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행 : 변경의 사람들 - 경계와 차이를 넘어 사람을 보다
김구용 지음 / 행복우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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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왜 이만큼의 시간이 지난 다음에 작가는 여행의 기록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일까?

당장의 여행을 계획하고 짐을 싸고 일정을 짜는 데 도움이 별로 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강산이 두 번 바뀔 시간이니 어떻게 바뀌었는지 누가 알까?

그 시간동안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우리는 그곳을 구태여 만날 필요가 있을까?

시간의 흐름동안 시간의 흔적을 나타내고 묻어내고 견디어낸 그것을 우리는 일부러 찾아가서 보려고 하는 것이 여행아닐까?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궁둥이는 어쩌면 내 몸무게의 90%쯤 차지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아... 이렇게 말하면 내 머리가 너무 비어있다는 자백이 되는 것일까? ㅠㅠ

집에서 꼼짝않는 대신 여행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책으로 보고 읽는다.

대리 만족이랄까...

사진으로 영상으로 본 그 풍경을 직접 마주했을 때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감동에 대한 반발이랄까...

무언가에 대한 감동보다 그 곳 그 자리 그 시간을 찾아가는 것에서 감내해야할 수고와 불편이 더 무섭기 때문이라고 자수하련다. ㅡ.ㅡ

작가는 요즘 중국 여행지로 잘 알려진 유명지를 일부러 거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20년 전의 여행코스는 이러했는 지 모르겠지만 들으면 아는 곳보다 모르는 곳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

게다가 당시 교통편의 열악함에 대해 마치 가지 말라고 하려는 양 시시콜콜하게 고발(?)한다.

티베트에서 험란한 히치하이킹은 물론이려니와 두자리 시간은 우습다는 식으로 시달려야 하는 장거리 버스 이동에 대한 이야기는 눈을 감게하고 고개를 돌리게 한다고 할까...

윈난에서 쓰촨으로 넘어가는 길은 버스를 여러 차례 갈아타고 가야 하는 험악한 산길이었다. 열두 시간 이상, 때로는 24시간을 꼬박 버스로 달려야 하는 구간도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침대 버스가 부지런히 도시와 도시를 오가던 시절이었다. 판즈화로 가는 침대 버스에 오르니 자욱한 담배 연기와 지독한 발냄새가 나를 맞았다. ...

냄새는 지독했다. 수시로 두통이 찾아오고, 때로는 구토를 유발했다.

p185-186, <일반인>

그저 상상만으로도 침대 버스에 대한 혐오감이 스물스물 올라오지 않는가?

아니라면 그게 더 이상하다... ㅡ.ㅡ**

여행은 단순한 구경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사람을 보게 된 청춘의 기록"이자 "정의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작가 스스로가 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 '사유의 여행' 그 자체일게다.

중국인을 만나고, 중국 문화를 접하고, 중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를 경험하면서의 작가는 청춘의 한 페이지를 투자했다.

2000년 대 초반의 사스의 창궐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이었을 지는 몰라도 작가의 삶에 큰 흔적을 남겨주었다.

중국과 우리나라 간 역사적, 정치적, 민족적 이유로 인한 갈등을 고민했던 시간으로...

작가 스스로의 눈으로 직접 본 세계의 지평을 확장한 계기이자 다양한 삶의 모습과 인간상을 경험한 시간으로 그렇게 회상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여행의 결과물을 가지고 지금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에 나는 좀 부럽다.

나보고 하라고 하면 지금이던 20년 전이던 온갖 걱정과 고민과 염려로 인해 당연히 거절할게다.

지킬 것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걱정도 많다는 말인데 이런 생각 하나도 난 내내 끼고 사니 말이다.

