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출판사 열린책들 알라딘 서재지기입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과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단 두 작품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요나스 요나손의 신작 장편 소설이 출간됩니다.
바로,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입니다.

이 도서를 먼저 읽고 리뷰를 남겨 주실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도서명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Mördar-Anders och hans vänner (samt en och annan ovän)

지은이  요나스 요나손 Jonas Jonasson

옮긴이  임호경

장르   스웨덴 문학 / 장편소설


□ 줄거리
삼류 여관 <땅끝 하숙텔>에서 우연히 만난 리셉셔니스트 페르와 전직 여목사 요한나.
이 두 젊은이는 또 다른 투숙객 킬러 안데르스를 이용해서 무슨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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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위 네 가지 모두 지켜야 합니다.


* 모집 인원: 10명

* 모집 기간: 10월 24일~31일(7일 간)

* 도서 발송: 11월 1일 화요일 예정


* 서평단 활동 방법

도서를 받으신 후, 11월 10일까지

알라딘 서재와 개인 블로그(또는 타 SNS: 인스타/페이스북 등)에 리뷰를 남겨 주세요.

남겨 주신 리뷰는 당첨자 발표 페이지 아래에 댓글로 주소를 남겨 주세요.

★ 도서 수령 후 리뷰를 올리지 않으신 분들은 이후 열린책들 이벤트 당첨이 제외됩니다.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구매 안내
10월 26일 수요일부터 예약 판매가 시작됩니다.
예약 구매하신 분들에게는 특별한 선물도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구매는 알라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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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곁에서 - 주말엔 숲으로, 두번째 이야기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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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쾌한 기분이 드는 책.


 가을이 깊어가니 책 보다는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경에 시선이 간다. 무더운 여름과 달리 낮의 시간은 짧아지고 밤의 시간은 더 길어지고 깊어졌다. 캄캄한 밤의 시간 보다는 낮에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낮이 짧아 지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파란가을 하늘에 선선한 바람, 울긋불긋하게 물들어가는 나무를 보는 즐거움과 달리 두장 남은 달력이 팔랑일 대마다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선덕거린다. 어딘가 가고 싶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요즘 마스다 미리의 주말엔 숲으로, 두번째 이야기인 <너의 곁에서>를 읽었다. 요즘같이 마음이 잔잔하지 못할 때 만난터라 그녀의 삼삼한 만화가 소삽한 마음을 다잡아 준다.

문득 <너의 곁에서>를 읽고 있으니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기억이 난다. 열 여덟살 일 때는 지금과 달리 꽃과 나무, 활짝핀 식물들에 대한 관심 보다는 친구들이 좋고, TV에 나오는 남자 연애인에 눈을 반짝거리게 하고, 같은 교복을 입은 남학생들의 움직임을 남모르게 훔쳐보며 가슴을 쿵덕거리게 만든다. 그러니 주변의 만물이 아무리 활짝 핀다 한들 자연의 화사한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점심시간일때 친구들을 만나 수다 떨기 바쁜 여학생과 삼삼오오 모여 농구나 축구를 하는 남자아이들 틈 속에서 고2때 담임이자 국어 선생님이었던 그 분은 다른 동료 교사와 함께 학교 정문을 넘어 옆계단을 넘어가면 산과 맞닿아 있었는데 늘 점심시간이나 학교가 끝난 하교 후에는 학교 주변의 산을 돌아다니시며 꽃과 나무를 찬찬히 둘러 보셨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너무 어려 자연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 30대 후반 혹은 40대 초반이었던 선생님은 학교의 아이들 만큼이나 꽃과 나무에 관심이 많으셨던 모양이다. 지금 생각한다면 그때 왜 담임 선생님이 깊은 산에 올라가 꽃과 나무를 보며 빡빡한 일상에 조금이나마 몸과 마음에 휴식을 취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땐 선생님의 발걸음이 왜 그리로 향하셨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 보다는 자연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만개한 꽃들이 마냥 예쁘고 신기하고, 사계절마다 부는 바람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있어도 꽃이 피지 않는 나무는 없다고요. - p.47


마모루: 숲에는 참 다양한 나무들이 있군요~

하야카와: 맞아요~

마모루: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나무가 낙엽수.

하야카와: 네.

마모루: 1년 내내 잎이 떨어지지 않는 나무는······뭐였죠?

