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정치적인 글쓰기 - 뼛속까지 정치적이면서도 가장 예술적인 문장들에 대해
조지 오웰 지음, 이종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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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조지 오웰의 정치적인 글쓰기>는 정치 비평서라기 보다는 한 작가가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읽힌다.

그리고 그 질문은 단순해보인다.

나는 왜 쓰는가.

그리고 이 질문은 곧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정치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가.

1장 [나는 왜 쓰는가]에서 오웰은 글쓰기의 동기를 네 가지로 정리하지만, 읽는 우리는 곧 그것이 균형 잡힌 분류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차리게 된다.

자기과시나 미적 열정, 역사적 충동 역시 중요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것은 정치적 목적이다.

오웰에게 정치란 정당 활동이나 선거 구호가 아니라, 세상을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려는 모든 시도가 된다.

이 정의에 따르면, 작가는 이미 정치 안에 들어와 있다. 다만 그것을 자각하느냐, 외면하느냐의 차이만 남는다고 생각된다.

이 지점에서 오웰이 독립노동당 가입 경험을 언급하는 대목은 단순한 이력 소개가 아니다.

그는 자신이 중립적인 관찰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글쓰기 이전에 이미 한쪽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관념이 아니라 현실 속 행동이었다는 점을 드러낸다.

이는 읽는 이에게도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정치적 글쓰기를 비판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위치와 시각에 대해서는 끝까지 말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회피가 아닐까 하는 질문 말이다.

4장 [정치적인 글쓰기]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날카롭게 정리한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오웰은 ‘정치적 글쓰기의 위험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정치적 글쓰기가 언제든 선전으로 타락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 위험을 이유로 언어를 흐리게 만들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오웰이 반복해서 경고하는 것은 ‘거짓’보다 ‘모호함’이다.

정치적 언어가 병들 때, 그것은 대개 노골적인 거짓말이 아니라 의미를 비워낸 문장, 책임 주체를 지운 표현, 판단을 유예시키는 관용구의 나열 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이 맥락에서 오웰이 제시한 글쓰기 규칙들, 그 중에서 특히 “뺄 수 있는 단어는 빼라”는 원칙은 단순한 문체론이 아니다.

이는 사고를 단순화하라는 주문이 아니라, 사고를 끝까지 밀어붙이라는 요구에 가깝다.

불필요한 단어를 제거한다는 것은 생각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핑계와 회피를 제거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 규칙은 저자의 또 다른 작품인 <1984>의 '신어(뉴스피크, Newspeak)'와는 정반대의 윤리와 사고를 지닌다.

신어가 사고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언어의 축소라면, 여기설 말하는 "뺄 수 있는 단어는 빼라"는 간결함은 사고와 주장을 책임 있게 만들기 위한 언어의 절제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결국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오웰이 정치적 글쓰기를 ‘기술’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로 다룬다는 데 있다고 보인다.

그는 명료함을 미학으로 칭송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을 도덕적 선택으로 제시한다.

쉽게 쓰는 것은 독자를 배려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작가 스스로에게 변명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웰의 규칙들은 작가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계속 불편하게 만든다.

<조지 오웰의 정치적인 글쓰기>를 1장과 4장을 중심으로 읽고 나면, 이 책은 하나의 주장으로 수렴된다.

정치에서 벗어난 글쓰기는 없으며, 정직함을 포기하지 않는 한 글쓰기는 언제나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오웰은 우리에게 정치적으로 쓰라고 설득하기보다 이미 정치 속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얼마나 비겁한지를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특정 이념의 옹호서라기 보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하기 어려운 윤리적 질문을 남기는 그런 책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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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피아노의 빛을 따라
피오나 매덕스 지음, 장호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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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낭만주의의 거장으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내게는 사실 낯설다.

그동안의 난 조지 윈스턴이나 유튜버인 피아니캐스트 등의 음악을 즐겨들어왔지 정통 클래식 연주자의 곡을 제대로 들어보지 않았기 때문이겠다.

오늘 책을 통해 라흐마니노프라는 사람을 만나본다.

