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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사방에 있다 - 시와 일상의 풍경
김정란 지음 / 한얼미디어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김정란 선생님의 글은 언제봐도 어렵다.
아니, 어려운게 아닌데, 영적인 감수성이 없는 나로서는
선생님의 섬세한 언어가 쉽사리 와닿지 않는다.
산문집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초반부는 거의 시에 가깝다.
요즘에야 워낙 쉽게 읽히는 대중적인 시가 많이 나와서
'시'라는 것을 읽는데 대한 부담감이 많이 줄었지만
선생님의 시는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사이를 몇 번 건너뛴 철학책보다도 어려울때가 있다.
앞부분의 산문은 그런 어려움의 연속이다.
책의 후반부는, 내가 늘 선생님의 칼럼등에서 기대하는
사회문제에 대한 여성적인, 섬세한, 기존의 사고를 뒤집는, 그러나 유려한 산문이 이어진다.
"기독교적 페미니즘"이라는 말로써 어느정도 표현이 될 듯 싶다.
여담으로, 내용도 좋지만 표지가 너무 예쁘다.
문살 너머로 보이는 하얀, 너무 하얘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빛
표지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덩달아 하얘질 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