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 격변하는 현대 사회의 다섯 가지 위기
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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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천재 철학자로, 새로운 철학의 기수라고 평가받는 독일 본대학교의 마르쿠스 가브리엘 교수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책이다.

편집자가 '일상의 언어로' 정리해주었지만 역시 철학은 그 단어가 주는 무게감을 어쩔 수가 없는 듯 하다. 철학적 용어가 문제가 아니라 철학적 사유 그 자체가 철학을 어렵게 하는 그 무엇이 아닐까?

여튼 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고 말하는 지 따라가보기로 했다.

저자는 우리 시대가 19세기 국민국가로 회귀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바로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세계사의 시간이 거꾸로 흐르고 있다'는 의미이다. 20세기 글로벌화된 세상에서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가진 국가가 내 나라 내 국민 우선의 보호주의 국민국가로 돌아가고 있을까?

저자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 세계는 다섯가지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가치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 '자본주의의 위기', '테크놀러지의 위기', 그리고 이 네가지 위기의 바탕을 구성하는 '표상의 위기' 이 다섯 가지이다.

하나씩 저자의 주장을 살펴보면 이렇다.

'가치의 위기'

세계는 보편적 가치를 인정하기 보다 점점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타인으로 인식하는 '비인간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문화적 편견과 선과 악으로 나누려는 이분법적 사고는 이러한 경향을 부추기고 있으며, 이는 표상과의 관계 정립을 잘못한 결과라고 말한다.

최후의 인간은 어떠한 대가를 치러서라도 고통을 피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마리화나를 피우며 긴장을 푼다거나 전쟁보다는 와인을 마시고 텔레비전 게임이라도 하면서 느긋하게 지낸는 사람을 원하는 사람이다.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을 추구하는 21세기 시민 바로 그 모습이다.

p86

니체의 소극적 허무주의에서는 '초인'을 우선하고 '최후의 인간'은 경멸했다. 그리고 요즘 초인간주의transhumanism에 관해 왕성한 논의가 있지만 현실은 '최후의 인간'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 사회가 19세기 사회로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저자는 윤리 교육의 강화를 통해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는 세계관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도덕은 가르칠까 말까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필수 학문이다. 그리고 도덕을 가르칠 때는 도덕적인 객관성이 존재한다는 사살과, 그것이 어떻게 기능하는 지 찾아내는 방법을 교사가 가르치면서 아이들과 논의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위기'

저자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잘못알고 있다고 진단한다.

즉 '민주주의는 자신이 믿는 것을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리로 성립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민주주의를 '특정한 표현의 자유'와 혼동하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모든 생각을 좋을 대로 표현하는 것과 민주주의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극단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기만 하는 것은 '페이스북'이라고까지 말한다.

자신의 적을 일주일사이에 무너뜨리는 일은, 불가능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을 지 몰라도 엄청나게 어렵다. 민주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적과 싸우고 싶다면 매우 복잡하고 완만한 과정을 밟아나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당신은 머지않아 '싸우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러니 더욱 건설적인 일에 집중하자'라고 생각을 바꿀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적인 제도의 역할이다.

p94

흔히 민주주의 하면 다수결의 원칙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는 민주주의 사회 내에서 어떤 상황에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방법론의 하나이다. 다수결의 원칙만을 주장한다면 이는 공리주의일 수 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이 우선 시 되는 체제이다. 이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법이다.

이런 까닭에 저자는 민주주의의 느림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편집자는 저자와의 대담 중의 내용을 책 뒷편에 <보강>편으로 추가해놓은 부분이 있는 데 이른바 '거짓말쟁이의 역설'을 논하며,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결국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이분법적인 배제를 통해 무언가를 규정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타인의 존엄을 인정하는 것은 자신의 존업을 인정받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본주의의 위기'

저자가 주장하는 '19세기 국민국가로의 회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세계는 세계화globalization를 통해 세계적 규모의 상품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표면적인 글로벌화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가 어떠한 국민국가의 법적 체제에도 완전히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고 말한다.