오늘 작가의 시선을 통해 중국을 돌아본 것으로 만족하련다. ㅡ.,ㅡ

이상향은 현실이 아니라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받을 수 있는 곳, 때로는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있는 곳, 그래서 오히려 아무 걱정이 없는 곳, 거기야말로 샹그릴라였다. 문득 여행의 끝에 닿게 될 그곳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아직은 돌아갈 때가 아니었고, 그날을 기대하며 다시 발걸음에 힘이 붙는 걸 느꼈다.

p182, <잃어버린 지평선>

#배낭여행 #중국일주 #20년전이야기 #중국이란나라 #고생기록 #자유의여행 #변경의사람들 #소수민족 #오지여행 #샹그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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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고려거란전쟁 : 구주대첩 세트 - 전2권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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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고려와 거란 사이에서는 세 번의 전쟁이 발발했다.

첫 번째 전쟁에서는 고려의 서희가 활약했다.

외교적 해결을 통해 무력 충돌은 없었고, 고려가 강동6주를 얻는 것으로 마무리되었고, 고려는 이후의 전쟁을 대비해서 국방력 강화에 나선다.

두 번째 전쟁에서는 고려의 개경까지 거란이 침입했고, 이후 돌아가는 길에 상당한 피해를 고려가 거란에게 입힘으로서 결국 양국이 각각 피해를 입은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강조의 정변을 빌미로 발발된 전쟁은 작가의 전작 <고려거란전쟁-고려의 영웅들>을 통해 양규 등 고려 장수들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이제 세 번째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접한다.

작가의 전작 <고려거란전쟁-고려의 영웅들>은 tv 대하드라마로 영상화되어 강감찬 이외의 고려 영웅들에 대한 정보를 보는 이들에게 제공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번 <고려거란전쟁-구주대첩> (이하 구주대첩)은 작가가 영상화를 위해 상당히 신경을 쓴 것이 아닌가 하는 기분을 많이 갖게된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책의 분량은 비슷하다.

하지만 정작 구주대첩으로 요약되는 3차 고려거란전쟁에 대한 묘사는 비교될 정도로 적다.

어쩌면 거란군을 이끈 소배압의 목적인 최대한 빠르게 개경을 공략하는 것이어서 침입 과정동안 특별한 전투가 없었던 것이 이유가 될 지는 모른다.

하지만 왠지 허전하다고 할까...

특히나 구주대첩에 대한 묘사가 이번 소설의 백미가 되어야하는 데 그 역동감이랄까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역사적 자료와 기록 등이 부족한 것이 큰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역사서가 아니라 역사 소설이니 그 점을 작가의 상상력이 보완해야 할 것이고, 전작에선 정말 흥미진진했더랬다.

그런 재미가 이번엔 좀 아쉬웠다고 해야겠다.

하지만 다른 면을 알게되었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겠다.

고려 현종 때의 여러가지 치적에 대한 부분이겠다.

고려의 군사적, 행정적 정비 등에 대한 언급은 이 소설을 통해 역사 공부를 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교과서의 내용을 읽고 암기하는 것에 치중된 교육에서 나름의 상상력와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에는 이와 같은 소설을 접하는 것도 있음을 학생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시간없다고 책을 멀리하지 말고 말이다. 흠 당장 우리 아이가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라는 말이다. ㅎ

여진족이 해적 활동을 했었는 지는 이번에 알게되었다.

우산국과 왜국까지 활동 범위 안에 있었다는 것이 조금 새로웠다고 할까...

그 새로움과 함께 작가가 이 소설의 말미에 부여한 현종의 이미지에 대해선 조금 과한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은 나만의 감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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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만한 세상을 만들 것인가 : 흔들리는 세계의 질서 편 - 시대의 지성, 노엄 촘스키에게 묻다
노암 촘스키.C. J. 폴리크로니우 지음, 최유경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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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이 책은 노엄 촘스키가 <어떻게 살만한 세상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일관되게 자신의 생각을 담은 책은 아니다.

폴리크로니우가 묻고 노엄 촘스키, 로버트 폴린이 대답하는 대담을 묶어 놓은 책이라 해야겠다.

이런 점은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가지고 씌여진 책에 비해 스스로 읽은 내용을 재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고, 앞뒤 내용의 연관성을 살펴가며 생각해야 한다는 점에서 노엄 촘스키와 로버트 폴린의 생각을 구체화시키기에는 나 같은 사람에겐 조금 어렵다.

