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선생님 8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안은별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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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생회 선거의 모순.


  8권의 이야기는 새학기가 시작되고 학생회 선거를 통해 아이들의 야망과 욕망이 깃들어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른들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학생회 선거 또한 치열해서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을 뽐내고 자신과 경쟁을 하는 아이들과의 사이를 벌려놓을 만큼 아이들이 생각하는 이면 속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우리가 익히 겪고 있는 사회의 모순점이 거울을 마주보듯 닮아져있다. 그것을 바라보는 스즈키 선생님의 고뇌와 아이들의 영악한 모습들이 교차되어 있고 선거 이면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가진 아이들의 모습도 그려져 있어 스즈키 선생님의 생각 또한 그늘져 있다. 고르고, 균등한 관심과 아이들의 상처난 마음을 어루만져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노력한 만큼 아이들이 생각한 것만큼 자신을 느끼지 못할 때 그는 더 깊은 고뇌에 빠지기도 한다.


스즈키 선생님을 통해 교사의 시선과 그 시절 아이들의 고민을 느끼다 보니 학생 때의 내 모습과 더불어 그시절 만났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됐다. 삼십명이 넘는 아이들을 상대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기 위해 선생님이 쏟았을 노력과 그 깊이를 알지 못했던 우리들의 간격을 떠올리게 된다. 좋은 선생님이란 무엇인지 그의 좌충우돌한 모습에서 깨닫게 되고 그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즈키 선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여러모로 그의 교육론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논리이자 교육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쁘장한 그림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표정을 너무나 리얼하게 그려놓아 글을 읽지 않아도 상황에 맞딱뜨리는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들을 그림으로만 봐도 이해할 수 있겠구나 할 정도로 험악하면서도 익살맞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과 달리 정보의 양도 많고 알고 싶은 것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이기에 아이들을 지식으로, 말로, 나이로, 선생님이라는 권위만으로 교직에 몸을 담고 있기에는 힘이 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만큼 아이들이 생각하는 생각의 폭과 선생님의 생각하는 폭을 함께 공유하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그들을 잘 이해 할 수 있는 통로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스즈키 선생님이 어떤 행로를 통해 아이들과 친숙하게 교육을 잘 할 수 있을지 조금 더 그의 발걸음을 지켜보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그의 교육이 마음에 닿을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모두를 충족 할 수 없기에 새내기인 그가 실수를 연발하고 사건을 수습하며 한발짝 걸어나가는 걸음이 힘겨울지라도 매해마다 새로운 아이들을 통해 다시 충전되며 또다시 열정을 다하는 교육자로서의 발돋움을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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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 7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안은별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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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즈키 재판의 결말 그리고 2학기의 시작점.


 6권의 리뷰를 통해 이야기 했지만 아이들이 스즈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격분했고 과격한 이야기들이 이어져 나갔지만 이내 그들이 낸 문제제기가 또다른 아이들의 가정의 예라는 것을 직시한 그들은 점차 자신들이 갖는 생각의 오류를 느끼고 조금 더 논리적인 토론을 하게 된다. 이것이 그의 교육 방침이고 아이들이 그 방향에 대해 잘 가고 있지만 때론 삼천포로 빠져 이야기의 논점을 흐리기를 반복하며 사건의 결말에 도달하게 된다. 어쩌면 아이들이 스즈키 선생님과 토론하는 것이 그에게는 교육자로서의 위기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어른으로서, 교육자로 대표하며 그의 사정과 함께 아이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6권과 함께 이야기가 이어져 나간다. 쉽지 않는 결말이자 토론이었고 반 아이들을 설득시키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스즈키 선생님은 자신이 가졌던 청춘의 호기심과 남자로서의 마음, 이성과의 깊을 관계를 보다 사실적으로 설명하며 아이들과 이야기한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이기에 스즈키 선생의 마음도 아이들의 마음도 깊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예전과 달리 어른이 하는 사랑을 모자이크 없이 사실적으로 알아가는 요즘 세대에게 이론적인 교육이 아니라 사실적인 교육, 제대로된 사랑을 말하며 가르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과연 우리에게도 현재 이런 선생님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아직도 나에게 학교는 만화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학교 전체 선생님들과 반 아이들의 협조를 얻어 토론할 수 있는 시간과 문제제기와 설득, 판결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주어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갖곤하다. 만약 우리나라의 선생님이라면 이보다 더한 문책이 따랐을 것이다. 교육자로서 사명감과 자질을 거론했을지도 모르겠다.


