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면 열리리라 - 율도국 테마시집 2 기도시집 (치유의 기도)
김율도 외 지음 / 율도국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성직자도 아니고 독실한 종교인도 아닌 사람이 종교성 짙은 제목의 시집을 발간했다.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으로 당연히 신실한 크리스천이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한 때 교회를 다닌 것과 미션스쿨을 다닌 게 이 책을 엮은 김율도 시인의 신앙 경력 전부다.

그러나 교회를 다녔던 이력과 미션스쿨을 통해 은연중에 기독교의 영향을 받았고 결국 [기도하면 열리리라]를 엮게 되었다.

 

[기도하면 열리리라]는 이해인, 김소엽, 도종환, 서정윤, 김은교, 김옥진, 박인희 등 잘 알려진 시인들과

헤르만 헤세, 헨리 반 다이크,  윌리암 바클레이 등 외국 시인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낯선 시인과 작자미상 기도시를 모아 엮은 시집이다.

 

국내외 유명 시인들의 정금같은 기도시를 묶은 1부는 마음을 정화시키는 기도시를 모았다.

시 중에는 이미 우리에게 소개된 시들도 눈에 띄는데 묵상과 깨달음을 주는 시들이 대부분이다.

2부에서는 일상의 상황별로 , 구체적으로 쓴 기도로 제목과 같은 상황일 때

찾아서 읽고 기도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도시가 소개된다.

일테면, 폭력을 끊기 위한 기도, 즐거운 직장생활을 위한 기도, 부부싸움을 하고 난 후의 기도, 배우자를 원할 때의 기도,

자살하고 싶을 때의 기도, 절제와 이성을 갖도록 하는 기도 등

상황에 따라 도움을 주는 기도시인데 김율도 시인의 시가 상당수 차지한다.

세상은 사람을 위해 선과 사랑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엮었다는 3부에서는

부모님을 위한 기도, 운전자를 위한 기도, 10대들을 위한 기도,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 꼴찌를 위한 기도 등이 실려 있다.

사람을 위한 기도시로 구성된 3부에도 김율도 시인의 기도시가 압도적으로 많다.

 

[기도하면 열리리라]에 의하면 시는 가장 절제된 최상의 기도라는 것이다.

시인들은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고 신에게 가까이 가려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책을 엮은 김율도 시인은 초조함과 두려움, 일상의 답답함과 지루함,

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어려움을 기도로 돌파했다고 고백한다.

그는 시,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기도를 드렸을 때 마음에 평안을 느꼈고

이 경험을 발판으로 치유의 기도, 성취의 기도, 행복의 기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도집을 발간한 것이다.

 

김율도 시인은 기도시를 대하는 자세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기도시를 읽고 반감이 없다면 내용을 믿고 적힌대로 간구하면 이루어진다는 강력한 믿음을 소유하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암송하듯 소리내어 읽으라고 한다. 단, 누워서 읽으면 안 된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규칙적으로 10번 이상 암송하듯 반복해서 읽으면 그 내용이 충만하게 마음을 채울 것이며,

잠자기 전에 기도하면 꿈을 꿀 확률이 높고, 가지고 다니면서, 주변인들과 모여서,

행동을 기도 내용대로 수정하면서, 보이는 곳에 기도문을 붙여놓고 읽고 외울 것을 당부한다.

 

아마 성작자가 이러한 자세를 요구했다면 많은 독자들이 자신과 너무 먼 이야기로 치부하고 가볍게 흘려넘겼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도하는 방법도 모르고, 자신이 왜 이런 기도시집을 발간했는지도 잘 모르는

평범한 시인의 권면이기 때문에 독자의 마음을 흔들며 파고드는 것 같다.

고민이 많은 사람, 치유를 원하는 이들, 변화를 소망하는 사람들은

김율도 시인의 기도시집과 권유에 귀 기울여 볼만하다.

 

<사랑을 위한 기도> - 홍수희-

 

내일은

오늘처럼 살지 않게 하소서

 

하루 해가 뜨고

하루 해가 지기까지

나에 대한 실망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다짐을 하면 할수록

거듭되는 실패를

따뜻하게

보듬게 하여 주소서

 

반복되는 시련도 절망도

어두운 나를 알아

당신 앞에

한없이 낮아지는 일

 

사랑은

천천히 완성되는 것

나로부터 너에게로

소리없이 스며드는 것

 

나로 하여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나로 하여

너를 사랑하기 위하여

먼저 나를 사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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