하야카와: 상록수.

마모루: 1년 내내 열심히 살 수 있다니 상록수는 참 대단하군요. 늪 푸릇푸릇한 잎을 무성하게······

저는 도저히 못 할 거 같네요. 전 아무래도 낙엽수 유형인 듯.

하야카와: 어머, 낙엽수도 꽤나 배짱있는 녀석이에요. 추위라는 불리한 환경에서는 무리하지 않고 잎을 떨어뜨린 후 후면을 취하죠. - p.59


이 책의 주인공이자 숲의 근처에 살면서 번역일을 하고 있는 '하야카와'의 이야기가 대부분 주를 이루고 있지만 하야카와가 결혼후 아이인 타로에게 이야기 하는 모습, 결혼전 마모루와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마유미와 세스코의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교외로 임시 발령을 받은 '히나' 선생님과 그의 어머니의 모습에 많은 공감을 했다. 혼기가 찬 딸, 집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딸이 혹여 밥은 잘 먹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이 헷고지는 하지 않는지 늘 염려스러워 그녀의 집에 방문하지만 히나는 엄마의 방문이 반갑지 않다. 부모님을 떠나 혼자 살아보고 싶은 마음과 얼른 좋은 사람과 만나 결혼하기를 바라는 엄마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가 서로의 마음을 부대끼게 만든다. 나이가 찬 여자사람과 남자사람이라면 이 부분에 가장 많은 공감을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한국이나 일본이나 엄마의 마음은 매한가지인듯 싶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 편하지만 복잡한 환경의 대도시 속에 사는 마유미와 세스코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여유롭고, 편안한 하야카와의 삶이 더 눈에 들어온다. 아이에게 자연의 고마움을 알려주고, 타로의 담임인 히나 선생님의 쉼터가 되어주는 하야카와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마음에 힐링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용한 공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공간이 초록잎이 가득한 숲속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주말엔 숲으로>의 두번째 이야기인 <너의 곁에서> 역시 마스다 미리의 세심하면서도 섬세한 이야기가 마음을 콕.콕. 박혀들만큼 삼삼하지만 심심하지 않는 그녀가 그리고 쓴 만화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늘 그녀의 글을 읽을 때마다 떠오르지 않았던 추억을 다시 되짚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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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
데이비드 밴 지음, 조연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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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쿠아리움 속에서 살아가는 소녀의 아름답고도 슬픈 성장기.


 ​데이비드 밴의 전작인 <고트 마운틴>이 인간의 근원에 대한 고찰이었다면 신작 <아쿠아리움>은 훨씬 더 아릿하고 슬픈 아쿠아리움을 좋아하는 소녀의 성장기가 담겨 있는 소설이다. 열두 살 소녀 케이클린이 엄마와 함께 단 둘이 살고 있으며, 학교가 끝난 뒤에는 항상 아쿠아리움에 들려 수조 속에 있는 물고기를 구경한다. 엄마가 데리러 오기까지 항상 발길이 닿기에 열두 살 소녀는 물고기의 움직이나 행동, 생김새, 이름까지도 척척 알아 맞춘다. 여느날처럼 아쿠아리움에서 물고기를 구경하다가 한 할아버지를 알게되고, 친구처럼 일상적인것들을 나누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외로운 두 모녀의 곁에 다가서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린 소녀에게 때로는 친근하게도, 때로는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좋아. 아저씨는 한때 여름마다 알래스카에서 어선을 탔단다. 그땐 큰넙치를 제일 좋아했지.

저도 큰 넙치 좋아해요.

꽤 쿨한 녀석들이지.

큰넙치가 왜 좋아요?

엄마가 식탁 밑으로 내 발을 꾹 누르면서 나를 흘려 보았다. 따개비를 생각해.

어서 말해줘요, 아저씨.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좋아. 왜냐하면, 녀석들은 머리 한쪽에 두 눈이 모두 달려 있거든. 두 개 다 위쪽에 달려 있어. 얼굴의 반대쪽은 눈이 없는 장님인데, 항상 모래나 진흙에 파묻혀 있지. 아무것도 없는 아래를 향해 말이야. 나는 아무것도 못 보는 그쪽 얼굴이 좋아. 그런 이미지가. 우리에게 뭔가 말해주는 게 있는 것 같거든. - p.49 


마치 수조 속에 갇혀있는 물고기처럼 엄마와 자신을 헤치는 거대한 포식자처럼 다가올까봐 아이는 항상 무섭다. 엄마의 친구로, 애인으로 받아들이는 스티브 아저씨와의 관계 또한 가깝지만 아이는 엄마의 상황을 인식하고 가까이 다가갈 때와 멀리 있어야 할 때를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챈다. 그것이 애처롭기도 하고 때로는 소녀의 생존방식으로 느껴져 어둡고도 안전한 따개비같은 생활의 소녀의 모습을 눈에서 놓을 수가 없다.