제목이나 작곡가를 정확히 알지 못해도, 어쩌면 난 그의 음악을 이미 여러 번 들어봤을 지도 모르겠다 싶다.

영화 속에서, 광고 속에서, 혹은 누군가의 연주 영상에서 흘러나오던 그 음악은 어떤 느낌을 내게 주었을까?

영화를 본 것은 아니지만 우리 영화 <탈주>에서 구교환의 연주 (일부분만 직접 연주했다고 하던데... ^^)로 들어본 "프렐류드 op.23 no.5" 는 조금은 쓸쓸하고 격정적이면서도 그러나 동시에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은 품위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만난 라흐마니노프에 대해 이 책 <라흐마니노프, 피아노의 빛을 따라>는 바로 그 음악 뒤에 서 있던 한 인간의 삶을 조심스럽게 비춘다.

이 책은 위대한 작곡가의 업적을 찬양하는 전형적인 전기와는 조금 결이 다른 듯 싶다.

피오나 매덕스는 라흐마니노프를 ‘천재’라는 단어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좌절하며, 자기 의심 속에서 음악을 붙들었던 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특히 교향곡 1번의 실패 이후 깊은 우울에 빠졌던 시기, 그리고 그 침묵을 뚫고 다시 음악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새롭게 대하도록 만드는 듯 싶다.

그가 만들어낸 장대한 화성과 깊은 서정성은 타고난 재능의 결과이기 이전에,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선 시간의 흔적처럼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더불어 인상 깊었던 하나는 그가 '피아니스트'와 '작곡가' 사이에서 겪었던 분열과 고뇌에 대한 부분이라고 해야겠다.

대중은 그의 연주에 열광했지만, 정작 본인은 연주 여행의 피로 속에서 작곡할 시간을 빼앗기는 것에 괴로워했고, 20세기 초 현대 음악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칠 때 "나는 구시대의 유물인가"라고 자문하며, 당시의 음악 경향이 실험과 해체의 방향으로 나아갈 때 그는 여전히 낭만주의의 언어를 고집했다.

하지만 저자는 그 선택을 보수성이나 한계로만 보지 않는다.

그런 점으로 인해 라흐마니노프가 늘 ‘시대에 뒤처진 작곡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것인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저자는 라흐마니노프가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유행과 평가의 소음 속에서도, 그가 끝내 지키고자 했던 것은 ‘자신의 소리’였다는 것이다.

망명 이후의 삶 또한 이 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조국을 떠난 예술가로서의 고독, 성공한 연주자이면서도 작곡가로서는 늘 갈증을 느꼈던 모순된 위치는 라흐마니노프를 더욱 복합적인 인물로 만든다.

그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그 명성이 곧 내면의 평안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이 유독 ‘그리움’이라는 감정과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이 책이 남기는 인상은 한 음악가의 삶을 이해했다는 만족감보다는, 그의 음악을 다시 듣고 싶어진다는 충동에 가깝다.

라흐마니노프의 선율은 이제 단순히 아름다운 음악이 아니라, 한 사람이 견뎌낸 시간의 무게로 다가오는 듯 싶다.

그래서 이 책은 전기라기보다, 음악을 통해 한 인간을 이해하려는 것으로 느껴진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가 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붙잡고 있는지, 그 이유를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조심스럽게 납득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지금 영화 속에서 들려지는 "프렐류드 op.23 no.5"를 다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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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일곱 계절을 쓰다 - 7인 7색 문장을 따라 쓰며 찾은 나답게 살아가기
김은정 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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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작가가 일곱 개의 계절을 들려준다.

관계의 계절, 위로의 계절, 극복의 계절, 철학의 계절 그리고 치유, 격려, 온기의 계절을 말이다.

그 각각의 계절에는 그 계절 이름에 해당되는 설명이 딸려있다.

그래서 관계는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 인연에 따라 얽혀있는 수많은 관계들 중에서 나와 너 사이에 대한 것임을 알게해주며, 이어지는 나머지 여섯 계절이 담아내려고 하는 마음들을 좀 더 명료하게 알려준다.

