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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옳은 일이니까요 - 박태식 신부가 읽어주는 영화와 인권
박태식 지음 / 비채 / 2016년 9월
평점 :
박태식 신부가 들려주는 영화속 시대 이야기.
고등학교 때만 해도 신작 영화가 나오면 일주일에 2~3편씩 주말마다 조조영화를 보았다. 지금도 그때 본 영화표를 모아놓고 보면 그때가 가장 영화를 많이 봤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지금은 뉴스에서 어느 영화가 천만관객을 돌파하고, 흥행몰이 중이다 하면 그때 시간을 내어 사람들과 유행에 편승하듯 영화관을 찾는다. 인기 있는 영화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막강한 배급사에 의해 영화관 전체가 점유되어 영화를 상영하다보니 보기 싫어도 봐야 할 경우가 있다. 어느 때는 선택지가 너무 없어 보기도 하다보니 이런 저런 이유로 영화관에서 가서 영화를 본지도 꽤 오래 되었다.
<그것이 옳은 일이니까요>는 부제로 쓰여진 문장처럼 박태식 신부가 읽어주는 영화와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천만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한 작품도 섞여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이 기존 영화관에서는 상영하지 않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들이다. 제작비도 많이 들지 않고 탄탄한 각본과 좋은 연기, 감독의 좋은 디렉팅이 뛰어난 영화들이지만 대부분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아 소수만 보고 느끼고, 생각한 영화들이 많았다. 박태식 신부는 기존의 상업 영화도 좋지만 우리가 보고, 즐기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영화들을 맛깔나게 소개했다. 영화에 관련 되어서 제목이나 배우 그 어떤 것 하나도 듣지 못했던 영화를 박태식 신부는 마치 일요일마다 영화를 소개해주는 프로그램과 같이 영화의 줄거리와 하이라이트가 되는 부분을 섬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 25조 1항: 모든 사람은 의식주, 의료 및 필요한 사회 복지에 의해 자신과 가족의 건강 및 복지에 충분한 생활수준을 유지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실업, 질병, 심신장애, 배우자의 사망, 노령 기타 불가항력에 의한 생활불능의 경우에는 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 p.7
모든 영화는 각본에서 시동이 걸린다.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각본을 낳기 위한 작가의 아이디어가 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법! 그 생각을 구체화시켜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각본은 영화의 꽃이다. - p.76
책은 지금, 여기, 우리, 나라는 4가지 테마로 나누고 있는데 '지금'이라는 테마에서는 현재 우리가 겪는 사건이나 본질, 일이 일어났을 때 누군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무게감이 실린 영화들을 소개했다. '여기'에서는 지도자의 조건, 우정, 시대의 불화 속에서도 여전히 꿈을 꾸는 여성들의 이야기와 전쟁의 작혹함, 국가가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사건을 다룬 영화들을 그려놓았다. '우리'라는 테마에서는 시공간을 떠나 나의 아버지가, 나의 할아버지가 겪었던 연대기적 사건을 둔 영화들이 많이 소개 된 것은 물론 피로 섞인 혈연의 모습을 떠나 비록 피는 섞이지 않았으나 인연의 끈으로 가족을 둔 영화들을 소개 되었다. 마지막 '나'라는 테마는 인간의 죽음, 고독, 우주에 홀로 떠 있는 막연한 고독함에 대해 이야기를 다룬다.
각각의 테마 모두 좋았지만 가장 처음에 소개되었던 '지금'과 '여기'라는 테마가 가장 좋았다. 이 책의 제목이자 영화 <트래쉬>의 대사인 이 이야기를 듣고 <트래쉬> 만큼은 꼭 영화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패국가였던 브라질의 두 얼굴이라고 할 말큼 빈부 격차가 컸던 시대에 '옳은 일'이 과연 무엇 일인가를 느끼고 싶었고, 시장의 호화로움과 상반되게 쓰레기 마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대비가 된다니 박태식 신부가 읽어주는 이야기 이상으로 영상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발견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밖에도 보고 싶은 영화를 적다보니 영화의 편 수가 많아 단 시간 내에는 볼 수가 없을 것 같다. 천천히 하나 둘 책에 소개된 영화들을 봐야겠다. 뉴스를 보다보면 수많은 사건 사고가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사회에서는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히 조처를 치하지만 그것이 되풀이 되어 일어날 때 많은 사람들은 사회적 위험에 대해 조바심을 느낀다. 결국 스스로의 위험은 스스로가 지켜야 되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하는데 그런 사회적인 폭력과 부패, 정의, 인간의 삶의 고뇌 까지도 영화를 통해 낙낙하게 풀어가는 박신부의 이야기가 너무나 맛깔스러워 이전의 우리의 모습을, 현재의 나를 다시 되돌아 보게 만든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