그래도 노엄 촘스키라는 대학자의 책을 처음으로 읽어본다는 데 의의와 목적을 가지고 따라가본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기후 위기에 대한 것과 다른 하나는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먼저 기후 위기에 대한 촘스키와 폴린의 생각을 들어본다.

일단 결론적으로 보면 기후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에선 대단히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보인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인데...

하긴 요즘 쿠팡플레이를 통해 보고 있는 시리즈물에서 들었던 것 같은 대사, "희망이 없다면 무엇때문에 살아갈까" (정확한 표현은 아니고 대충 이렇다는 게다... ^^) 라는 말처럼 비관적이기만 하면 그냥 두 손 놓고 처분만 기다리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니 긍정성과 낙관적 사고는 바람직하긴 할게다.

다만 걸림돌에 대한 언급을 보면 기존의 화석 연료 재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위기 상황에 대해 눈을 돌리고, 로비 활동을 통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책에 대해 극렬한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입법화하려고 했던 정책이 상당 부분 삭제되고 수정된 상태로 바뀐 것, 추가적인 화석 연료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의 후퇴, 트럼프 행정부에서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후퇴 등은 이런 정치적 활동에 의해 기후 위기가 심화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 언급한다.

친환경 발전 등의 도입과 추진에 있어 서민층, 하류층의 경제적 타격을 극복하기 위한 다른 제안도 제시하고 있지만 획기적이라기 보다는 잘알려진 부분이기도 하려니와 대안의 실행이 지극히 부정적인 상황에서 메아리없는 아우성이라는 기분이 든다.

결국 실행력없는 학자적 외침은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임을 다시 한번 알게된다고 할까...

또 다른 주제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이들의 대화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을 듣게 되어 좀 신선했다고 할 수 있겠다.

촘스키의 생각에선 이 전쟁은 미국이 러시아의 약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러시아를 도발하고 유도했다는 쪽인 듯 싶다.

게다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려는 시도와 의견에 대해 강하게 반대함으로서 지속적으로 이 상황을 끌고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미국은 지속적인 전쟁 상황을 유지함으로서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피폐해지고 전쟁 물자를 소모하게끔 유도하고 있다는 말이다.

왜? 지금의 미국은 우선적으로 견제하고자 하는 대상이 중국아닐까?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군사 협력체 (NATO)를 유럽에서 확대해 아시아에 까지 이르게 하고 있기도 하고...

중국을 기술적, 경제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중국의 협력자들까지도 억압하고 강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음모론...

도대체 누가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전쟁을 획책하고,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에 제동과 간섭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촘스키가 말하는 것처럼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책동했다고 할 때 그런 생각을 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무척 궁금해졌다는 말이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세상 유일의 절대적 국가로 계속 존립하게 만들겠다는 정말 국가 지상주의에 미쳐있는 사람(들)의 머릿 속에는 무슨 생각이 들어있는 것일까?

누가 선동하고 있다면 그것은 방산 기업, 석탄/석유 재벌, 금융 재벌 뭐 이런 사람들일까?

누구 말따나 로스차일드 가문의 수장의 머릿 속에서 나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돈과 권력을 이용해서 현재의 상황을 만들어냈다는 말일까?

어떻게 살만한 세상을 만들 것인가?

'절망을 넘어선 낙관'을 말하고 있는 노엄 촘스키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인간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은...

인류 스스로가 스스로를 멸종시킬 수 있는 핵이라는 것을 만들어냈지만...

신자유주의 경제학이라는 것이 소수에게 부를 집중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을 이전보다 더 피폐하게 만들었지만...

개발이라는 명목하게 수많은 열대 우림들을 비롯한 자연을 파괴하여 기후 위기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지만...

자신만의, 자기들의 조직만의, 자기들의 국가만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나 아닌 사람들을 책동하고 선동하여 암울한 상황을 초래했지만...