글로벌화된 경제는 그에 걸맞는 세계화국가의 통제에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개개의 국가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가 통제되지 않으니 점점 개별 국가들이 자국 이익 보호를 위해 나서고 있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젠 전前 대통령이 되어버렸지만 트럼프는 어쩌면 이러한 현실을 절실하게 느껴서 자국 우선 주의를 표방하며 무역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 경제를 생각하면 난 자꾸 짱구의 황금전자를 잊을 수가 없다. 유일 기업화되어 경제 전체를 아우르며 모든 사람들을 종속히키는 거대 기업... 국가도 통제할 수 없는... 기업의 구성원이 고르게 독립적인 권한을 가지고 기업에 참여하는 것 아닌 극히 소수의 누군가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는 기업... 이는 독재국가와 무엇이 다를까? 아니 국가는 국민의 참정권에 의해 통제라도 받는데 이러한 기업은 무엇으로 통제가 될 수 있을까?

GAFA로 대표되는 글로벌 거대 기업은 적절히 통제되어야 하고, 해당 서비스가 소비되는 지역에서 세금을 아주 많이 부과함으로서 지역 경제를 책임지는 한 축으로서 거듭나야 한다는 것... 이건 내 생각이다.

상호 면책에 기반한 공면역주의co-immunism, 윤리 전문가 도입을 통한 도덕적moral 기업... 저자가 제안하는 대처 방식에 관심을 기울일 권력자들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테크놀러지의 위기'

인간의 사고는 생물학적이다. 그것은 H2O가 물인 것과 똑같다. 사고가 없으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거기에는 신경세포 등 그 외의 요소도 있지만,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그러한 요소가 아니다. 인간의 신경은 뇌가 아니다. 하지만 신경이 없는 뇌는 없다. H2O가 없는 시냇물이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대신하는 미래는 결코 올 수가 없다. 인간을 대신하기는 커녕 인공지능이 실재하는 미래는 오지 않으며, 애초에 인공적인 지능의 존재도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p161, 162

인공지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당히 극단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을 보건대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대신하지 못한다는 것은 인간 그 자체가 되지는 못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인간 그 자체로서 인정받고 존엄성을 가진 것이므로...

그리고, 이러한 인간을 대체하는 것은 없다는 것이야말로 다양성과 보편적 가치관을 갖는 신실재론의 바탕이 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봤다.

인공지능과 로봇들이 인간을 대신하여 많은 부분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지속될 수록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다시금 떠오른 기본 소득은 당연히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 활동에 인간들이 소외되면 될 수록 그 말은 인공지능과 로봇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인데, 이것들은 경제를 유지하는 또 다른 축인 소비에는 기여하지 않는다. 이러한 소비가 없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경제 침체를 가져올 것이며, 이는 공멸의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과 로봇이 생산하고 창출한 부는 기본 소득으로서 배분되어야 하고, 이는 인간의 창조적 활동을 위한 경제적 기반이자 사회의 경제 활동을 유지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이다.

저자는 또한 GAFA(google, apple, facebook,amazon)에 대한 무상노동 제공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을 자랑하는 방법으로 SNS 등을 이용하지만 이에 대해 google 등은 (대다수의 이용자에게) 댓가를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댓가를 받는다.

GAFA는 말할 것이다. 자랑질의 욕구를 풀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기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노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자기들에게 사용료를 내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이에 대해 저자는 다른 생각이다. 요즘 사람들은 일년에 넉달 정도의 시간을 인터넷에 할애하면서도 그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하고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어떤 시각이 맞는 것일까?

개인이 받는 효용과 기업이 얻는 이익은 균형이 맞을까? 현재 상황은 공평할까? 그런데 왜 GAFA와 그 종사자들과 이외의 사용자 간의 경제적 차이는 왜 자꾸 눈에 밟힐까? 정당한 댓가의 셈법 기준은 뭘까?

