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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씽킹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사고 대전환 프로젝트
솔 펄머터 외 지음, 노승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평점 :
[위즈덤하우스 정기서평단 '위뷰'의 일원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넥스트 씽킹> 21세기에서 30세기까지 이어질 세 번째 밀레니엄 시대를 배경으로, 우리가 어떻게 사고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정보의 과잉, 가짜 뉴스의 범람,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오늘날,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저자들은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으로 과학적 사고의 회복과 확장을 제안한다.
이 책은 과학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사고의 방법론을 훈련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확률론적 사고와 불확실성 관리
현대 사회의 특징은 불확실성이다.
저자들은 이를 회피하거나 단순화하기보다는, 확률론적 사고를 통해 합리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건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대신 가능성과 확률을 추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질병의 치료 효과를 판단할 때 단일 사례에 의존하기보다 통계적 근거를 검토하고, 정책 효과를 평가할 때 확률적 모델을 고려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개인의 의사결정뿐 아니라 사회적 합의에도 필수적이다.
인과론적 사고와 상관관계의 함정
저자들은 또 다른 핵심으로 인과론적 사고를 제시한다.
상관관계는 반드시 인과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날의 많은 사회적 담론은 이러한 구분을 간과한 채 단순한 수치적 상관성을 인과적 결론으로 오인한다.
책은 원인과 결과를 논리적으로 추적하는 훈련이 없이는 사회적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이는 과학적 사고의 기본 원칙이자, 왜곡된 정보와 선동적 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잡음과 신호의 구분
정보가 범람하는 디지털 시대의 또 다른 과제는 잡음(noise)과 신호(signal)의 구분이다.
저자들은 우리가 매일 접하는 어마어마한 데이터 가운데 본질적 패턴을 식별하지 못하면, 사고는 무용지물이 된다고 지적한다.
하루 단위의 시장 변동이나 여론의 순간적 변화 같은 잡음에 집착하는 대신,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신호를 인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구분 능력은 곧 정보 해석력의 핵심이며, 잘못된 판단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불확실성의 본질과 과학적 겸손
불확실성은 단순한 인간의 무지가 아니라, 세계 자체의 복잡성에서 비롯된다.
저자들은 이 점을 강조하며,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는 시도보다 그 자체를 인정하고 관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는 모른다"라는 과학적 겸손에서 비롯되며, 이는 오히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과학적 낙관주의와 페르미 문제
저자들이 제시하는 사고 도구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페르미 문제이다.
이는 불완전한 정보를 전제로 합리적 근사치를 추정하는 사고 실험으로, 복잡한 문제를 단계적 가정과 계산을 통해 접근하게 한다.
이는 불확실한 세계에서 사고를 확장하는 가장 실용적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동시에 저자들은 이러한 훈련을 통해 과학적 낙관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은 단순히 사실을 검증하는 도구가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를 가능성과 희망의 관점에서 탐구하게 하는 지적 자산이라는 것이다.
사고의 덫 ― 확증 편향과 맹분석
과학적 사고를 가로막는 심리적 요인으로 저자들은 확증 편향과 맹분석을 지적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수용하려는 경향이 있고, 때로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면서도 핵심적 질문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는 개인적 오류를 넘어 사회적 왜곡을 초래한다. 따라서 저자들은 자기비판적 태도와 열린 사고를 과학적 사고의 필수 요소로 제시한다.
집합적 사고 도구와 신뢰 재부팅
책의 결론부는 개인적 사고 훈련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효과적인 집합적 사고 도구의 개발로 확장된다.
숙의 기술, 시나리오 플래닝 등은 집단 지성을 구조화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으로 제시된다.
물론 이러한 도구가 제도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자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저자들은 비관주의가 아닌 낙관주의를 택한다.
집합적 사고의 극적 개선이 가능하며,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밀레니엄 사회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결론은 "신뢰 재부팅”이라는 표현으로 집약된다.
이는 왜곡된 정보와 양극화된 대립 속에서 무너진 사회적 신뢰를, 과학적 사고와 합리적 숙의를 바탕으로 다시 회복하자는 요청이다.
결국 새로운 밀레니엄을 살아가는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의 총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사고 방식의 혁신과 집합적 신뢰의 재구축이다.
수 많은 정보에 있어 신뢰할 만한 출처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최종적으로 상충하는 주장들의 신뢰도를 평가할 수 있는 효과적 신뢰 관계를 확립할 도구가 필요하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접하고서 그것을 믿는 이유는 자신이 선호하는 정치적, 문화적 집단이 그렇게 믿고 반대편이 그렇게 믿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와 의견이 다르지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 또한 그렇게 믿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가 이해를 쌓아가는 토대다"라고 말이다.
이 책 <넥스트 씽킹>은 지식 전달서가 아니라 사고 훈련서이며, 개인적 성찰을 넘어 사회적 과제에 대한 지적 처방을 담고 있다.
확률론적 사고, 인과론적 사고, 신호와 잡음의 구분, 불확실성 관리, 과학적 낙관주의, 페르미 문제, 확증 편향과 맹분석 비판 등은 모두 한 방향으로 수렴한다.
그것은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위한 사고 방식의 전환과 신뢰 재부팅이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무엇을 아는가”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더 근본적인 문제임을 일깨워준다.
학문적 깊이와 실천적 함의를 겸비한 이 책은, 단순한 독서 경험을 넘어 사고 체계를 점검하고 재구성할 것을 요구하는 지적 도전장이라고 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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