이런 모든 상황에 대해 지금 우리가 내리는 모든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긍정의 생각에 공감하지만...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방법, 제안, 대안, 계획이 이렇게 앞에 놓여있는 데 우리는 왜 각자가 다른 시각과 다른 생각으로 바라보는 것일까?

누구에게는 뻔한, 뻔해보이는 듯한 그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하지 말아야할 그것이 되는 것인지...

바벨탑의 붕괴는 사람들의 말 뿐만 아니라 생각도 그렇게 흐트려놓았는 지도 모르겠다.

신은 진정 이런 선택의 갈림길의 태동부터 자유 의지와 선택의 문제라고 의도하고 있는 것일까?

피조물들의 일치단결은 결단코 볼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일까?

신을 말하는 것은 좀 오버한 것일까? ㅡ.,ㅡ;;

지금 우리가 마주한 이 문제 앞에서 다른 모든 쟁점은 사실상 무의해집니다. 우리는 재앙을 막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직은 그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인류라는 이 거대한 실험은 결국 비참하고 초라하게 막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선택은 그만큼 단순합니다.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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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셰계의질서 #살만한세상이란 #음모론 #미국의의도 #누가획책하고선동하는가 #긍정적 #인간의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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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 - 문학의 숲에서 경제사를 산책하다
신현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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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경제학을 다루는 책들은 많다.

본격적으로 경제학의 이론을 학구적으로 다가가는 책도 있고, 현실 경제에 있어서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실용서도 많다.

이 책 <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은 제목만큼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

작가가 혹시 '위험한'이라는 표현으로 읽는 이들이 액션감과 스릴러적이면서 미스테리한 그런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생각을 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작가는 경제라는 소재로 씌여진 소설 40권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17~19세기에 걸쳐 돈에 대한 욕심이 빚어낸 각종 거품과 그 거품의 발생과 결과에 대한 감상이 첫 번째 이야기 보따리다.

잘알려진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과 미시시피 버블, 그리고 미국 개척기 시절의 캘리포니아 골드러시에 이르는 역사 속의 경제와 얽힌 그것들이 그 속에 담겨있다.

발명왕 에디슨의 탐욕도 볼 수 있으며, 아일랜드의 대기근에서도 경제 이야기는 이어진다.

그 다음으로 20세기에 펼쳐진 이야기들이 뒤를 잇는다.

경제 대공황 시기가 있었지만 이전의 졸부들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들려준다.

이 시기동안 경제가 어떻게 욕심과 집착의 도구로 이용되었는 지, 그리고 그 와중에 아웃사이더들은 어떤 고통을 당하던 시기였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을 통해 말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미래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 것인가에 대한 상상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소설을 써내려간 작가들은 당시의 상황을 통해 어떻게 미래, 지금의 현재를 상상했는 지 그 탁월한 식견을 알아볼 수 있다.

작금의 상황을 예견했던 것들이 많은 부분 현실화되어 있다고 생각되니 이후의 미래 세상도 그렇게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려니와 무섭기도 하다.

많은 부분에서 우리의 미래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로 그려지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작가가 언급한 40권의 책 제목을 다시 한번 찾아본다.

과연 내가 읽은 책은 몇 권인지 세어보면 한 손으로 헤아려도 손가락이 남는다.

들어봤던 책을 포함해야 한 손이 채워지려나...

작가가 소설들을 통해 이런 저런 경제학적 이론과 현상, 사례들을 조금씩 언급하지만 과연 내가 그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분을 찾아내고 짚어볼 수 있을 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면서도 사실 개츠비의 인간적인 면에 대한 갈등과 속내에만 집중했던 듯하고 개츠비의 호사스런 생활의 바탕이 되는 경제적 성공 과정과 환경에 대한 부분은 놓친 것 같다는 말이다.

나아가 작가가 이 부분에서 언급하는 아메리칸 드림처럼 개츠비의 성공을 기회의 평등 속에서 노력과 재능의 결과라고 포장할 수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기회라는 것을 분류할 수 있다면 기회와 횡재, 악용(이 표현은 좀... 불법적인 기회 같은 것을 말하고 싶었다... ㅡ.ㅡ)으로 나눌 수 있겠다.