책은 글들을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마음에 머릿 속에 담아두고 싶은 글들을 한 번쯤 옮겨 쓰는 것은 그 마음의 실천적 행위라고 할 수 있겠다.

나도 되새겨봄직한 몇 몇 글들을 조심스레 써본다.

그래도 책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아 하얀 백지에 따로이... ^^

그리고 한 번 생각해본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살아가는'과 '사는'이라는 단어에서 묘하게 느껴지는 수동적과 능동적이라는 서로 다른 기분은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에 대한 우리들 각자의 태도가 가리키는 방향성이라는 느낌이 든다.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이 누구에겐 부족하고 누구에겐 한갖지다면 그것은 마음의 여유가 주는 차이일까?

가끔 시간은 내게 불공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주체할 수 없을만큼 오래 오래... 마치 도깨비처럼... 단, 도깨비 방망비는 필수라는 조건이 이루어져야만 말이지... ^^

<오늘 하루를 버텼다. /.../ 그래도 끝까지 해냈다. /...>

어느 순간부터 하루를 버틴다는 기분이 더 강하다.

무언가를 해냄으로서 얻는 어떤 뿌듯함이라는 것을 잊어가고 있는 듯 싶다.

그래도... 하루를 끝까지 해냈다... 그러니까... 또 하루를 버텨서 살아냈다...

응원은 하지만 왠지 박수는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응원해본다...

<경제적 빈곤이 가장 먼저 무너뜨리는 것은/우리의 마음이다>

그렇게 무너진 마음엔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점점 더 주변을 둘러볼 수도 없다.

이런 마음을 치유할 셀프 처방전이 절실하달까...

책에는 일곱 명의 작가들이 꼽아서 들려준 좋은 글 들이 많이 있지만 훅하니 내 눈에 들어온 글들을 옮겨 써봤다.

그리고 이유를 알 지 못하겠지만 한 사람이 생각났다.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조금씩 의자를 옮겨가며 지는 해와 노을을 바라보고 있던...

어린 왕자는 내가 꼽아본 글들에 부합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면서...

하기사 사람마다 생각과 기분에 따라 다를 일이겠지만...


#하루한장일곱계절을쓰다 #윤진선 #미다스북스 #필사 #철학 #치유 #관게 #온기 #극복 #격려 #온기 #어린왕자 #도깨비의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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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의 역습 - 인간 본성은 우리의 세상을 어떻게 형성했고, 구원할 수 있는가
하비 화이트하우스 지음, 강주헌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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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인류는 수천 년간 눈부신 문명을 일구었으나, 정작 그 문명을 움직이는 동력인 '인간 본성'은 수렵 채집 시절의 구식 하드웨어에 머물러 있다.

인류학자 하비 화이트하우스는 이를 '진화적 불일치'라 명명하며, 현대 사회가 겪는 총체적 위기가 사실은 우리 본성의 역습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그는 절망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를 멸망으로 이끄는 그 '본성' 속에 인류를 구원할 열쇠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한 세 가지 본성—순응주의, 종교성, 부족주의—이 어떻게 현대의 병폐를 치료하는 약이 될 수 있는지 들여다보자.

순응주의와 이에 따른 기후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군중 심리'를 '생존 전략'으로 하자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순응주의가 초래한 무분별한 과소비와 자원 고갈이 기후 위기의 주범임을 지적한다.

우리는 남들이 사는 것을 사고, 남들이 누리는 방식을 따르려는 본능 때문에 지구를 파괴해 왔다.

그러나 저자는 이 '사회적 학습'과 '모방'의 본능을 역이용하자고 제안한다.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자"는 도덕적 구호는 본성을 이기지 못한다.

대신, 저탄소 생활 방식이 사회적으로 '쿨(Cool)'하거나 '지배적인 관습'이 되도록 설계를 바꿔야 한다고 말이다.

즉, 친환경적 행동이 집단 내에서 인정받는 새로운 '순응의 기준'이 될 때, 인류는 유례없는 속도로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성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본성이 향하는 방향을 틀어버리는 전략이다.

