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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멈춤 - 삶을 바꿀 자유의 시간

박승오, 홍승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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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비범한 인물들 역시 한때는 평범한 젊은이였다. 


인생의 불운 앞에 흔들리며 괴로워하고, 때로는 돈과 욕망 앞에서 절절 매던 범인(凡人)에 불과했다. 서른 중반까지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폴 고갱, 박사학위를 포기하고 5년간 백수로 지낸 조지프 캠벨, 미성숙했던 스무 살 젊은이 워런 버핏……. 이들은 어떻게 인생의 <도약>을 이뤄 낼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위대한 멈춤>을 통해 완벽한 반전을 이끌어 낸 전환자들의 삶과 그 비밀을 다룬다. 

이 책에 따르면 전환자들의 인생역전은 <한 방>의 전환점turning point을 통해 일어나지 않는다. 계기는 한순간의 결정적 사건으로 촉발되지만, 실제로 삶을 이륙시킨 힘은 오랫동안 이뤄진 자기성찰과 삶의 실험이다. 질주하던 인생의 시동을 끄고, 집중적으로 스스로를 성찰하고 삶을 실험하는 시기를 이 책에서는 전환기turning period라 부른다. 

전환자들은 전환기 동안 아홉 가지의 도구 가운데 한두 개를 집중적으로 사용했으며, 이 도구를 통해 학문, 예술, 경영, 스포츠 등 각자의 영역에서 비약적 성취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 책은 각각의 전환자들이 어떤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여 삶을 전환할 수 있었는지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인생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보다 완전한 삶을 꿈꾸는 사람에게 귀중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본문 발췌


전환점이라는 개념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 진실은 어느 누구의 삶도 통렬한 <한 방>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삶의 급선회>라는 환상은 매주 푼돈을 들여 로또를 사고 일확천금을 기다리는 것처럼, 사람들로 하여금 인생을 바꿔 줄 커다란 사건을 마냥 기다리게 한다. 때로 사람들은 삶이 단조로운 원인을 중대한 사건의 부재 탓으로 돌리고, 큰 사건을 가져다주지 않는 삶을 불평하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에 기회는 하나둘 지나가고, 새로운 삶이 될 수 있었던 하루하루는 복권에 허비한 푼돈처럼 사라져 간다. - 14면


금비는 돈을 주고 사서 쓰는 화학 비료이고, 퇴비는 풀이나 낙엽, 동물의 배설물 등을 모아서 썩힌 것이다. 금비는 퇴비에 비해 효율이 훨씬 높지만 흙을 산성화시켜 땅의 기운을 떨어뜨린다. 이에 반해 퇴비는 만드는 데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사용할수록 흙의 질을 좋게 한다. 전환기는 퇴비를 만드는 시기다. 지금까지 뿌려 왔던 금비를 잠시 멈추고, 낙엽과 똥과 오줌 등을 손수 모아 오래 발효시켜 두엄을 만드는 과정이다. 효율이 낮고 속도 역시 느리지만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확실하며 땅을 살린다. 전환기는 경쟁, 효율, 속도, 성취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자기가 꿈꾸는 삶을 발견하기 위한 내적 탐험의 과정이다. - 17면


나무는 불필요한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겨울 준비를 시작한다. 겨우내 스스로를 비워 내고 이듬해 찬란히 꽃을 피울 눈을 조용히 틔운다. 나무에게 겨울은 죽은 듯 보이는 끝인 동시에 찬란한 미래의 보이지 않는 시작인 것이다. 삶에도 <겨울>이 존재한다. 이 시기에 열매를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계획과 의지를 내려놓은 채, 가만히 삶과 자기 자신을 들여다봄으로써 자기 안의 열정의 원천을 확인할 수 있다. - 42면


1년에 50권을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5권을 읽더라도 가슴을 무찔러 들어온 문장이 몇 줄인지가 중요하다. 책장에 몇 권의 책이 꽂혀 있는지보다, 가슴에 박힌 한 문장 때문에 지새운 <잠 못 드는 밤>이 몇 번인지가 훨씬 중요하다. 독서의 기쁨을 만끽하려면 의무감이나 목표가 아니라 강하게 끌리는 책, 지금 자신의 상황과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야 한다. 그리고 한 문장 한 문장 꾹꾹 눌러 읽어야 한다. 한 줄의 명문장이 마음을 깊어지게 하며, 마음이 깊어질수록 삶이 충만해진다. -98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쉬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휴식의 질과 관련이 깊다. 휴식을 통해 얻는 이익이 일하며 돈을 버는 것보다 훗날의 삶에 더 가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쉬는 동안 몰두할 <진정으로 가치 있는 활동>을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쉬는 기간이 길수록 몰입할 활동이 더욱 분명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내가 원하는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과감히 휴식에 돌입하지 못하는 것이다. -227면