'표상의 위기'

위에서 언급한 이런 위기는 결국 '표상의 위기'가 저변에 깔려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한마디로 보이는 것, 보는 것과 생각과의 차이라는 것이다.



나는 당연히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보이는 현실은 그렇지 않음에서 오는 차이가 있다. 이 차이가 유발하는 어떤 감정은 긍정적이거나 건설적이라면 좋겠지만 그 반대인 경우 나 자신에 한정될 수도 있지만 사회에로까지 영향을 줄어 불안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

가치, 민주주의, 자본주의, 기술에 대한 인식 차이, 생각의 차이가 위기의 원인일 것이다.

이 보이는 것과 생각하는 것 간의 올바른 관계 구축은 그래서 중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법과 윤리에 바탕을 둔 합리적 사고와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해야할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윤리 교육을 통해 편견을 없애고 도덕적 사회가 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함으로서 사회 불안의 원인을 없애야할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고, 앞으로의 건설적인 미래를 준비하고 영위해햐지 구관이 명관이라는 생각으로 과거로의 회귀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역사는 내일의 역사를 위한 참고자료이며, 잘못된 것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사례로 활용되어야지 지금의 상황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방편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저자의 주장이 반드시 옳다고 말할 수 없다. 그 또한 다양한 문제 인식에 대한 편견이자 다양성에 대한 무시일 것이니. 하지만 더 나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귀기울이고 생각해봐야할 의견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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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모두의 미래를 짓다 - 건축 너머의 세계를 향한 치열한 질문과 성찰 서가명강 시리즈 17
김광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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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건축이라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어디서 봤는 지 어떻게 알았는 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종이 위에 집의 평면도를 열심히 그렸었다. 이게 내가 살고 싶은 집이라며...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순진하기도 했고... 혹여라도 그때의 그 그림들이 (설계도라고는 말하지 못할터이니...ㅎㅎ) 남아있다면 그것을 보면서 그냥 헛웃음이 나올 것만 같다.

그래도 그때는 내 집을 짓는다는 꿈이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집을 짓는다는 것은 집을 갖는다와는 또 다른 개념이자 너무나 원대한 상상이라는 생각이다.

너무 현실적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요즘은 내가 은퇴라는 것을 한 이후에 어떻게 살까 어디서 살까하는 고민을 다시 하면서 집을 짓는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상상을 다시하는 것을 보면 그 자체 그대로 기분을 붕붕 띄워주는 그 무엇인가 같다.

그래서 전공도 아니지만 건축과 관련한 책을 몇 권째 기웃거리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건축학이란?

건축학은 인간 생활을 영위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삶의 공간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건축의 계획, 설계, 구조, 실내 환경 등의 문제를 다룬다. 지구환경 시대의 구조, 재료, 설비 등의 공학과 기술에 바탕을 두고 인문적,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인 지식과 예술적 감성을 횡단하며 이를 통합하는 실천적 종합학문이다.

p4,5

이 책은 실재 집을 짓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건축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이라고 해야하려나...

저자는 건축학이 갖는 학문 상에서의 위치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건축에 대한 다양한 시각에서의 담론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몇가지를 이야기해보면...

"건축은 본래 이기적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인간은 건축을 통해 주변과 구별하고 제압하며 우월함을 뽐내려고 했다고 한다. 선사시대부터 지구 상에 나타난 많은 유적들을 통해 그것을 살펴볼 수 있는 데 거석 문화같은 것이 그 예가 될 것이며, 피라미드도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역사를 배울 때도 권력이 집중되는 과정에서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이런 커다란 구조물 즉, 건축물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기적이다라는 표현은 금방 수긍하기 어렵다.

