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 : 바로크 미술의 거장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0
다니엘라 타라브라 지음, 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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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는 예상을 뒤엎고 나를 곧추세워 똑바로 앉힌 책이다.

가장 편한 자세로 루베스의 생애와 작품을 그긋하게 감상하려던 애초의 생각이 빗나갔다.

작고 얇은 책은 바로크 미술의 거장 루벤스(1577-1640)의 생애와 작품을 알차게 담고 있다.

크기와 두께, 가격에 비해 실속있고 야무진 책은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당대의 문화, 사회, 정치적 맥락에서 조명한 마로니에북스의 ’Art Book’ 시리즈 중 하나다.

 

[루벤스]는 먼저 그의 생애를 대략적으로 짚어준다.

그는 아버지가 정치적인 이유로 독일의 지겐에 유배되어 있을 때 그곳에서 태어난다.

유배 기간이 끝나고 쾰른으로 돌아온 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3년 후 마르그리트 드 리뉴 시종이 되어 귀족사회의 습속을 익히며 화가의 꿈을 품는다.

이후 여러 스승에게 그림을 배우며 매우 젊은 나이에 자신의 작품을 팔 수 있는 공방의 주인이 된다.

이탈리아에 체류하는 동안 바로크 화가 카라바조 영향을 받아 화가로서 명성을 얻으며 자신의 회화적 양식을 발전시켜 완성한다. 이 시기에 루벤스는 외교관 일을 시작한다.

잘 생긴 외모에다 유쾌한 대화를 주도했던 그는 군주와 귀족의 신뢰를 얻으며 평탄하고 부유하게 생활한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루벤스는 명암 표현과 관능적 표현에 능한 화가로 꼽힌다.

루벤스 그림은 섬세한 의상과 풍만한 육체, 생기 넘치는 인물 묘사와 대담한 화면 구도가 특징이다.

제노바의 아름다운 여인들을 그린 <마리아 세라 팔라비치노>와 <난장이와 함께 있는 귀부인>, <브리지다 스피놀라 도리아>

같은 작품을 보면 비단과 벨벳 천의 질감을 정확하게 담고 있어 눈으로도 천의 표면이 만져질 정도로 섬세하다.

손을 뻗어 여인의 부드러운 옷자락을 만지고 싶은 충동이 이는 작품이다.

<유모와 아르스고>, <미의 세 여신>, <거울을 보고 있는 비너스><디아나와 칼리스토>등 많은 작품에서는

풍만하고 관능적인 여체를 감상 할 수 있다.

 

루벤스의 자신감 넘치는 붓 터치와 열정은 '신들린 붓놀림'이라는 미술 비평가의 극찬을 듣는다.

그의 작품은 수사학적이고 극적인 동세, 빛을 묘사하는 방법, 뛰어난 대상의 양감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라이벌이 없을 정도로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인정받고 명성을 날린 그는 자기관리도 철저한 것으로 알려진다.

새벽에 일어나 미사를 드리고 오후 5시까지 붓을 놓치 않으며 새로운 그림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갔다고 한다.

일생을 순적하게 살았던 그는 잘 생긴 외모덕분이지는 모르겠으나 사랑에 있어서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부인과 사별 후 16세의 어린 아내를 맞아 자신의 여러 작품 속에 여주인공으로 아내를 등장시킨다.

 

후대엔 바로크 미술의 거장으로, 당대엔 화가들의 군주이자 군주들의 화가로 알려진 루벤스는 

화려한 붓놀림과 풍부한 색채를 구사하는 렘브란의 시기와 존경을 받은 예술가이고,

죽음이 임박한 순간까지 명성을 드날리며 주가를 올린 화가이며,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를 띤 자신의 작품 만큼이나 최고의 화가로 대접받으며 화려하고 풍성하게 살다갔다.

 

단순히 루벤스의 작품 세계를 엿보려 했던 마음으로 선택한 책이었으나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의 생애와 수많은 작품을 동시에 만날 수 있어서 유익했다.

미술 상식이 풍부해진 것 같아 괜스레 우쭐해지게 만드는 기분 좋은 책이다.

루벤스 작품 전시회에 가면 최소한 아이들에게 아는 척은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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