변질된 종교성과 자본주의를 '의례'의 힘을 통해 가치를 회복하자고 말한다.

현대 자본주의는 인간의 종교적 본성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브랜드를 숭배하게 만들고 소비를 통해 구원을 얻는 것이라고 믿게 한다.

저자는 돈벌이로 전락한 이 기괴한 종교성에 대항하기 위해, '강력한 사회적 결속을 만드는 의례(Ritual)'의 본질에 주목한다.

과거 인류는 함께 고통을 나누는 강렬한 의례를 통해 '심리적 융합'을 경험했다.

자본주의가 개인을 고립시키고 소비자로만 대할 때, 우리는 공동체적 가치를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세속적 의례'를 복원해야 한다.

이는 이익만을 쫓는 시장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 존엄성과 상호 부조를 우선시하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심리적 토대가 된다.

부족주의의 두 얼굴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의 범위를 확장하자고 말한다.

부족주의는 이 책에서 가장 위험하면서도 강력한 에너지로 묘사된다.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숭고함과 '그들'을 향한 잔인한 공격성은 동전의 양면이다.

저자는 이 파괴적인 부족주의를 극복하는 길로 'Identity Fusion'의 확장을 제시한다.

전쟁과 갈등의 원인이 되는 협소한 부족주의를 넘어, '인류 전체' 혹은 '지구 시민'이라는 거대한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고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공상적인 세계 시민주의가 아니다.

스포츠, 대규모 문화 행사, 혹은 인류 공통의 위협(전염병, 기후 재앙)에 맞서는 공동의 경험을 통해 '우리'라는 경계선을 국가와 인종 너머로 넓히는 구체적인 사회 공학적 접근이다.

저자의 이러한 제안은 매우 현실적이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특히 본성을 부정하지 않고 이를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인류학적 실용주의'는 기존의 공허한 윤리 담론보다 훨씬 힘이 있다는 기분이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누가 본성의 방향을 설계하는가?"라는 점이다.

만약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대중의 순응주의를 조작하거나, 부족주의를 특정 정치적 목적을 위해 확장하려 한다면 이는 또 다른 형태의 전체주의나 통제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자가 제시한 해법이 빛을 발하려면, 이러한 설계 과정이 소수 엘리트의 전유물이 아닌 투명하고 민주적인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전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인다.

<인간 본성의 역습>을 읽으며 느낀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운영체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인간 본성을 결코 바꿀 수 없는 저주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세상을 파괴할 수도, 구원할 수도 있는 강력한 엔진으로 묘사한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무의식적인 본성에 이끌려 멸망의 벼랑 끝으로 걸어갈 것인지, 아니면 우리 안의 순응주의와 부족주의를 지혜롭게 길들여 더 큰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사용할 것인지를 말이다.

이 책은 현대 문명이 직면한 위기의 근본 원인을 명확히 짚어주는 동시에, 그 위기를 돌파할 '인류학적 매뉴얼'을 제공해 주는 듯 싶다.

우리가 가진 본성의 역습을 멈추고 이를 구원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거대한 진화이지 않을까 싶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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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 성취 중독에서 지속 가능한 행복으로 가는 인생 경영 전략 20
야마구치 슈 지음, 박세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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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경영컨설턴트의 자기계발 컨설팅을 다룬 책이다.

내용이 새롭다고 할까 여튼 그렇다.

경영컨설턴트답다고 해야하려나??? ^^

일본도 평균 수명이 많은 나라이지만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다.

평균 기대 수명이 80세가 넘어선 지금 인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전략이 필요하고 이런 인생 전략은 올바른 목표에서 시작되겠다.

저자의 전공에 맞게 인생이라는 프로젝트의 장기 목표를 이렇게 말한다.

