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히치하이크 - 미국에 간 카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강혜경 옮김 / 시공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린드그렌의 1950년대의 작품이다.

책을 읽기 전 주근깨 투성이의 말괄량이 소녀 삐삐나 혹은 삐삐와 유사한 꼬마 소녀를 만날 기대에 한껏 부풀었다.

어렸을 때 텔레비전을 통해 만난 삐삐는 그야말로 천방지축 말괄량이었다.

이런 내 예상은 크게 빗나가기 않았다.

다만 어린 소녀가 아닌 스물한 살의 아가씨라는 점이 아쉽다면 조금 아쉽다.

하지만 이내 삐삐와 카티의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재치 있고 재미있으며 입담이 좋다는 점이 그렇다.

주인공인 카티는 어려서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고지식하고 깐깐한 이모와 함께 살고 있다.

카티는 조용하고 평온한 나라인 스웨덴에서 태어나 거기서 자랐다.

스웨덴하면 노벨상을 창설하고 다이나마이트를 발명한 노벨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북유럽에 있는 정직한 나라,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한 나라, 수도 스톡홀름 정도가 내가 아는 전부다.

 

 

카티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타자수 겸 비서로 일한다.

그녀는 남자친구 얀의 미국 여행 자랑을 듣고 다소 엉뚱한 동기로 미국 여행에 나선다.

환상의 파트너인 이모는 카티가 미국에서 연애를 할까 봐 카티를 따라간다.

호기심 많고 익살스러운 카티와 이모로 인해 여행은 따뜻하고 즐겁다.

읽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미국 여행을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 편리하고 빠른 생활에 대한 놀라움, 그리고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을 목도한다.

미국을 여행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아주 가까이에서 본 미국의 가정과 그들의 대중문화 등은

카티에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워싱턴에서 첫사랑을 만난 이모에게는 운명적인 여행이었으며.

 

 

이모의 결혼으로 독립을 한 카티를 축하해주고 싶다.

스물한 살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스물한 살을 보내던 나는 현실로부터 도망치려 했었다.

나도 내 자신를 찾아 떠나보고 싶었다.

어디든 떠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여행이든 독립이든 그 어느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여행이나 독립같은 것은 꿈조차 꿀 수 없는 꽉막힌 현실과 마주했었으니까.

 

 

“내 모든 작품에 내 어린 시절이 담겨 있다.”라며 자전적 경험을 밝힌 작가 때문에

카티의 모습에서 작가를 찾으려고 애쓰며 읽었다.

카티의 익살맞고 재치있는 말솜씨가 작가와 닮았으려나?

아니면 운명적인 만남으로 결혼을 한 이모의 이야기가 사실일까?

미국에 이어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성숙해지고 성장하는 카티를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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