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사 - 칼라하리 사막의 !쿵족 여성 이야기
마저리 쇼스탁 지음, 유나영 옮김 / 삼인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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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을 읽으면서 !쿵족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쿵족 여인 니사는 첫 장부터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혼자서 아기를 낳는 장면, 그것도 한밤중에 담요 한 장 영양가죽 하나를 들고 집밖으로 나와서 나무 밑에

앉아서 출산하는 니사를 보며 적잖이 놀랐다.

지금은 정착해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지만,

이 책이 쓰여질 당시의 !쿵족 여성 니사는

칼라하리 사막에서 수렵채집으로 살아가는 종족의 여인으로 개방적이고 자유로우며 주도적인 여인이었다.

!쿵족 여인 니사의 일생을 다룬 이 책을 읽으면서 니사에게 서서히 빨려들어가는 나를 보았다.

 

 

니사는 나에게 일생을 걸쳐 여러가지 감정을 동시에 준 여성이다.

한 여성에게 이렇게 다양한 느낌을 동시에 받은 건 처음이다.

그건 니사의 다채로운 경험과 평범하지 않은 삶, !쿵족이라는 이방 여인이라는 점이 작용했기 때문일까?

먹을 것을 밝히고 무엇이든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던 어린시절의 니사는 자기밖에 모르는  얄미운 먹보인가하면,

동생을 밀쳐내고 엄마 품에 안겨 젖을 먹다 들켜서 엄마에게 모진 욕을 듣는 불쌍한 어린아이이다.

젖먹이 시절부터 놀이를 통해 성행위를 연습하고 초경을 하기 전 시험 결혼을 하는 성적인 자유분방함과

황하에서 혼자서 출산하는 니사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3년 터울로 자녀를 낳아 충분한 사랑을 주는 모습이 지혜롭다가도

끔찍히 자식을 사랑하다 못해 걸을 수 있는 다 큰 아이를 업고 수십 킬로를 왕복하는 모습은 미련맞아 보일 지경이다.

정 떨어진 남편의 아이를 억지로  유산시킨 일,

남편 몰래 바람피다 현장을 들킨 일,

남편이 죽은 후에는 여러 애인을 거느리며 본능을 억압하지 않는 !쿵족 여인의 자유분방함을 보며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쿵족 여인 니사가 사는 방법에서 일희일비하는 내 자신이 조금 우스워졌다.

니사가 사는 방법은 수많은 삶의 양태 가운데 하나일 뿐인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옳고 그름을 논하고 있는 건가 싶어서 나는 있는 그대로의 니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책은 니사의 인생을 통해 가운데서 !쿵족의  문화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쿵족의 여인들은 남편에게 의존하거나 남편에게 종속되길 바라지도 않는다.

현명하고 강한 여성들이다.

남편에게 의존적인 우리네 여인들과 분명 다르다.

!쿵 여성들은 평균 일주일에 이틀 이상은 식량을 구하러 다니며

공동체 내에서도 여성의 지위가 높은 편이고 영향력도 상당하다.

이러한 것을 보면서  아프리카의 미개한 종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렵채집과 오두막 생활로 삶을 영위하는 뒤떨어진 집단이라고,

그들의 질낮은 문화와 삶을 얕잡아 보던 내 엇나간 시각을 숨기고 싶었다. 

!쿵족은 남녀평등이 실현되고 있는 사회,

철저하게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다.

공평하게 분배하고 공정하게 나눈다.

나눔을 통해 나 보다 우리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종족이다.

 

 

[니사]의 저자인 마저리 쇼스탁은

남서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서 !쿵 사람들의 삶을 여러 면에 걸쳐 조사, 연구한 인류학자다.

우리와 다른 문화, 다른 민족의 삶을 들여바보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맛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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