횡재는 노력보다는 운이, 악용은 재능보다는 연줄과 담합 뭐 이런 것들이 더 많은 기여를 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개츠비가 자기 것으로 만든 기회란 악용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는 말이다. 내용면에서...

졸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겉으로 드러난 조롱과 멸시와 함께 속에 감추어진 부러움과 질시의 감정이 상충되고 혼재되어 있는 것과 같이 이렇게 기회라는 것도 뒤죽박죽 뒤섞여버렸다는 기분이다.

하기사 그마저도 이젠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와 계층간 이동 가능성이 감소"라는 진부한 말로 대치되어 버렸다.

미래의 세상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궁금해질 뿐이다.

욕심과 욕망은 자본과 금융을 도구화하며, 돈이 돈을 낳는 세상이 최고라며 달려갈 것인지...

능력주의를 주장하며 자유와 기회의 평등을 우선하며 경쟁 속에 내몰리는 세상이 되어갈 것인지...

아니면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지...

작가의 선택에선 디스토피아쪽에 저울이 기울어있는 듯 해서 마음이 쫌... ㅡ.,ㅡ

살짝 보태면...

작가가 들려주는 많은 소설들 중에 국내 작가의 책들을 좀더 유심히 살펴보게된다.

김탁환의 <뱅크>를 제외하면, 부동산과 관련된 주제가 유난히 눈에 띈다.

강남, 잠실, 압구정, 성수...

왜 자꾸만 <위대한 개츠비>에서의 밤마다 파티가 이어지는 개츠비의 화려한 저택이 밝히는 불야성의 그것과 성수동 랜드마크 꼭대기의 초록불빛이 같이 떠오르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라는 말은 왜이렇게 아프게 다가오는 지 모르겠다.

내가 그 리그에 끼지 못해서인 것일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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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마크 구겐하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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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다중 우주와 평행 우주라는 것이 있어 이를 구분하면 이렇단다.

"다중 우주는 서로 다른 책들이 가득한 도서관 전체이고, 평행 우주는 하나의 책이 각기 다른 결말로 나뉘어 인쇄된 여러 판본들이다."

소설은 둘 중에서 평행 우주를 소재로 한다.

조너스와 어맨다가 살아가는 평행 우주 속으로 들어가 본다.

원래 현실에서 어맨다는 교통사고를 죽는다.

조너스는 사랑하는 어맨다없이는 살 수가 없어서 어맨다를 찾아 나선다.

수 많은 평행 우주 속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어맨다를 말이다.

입자 가속기를 통해 얻은 양자 에너지로 조너스는 다른 평행 우주로 이동을 한다.

다른 평행 우주에서도 어맨다는 죽었거나 죽을 운명이었고, 살아있는 어맨다를 만났지만 질서를 지키려는 우주와 자신의 연구 결과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빅터의 방해를 받아 조너스는 쫓겨다닌다.

평행 우주의 어딘가에서 자신의 도플갱어를 통해 양자 에너지로 이동할 수 있는 횟수의 한계를 알게된 조너스...

조너스에겐 이제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과연 조너스는 살아있는 어맨다를 만나 그들의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타임머신을 통해 과거로 미래로 시간 이동을 하는 경우에서와 같이 다른 평행 우주에 도착한 이방인이 그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영화 백투더퓨처에서는 과거의 부모가 서로 만나지 못했을 경우 미래의 나, 그리고 과거로 시간 이동을 해온 내가 사라진다는 설정을 들려준다.

그렇다면 소설 속 평행 우주에서는?

조너스가 어맨다에게 평행 우주를 설명할 때 들려준 이야기처럼...

동전을 던져 앞뒷면을 맞추는 게임처럼 동전을 던질 때마다 달라지는 결과만큼 평행 우주가 계속 생긴다고 해보자.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순간 순간 마다 마다에서 선택은 있었고, 그 선택에 따라 평행 우주는 갈라져나갔고, 여기 말고 다른 우주에서도 또 선택은 계속되고 있어서 평행 우주의 수는 셀 필요도 생각할 필요도 없이 무궁무진하게 많겠다.

