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대모험 - 2012 제6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9
이진 지음 / 비룡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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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때 동네에 놀이공원이 생겼다.  5층짜리 단층 아파트 촌이 밀집해 있던 곳에 너구리 두마리가 떡하니 자리를 잡더니, 놀이공원과 함께 상상하지 못했던 백화점이 들어오는것이 아닌가?  2학년때 친구들과 학교를 빼먹고 놀이공원엘 갔었다.  아이들이 워낙에 많아서 정신도없고 제대로 탈수도 없었는데, 친구와 함께 했던 그 기억은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은 내 아이들과 함께 연간회원권을 끊어서 가고 싶을 때마다 가곤 한다.  아이가 어렸을때는 유모차를 밀고 퍼래이드를 구경하러 산책겸 놀이공원엘 갔고, 조금 큰 후에는 늦은 밤, 사람들이 별로 없을 때 가곤 했다.  요즘은 워낙에 놀이공원이 많아서 그렇게 신기하거나 가고싶어서 안달이 나진 않는다.  연간회원권을 가졌을때도 처음 몇번만 열심히 갔었지, 한달에 한번 가기가 힘들어 졌으니 말이다.  지금, 그 곳이 이진작가의 손끝에서 <원더랜드>로 태어났다.

 

 

 

 벌집처럼 위 아래로 다닥다닥 붙어사는 좁아터진 단칸방, 87호에 살고 있는 승협은 변변한 재주 하나 없이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여동생과 공장주들을 향한 투쟁으로 밥 먹듯 일터를 옮겨야 하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그나마 친구들보다 조금 나은 깡과 싸움 실력으로 기죽지 않고 사는 승협에게 보여지는 강난 최대 규모로 생긴다는 원더랜드는 꿈과 환상의 세계다.  빛이 가득한 마법의 성과 어디든 이곳이 아닌 곳으로 데려다 줄 것 같은 청룡 열차가 있다는 원더랜더. 자유이용권이 만원이나 하는 그곳에 승협이 갈 가능성은 제로였다.  부반장 집에서 발견한 <보물왕국>독자 초대 응모권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원더랜드의 개장 이벤트로 뽑힌 서른다섯 명의 아이들.  가지각색의 아이들속에 승협이 끼어 있었다.  세계의 놀이공원을 다 가봤다면서 시시한 원더랜더를 외치는 1번, '튀기'소리를 들으면서도 웃는 혼혈아이 35번, 군인아버지를 이야기하면서 온갖 반칙을 일삼는 13번. 이 아이들에게 원더랜드의 미션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무서운 놀이기구 위에서 견뎌내는 세명의 아이에게는 어마어마한 상품이 주어진다는 이야기. 어디서 누가 이야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등에게 주어진다는 현금. 승협의 머릿속에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은경이가, 은경이를 위해서 매일 심장제단에 편지를 보내는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일등에게 주어지는 돈만 있으면 은경이가 수술을 할 수 있을것 같았다.  은경이를 밀쳐내고 온 원더랜드는 더이상 승협이에게 마법과 환상의 성이 아니었다.  무조건 이겨야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우리 원더랜들를 대표하는 다섯 개의 초특급 놀이 기구로서, 원더랜드의 놀이 기구 중에서도 최고로 스릴 넘치는 대단한 시설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그레이트 파이브'위에서 경쟁을 펼치는 겁니다. (p.93)

 

 해적선에서 풍뎅이 접기, 안드로메다 회전 원반을 타고 종치기, 고공 자유 낙하시 소리 지르지 않기, 블루 드래곤 특급을 타면서 사탕 물고 있기.  이 말도 안되는 게임이 가능하기나 한단 말인가?  몸을 허공으로 날려 버릴 듯한 무서운 놀이기구 위에서, 어른들은 엄청난 상품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말로 아이들에게 냉혹한 경쟁을 부추기고, 어느새 호기심과 즐거움은 1등을 해야 한다는 경쟁의식에 휩싸여 버린다.  어떤 놀이기구인지 알기에, 승협의 시선과 함께 나 또한 놀이기구 위에서 오르락 거리기 시작한다.  우리집 큰아이는 놀이공원만 가면 바이킹을 열번 이상을 탄다.  손들고 꺄악~ 소리 지르는 재미로 타는 바이킹에서 풍뎅이 접기가 가능할까?  아니 정신을 쏙 빼어버리는 회전바구니에 회전이 끝나자 마자 종을 치는 것도,  자이로드롭을 타면서 소리를 지르지 않는것도, 360도 회전을 하는 열차에서 사탕을 물고있는것도 내겐 모두 불가능하게만 보이는데, 1등을 한 아이들 중에 이번에도 승협이 끼어있었다.