하이데거는 평소에 갈망하던 것이라도 얼마 후 죽게 된다고 생각하면 의미가 없어지거나 급격히 가치가 퇴색하는 것들을 <욕망>이라 불렀다. 그러나 <소망>은 오히려 정반대다. 머지않아 죽게 된다고 생각하면 더욱 간절하게 이루고 싶어지는 것이 소망이다. -231면


이윤기가 스스로에게 자주 던진 질문이 있다. <하고 있는 일, 살고 있는 삶에는 지금 내 피가 통하고 있는가? 나는 삶에서 무엇을 취하고 있는가? 가죽인가, 뼈인가, 문제는 골수이겠는데, 과연 골수인가?> 성소는 내 피가 흐르고 가죽이 아닌 뼈와 골수를 추구하는 공간이다. 성소는 효율성이나 성공과는 상관이 없다. 성공과 효율성은 일상에서 중요할지 모르지만 성소에 있을 때만은 희열을 따르고 탁월함을 추구한다. - 272면


확실한 자기 상징을 가진 사람은 난관에 직면해도 무너지지 않고, 다른 이들의 평가에 쉬이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구본형은 <상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가장 어려운 곳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모멸당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가령 탐험가라는 상징을 품고 있는 사람은 위험한 곳을 향해 스스로 떠나고, 고난을 감수하고 불편함을 즐기기까지 한다. 그것이 탐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삶이란 <영혼의 상징>을 발견하고 해석하고 스스로에게 적용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나란 존재와 내 삶의 상징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321면



저‧역자 소개


박승오

KAIST에서 공부하던 스물네 살에 갑작스레 시력을 잃었다. 밤샘 공부와 안약 남용 때문이었다. 치료로 겨우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뿌옇고 좁은 시야 속에서 몇 년간 좌절해야 했다. 방황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우연히 읽은 책 한 권 때문이었다. 그 책의 저자였던 구본형을 찾아가 제자가 되었고, 이후 스승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자신을 탐색했다. 이 2년 남짓의 시기가 삶의 전환기가 되었다. 이 시기에 내면에서 울린 <깨달음을 얻고 타인과 나누라>는 삶의 목소리를 따라, 공학 분야를 떠나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다시 시작했다. LG전자, 마이다스아이티, 카네기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가로 일했으며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나의 방식으로 세상을 여는 법』,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를 공저했다.


홍승완

삶에서 두 번의 전환기를 거쳤다. 첫 전환기는 대학 시절 경제적으로 파탄 난 집안 사정이 계기가 되었다. 자기주도적인 취업 준비와 자기계발 수단으로 <개인 대학>을 만들어 4년간 독학하여 삶의 방향성을 정립했다. 첫 전환기를 마치고 경영 컨설팅사와 HRD 전문 기업에서 교육 전문가로 일했다. 서른네 살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두 번째 전환기가 시작되었다. 5년 동안 외부 활동을 줄이고 <회심재(回心齋)>라고 이름 붙인 서재를 배움터 삼아 스스로를 탐구했다. 현재 인문학과 자기경영에 관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며 활발한 저술 활동과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공저로 『나의 방식으로 세상을 여는 법』,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아름다운 혁명, 공익 비즈니스』,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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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치하야 아카네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차가우면서도 냉정한, 스산함이 느껴지는 연작소설.


 

 표지가 너무 예뻐서 밝은 내용의 '사랑이야기'가 담겨져 있을 줄 알았다. 제목에 무게는 와 닿지 않은걸까. 책을 다 읽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표지를 보고 있으니 소녀의 곁에서 팔랑이는 나비는 소녀의 친구일까, 아니면 그저 지나가는 바람일까. 어딘가 모르게 소녀와 나비는 같은 세계를 공유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흔적의 뜻을 사전에 찾아보니 어떤 현상이나 실체가 없어졌거나 지나간 뒤에 남은 자국이나 자취를 뜻하는 단어였다. 흔적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쓸쓸한 단어였구나를 새삼 실감했다.