무튼, 스즈키 선생님의 이야기는 학교에서 큰 사건으로 비화되지 않았고 아이들의 학급회의를 통해 그 문제를 수그러 들었다.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해서 그도 학생도 크게 다치지 않았고 무엇보다 직접 목격한 아이들의 당혹스런 마음과 선생님의 뒷 이야기를 말끔하게 들은 개운함 또한 그들의 걱정거리를 그들의 머릿속에서 산뜻하게 정리해 주었다. 2학기의 시작과 함께 아이들과 선생님의 또다른 시작점의 문이 열리며 7권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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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 6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이연주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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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의 위기?!


 축제 이후 몇몇 학생들에게 들켜버린 아사미씨와의 관계를 비롯 그녀가 입덧을 하는 것을 보고 임신을 했다는 것을 알게된 아이들과 스즈키 선생님의 당혹감어린 마음들이 보여 미묘한 긴장감을 일으킨다. 선생님의 혼전임신을 맞딱뜨린 아이들의 당혹감 이전에 그는 아사미씨와의 관계를 통해 아이가 생긴 것을 알고 어른스럽게 자신의 집과 아사미씨의 집을 방문하며 그들의 혼전 임신을 알리고 서둘러 결혼을 할 것을 이야기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더 단단히 다져나간다.

반면 아이들은 머릿속에 스며드는 당혹감과 스즈키 선생님에 대한 배신감으로 어른으로서 행동 플러스 선생님으로의 자질을 학급회의를 통해 그의 죄를 따져나간다. 학급회의에서 다루는 주제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아이들이 그의 사생활을 논하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불공정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교육자로서의 혼전임신이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을 생각해 보자면 그가 갖는 책임감을 아이들의 눈과 시선으로 설득하고 타당성있는 이유를 제시하는 스즈키 선생님의 교육이 당차게 느껴졌다.


이 책이 일본만화여서 수위가 높은지 아니면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들 또한 이런 문제를 선생님과 학생들이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의 이야기는 각각 중구난방으로 흘러가는 듯 하지만 날카로운 문제제기를 통해 스즈키 선생님을 더 위기로 몰아가기도 한다. 모의 재판이라고 할만큼 그의 죄질을 논하지만 결국 6권에서는 그에게 이렇다 할 판결은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보여지는 문제제기와 침착할 정도로 아이들을 이끌어 가는 스즈키 선생의 진득한 설득이 의미있게 느껴졌다. 


일반 회사를 다니는 회사원이라면 그저 사생활이라고 치부할만큼 아무런 일이 되지 못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스즈키 선생님의 혼전임신과 결혼, 축제때 아이들을 시찰 중임에도 연인을 그곳에 부른 것!들이 그에게는 더없이 큰 무게로 자리잡았지만 그는 자신에 잘못에 대한 것을 과감없이 시인하고 인정하는 모습이 멋있게 보였다. 그럼에도 이 문제를 학생들이 다루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토론하는 것도 그에 대한 답변을 듣는 것도 좋지만 학생과 선생님과의 관계과 이토록 평명적이라니. 솔직히 6권에서의 이야기는 놀라움의 연속이어서 그들의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스즈키 선생님의 이야기와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들은 조금 더 생각해 볼 문제가 있는 문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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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 5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이연주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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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의 작은 세계와 맞닥뜨리는 스즈키 선생님의 이야기.


 '스즈키 선생님'을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고 5권부터 읽게 되었지만 만화를 읽는데 있어 부담은 없었다. 다만 스즈키 선생님이 가르치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너무 많이 나와 각각의 얼굴을 익히느라 조금 힘들었다. 학교를 졸업한지도 오래되어서 요즘이 졸업시즌인지 입학시즌이지 생각하지 않다가 근처 학교에서 꽃다발을 갖고 내려오는 사람들에 의해 졸업 입학을 알게 될만큼 너무나 동떨어진 시간을 살고 있었다. '스즈키 선생님'은 이제 막 교단에 발을 디딘 3년차 교사다.