사무실은 꼭 위쪽에서 조명이 내리비치는 수조 같았다. 하지만 아쿠아리움에서는 어떤 물고기들을 함께 풀어둘지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빌 같은 물고기는 절대 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삶은 어떤 포식자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바닷속에 더 가까울 것이다. - p.67


소녀가 가장 사랑하는 공간인 아쿠아리움은 그야말로 가장 안전한 공간이지만 소녀의 엄마는 소녀가 상상하는 대로 따라갈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녀에게 있어 세상은 아쿠아리움 속에서 조용히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이의 아빠 없이 홀로 딸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여자의 강인함, 외로움, 자신이 딸 아이의 나이였을 때 병든 엄마와 자신을 버리고 간 아버지의 미움과 상처는 그녀에게 그 어떤 세상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열두 살 때, 그 물살에 떠밀리고 또 그 해일이 어서 물러가길 기다리며, 나는 막연히 언젠가는 그 모든 것들에서 해방될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그날들은 더욱 길어졌다. 내가 직접 끝내기는 아직 불가능했다. 그것은 더 단순하고 직접적이며 즉각적인 생각이었다. 우리는 스스로 진화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들은 서로 다른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해나가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지난 시간들을 지우고, 지난 마음들을 지워간다. 우리는 더이상 같은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있는 것이다. - p.82~83


아쿠아리움에서 만났던 할아버지가 자신의 외할버지라는 것을 알게 된 케이틀린은 기뻤지만 엄마는 자신의 아버지가 나타남으로서 격한 분노를 일으킨다. 딸과 아버지, 엄마와 딸, 손녀와 할아버지의 이야기. 책 속의 이야기가 마치 바닷가에 부유하는 해초처럼 착착감기듯 처음부터 몰입이 될 만큼 재밌게 잘 읽힌다. 무엇보다 아쿠아리움 속의 물고기가 떠도는 상상과 책 사이사이에 삽입된 물고기의 삽화 때문인지 더 생생하게 아쿠아리움 속을 떠올리게 된다.


사실, 바다 깊은 곳을 유영해 저 아래 깊숙한 곳의 세상은 어떨까 궁금한 적은 많았지만 거대한 수족관에서의 모습은 상상하지 않았다. 실제로 아쿠아리움을 가서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구경했지만 실제 바다를 보는 것만큼 황홀하게 느끼지는 못했다. 열두 살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쿠아리움 속의 이야기가 훨씬 더 좋았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데이비드 밴의 글 속에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고찰이 들어가지만 인간이 갖는 결핍, 상황, 관계들을 집어넣어 인간의 가장 태초의 모습을 바라보게 만든다. 이전의 작품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쿠아리움>의 이야기가 더 좋았다. 오랜만에 좋은 작품을 만나 사랑과 용서, 가족의 또다른 얼굴을 깊게 바라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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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갈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3
사쿠라기 시노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내면의 수심이 깊게 자리잡고 있는 이야기


책의 띠지만 읽었을 때에는 이런 '막장' 같은 이야기가 또 있구나 싶었는데 막상 책을 읽고 보니 띠지의 선명한 문구 보다  제목이 주는 여운이 더 깊이 오래남아 있는 책이었다. 책은 비교적 잘 읽히나 사쿠라기 시노가 말하는 여자의 일상, 관능과 서스펜스의 조합은 어딘가 모르게 물결에 흐느끼는 해초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인 세쓰코의 삶은 단조롭지 않았고, 엄마 리쓰코에 의해 어렸을 때부터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 것동조했다. 중학교 이후 부터 그녀는 아이였지만 아이가 아니었고,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 였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상태가 계속되는 것보다 한번 무덤에 묻는 편이 서로를 위한 거야. 당신은 앞으로도 살아갈 테고." - p.37