 

치하야 아카네 소설은 차가운 유리 글라스 같다. 차가운 표면믄 보는 이로 하여금 매끄러워 완벽 할 것 같다는 인상을 주지만 어딘가 모르게 안쪽 몸피에 금이 살짝 가 있을 것 같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가 서로 마주 보는 사랑이 아니라 각자 벽을 마주 보며 공허해 한다. 자신의 공허함과 비어 버린 가슴을 상대방으로 하여금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상대방 보다는 '나'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선택한 사람이 사람이 나를 봐주지 않기 때문에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흔적>은 총 6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연작소설처럼 각 단편의 이야기가 이어져 있다. 흔히들 사람들이 말하기를 6단계만 거치면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모를 것 같지만 각각의 인연이 거쳐간 사람들이 서로 스치듯 알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보통 동화에서는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의 행복한 끝을 결혼이라고 보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결혼을 했다고 두 사람 모두가 남은 삶을 행복하게 살았다는 동화적인 해피엔딩을 누구나 다 볼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우리는 그것을 경험하게 되고 서로 인내하고 노력해야 되지만 소설 속에서는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서로가 곪아가는 부분을 스스로 인지하고 온기가 부족한 부분을 다른 이로 채워가는 면면을 작가는 섬세하게 그려낸다.


 

밤의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 거실에서 생각했다. 매일 떠오르면 된다. 아무것도 남기지는 못하더라도. 빛을 빼앗기더라도. 매일 새로운 불을 켜면 된다. - p.69

 

 

누군가에게도 살갑게 와닿지 않는 직장 동료인 구로사키가 자살을 했고, 아이와 아내가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뛰어내린 구로사키모습이 자신을 둘러 보게끔 만든다. 아내와 아이와의 서먹하고 집 조차도 어딘가 모르게 자신이 편히 쉴 휴식처로서 감싸주는 무엇이 없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끊임없이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위태로움이 느껴진다. '손자국'이라는 단편이 그 남자의 이야기라면 '반지'는 그 남자의 아내 아케미의 이야기다. 살아온 시간에 따라 남들이 바라고, 물어온 그대로의 삶의 형태를 따라가는 여자의 모습. 그러나 그 시간 속에서 자신의 마음은 충족되지 않고, 괜찮다 싶어 결혼한 남자와의 애정은 살며시 사라지고, 자신이 낳은 아이 마저도 애정을 듬뿍 줄 수 없는 딜레마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 그녀가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 바로 모르는 어느 연하남과의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피를 나눈 가족이라도 다른 개체다. 뭘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두 다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서로 사랑한다고 해도 타인인 이상 얼마든지 상처를 줄 수 있다. - p.101

 

 

각각의 관계에 대한 상호적인 모습이 아니라 그저 공허한 마음을 채울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떤 흔적을 남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강렬한 흔적 보다는 세월이 지나면 잊혀져 버릴 흔적들을 남기는 사람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주인공들이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조금은 답답했고, 누군가를 통해 마음의 안위를 얻는 모습이 유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말을 통해 얻는 위안 이외에 아케미가 선택한 방법은 그저 또 하나의 생채기를 자신에게 남기는 것은 아니었을까.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다고. 결국 스스로 정해야 해. 도망치고 싶으면 계속 도망치면 되고. 도망칠 곳도 시간도 한계가 있다는 건 끝까지 도망쳐 보지 않으면 깨닫지 못하는 법이니까. - p.182

 

"괜찮아. 설령 내일 세상이 끝난다 해도, 물고기도 사람도 분명 사랑은 할 테니까. 사랑하는 상대와 일 분 일초라도 더 함께 있고 싶다고 바랄 거야. 그건 뭔가를 남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로서 당연한 생각이니까.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다 해도······. 이제 당신 마음에 솔직하게 살아. 당신이 음악으로 나에게 알려 준 거잖아." - p.212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은 '손자국'과 '반지'다. 연작 단편이기에 서로 이어져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 두편의 단편은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를 동전의 양면처럼 담아 더 선명하게 어우러진다. 남녀간의 생각이나 차이, 두 사람간의 끈들이 희미하게 보이지만 앞으로 그들이 살아갈 날이 그 남자의 이야기처럼 계속 불을 켜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들이 희망적으로 들려올 수 있는지 궁금했다. 스산하면서도 짠한, 공허함이 느껴지는 소설이라 읽는 내내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집이었다.