중고교 시절에 만났던 선생님들과 비교해 볼 때 그는 이제 막 발걸음을 떼고 있는 교사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는 선생님이 아닌 인간과 인간의 만남인듯 서스럼없이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경험 부족과 예전 우리가 생활했던 학교 생활과는 다르게 만화 속에 그리고 있는 아이들은 중학생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 나이를 갖고 있을 뿐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성숙하고 영악하다.


5권에서의 주된 내용은 신경이 쓰이는 아이와 신경이 들쓰이는 아이 사이에서 선생님들이 대부분 신경이 쓰이는 아이의 사정을 더 보려고 노력한다. 그런 이유로 평범한 아이인 마루야마와 같은 아이들은 묵묵히 종례 시간 이후에 청소를 도맡아 해야되고 청소를 하지 않고 빠지는 아이들에게 서서히 야속한 감정이 생겨난다. 당시 스즈키 선생의 시선과 마루야마가 느낀 시선이 얼마나 다른지 마루야마의 일기를 통해 훗날 스즈키 선생은 깨달았다. 그 어떤 것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따르던 그녀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도 그들은 그녀의 고민과 분함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방학이 되고 큰 축제가 열리던 날 아이들이 축제날 어려운 일에 처하거나 큰 시비가 생겨날까 싶어 선생님들은 노심초사하며 아이들을 단속하는 일에 힘을 쏟는다. 그 가운데 스즈키 선생님은 자신의 연인인 아사미씨와 만나기로 했고, 갑작스레 아사미씨가 주저않아 있는 모습을 보고 달려오면서 반 아이들 몇명에게 아사미씨와 깊은 관계임을 들켜 버린다.


스즈키 선생님을 읽으면서 전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만화여서 놀랐고, 그것을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하는 스즈키 선생님의 용기에 빛이 났던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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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지의 최전선
이어령.정형모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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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하고 감각적인 생각들.


 언젠가 북 페스티벌에 갔더니 이어령 교수의 서재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서재를 잘 꾸며놓아서 한참을 어루만지며 서가의 풍경을 쳐다본 적이 있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단박에 반할만큼 빼곡히 꽂아져 있는 서가의 책들이 찌나 아름답던지. 보고 또 봐도 좋은 풍경이었다. 수 많은 서가에 꽂혀진 책 보다 서재의 주인인 이어령 교수는 이미 팔순은 넘은지 몇 해가 지났지만 중앙 선데이 문화 에디터로 일하는 정형모씨와의 이야기는 우리가 지금껏 교과서나 책을 통해 깊이 느낄 수 없었던 지식의 핵심이었다. 노 교수의 힘 있는 눈빛과 살아있는 지식을 공부하고 생각하면서 느끼는 것들을 일곱 대의 컴퓨터를 통해 구현해내는 방식은 지금껏 그 어떤 책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희열이었다.


몇 년간 책을 꾸준하게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지금껏 알아온 지식은 그저 하나의 얕은 세계일 뿐 그 어떤 세계를 확장시키거나 발전되지 않는 고여진 물에 불과했다. 이어령 교수가 지금껏 걸어왔던 길, 그가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며 썼던 저작을 한 권도 접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현재 우리가 많은 정보를 얻고, 듣고, 쓰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미 예전 것들을 다시 돌려 쓰고 있을 뿐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문학에 이르기까지 노교수의 이야기는 박학다식을 넘어 살아있는 지식을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를 너무나 잘 보여 주고 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들, 고질적인 병폐, 깊이있는 혜안이 어떤 것인지를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그의 쓴 소리가 통쾌하게 느껴졌고, 우리의 지정학적인 면을 이야기 할 때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너무나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한탄을 하기도 했다. 읽는 내내 그의 이야기를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았지만 지식의 총체, 내가 무엇을 하고 느껴야 하는 정체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읽었다.


어쩌면 책을 읽다가 붙인 포스트잇이 너무 많아 그것을 블로그를 통해 다 올릴 수 없지만 동양과 서양의 차이, 대한민국은 대륙 국가인가, 해양 국가인가에 대한 물음들, 아시아라는 말의 기원. 무심코 썼던 단어들이 사실은 우리의 뜻과 달리 부정적인 의미의 생각들이 들어있는 것이라는 것을 이어령 교수의 입을 통해 듣게 되었다. 우리가 쓰는 수 많은 단어들이 그저 입에 붙는 것과 동시에 많은 의미를 함유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것을 바로 고치지 못하고 끊임없이 쓴다는 것도.


