그 꿈 속에서 도서관이 주는 권리들을 되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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