엄마의 애인이었던 고다 기이치로는 애인인 리쓰코 대신 그녀의 딸인 세쓰코와 결혼했다. 그의 세번째 부인으로. 그냥 보기에는 굉장히 이질적이면서도 이상한 이야기 같지만 사쿠라기 시노의 <유리 갈대>를 천천히 읽다보면 이 이상한 구조의 이야기가 하나도 비정상적인 관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나이가 많이 차이가 나지만 고다 기이치로는 세쓰코에게 쓰기에 부족하지 않는 풍족함과 안락한 공간을 제공한다. '사랑'으로 맺어지지 않은 관계이지만 남편에게 느끼는 느낌은 그저 자신이 세상 밖에 나갔을 때 흔들리지 않는 버팀목 같은 존재로 느껴졌다. 남편과 관계를 맺는 대신 세쓰코는 남편의 러브 호텔의 세무사인 사와키와 관계를 맺는다. 그와의 관계 역시 사랑이 아닌 그저 서로 따스한 체온을 잠시 맞댈 수 있는 관계일 뿐이라고, 사와키는 느끼고 있고 세쓰코 역시 그와의 관계를 깊이 정의하지 않는다.


주인공인 세쓰코의 마음이 느껴질 듯 느껴지지 않는 내면의 심연이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그녀의 남편인 고다 기이치로 역시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세쓰코와 결혼을 했으면서도 그의 전 애인이자 장모인 리쓰코와 헤어지지 않고 여전히 관계를 맺고 있고 죽을 때 조차도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내고 돌아와 교통 사고가 난 비운의(?) 인물이기도 하다. 사고로 혼수상태가 되어 몇 개월 동안 병원에 누워 있을 때 세쓰코의 삶이 평온한 일상으로 걸어가지 못하고 엄마 리쓰코와 있을 때처럼 폭력적인 삶을 살았던 자신의 모습을 반추시킬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생각지 못한 결말로 향해 나간다.


처음에는 함께 단가를 배우는 사노 미치코와 그녀의 딸 마유미가 세쓰코의 삶에 어떡해 엮일지 몰랐다. 그저 잠시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의 시아를 벗어나 잠시 세쓰코에게 맏겨두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세쓰코가 의붓딸인 고즈에에게 마유미를 잠시 맡기고 두 아이들을 볼 때마다 그녀가 감춰두었던 생채기가 하나하나 벗겨졌고, 마유미의 아빠의 파렴치한 행동이 결국 그녀가 꽁꽁 싸매놓은 상처를 헤집어 놓았다. 아마도 마음의 내면은 잔잔한 호수가 아니라 성난 파도를 담고 살았을 세쓰코가 행동하는 동기는 마유미의 사건이 가장 크게 자리 잡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녀와 관계된 모든 것을 끊어 버렸을 것이다. 어쩌면 이것 또한 예견된 일이다.


세쓰코의 가집을 한 글자도 빠짐없이 다 읽었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사와키는 자신들이 세쓰코의 단가처럼 말라빠지고 긴 갈대의 대롱을 흘러내리는 모래알 같다고 생각했다. 이따금 서로 비비고 엉키고 하면서 그저 흘러가는 것으로 서로를 지키고 있다. - p.193


엄마의 애인과 결혼하고, 결혼을 해서도 전 애인과 관계를 맺는 남편과 남편의 세무사와 관계를 맺는 아내. 이것이 남녀가 맺는 관능적인 삶을까. 그 어떤 관계에서도 '깊은 사랑'이 전제된 행위였다면 더없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행위가 누군가의 사랑이 아니라 그저 허무하고 지루한 일상에서 숨을 쉬듯 행하는 행위라면 그것은 관능이기보다는 그저 시간에 몸을 던지며 살아가는 자학적인 행동이 아니었을까 싶다.


'의지할 데도 없고 구속하는 곳도 없는 사람에게는 내일이 필요 없어져요'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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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옳은 일이니까요 - 박태식 신부가 읽어주는 영화와 인권
박태식 지음 / 비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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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식 신부가 들려주는 영화속 시대 이야기.


