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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생활백서 시즌2 - 사랑하기 전에 알아야 할 모든 것
안은영 지음 / 해냄 / 2007년 6월
평점 :
여자생활백서가 당당하게 살고싶은 여자를 위한 책이라면 이번책은 당당하게 "사랑하고"싶은 여자를 위한 책이다.
사랑이란게, 소설에서 나오는 완벽한 로맨스일수만은 없다는 것 -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지지부진함까지 모두 포함한다는 면에서 - 은 알고있으면서도, 둘 사이의 밀고 당기는 아슬아슬한 기싸움임을 알면서도 왠지 사랑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방식엔 거부감이 든다. 백화점에서 물건 고르듯 사랑을 고른다는 비약이 생겨서 일까.
물론 저자도 그런 "상품"으로 남자를 취급하는 건 아니다. 이별에 서투르기 때문에 늘 헤어짐에 힘들었다는 - 책을 쓰는 과정중에도 - 머리말의 솔직함은 그녀가 지나온 많은 아픔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당당한 그녀가 있음을 보여준다. 잘 몰라서 많이 깨지고 상처받고 아물고 다시 사랑하고..
알랭 드 보통의 소설구절처럼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랑이 필연이 아니라 "그/그녀"와 사랑하는 것이 필연이라는 오류를 범하고 만다. 객관적으로는 명백한 결점투성이도 사랑앞에서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듯이 - 이 책에서는 남자를 모르는 여자들을 위해 여러 유형별 남자들의 진실을 보여주어 "좋은 남자 가려내는 기술"을 전수해주고자 한다. (물론 모든 걸 뛰어넘는 따뜻한 교감의 힘을 부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엔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모하게 사랑하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다. 좀 깨지면 어때. 좀 이용당하면 어때. 어쨌든 그/그녀와 보냈던 소중한 순간들이 - 자신의 평범한 삶에 의미를 부여해 준, 한줄기 빛으로 다가왔던 - 달라지는건 아닌데. 그렇게 깨지고 상처받으면서도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는게 인간의 특권인걸!
타인과의 만남, 내가 아닌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은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작가가 1권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당당한 여자가 되길 권했듯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선택하길 권하듯 2권 역시 남자 이야기를 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말것을 당부한다. 30대 여자로서 - 아직 갈길이 많은 젊은 여성으로서 - 자신보다 어린 혹은 비슷한 여자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 흔히 윗 사람의 충고가 가진 무거움은 없으면서 - 솔직담백한 조언을 들려주는 저자가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