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 알랭 드 보통의 유쾌한 철학 에세이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명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5월
구판절판


소크라테스의 엘리트주의에는 속물근성이나 편견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정성 들여 지켜온 견해에 대해서는 차별적인 태도를 내보인 경우도 있지만, 그 차별은 계급이나 돈, 군대 기록이나 국적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그가 강조했듯이)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정신의 기능인 이성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55쪽

"실제로 일어날 시점에 아무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어떤 일(죽음)을 두고 미리 걱정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고 에피쿠로스는 주장했다. 인간이 결코 경험하지 못할 어떤 상태를 두고 미리 자신을 놀라게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삶이 이어지지 않을 죽음 후에는 전혀 무서워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한 사람에게는 삶 또한 무서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

-97쪽

사치스런 물건을 갈망하고 미련을 떨치지 못할 때 정작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질문은 자신에게서 멀찌감치 사라지게된다.-102쪽

값비싼 물건들은,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따로 있는데도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때 그럴듯한 해결책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건들은 우리가 심리적 차원에서 필요로 하는 어떤 것들을 마치 물질적 차원에서 확보하는 듯한 환상을 준다.-107쪽

세네카에 따르면 분노는 열정의 통제 불가능한 폭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수정 가능한) 추론의 오류에서 나온다.....우리를 화나게 만드는 것들은 다른게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 이 세상과 다른 사람들의 존재 유형에 대해 품고 있는 낙천적인 견해들이다.......가장 격한 분노는 존재의 원칙에 대한 상식을 뒤엎는 사건이 일어날 때 터져나온다.-132쪽

세네카는, 갈망이 채워지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우리가 이성적으로 헤아려보면 우리는 그 예상된 문제들이 그것이 야기한 근심보다는 훨씬 덜 심각하다는 사실을 거의 예외없이 깨달을 수 있다는 점을 확언한 셈이다.-153쪽

삶의 단편들을 놓고 흐느껴봐야 무슨 소용 있겠어?
온 삶이 눈물을 요구하는 걸.-179쪽

우리가 누군가를 친구로 인정하는 것은 상대방이 친절하고 어울려 즐길만한 인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마 이 점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데) 그가 우리라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해해줘서이기도 하다.-233쪽

몽테뉴는 지혜는 어느 인생에서나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우리의 이야기들이 제아무리 소박하다 하더라도 그 많은 책에서보다 우리 자신에게서 더 위대한 통찰력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245쪽

흥이를 불러일으키는 사람은 많지만, 만약 그런 존재들이 시간과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우리와 너무 가까우면 우리는 그들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에 대한 묘한 편견 때문이다.-260쪽

쇼펜하우어에겐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려는 의도는 없었다. 오히려 비통함을 불러일으키는 헛된 기대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풀어놓으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행복이란 살아 생전에 꼭 손에 넣어야 하는 것이란 확고한 가정과 그에 따른 행동이다. 사랑이 우리를 낙심하게 만들 때 사랑의 본래 계획에는 행복이란 것은 절대로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겠는가. 이처럼 역설적이게도, 가장 염세적인 사상가들이 가장 쾌활할수도 있는 것이다.-312쪽

인간의 병 중에서 가장 나쁜 병은 자신의 병을 다스리는 방식에서 비롯되엇다. 치유로 보이는 것이 결국에는 그 치유의 대상이 되었던 병보다 더 독한 무엇인가를 낳앗다. 즉각적으로 효과를 나타내는 수단들, 마취와 도취, 소위 말하는 위안들은 무지하게도 치유책으로 여겨졌다. 여기엔 한가지 중요한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 고통을 즉각적으로 진정시키는 방법들은 그 고통을 낳은 불만을 악화시키는 대가를 치른다.-322쪽

가장 분별 있는 인간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으로부터 자유를 얻으려고 애쓴다.-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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