 

 제 6회 블루픽션상 수상작이다.  심사위원들은 원더랜드 청룡열차를 타고 여기서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이 처절하게 느껴진다고 이야기를 했고, 원더랜드라는 허황된 소재를 통해 "별거 없음"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잘 녹여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년이 상품을 고르는 장면에서도 현실감이 느껴졌고, '풍선'을 통해 가볍고 쉽게 터져버리는 원더랜드의 허구성을 잘 보여주었고, '백과사전'을 통해 천근만근 무거운 지식을 상징하는 것은 뛰어난 장치였다고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저 읽을 뿐이다.  은경이 가져다 달라는 너구리 풍선에 가슴아프고, 즐기지도 못하고 이 꽉 물고 놀이기구를 타는 승협이 안타까울 뿐이다. 승협의 말처럼 현실 속에 지어진 꿈의 세상인 원더랜드와 1번의 삶은 똑같은 것을, 승협과 다른이들의 삶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는 것이 가슴아플 뿐이다.  똑같은 시간, 똑같은 나라, 똑같은 중학생으로 살아가는데, 차원이 다른 아이들의 삶.  그 때문에 아릴뿐이다.  그리고 "별거 없어"(p.229)라고 은경에게 이야기하는 승협과 은경의 수술비를 지원받게 되었다는 소식에 감사하는 엄마의 모습때문에 아릴 뿐이다.

 

꿈과 환상이라는 건 내 손이 닿지 않는 곳. 내 세상 바깥에서 흘러가는 일들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세상 밖에서 흘러, 세상 안으로 들어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해 간다.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종잡을 수 없는 원더랜드의 놀이 기구처럼.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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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여성은 구여성과 다른 삶을 살았을까? - 구효부 vs 신문물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5
손경희 지음, 조환철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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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역사에서 원시 사회부터 조선 시기까지 여성들에게는 공식적인 교육이 이루어진 적이 없다.  어느 시기에도 여성을 위한 학교는 만들어지지 않았고, 그나마 글을 읽을 수 있었던 일부 여성들은 자신의 아버지나 오빠에게 배우는 정도에 불과했다.  신식학교는 1876년 개항이 되고 난 이후 외국 선교사와 대한 제국에 의해 설립되기 시작했지만, 당시 대부분의 조선의 여성들은 공부를 하지 못했다.  1919년까지 오늘날 초등학교 수준인 관공립. 사립 보통학교에서 공부한 조선의 여성의 숫자는 9,276명이었고, 당시 여자고등보통학교는 6개로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는 매우 적었고 여성의 취학률은 0.7%에 불과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조선을 떠나 일본, 미국, 유럽에서 유학하여 자신의 재능을 키운 여성들이 있었고, 그들을 우리는 '신여성'이라고 부른다.

 

 

 이번 법정의 원고 구효부는 사람은 사람의 기본 예의를 지켜야하는데, 많이 배운 신여성들은 집안일도 하지 않은 채 매일 사치와 허영에 빠져 있으면서 구여성인 자신들을 비난한다고, 조선의 바른 여성이라면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가정을 잘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 신문물은 사람은 누구나 열심히 새로운 것을 배워야하며, 여성들도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한다고 , 역사를 움직이는 바퀴 축에서 여성도 당당히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물론, 구효부가 신문물을 고소한 이유중에는 신문물이 많이 공부했다는 이유로 그녀의 남편을 빼앗았다는 것도 들어있다.  이번 사건은 1920년대 여성 교육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

 

 신여성은 몇몇 시대를 앞서 간 여성들만이 아닌, 그 당시에 교육받은 여성 전체를 가리키는데, 1923년에 창간된 여성 잡지 『신여성』에서는 "지식을 갖추고 평등 의식이 싹트는 단계이며, 구식 여성보다 의지가 월등하고 의지를 실천하는 힘이 남다른 존재"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오늘의 시대를 똑바로 보고 나 자신에 대한 의식을 넓히고, 여자라는 처지에서 또는 조선의 여자라는 처지에서 자기의 할 바가 무엇인가를, 즉 자기의 사명이 무엇인가를 밝히 알고서 실행하는 여성이 신여성이다"라고 되어있다.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조선을 위해 뭔가를 할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여성이라는 말이다.