 ​고등학교 때만 해도 신작 영화가 나오면 일주일에 2~3편씩 주말마다 조조영화를 보았다. 지금도 그때 본 영화표를 모아놓고 보면 그때가 가장 영화를 많이 봤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지금은 뉴스에서 어느 영화가 천만관객을 돌파하고, 흥행몰이 중이다 하면 그때 시간을 내어 사람들과 유행에 편승하듯 영화관을 찾는다. 인기 있는 영화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막강한 배급사에 의해 영화관 전체가 점유되어 영화를 상영하다보니 보기 싫어도 봐야 할 경우가 있다. 어느 때는 선택지가 너무 없어 보기도 하다보니 이런 저런 이유로 영화관에서 가서 영화를 본지도 꽤 오래 되었다.


<그것이 옳은 일이니까요>는 부제로 쓰여진 문장처럼 박태식 신부가 읽어주는 영화와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천만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한 작품도 섞여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이 기존 영화관에서는 상영하지 않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들이다. 제작비도 많이 들지 않고 탄탄한 각본과 좋은 연기, 감독의 좋은 디렉팅이 뛰어난 영화들이지만 대부분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아 소수만 보고 느끼고, 생각한 영화들이 많았다. 박태식 신부는 기존의 상업 영화도 좋지만 우리가 보고, 즐기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영화들을 맛깔나게 소개했다. 영화에 관련 되어서 제목이나 배우 그 어떤 것 하나도 듣지 못했던 영화를 박태식 신부는 마치 일요일마다 영화를 소개해주는 프로그램과 같이 영화의 줄거리와 하이라이트가 되는 부분을 섬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 25조 1항: 모든 사람은 의식주, 의료 및 필요한 사회 복지에 의해 자신과 가족의 건강 및 복지에 충분한 생활수준을 유지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실업, 질병, 심신장애, 배우자의 사망, 노령 기타 불가항력에 의한 생활불능의 경우에는 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 p.7

 

​모든 영화는 각본에서 시동이 걸린다.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각본을 낳기 위한 작가의 아이디어가 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법! 그 생각을 구체화시켜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각본은 영화의 꽃이다. - p.76

 


책은 지금, 여기, 우리, 나라는 4가지 테마로 나누고 있는데 '지금'이라는 테마에서는  현재 우리가 겪는 사건이나 본질, 일이 일어났을 때 누군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무게감이 실린 영화들을 소개했다. '여기'에서는 지도자의 조건, 우정, 시대의 불화 속에서도 여전히 꿈을 꾸는 여성들의 이야기와 전쟁의 작혹함, 국가가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사건을 다룬 영화들을 그려놓았다. '우리'라는 테마에서는 시공간을 떠나 나의 아버지가, 나의 할아버지가 겪었던 연대기적 사건을 둔 영화들이 많이 소개 된 것은 물론 피로 섞인 혈연의 모습을 떠나 비록 피는 섞이지 않았으나 인연의 끈으로 가족을 둔 영화들을 소개 되었다. 마지막 '나'라는 테마는 인간의 죽음, 고독, 우주에 홀로 떠 있는 막연한 고독함에 대해 이야기를 다룬다.


각각의 테마 모두 좋았지만 가장 처음에 소개되었던 '지금'과 '여기'라는 테마가 가장 좋았다. 이 책의 제목이자 영화 <트래쉬>의 대사인 이 이야기를 듣고 <트래쉬> 만큼은 꼭 영화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패국가였던 브라질의 두 얼굴이라고 할 말큼 빈부 격차가 컸던 시대에 '옳은 일'이 과연 무엇 일인가를 느끼고 싶었고, 시장의 호화로움과 상반되게 쓰레기 마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대비가 된다니 박태식 신부가 읽어주는 이야기 이상으로 영상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발견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밖에도 보고 싶은 영화를 적다보니 영화의 편 수가 많아 단 시간 내에는 볼 수가 없을 것 같다. 천천히 하나 둘 책에 소개된 영화들을 봐야겠다. 뉴스를 보다보면 수많은 사건 사고가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사회에서는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히 조처를 치하지만 그것이 되풀이 되어 일어날 때 많은 사람들은 사회적 위험에 대해 조바심을 느낀다. 결국 스스로의 위험은 스스로가 지켜야 되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하는데 그런 사회적인 폭력과 부패, 정의, 인간의 삶의 고뇌 까지도 영화를 통해 낙낙하게 풀어가는 박신부의 이야기가 너무나 맛깔스러워 이전의 우리의 모습을, 현재의 나를 다시 되돌아 보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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