그렇게 구분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건축물도 있지만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어울리게 만드는 그런 건축물도 많이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예를 들어 로마의 콜롯세움이라던지 각종 성당과 극장 등이 이에 해당되지 않을까?

좀 더 생각해보면 건축물이 형성하는 어떤 테두리,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을 구조물과 내부와 외부가 나뉘기는 하지만 그것은 형태적인 부분일 뿐 내재적인 부분까지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건축이 존재하는 원천은 '모든 이의 기쁨'에 있다.

p331

건축이라는 것. 그것은 인간이 거주하고 생활하며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것 중 하나이다.

역사시대 이전 동굴과 같은 곳에서 현대의 마천루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활 터전은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

하지만 건축이라는 것에 있어서의 결정적인 하나는 '인간'이라는 것이며, 그 인간의 만족과 기쁨이 없다면 건축의 행위는 죽을듯한 노동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아렌트가 말했다는 저 표현은 그 인간이라고 하는 것이 단수 명사가 아니라 복수 명사이며, 나 혼자인 개인의 국한 되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럿이 함께 경험하고 느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건축이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안전 보장의 공간이면서도 서로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격리의 장이기도 하고, 모두가 함께 누려야할 만족을 키워가는 공동의 공간이기도 할 것이다.

건축이, 집을 짓는다는 것이, 공간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우리에게 더 많은 만족으로 남아있기를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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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거절을 거절하는 방식 - 2021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허남훈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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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남자의 이야기?

기자였다가 보험설계사가 되었다가 온라인 쇼핑몰 사장이 된 허수영...

외국에서 오퍼상을 하다 보험설계사를 거쳐 다시 오퍼상이 된 에디...

공무원 준비생, 막노동자를 거쳐 일반 회사 관리직이 된 사카이...

사실 주된 시점은 허수영과 사카이라고 해야겠다. 이 둘의 시점을 오가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 이 작품의 기둥이라고 할까?

수영을 통해 기자라는 직업의 현실적 문제를 볼 수 있었다. (작가의 상상력에만 의존한 것이 아나리 발로 뛰고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을 기반으로 작품을 썼을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진짜로...)

매일 매일 기사를 써야한다는 마감에의 압박...

읽는 이의 관심을 잡아끌 수 있는 선정적인 꺼리를 찾아내야 한다는 정보 수집의 압박...

누군가의 사생활을 까발려야 하는 현실...

인터뷰한 사람의 의도가 왜곡되게 씌여진 기사를 내보내는 미안함...

TV에서 인터뷰를 위해 마이크를 들이대며 당사자가 절대 대답할 것 같지도 않는 질문을 해대는 기자들을 보면서 기자의 사명 의식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된다. 무엇을 위해?

진정 누군가의 알 권리를 대변하여 저 자리에서 저렇게 몸싸움과 발버둥을 치는 것일까 싶은...

수영은 기사 꺼리를 수집하기 위해 그리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다리고 전화를 하곤 했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거절을 받았고 그만큼 상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염증을 느낀 수영은 삼진생명 보험설계사로 새로이 시작한다. 거기서 만난 에디와 함께...

지인 영업... 개척 영업...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보험설계사가 되면 자신과 가족과 친척을 포함해서 아는 사람들을 총동원해서 보험에 가입시키고 조금 있다가 해약하고... 그렇게 한다고 하는데 정말인지는... ㅡ.ㅡ

여튼 수영과 에디는 소위 모르는 사람에게 영업을 하는 개척 영업이라는 것을 한다. 한달 넘게 단 한 건의 실적도 올리지 못하는 그런 시간을 거치면서 조금씩 조금씩...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지만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으면 바로 끊고 더불어 차단 번호로 등록...

거리에서 주는 이런 저런 전단지는 알바들의 고단함을 아니깐 꼬박 꼬박 받아들고 어느 정도 들고 걷다가 휴지통으로...

