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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마크 구겐하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다중 우주와 평행 우주라는 것이 있어 이를 구분하면 이렇단다.
"다중 우주는 서로 다른 책들이 가득한 도서관 전체이고, 평행 우주는 하나의 책이 각기 다른 결말로 나뉘어 인쇄된 여러 판본들이다."
소설은 둘 중에서 평행 우주를 소재로 한다.
조너스와 어맨다가 살아가는 평행 우주 속으로 들어가 본다.
원래 현실에서 어맨다는 교통사고를 죽는다.
조너스는 사랑하는 어맨다없이는 살 수가 없어서 어맨다를 찾아 나선다.
수 많은 평행 우주 속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어맨다를 말이다.
입자 가속기를 통해 얻은 양자 에너지로 조너스는 다른 평행 우주로 이동을 한다.
다른 평행 우주에서도 어맨다는 죽었거나 죽을 운명이었고, 살아있는 어맨다를 만났지만 질서를 지키려는 우주와 자신의 연구 결과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빅터의 방해를 받아 조너스는 쫓겨다닌다.
평행 우주의 어딘가에서 자신의 도플갱어를 통해 양자 에너지로 이동할 수 있는 횟수의 한계를 알게된 조너스...
조너스에겐 이제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과연 조너스는 살아있는 어맨다를 만나 그들의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타임머신을 통해 과거로 미래로 시간 이동을 하는 경우에서와 같이 다른 평행 우주에 도착한 이방인이 그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영화 백투더퓨처에서는 과거의 부모가 서로 만나지 못했을 경우 미래의 나, 그리고 과거로 시간 이동을 해온 내가 사라진다는 설정을 들려준다.
그렇다면 소설 속 평행 우주에서는?
조너스가 어맨다에게 평행 우주를 설명할 때 들려준 이야기처럼...
동전을 던져 앞뒷면을 맞추는 게임처럼 동전을 던질 때마다 달라지는 결과만큼 평행 우주가 계속 생긴다고 해보자.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순간 순간 마다 마다에서 선택은 있었고, 그 선택에 따라 평행 우주는 갈라져나갔고, 여기 말고 다른 우주에서도 또 선택은 계속되고 있어서 평행 우주의 수는 셀 필요도 생각할 필요도 없이 무궁무진하게 많겠다.
그 평행 우주 중에선 나1이 나1000의 선택을 방해하는 우주가 있을터이니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평행 우주는 무한정 생겨나지 않는다.
조너스가 알게된 것처럼 "특정 결과를 선호함으로써 그래서 다중 우주 속 현실의 총합을 무한에서 적당한 수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돌고 돌아서 제자리에 돌아온다는 말이고... 운명이고 팔자고 하는 것이 존재한다는 다른 표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거의 모든 우주에서 어맨다는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너스 우주의 질서를 무너뜨리면서 까지 어맨다를 찾아나선다.
이렇게 평행 우주가 무제한적이지 않기에 낯선 이방인에 의한 어느 평행 우주에서의 간섭은 어떻게 나비 효과를 불러올 지 아무도 모를게다.
그렇다면...
그 이방인은 그 평행 우주의 평화를 깨는 선택을 해야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너스는 일편 단심이다.
조너스의 선택은 다른 사람에게 있어 혼자만 특별하려고 하는 것일까?
조너스의 선택으로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상황으로 내몰리게되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모든 개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선택에 따른 그들만의 평행 우주 속에서 그들만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고 형식적으로 외형적으로만 관계되어지는 그런 존재란 말인가?
평행 우주의 개념은 어렵다.
작가는 이렇게 짧은 지식과 머리로 그것을 이해해보려고 발버둥치는 독자가 있을까 생각하기나 했을까?
작가가 내게 던져준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 문제로 인해 나에게도 작가에게도 또 다른 평행 우주가 생겼을까?
아니면 특정 결과를 선호하는 우주의 선택으로 우리가 서로 만나지는 못했지만 하나의 우주에서 살아가고 있는 중인 것일까?
조너스와 어맨다의 로맨스를 잠깐 곁눈질 해보려고 했는 데 엄한 궁금증과 호기심에 머리만 혼란스러워졌다. ㅠㅠ
문득...
어벤저스:엔드게임이 생각났다. (영화를 제대로 보지는 못하고 주요 줄거리만 스포당했다는... ㅎ)
이 영화에서는
'시간 여행으로 되돌아간 과거는 시간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미래이기 때문에 과거로 가 미래에 벌어질 일을 바꾸어 봤자 영항을 미치지 못한다.
즉, 핑거스냅을 안 겪는 평행우주를 탄생시킬 수는 있지만 돌아온 우리는 여전히 이 망한 세상에 있다는 것.
이 우주에서 탈출해 핑거스냅을 안 겪은 우주로 가서 평생 살고 싶다면야 가서 아기 타노스를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스톤 하나를 이쪽 우주로 날려버리면 된다.
하지만 그들이 있는 그 우주를 구하고 싶다면, 완성된 인피니티 건틀렛으로 핑거스냅을 해야지 과거에 분명히 존재하는 핑거스냅을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
성공해봤자, '그건 다른 세계였다'는 결말뿐이니까'라는 내용의 대사를 한다.
이 말이 맞다면 조너스는 어맨다를 만나 그 우주에서 돌아올 생각이 없다.
그 우주에서의 다른 조너스와 삼각 관계를 이뤄 경쟁하든 어쩌든 그냥 머물러있겠다는 말이니 소설 속에서 우주와 빅터가 조너스를 방해하는 것이 나름 타당한 행위였는 지도 모르겠다.
우주의 질서와 운명과 팔자를 수용하고 순응하느냐...
아니면 반항을 통해 또 다른 우주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결말을 만들어가느냐의 선택이겠지만...
돌고 돌아도 결국 그 자리가 아닐까?
살아있는 어맨다를 만난 조너스는 그 우주에서 지내다 또 원치않는 결말이 펼쳐지면 또 다른 우주를 찾아나설까?
뭐 아무렴 어떠랴... 그 만의, 조너스 만의 우주이고 세상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