 

"있잖아, 지카게 씨. 아마도 이 세상은 불안정하고, 뭐든 간단히 망가져 버려. 변하지 않는 것 따위 없고, 뭔가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게 한순간에 사라져 버릴지도 몰라. 그대로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해."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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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여자들 1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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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이면서도 영리한, 불온적인 카이사르의 모습들을 그리다.


 고대 로마를 떠올리면 빼놓을 수 없는 불세출의 영웅, 카이사르가 전면적으로 등장했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한 권씩 접하면서 언제쯤 콜린 매컬로가 그리는 카이사르가 언제쯤 전면적으로 부각될까 하며 기다렸는데 드디어 그가 책의 타이틀로 자리 잡았다. 로마의 역사를 대작으로 써내려간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의 많은 인물 중 '카이사르'를 대단히 찬양했고 15권 중 2권을 할애할만큼 카이사르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로마의 역사를 세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하여 읽게 되었지만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 평설로 읽는 내내 시오노 나나미의 목소리가 그대로 전달되어 로마의 역사를 균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더불어 그녀가 좋아한 로마의 영웅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거짓말을 좀 보태면 15권을 읽는 내내 카이사르가 언급 되다 보니 머리 숱이 좀 없는 것 빼고 단점이 없는 사람으로 그려져 있기에 콜린 매컬로가 그리는 카이사르의 면면을 다시금 살펴보고 싶었다.


콜린 매컬로의 필력은 실로 대단하다고 느낀 것이 읽는 내내 서슴없이 책의 내용에 빠져들었다. 이전에 <로마의 일인자>를 시작으로 <풀잎관>, <포르투나의 선택>에서 보여지는 마리우스, 술라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졌다면 <카이사르의 여자들>에서는 단연 카이사르와 세르빌리아, 청년 브루투스가 모습들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카이사르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빈틈없이 일을 처리 하고 있고,부하들의 신망을 높이 받고 있는 정치가로서 미약하지만 발판을 잘 닦고 있다. 1권에서의 시작은 그의 정치적 정점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그의 남성적인 매력을 불온하게 드러낸다. 미국 드라마 ROME에서 보여지는 로마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기도 하고 카이사르와 세르빌리아의 불륜적인 관계는 영화 '스캔들'이 떠올려질만큼 그들의 관계는 불온적이면서도 쿨하게 느껴진다.


카이사르가 가장 사랑했던 아내인 킨닐라가 죽은 후 부터는 자유롭게 로마의 여인들과 연애를 하고 때로는 비밀스럽게 관계를 맺는 모습이 생경하게 느껴지면서도 이 것 또한 그 시대의 로마의 문화이자 색채라고 생각하니 여러 생각들이 떠올려진다. 출간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가 대부분 나라를 이끌었던 남자들의 묵직하고 때로는 간교한 술책에 넘어진 패라면 이번 편은 섬세하지만 복잡한 관계를 갖는 치정극이 더한 정치적 술수라고 말하고 싶다. 칸닐라와의 사이에서 딸아이를 놓고 사별한 남자 카이사르는 이렇듯 재혼을 하고 여러 아이를 둔 세르빌리아와 함께 서로의 욕망을 채우는 관계로 발전해 나간다. 비밀 아닌 비밀스러운 만남이 여러번 지속되고 그녀의 아들인 브루투스와 카이사르의 딸 율리아는 약혼을 하게 된다.


이렇듯 세르빌리아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갖지만 공식적으로 카이사르의 재혼한 상대는 술라의 손녀 폼페이아다. 그러나 카이사르는 그녀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밖으로만 내돈다. 카이사르가 그의 어머니에게 폼페이아에 대한 매력없음을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며 나갈 때 모습은 그야말로 바람둥이에다가 호색한으로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의 여자관계가 대두되는 장이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줄 곧 빠질 수 없는 대목이 '돈'이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결혼을 할 때 지참금이 얼마나 있는지, 지참금이 없다면 가문으로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를 살펴보며 빠른 약혼과 결혼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그 시대의 로마의 풍습이었다.