지식의 사령탑에 있는 것처럼 이어령 교수는 지금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공부하며 지식의 최전선에 서 있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이교수의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의 촌철살인의 말이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책에서 언급된 지식을 맘껏 받아들였지만 아직도 깊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 여러번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해가 넘어가고 첫 달에 읽은 책 중에 가장 밀도가 깊고 지식이란 이런 것이다, 라고 알려준 이 책의 깊이와 생각들이 너무나 좋았다.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령 교수의 저작들을 찾아보고 계속해서 인문학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느끼는 시간을 가져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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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의 서재만큼이나 지의 격전이 활발히 진행되는 곳이 있다. 바로 <와이어드> 전자판 사이트(www.wired.com) 다. 이 교수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이 사이트에 들어가본다고 했다."논문이나 책이 되기 이전에 지식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취대한 기사들이지. 지금은 이미 나온 책을 보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샅이 생각해가는 시대거든." - p.17


용인에 있는 아시아나 컨트리클럽 하우스를 가서 구경해봐. 세계적인 디자이너 로널드 프레임(Ronald W. Fream, 미국 Golf Plan사)이 설계했는데, 그게 초가지붕을 재현한 거거든. 요즘 짓는 지붕 없는 고층 빌딩들, 그런 게 초현대야? 지금도 서로 키 재기에 급급해서 백 층짜리 집 지어놓고 층수 자랑하잖아. 사람들은 그걸 두고 랜드마크다 뭐다 호들갑을 떨지만, 그거야말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짓던 1930년대의 가장 낡은 건축물 아니겠어? 톨 빌딩 경쟁은 끝났어. 그거 후진국에서나 하는 거야. 뉴욕의 트윈 빌딩, 돈 없어서 그만큼 높이 짓지 못한 줄 알아? 그런 거 짓던 시대는 지났어. 이미 과거가 된 거라고 그거 건축 아니야. 하늘에다 대고 주먹질 하는 거지."  - p.40


"복고창신(復古創新), 복고창신 외치기만 하면 텅 빈 구호밖에 더 돼? 그걸 현실로 옮기자는 거야. 물론 말이나 생각보다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리에게는 3D 프린터가 있잖아. 그걸로 웨딩 케이크 위에 신랑 신부 미니어처가 아니라 초가집을 찍어 말들자는 거야. 그러면 '생명 문화 도시 청주'에 세계 최초 3D 프린팅 촌락을 세울 수 있어. 이건 경제가 아니야. 과학기술은 더 아니고. 이거야말로 문화 창조고 예술 전시지." - P.41


"그깟 항공모함 하나 가지나마나 별 거 아니지. 미국의 핵 항공모함은 11척이야. 그런데 랴오닝은 핵연료로 움직이는 게 아니거든. 초음속 비행기를 실었다고는 하지만, 서너 대야. 그런데 나뭇잎 하나 지는 데서 천하의 가을을 알고 제비 한 마리에서 봄이 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미래로 가는 지도 읽기지. 우리는 이렇게 항모에 집학하는 중국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오늘날 동중국해를 에워싼 긴장, 바로 그거잖아. 중국 해군이 지금까지의 근해에서 원양으로 전략을 방향을 틀려고 하고 있다는 거야. 사자가 눈뜨면서, 도광양회의 전략을 거두기 시작하면서 지금 엄청난 동아시아 그리고 앞으로의 세계가 요동치기 시작하고 있는 거지." - P.59


그렇구나. 한국의 개화를 알리는 최초의 신체시가 바다에서 소년에게 주는 메시지였다는 게 우연이었겠는가. 대명제국, 중국 대륙만 바라보며 살던 사람들이 언제 바다 얘기를 했겠나. 우리의 근대화는 바로 대륙에서 바다로 시선을 옳기고 역사에서 지리학으로 눈을 돌렸을 때 시작된다.

"최남선이 일본 와세다 대학으로 유학을 가서 무슨 학과에 들어갔는지 알아? 지리학과였어. 왜 지리학을 했겠어? 세계만이 아니라 한국의 명운이 지리학, 바로 지정학에 달려 있었기 때문이야."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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