작품 속에서도 말하듯 우리나라 사람들의 80%가 보험을 적어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데... 여유가 있다면 몰라도 생활도 빠듯한데 또 다른 보험을 든다는 것은 정말 딴 나라 이야기일 뿐...

이런 상황이니 수영과 에디는 얼마나 많은 거절과 눈총을 받으며 당혹감과 어색함을 느꼈을까...

사카이의 생활은 이런 거절의 연속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공무원 수행 생활에 지쳐 잠시 막노동 생활을 시작했고, 와중에 막노동 팀장이 돈을 들고 내빼버렸고, 친구 수영의 권유로 들은 보험은 복잡한 약관과 부당한 조건으로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하긴 이것도 거절을 당한 것이겠다.

권유를 하고 거절을 당하고...

권유를 받고 거절을 하고...

거절을 어려워하던 내 조차도 전화를 통한 거절에는 별로 부담을 못느끼게 되어버린 요즘이다.

오래 전엔 보험 가입 권유 전화를 받고는 거절하고 끊지를 못해 마냥 듣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전화를 걸어 권유하는 사람도 전화를받아 권유를 받고 있는 사람도 결국 아무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지 못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던...

모질어서가 아니라 보험 가입 여건이 되지 않아 거절아닌 거절을 하던 그때였는데...

지금도 내 여건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좀 여유로워졌다고 해야하나? 텔레마케터에게는 미안하지만...

작가가 말하는 '거절을 거절하는' 것이란 거절에 대해 내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일테다.

결국 작품에서 수영이 받은 수많은 거절을 어떻게 극복했는가가 요지아닐까?

작품 속에서 그 방법을 찾아본다.

기자 시절...

새내기 연예인과 친해짐으로서 정보를 전해듣는...

관련 업계 종사자와의 정보 교환과 연락처 교환을 통해...

보험 설계사 시절...

기존 가입자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통해...

부당한 약관 해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관계 기관으로의 신고 접수를 통해...

창피함을 무릅쓰고...

나중엔...

고단한 수작업을 통해...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아이디를 돈주고 사서...

수영과 에디, 사카이는 거절당하는 현실을 이겨나갔다고 해야하려나?

어쩌면 뻔하던 어쩌면 나만 몰랐던 그런 방법들을 통해서 말이다.



세 사람이 입가에 머금은 미소는 무슨 의미였을까?

그리고 무엇이 수영, 에디, 사카이가 닮았다는 것일까?

어쩌면 이 작품의 알파와 오메가를 담은 한 구석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답을 찾지 못하겠다.

나는 작품을 이해하는 문 앞에 서서 입장을 거절당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본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들이 거절되고 거절당하는 내 현실과 생활에서 어떻게 그 거절을 거절하고 있을까?

나는 그 거절을 받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나는 그 거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나는 앞으로의 거절에 대해 어떻게 답해야할까?

사람마다 다 다른 거절 방식이 있을 것이다. 그 다름 하나 하나가 각기 다른 한 사람 한 사람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해본다.

나 만의 거절 방법, 그 방법을 찾아가는 지난한 과정이 우리의 삶이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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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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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발행된 책의 개정판...

이런 작품이 있었구나... 싶은...

첫 느낌은... 남자가 쫌스러운데다 구질구질하구나...하는? 하긴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애틋하지 않은가 라는 구석이 없지는 않다.

막상 나도 주인공의 상황을 맞이하면 그렇게 해보지 않을까? 안한다고 안할 것이라고 장담은 못하겠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그때 그때 바뀌니 말이다. ㅎ

작품을 다 읽고의 느낌은... 음... 기발하다...? 라기보다는 허 이런 반전을? 하는?

아마도 뒷부분을 길게 길게 회상하며 하소연하는 듯하게 늘여썼다면 아주 많이 반감되었을...

그 속도감으로 인해서 반전의 효과가 극대화되지 않았을까 싶은 그런 기분이다.