그 평행 우주 중에선 나1이 나1000의 선택을 방해하는 우주가 있을터이니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평행 우주는 무한정 생겨나지 않는다.

조너스가 알게된 것처럼 "특정 결과를 선호함으로써 그래서 다중 우주 속 현실의 총합을 무한에서 적당한 수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돌고 돌아서 제자리에 돌아온다는 말이고... 운명이고 팔자고 하는 것이 존재한다는 다른 표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거의 모든 우주에서 어맨다는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너스 우주의 질서를 무너뜨리면서 까지 어맨다를 찾아나선다.

이렇게 평행 우주가 무제한적이지 않기에 낯선 이방인에 의한 어느 평행 우주에서의 간섭은 어떻게 나비 효과를 불러올 지 아무도 모를게다.

그렇다면...

그 이방인은 그 평행 우주의 평화를 깨는 선택을 해야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너스는 일편 단심이다.

조너스의 선택은 다른 사람에게 있어 혼자만 특별하려고 하는 것일까?

조너스의 선택으로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상황으로 내몰리게되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모든 개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선택에 따른 그들만의 평행 우주 속에서 그들만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고 형식적으로 외형적으로만 관계되어지는 그런 존재란 말인가?

평행 우주의 개념은 어렵다.

작가는 이렇게 짧은 지식과 머리로 그것을 이해해보려고 발버둥치는 독자가 있을까 생각하기나 했을까?

작가가 내게 던져준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 문제로 인해 나에게도 작가에게도 또 다른 평행 우주가 생겼을까?

아니면 특정 결과를 선호하는 우주의 선택으로 우리가 서로 만나지는 못했지만 하나의 우주에서 살아가고 있는 중인 것일까?

조너스와 어맨다의 로맨스를 잠깐 곁눈질 해보려고 했는 데 엄한 궁금증과 호기심에 머리만 혼란스러워졌다. ㅠㅠ

문득...

어벤저스:엔드게임이 생각났다. (영화를 제대로 보지는 못하고 주요 줄거리만 스포당했다는... ㅎ)

이 영화에서는

'시간 여행으로 되돌아간 과거는 시간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미래이기 때문에 과거로 가 미래에 벌어질 일을 바꾸어 봤자 영항을 미치지 못한다.

즉, 핑거스냅을 안 겪는 평행우주를 탄생시킬 수는 있지만 돌아온 우리는 여전히 이 망한 세상에 있다는 것.

이 우주에서 탈출해 핑거스냅을 안 겪은 우주로 가서 평생 살고 싶다면야 가서 아기 타노스를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스톤 하나를 이쪽 우주로 날려버리면 된다.

하지만 그들이 있는 그 우주를 구하고 싶다면, 완성된 인피니티 건틀렛으로 핑거스냅을 해야지 과거에 분명히 존재하는 핑거스냅을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

성공해봤자, '그건 다른 세계였다'는 결말뿐이니까'라는 내용의 대사를 한다.

이 말이 맞다면 조너스는 어맨다를 만나 그 우주에서 돌아올 생각이 없다.

그 우주에서의 다른 조너스와 삼각 관계를 이뤄 경쟁하든 어쩌든 그냥 머물러있겠다는 말이니 소설 속에서 우주와 빅터가 조너스를 방해하는 것이 나름 타당한 행위였는 지도 모르겠다.

우주의 질서와 운명과 팔자를 수용하고 순응하느냐...

아니면 반항을 통해 또 다른 우주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결말을 만들어가느냐의 선택이겠지만...

돌고 돌아도 결국 그 자리가 아닐까?

살아있는 어맨다를 만난 조너스는 그 우주에서 지내다 또 원치않는 결말이 펼쳐지면 또 다른 우주를 찾아나설까?

뭐 아무렴 어떠랴... 그 만의, 조너스 만의 우주이고 세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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