시간자본을 적절히 배분해서 지속 가능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언제 죽음이 찾아오더라도 '좋은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사는 것

p048, <인생의 기본 원리 파악하기>

사람은 시간이라는 자본을 가지고 있고, 이를 인적 자본 (기술, 지식, 경험)과 사회 자본 (신용, 평판, 인적관계), 금융 자본 (재산)을 적절히 전환함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특히, 목표는 '지속적인' 이라는 조건이 필수적이며, 이는 '죽기 직전에만 행복한 삶을 이루면 된다'는 생각이 아니어서, 죽음이 언제 찾아오더라도 '항상' 행복한 상태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이런 장기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즉 인생의 생애 주기 곡선을 고려하여 내가 지금 어느 단계에 어떤 상태에 도달해 있는 지를 잘 파악해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배분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한다.

살아가는 데 있어 기회는 항상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니 기회를 잘 포착하는 것도, 그 기회를 잘 이용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겠다.

그러기 위해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겠다.

어쩌면 무엇보다 '적절한 때에 적절한 장소'에 있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이런 생각은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론에서 언급되는 '포지셔닝 이론'을 통해 접근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개인과 기업의 경쟁 우위가 항상 입지에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어서 자원 기반 관점 이론에서와 같이 경쟁력은 독자적인 자원과 능력에 따라 결정될 수도 있다.

이 두 가지 이론이 항상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도 아니어서 적절한 조합이 필요하기도 하고, 더불어 포트폴리오 이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어느 하나에 몰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택지를 강구하고 조합해서 리스크와 수익, 장기와 단기, 라이스워크와 라이프워크 사이의 균형을 찾아내는 것도 인생 경영 전략 중 하나라고 해야겠다.

여러 가지 선택지와 방법을 모색하면서 결국 결정의 순간에서 올바르고 적절하며 적합한 선택은 최종적인 무엇이라고 해야겠다.

벌써 20여 년이 지나버렸지만 여전히 우리는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을 논한다.

경쟁 자체가 없는 새로운 시장, 블루오션을 창출함에 있어서 핵심은 새로운 가치를 조합해 내는 것에 있을 것이고, 이런 새로운 가치가 무엇이고 어떤 것이냐에 대한 결정도 반드시 필요한 한 부분이다.

양보다 질이라고 하지만 몇몇의 얼마안되는 뛰어난 성과는 결국 수많은 시도와 실패, 소소한 성공의 결과라고 할 때 양의 중요성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 절대 우위의 전략을 찾아내는 데 있어서 게임이론을 잘 생각해봐야할 수도 있겠고, 미래 가치를 고려한 시간 배분을 위해 순현재가치를 따져보는 수고도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해야겠다.

이 모든 것을 태어나면서부터 갖추고 있는 사람이 없으니 배우고 익히고 써먹어봐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성과에 대한 기록도 필요하고, 누군가를 모방하며 따라하는 벤치마킹도 필요한 부분이다.

어쩌면 발달 지향적 조직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여기까지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의 경영 전략을 요약해봤다.

언급되어진 여러 경연 전략, 이론, 방법들을 되새겨보면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해보였을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사회과학적 접근법이 매칭되어 있음을 보면 내가 살아간다는 것도 하나의 프로젝트이며, 내 삶의 대한 경영이어서 목표와 전략의 중요성이 훅하고 다가오는 것 같지 않은가?

사실 평균 기대 수명이 80세라고 해도 20대까지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있어 준비 기간이자 집중적인 학습 기간이고, 60대 이후는 직전까지 이룬 목표 달성의 결실을 (잘되었던 못되었던) 누리는 기간이라고 보면 경영 전략의 실재적 적용 기간은 30여년 정도가 되지 않는가 싶다.

30년 이라면 단기일까 장기일까?

요즘은 이마저도 줄이고 줄여 파이어족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도 많아보인다.

과연 그것이 진정한 인생의 목표이자 행복한 삶이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선뜻 그러지 못하는 것은 결국 내가 원하는 그런 삶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 관점에서 저자가 말하는 '지속가능한 행복'이란 내가 놓치고 지나쳐버린 목표이자 지향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개인의 삶을 기업의 전략적 운영에 비유하며 자기 인생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묻는 저자는 시간 자본을 핵심 출발점으로 삼고, 이를 인적·사회·금융 자본으로 효율적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인생의 질을 결정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곱씹어 봐야할 생각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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