혹여라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의 기대감을 빼앗을까봐 도저히 마지막 장을 옮기지는 못하겠다. 다만... 흠... 흠...

줄거리를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정도가 되려나?

30여년 전 연극 동아리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났다.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서로를 사랑하게된 두사람은 결혼하기로 했다. 결혼식 당일... 신부가 나타나지 않았다.

30여년이 지난 후 여자의 페이스북 계정을 발견한 남자는 답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여자에게 글을 남긴다. 그런데... 여자가 답장을 보내왔다. 그리고...

딱 여기까지...ㅎ

과거의 두 사람의 감정은 순수했고, 진솔했다.

누구나 그러하겠지?

나이가 어릴 때 느낀 사랑 (아마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런 것인지 의심도 하지 않고 그냥 좋다라는 감정일 뿐이겠지만...)일수록 이거 저거 재는 것없이 그저 바라만 보아도 좋은 그런 것이었으리라...

두 주인공은 대학생이 된 나이에서 서로에게 끌린 것이니 첫 사랑은 아닐 것이지만 그래도 사랑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정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내용으로 보면 충분히 다른 사랑을 했었을 것이라고 추정이 가능하겠다. 다만 구태여 일부러 공연히 한번 생각해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스토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으니... 허허허)

전자책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던 작품이란다.

일본에서인지 아니면 우리나라에서인지는 잘모르겠지만...

입 소문을 타고 자꾸 자꾸 읽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리라.

처음부터 제목만보고 아니면 작가를 보고 사지는 않았을 터이니... 작가의 데뷔작이니 말이다.

이 작품은 술술 읽힌다.

처음엔 간지럽게 시작했지만 나중엔 읽으면 읽을수록 이게 뭐지... 어? 어? 하면서 그냥 그렇게...

그러다 보면 마지막 페이지를 읽게되고...

접혀있는 장을 넘기면??? (아! 내가 읽은 책에서 마지막 페이지가 접혀있었다는 말이다. 다른 책은 어떻게 되어있는 지 모르니 그건 참고하시라... ㅡ.ㅡ)

여하튼 결론은 재미있다이다. 꼭 한번 읽어보시라 전한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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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멈추는 틱토, 그리고 체나
김윤호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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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멈추는 틱토, 그리고 체나"

틱토는 알겠는데 체나는 누구?

책은 세 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틱토가 알고 있는 시간에 대한 지식은 탄생과 죽음, 그것이 공존하는 세계이고 서로에 대한 인과관계가 끊임없이 이어져 수많은 과정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시간을 멈추는 틱토, 그리고 체나. p11

틱토는 지구별에서 스쳐지나간 한 남자에게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다시 찾아간 지구별에서 그 남자와의 접촉으로 틱토는 그 남자의 시간, 기억으로 빨려들어간다. 그 남자의 기억, 시간에 동화된 틱토를 구하기 위해 세나는 지구별 그 남자의 기억 속으로 찾아간다.

틱토를 구하러 위험한 그 남자의 기억 속으로 찾아가는 세나를 보면 흡사 카이를 구하려는 게르다의 이야기인 '눈의 여왕'을 떠올리게 된다. 비록 세나의 동기는 게르다의 카이에 대한 사랑과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지구별의 그 남자는 무엇때문에 자기만의 시간에 갇혀있는 지는 잘모르겠다. 그저 그 남자의 절규처럼 '악한 마음을 가진 인간들이 나의 어둠을 깨웠고, 짓밟아서' 점점 더 도망치고 숨었는지 모르겠다.

시간을 멈추는 것은 그 시간을 창조한 신神에게도 그 댓가를 요구하는 엄청난 일이었나 보다. 틱토와 세나를 구하기 위해 그 타메르 할아버지는 한 쪽 팔을 희생했으니 말이다.

