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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임종학 강의
모니카 렌츠 지음, 전진만 옮김 / 책세상 / 2017년 3월
평점 :
여전히 어려운 이야기.
인간의 삶에 있어서 동전의 양면같은 삶과 죽음에 대해서 나는 오랫동안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피해왔다. 무엇이 무서웠는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글자 자체를 마주 하는 것 조차 무섭기만 하다. 누군가의 부고 소식이 들리면 마음이 덜컥 내려 앉기도 하고, 될 수 있으면 필연적으로 마주 할 수 밖에 없는 이 주제를 저 멀리 우주 밖으로 내던지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이 주제에 대해서 깊이 고민한다고 나를 비롯해 많은 이들의 죽음에 대해 의연하게 혹은 쉬이 대처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필연적으로 마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을 고려한다면 그저 '죽음'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놔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는 스위스의 장크트갈렌 종합병원의 정신종양학 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인 모니카 렌츠의 임종학 강의다. 17년간 1000여명의 사람들의 임종을 지켜 보면서 의사로서 느꼈던 감정과 그들이 겪었던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떠나야 할 사람과 떠나보낼 이들의 감정적인 추이와 그들의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과 간병인이 어떻게 그들을 도와야 하는지 쓰여져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죽음의 기로에 섰을 때 그들이 편안하게 가고자 하는 길을 돕지만 그 것이 의식과 무의식 속에 그들이 평온의 길을 인도하고자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존엄은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올바른 관계를 지칭하는 용어다. - P.52
더불어 이 책은 의식과 무의식, 불안과 평온, 존엄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기에는 학술서적과 같이 설명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있어 완연하게 인간의 죽음에 대해 크게 와닿지 않는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그들이 겪는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당황하지 않고 평온하게 보낼 수 있는 이야기는 여전히 마주하기 힘든 어려운 이야기다.
불안이란 무엇인가? 원형적인 형태의 불안은 흔하게 나타난다. 불안은 육체적 반응, 즉 떨림, 경련, 식은땀, 오한과 같은 달갑지 않은 반응으로 나타나며 우리를 붙잡아놓고 야금야금 침식해 들어오는 감정이다. - p.101
고통 속에서 혹은 잠을 자듯 영면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한 시간들을 우리는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며 마지막 마무리를 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지켜보는 과정 또한 피상적으로 느껴진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저자인 모니카 렌츠는 이 주제를 연구한 학자이자 의사이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의 생의 끝에 선 그들의 연구에 있어 피상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인간의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와 마지막까지 마무리를 잘하면서 여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방법 또한 생각해 볼 주제이기도 하다. 임사체험이나 자기 부정, 분노와 절망으로 보내는 많은 이들을 위한 하나의 메세지이자 가족과 의사 모두가 진지하게 고찰해야 할 문제이기에 두렵고도 두려운 주제이지만 이별하는 방법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만, 이 어려운 주제를 일반인의 시각으로 풀어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각주와 이론에 가까운 설명만 계속해서 읽다보니 임종학 강의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반드시 누구에게나 일어날 일에 대해서 생각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발걸음이 무겁게 다가온다. 그것이 나만의 현상인지 아아니면 사회적인 풍조에 의해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끝을 조망하는 일은 여전히 공포와 두려움이라는 심리가 공존하게 된다.
아직은 먼 일이라고 치부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마지막을 조망하는 일 보다는 살아가는 일에 더 아둥바둥 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생의 끝에서 서 있을 때 점점 멀어져 가는 삶의 끝이 과연 우리가 원하는대로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만 남는다. 실질적인 도움이 그려진 책이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죽음'에 대해 문을 열어놓고 깊이 통찰해 보지 않아 이 책이 더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천천히 이 문제에 대해서 저자의 말대로 천천히 인식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과정 또한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다.
죽음이란 모든 것을 아우르는 긍정에 순응하는 것이다. - p.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