로마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로마가 건설한 가도이지만 그들이 아무리 잘 닦아 놓은 가도는 매년마다 수리 비용이 만만치 않았고 유지와 보수 비용으로 막대한 제정을 들여야 하는 카이사르에게는 늘 고민이 되었던 부분이다. 어떤 자리를 가도 늘 정치를 하기 앞서서 늘 막대한 재정이 뒷받침 되어야 오래 갈 수 있었고 이 시점에서 카이사르는 이 것을 염두해 두면서 보직을 맡게 된다. 술라가 많은 것을 이뤘지만 로마의 일인자라는 호칭이 부여되지 않았고, 카이사르는 자신이 그 호칭의 적임자임을 스스로 생각하게 되는데 앞으로 그가 그려낼 이야기가 1권에 이어 2,3권에도 이어진다.


카이사르의 면면이 드러난 장면이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국고위원회 수장인 마르쿠스 비비우스의 사무실로 들어가 정확하고, 신속하게 자신의 용무를 마치는 장면이었다. 비비우스가 말한 것처럼 재무관이 이토록 속주 재정에 대해 작은 것 하나까지 면밀하게 아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하는데 이런 것이야 말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큰 정치인으로서 단단하게 제 몫을 챙기고, 다져가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신인 정치인으로서 다져가는 단단한 모습과 치명적인 남성성이 대두되는 모습이 교차되어 카이사르라는 인물이 갖는 매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콜린 매컬로는 그의 주변인물들을 통해 세밀하게 보여줌으로서 카이사르가 앞으로 꾸려나갈 미래를 점치게 만든다. 그를 비롯하여 폼페이우스, 카토, 키케로, 브루투스까지 보여지는 인물의 면면은 그에게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데 성공하는 인물이지만 그들이 갖는 한계점을 시사해주는 근원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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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5 - 뭐야뭐야? 그게 뭐야?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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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움이 배가 되는 팥알이와 콩알이네집 이야기.

 

생각하지 않아도 나도 모르게 절로 무장해제가 될 때가 있다. 아기가 방긋방긋 웃거나 갓난아이의 앙증맞은 손과 발을 볼 때면 그 몽실함에 절로 마음이 풀어져 버린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가장 어렸을 때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독차지 하는데 네코마키의 콩고양이 시리즈는 무게감 없이 편안하게 두 고양이와 개의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미소 짓게 만든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았지만 어렸을 때 강아지와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릴 정도로 팥알이와 콩알이 두 아기 고양이의 캐미와 시바견 두식이의 호흡이 척척 맞아들어갈 정도로의 합이 좋았다.

4권에서는 두식이가 팥알이와 콩알이네집에서 겪었던 혼란한 일상을 그렸다면, 5권에서는 두 아기 고양이와 두식이의 호흡이 척척 잘 맞는 모습을 그려냈다. 팥알이와 콩알이 두식이의 환상적인 호흡과 내복씨와 고양이 주인이 두 고양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 애정의 척도에 대한 에피소드가 그려져있다. 특히 고양이 주인인 할아버지 내복씨의 에피소드가 사랑스러웠다. 집동자귀신 아저씨와 두식이의 산책은 너무 웃기기도 하고, 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여전히 두식이는 안경남이 잠깐 자신의 집에 잠시 데려온 아이라 언제, 어디에 입양을 갈지 모르는 처지라 늘 팥알이와 콩알이네 집에서는 정직원이 아니라 계약직으로 데려온 것 같은 아쉬움이 들었는데 고양이 주인의 아버지인 집동자귀신 아저씨가 두식이에 대한 애정이 높은 것 같아 한결 마음이 놓였다. 아저씨와 두식이의 산책 장면을 보고 있으면 큭큭 웃음이 나기도 하고, 아직 주인의 의중을 몰라 눈치를 살피며 행동하는 두식이의 모습이 애잔하게 느껴진다. 팥알이와 콩알이네 집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집안의 내부나, 욕조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두식이에게는 더 없이 좋은 장소라 새로 입양될 주인을 만나는 것이 두식이에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했으나 한동안 함께 지내면서 느꼈던 정이 결국 집동자귀신 아저씨도 마담 복슬씨도 두식이를 입양 보내지 않고 같이 살게된 이유가 아닌가 싶다.

어렸을 때부터 주욱 키워온 동물에 대한 사랑이 더해져 집에서 함께 어울리면서 느꼈던 정들이 더하고 더해지다 보니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모두 사랑스럽다. 개와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정이 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부주의해서 벌어진 사건 사고가 정말 많다 보니 어느 때는 정말 밉기도 할 때도 있는데 그 순간 까지도 네코마키 작가는 사랑스럽게 이야기를 그려낸다.