슬픈 기억, 나쁜 기억,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자기만의 시간과 기억에 갇힌다는 것은 정말로 슬픈 일 일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스스로를 가둔다는 것은 얼마나 절실했다는 것인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 남자의 절규처럼 악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로 인해 상처받고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법은 뭐하길래, 신은 뭐하길래 싶었다. 시간을 관리하는 존재들은 인간의 시간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책에서 말하지만 어쩌면 회피가 아니었을까? 원망은 할 수 없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인간을 보는 인간의 시선이기 때문 아닐까 싶었다.

닉! 정말로 죽을 셈인가? 지금 네가 치고 있는 곡이 무엇을 뜻하는 지 너도 알고 있겠지?

피아노 - 소스테누토. p201

피아노 연주를 함으로서 사람을 죽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닉과 가론. 닉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가론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죽음의 연주를 시작한다.

소스테누토 페달이란 <음을 지속시키는 페달>이란 뜻으로서, 3개의 페달이 있는 그랜드 피아노의 중앙 페달. 그것을 밟으면 그 때 울리고 있던 현만 페달을 뗄 때까지 계속 울린다. 이런 연주 지시가 소스테누토.

자신이 죽을 줄 알면서도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의 목표가 부당함을 알기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닉은 자신의 연주를 계속 이어간다. 손가락이 부러지고 관절이 뒤틀리는 상황에서도... 소스테누토...

두번째 단편은 감각적이면서도 통속적이다. 악을 행하는 자와 이를 저지하는 자, 저지하려는 자를 오해하여 막아서는 자... 하지만 이 작품에서도 과거의 상처를 자기만의 방법으로 가둬두고자 하는 자의 모습이 엿보인다는 면에서 첫번째 단편과 통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악한 자를 악한 방법으로 처단하려고 하는 것은 악한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라 찬성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악한 자를 벌주지 못함은 조금 안타까웠다고 해야겠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돌멩이를 그대로 허공에 놓았다. 바람 소리와 함께 계속해서 밑으로 추락했다. 지상에서의 자신의 모습처럼.

뫼비우스의 띠. p224

뫼비우스의 띠...

어느 지점에서나 띠의 중심을 따라 이동하면 출발한 곳과 정반대 면에 도달할 수 있고, 계속 나아가 두 바퀴를 돌면 처음 위치로 돌아온다는 기하학적 도형...

그는 태어날 때부터 고아였고, 어느 날 살던 집과 마당이 통째로 하늘로 떠올라버린 상태다. 먹을 것도 떨어져 반려견 해피도 굶어죽은 이후... 그는 인간의 말을 하는 동물들 틈에서 깨어난다. 그는 동물들이 말하는 태초의 인간인 것일까? 미친 듯 뛰던 그가 돌부리에 걸려 자빠졌다. 그리곤...

세번째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 뫼비우스의 띠에 그려질 한 지점은 무엇일까? 하늘에 있을 때 그가 땅으로 던지 돌? 땅에 내려와 미친 듯 뛰어다니다 걸려넘어진 그 돌?

태초의 인간이라고 하기엔 비루한데다가 자신의 갈비뼈로 만든 천생연분도 없이 혼자인 그가 뫼비우스 띠의 한 지점은 아닌 것같으니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왜 갑자기 태초의 인간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문득 뫼비우스의 띠는 일회성인가? 하는 의문이 피어오름은 돌이 문제의 그것이라면 일회로 끝나기 때문이겠다. 만약 순환적이라고 하면 나는 아직 그 답을 찾지 못한 것일 테고...

남자 주인공의 죽음은 보는 이에 따라 진실 혹은 거짓으로 변합니다. ... 결론은 서로 다른 이념이 만들어낸 추상적인 신념일 뿐입니다.

저자 인터뷰 중에서

저자 인터뷰를 읽는 순간...

내 머릿 속에서 뫼비우스의 띠는 툭... 끊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뱀발 하나...

저자의 의도인가 아니면 출판사의 실수인가...

도대체 체나는 어디있느냔 말이다...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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