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살아가는 당신께 - 정신병동 3주간의 여정. 당신의 우울함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글
최율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안녕하세요...

추석입니다.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실까요?

당신의 책을 읽었습니다. 아주 얇은... 3주간의 고민과 상념의 깊이와 양이 겨우 이정도인가 하는 것이 첫 느낌이었다고 좀 무례하지만 말씀드립니다. 그냥 처음 책을 받아본 느낌이라고 말입니다.

더불어... 글을 통해 판단하건데...

이 글을 쓴 저자 최율이라는 당신은 고등학교 남학생이고, 자살을 시도했었고, 중학생 때 학교폭력에 시달렸으며, 그 폭력적인 상황에서의 트라우마가 심하다...라고 생각됩니다.

책을 읽어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법한 사실들...이 아닐까 싶어지네요...

당신은 우리에게 (비록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당신의 이력과 신상 명세를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당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큰 용기를 냈다는 것일 수도 있겠고, 그만큼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자신의 느낀점이 있다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

저는 이렇게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만 보이고 정작 봐야하고 들어야 할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졌다는 것이 솔직한 감상이라고 해야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요즘뜨고 있는 사람 중 한 분인 오은영 박사를 비롯한 그 쪽 계통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그냥 지나가는 생각만은 아닐 듯 싶어지는군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게다가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경청하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하기 힘든 것이겠지요...

오늘도 살아가는 당신께.

살아간다는 건 자신이 누군지 확인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자신과 세상을 두고 잇는 다리입니다. 그리고 오늘, 그 다리를 건널 수 있다는 위로를 당신께 전합니다. ...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습니다.

p048, 입원 7일째

몇일 전일 지도 모를 그런 날에 죽기 위한 시도를 했던 사람이 들려줄 수 있는 그런 말일까?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이 자신을 확인하는 그 무언가라고 말하는 당신은 과연 그 시간, 자신에 대한 확신과 확인의 필요가 없었던 것일까요...

마치 그 다리를 건널 수 "있다는"이 아니라 "있어서 다행이라는" 위로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당신은 그 다리 위에서 삶의 끈을 놓으려했으면서 다른 이들에게 건너라고 건널 수 있다고 응원하는 것은 위선이 아닐까요? 그 당시의 당신이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우울증과 같은 병에 대해서 알지 못합니다. 제 주변의 누군가는 그 우울증을 앓다가 자신의 아이를 먼저 보내고 그 자신은 죗값을 받으며 어딘가에 갇혀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무서운 무엇인가 봅니다.

당신은 그 병을 치료하기 위해 3주의 시간동안 보호 병동에서 지냈고, 그 곳에서의 당신의 생활과 느낌을 우리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 시간, 그 장소, 그 사람들...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을까요?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는 폐쇄된 공간에서 에뒤아르의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삶에 대한 되찾았습니다. 당신도 그 곳에서 이전 것을 버리고 새 것을 담기위한 포대를 마련하는 계기를 찾았기를 바래봅니다.

복도와 연결된 간호사실에서 간호사님이 잘 가라고 말씀하시면서 "다시 보지 말아요"라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다시 오지 않을 곳. 꿈과 같았던 병도에서 나와 현실에서 싸우는 저를 바라보고 살아야 했습니다.

p124, 퇴원하는 날

당신은 퇴원하는 날 '아 이제 현실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보호 병동은 그 곳의 환자들이 위험해서가 아니라 (그 환자) 자신이 보호를 받기 위한 시설이라고 앞에서 어떤 환자분의 말을 들려주셨습니다. 어쩌면 보호받기 위해, 도움을 받기 위해 존재하는 시설이고 보면, 당신은 그 안에서 보호받고 지켜지고 있었고, 현실이라는 참으로 버티기 힘든 시간을 피해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지난 시간의 아픈 것들을 모두 잊으라고 그리고 이제는 좋은 것만 기억하라고... 그렇게 위로하는 것은 그냥 공허할 것 같습니다.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는 것들이 있고, 잊지 않으려고 해도 잊혀지는 것들이 있기에 그리고 그런 것들이 내가 소망하고 애쓰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알기에 더더욱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을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렇게 말하셨지요... "조금 어려운 감도 있었지만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 저의 삶을 살아가기로 했습니다."라고...

그 용기와 그 다짐을 응원합니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이 응원은 그리고 응원하고 있음은 꼭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감추고 싶었을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저의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어느 독자 올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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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euni2380 2025-11-17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독자님
오늘도 살아가는 당신께 글쓴이입니다.

먼저 이렇게 따뜻한 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며칠 전 제 지인께서 자두아빠램프님의 서평을 남겨 주신 것을 보고 한 번 읽어 보라고 하셔서 그 때야 확인했습니다.

많이 늦었지요.
독자님께서 글 남겨주신 그 때의 추석을 지나 2025년의 추석을 넘겼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저는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행복해보고 도전해보고 사랑해보고, 비록 아직 완치가 되지 않았지만 저를 다시 찾는 중입니다.

사실 이 책은 저에게는 많은 감정들이 들게 하는 책입니다.
20살 극초반에 책을 내놓는다는게 참으로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이고, 한 편으로는 저의 아픔을 얼굴 모른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독자님의 서평을 한 번 읽고 또 다시 읽고 또 다시 읽어 보았을 때, 비로소 제가 누군가에게 열심히 살아가는 계기이며 다짐하게 되는 순간임을 저는 느꼈습니다.

독자님께서 마지막에 남겨주신 코멘트가 저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보잘 것 없는 저의 글이었지만, 이렇게 따뜻한 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5년도의 11월은 춥습니다.
독자님 몸 건강 조심하시고, 또 좋은 인연으로 만나길 고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