특히 안경남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슈퍼 이어로에 대한 애정을 두식와 두 고양이의 연합작전으로 이끌어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처음에는 두식이가 야금야금 안경남의 방을 탐했으나 안경남이 알고 두식이를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차단시켰으나 안경남 머리 꼭대기에 있는 두식이와 두 고양이의 연합작전은 그야 말로 대성공! 세마리의 동물 친구들이 악동같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번쯤 고양이와 개를 키웠던 애묘인이나 애견인이라면 공감이 갈 에피소드가 가득이라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 편히 웃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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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4 - 소자 두식이라 하옵니다!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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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견 두식이의 등장!


 요즘은 반려동물로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이 반반일 정도로 고양이에 대한 호감도가 늘어난 것 같다. 예전만 하더라도 반려동물하면 강아지였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길고양이를 '도둑'고양이라고 불렀다. 사나운 눈초리, 밤이 되면 아이의 울음소리와 같고, 영묘라고 불리는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많았다. 그에 반해 강아지는 온순하고, 영리하고, 사람을 잘 따르다보니 집 안이나 밖에서 모두 집 지킴이는 강아지였다. 지금은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지만 중고등학교 때까지도 집에서 개를 키웠다. 강아지였을 때부터 키우다 보니 주인을 잘 따르기도 하고, 때로는 그 영리함이 지나쳐 학교 등교시간까지 졸졸 따라와 가까운 문구점에 살짝 묶어놓고 갔던 기억이 난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개와 고양이 둘 중 어느 동물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보면 늘, 대답은 개였다. 친숙한 동물이고 항상 가까이에 존재했던 동물이기에 그들에 대한 편견없이 좋아했던 것 같다. 그에 반해 고양이는 좀 무서웠고, 쳐다보는 싸늘한 시선에 쫓겨 늘, 서로 피하다 보니 고양이는 불온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애묘인들이 많아졌고, 상대적으로 브라운관에서도 고양이를 친숙하게 다루다 보니 고양이에 대한 캐릭터는 물론 실제 고양이에 대한 편견도 사라졌다. 지금 다시 누군가 물어본다면 이제는 개 보다는 고양이를 선호하는 쪽이다.


네코마키의 <콩고양이> 4권에서는 고양이 주인의 아버지 집동자귀신 아저씨와 그녀의 엄마 마담 복슬씨와 그녀의 할아버지 내복씨, 오빠 안경남과 팥알이와 콩알이라 이름붙인 고양이 두 마리가 집안에 살고 있으며, 마당에는 비둘기 식구들과 연못에 비단잉어씨가 상주하고 있다. 참으로 많은 인물들과 동물들이 옹기종기 살고 있으며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책 제목 그대로 팥알이와 콩알이 두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부비부비하며 사이좋게 지내는 팥알이와 콩알이도 귀여웠고 무엇보다 옹기종기 살아가던 중 안경남이 데려온 시바견 두식이의 등장이 4권의 하이라이트다. 주인인 할머니를 잃어 안경남이 데려온 두식이는 자신이 '개'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팥알이와 콩알인 줄 알고 생활하는 모습의 에피소드가 그려져 있다.


시바견으로의 당당한 모습이 아니라 누군가의 체온을 그리워 하는 두식이는 처음 안경남의 집에와 밖에서 지내다가 예전 주인이었던 할머니가 집안에서 키웠던 개라고 하여 마담 복슬씨가 당분간만 집안에 들이기도 하고 집안으로 입성한다. 비둘기 식구들, 두 고양이, 두식이까지 더해지다 보니 집안은 여전히 시끌벅적하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던 두식이가 다른 집으로 입양을 갔지만 두식이와 같은 종류의 개임에도 여전히 자신이 고양이인줄 알고 사는 두식이는 적응하지 못한 채 안경남 집으로 다시 컴백한다. 두식이의 안타까운 사연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무모한 시도가 더해져 짠하면서도 미소가 지어지는 그림들이 더해져 '콩고양이'의 재미에 푹 빠져 들었다. 각각의 동물들을 바라보는 재미와 인물들의 좌충우돌한 모습도 씨익~ 미소가 지어지는 터라 읽는 내내 그들의 둥글둥글함에 빠져들었던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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