 

 

 신교육을 받은 여성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단발도 하고 짧은 치마에 뾰족구두를 신기시작하고, 일을 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옷차림이 간편해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도시문화를 즐기기 시작한다.  1930년대 경성에만 카페가 1,000개 이상이었고, 신교육을 받은 신여성들은 세련된 도시 문화를 추구하게 된다. 하지만, 식민지 나라의 백성 입장에서 보면 '모던걸'이라고 불리던 '신여성'들은 당시 사람들에겐 굉장히 비판적이었고, 1927년 『별건곤』에 실린 박영희의 「유산자 사회의 소위 근대녀, 근대남의 특징, 모던 걸. 모던 보이 대논평」을 통해서도 사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여성의 지위는 전반적으로 크게 열악했다.  남존여비로 표현되는 봉건적 인습 탓도 있지만, 일제가 여성 차별을 법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식민 세력의 통치를 용이하게 하고 피식민 집단의 저항을 극소화하려는 의도로 조선인들에게 고등 교육을 시키지 않았다.  당시 구여성들은 규방 가사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이해했는데 「시골 여자 슬픈사연」,「여자의 설움」등의 규방가사와, 상록수를 지은 심훈 작가의 장편소설인 『직녀성』을 통해서 그 당시 구여성들의 생활상을 알 수가 있다.  이러한 시대상은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 신여성들을 보면서 구여성이라고 이름 붙여진 여성들의 삶도 바뀌게 만드는데, 우리 나라 최초의 여권 선언문인 '여성 통문'이 1898년 9월 1일 발표되면서 당시 사회는 크게 놀라기도 했었다.

 

 

 그런데, 왜 피고인 신문물은 원고인 구효부의 남편과 사랑에 빠졌을까하는 문제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사랑은 할 수 있으나 혼인은 못하는 신여성과 부인은 될 수 있으나 사랑은 못 받은 구여성.  대한민국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였다 유행 가수로 전향한뒤 <사의 찬미>를 발표한 윤심덕도 이러한 경우였는데, 일본 유학시절에 만난 김우진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가 유부남이었던 김우진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다 현해탄에 동반 자살을 한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왜 신여성들은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을까?  당시의 결혼 풍습은 부모가 짝지어준 상대와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능력이 있는 집안에 자제들은 그렇게 결혼을 하고 일본유학을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 신문물을 배우기위해 유학을 온 신여성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사실만 두고 본다면, 이 재판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재판이다. 하지만,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5호가 신여성과 구여성을 다룬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배움에서 밀려나 있던 여성들이 역사의 한축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그녀들이 공부를 시작했고, 그 힘겨움 속에서 살았을까를 보기 위함이 신여성과 구여성의 다른 삶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어떤 삶이든 이것이 맞다, 아니다를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여전히 사회는 조강지처나 전업주부를 이야기하고, 사회에서 일을 하는 여성들에겐 큰 짐을 지게하는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 세대에 일을 하셨던 그 분들 덕분에 지금 우리는 조금은 더 편한 세상을 살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지금 우리는 우리의 딸들이 지금의 우리보다는 조금 더 편한 세상에 살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아이들에게 까지 미치지 않게 하기위해서 애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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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름, 천국의 문을 두드리다 풀빛 청소년 문학 9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 지음, 서선례 옮김 / 풀빛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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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곳은 단순히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일만 하는 게 아니야. 인생을 배우고 제대로 직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지. 인생 학교나 마찬가지야. 혼자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협동을 통해 배우게 되지. (p.47)

 

 12억 인구, 70개의 공용어, 1,000개의 방언, 카스트 제도라는 신분제도로 빈부의 격차가 하늘을 찌를만큼 심한 나라, 그리고 세가지 종교의 탄생지인 신비의 나라라는 인도에 열아홉, 실비아가 여름 방학 동안 의료 봉사를 하기위해 스페인에서 날아았다.  모델 뺨치게 예쁜 외모에 부모님이 모두 저명한 의사이기에 실비아를 보는 눈들엔 편견이 가득하다. 그런 그녀가 공부까지 잘한단다.  열아홉에 의대생인 실비아가 인도로 떠날 결심을 하자 부모님과 그녀의 남자친구는 그녀의 계획에 극구 반대를 하고, 그녀의 의지를 꺾기 위해서 했던 말들은 그녀의 자존감을 떨어뜨려버린다.  하지만 실비아는 자신을 찾기 위해 인도로  들어온다.

 

 

 

 예쁜 아이가 아니라 한사람의 인격으로 존중받기를 원하는 아이, 실비아에 눈에 새로운 세상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터무니없는 이유로 죽어가는 사람들과 다시 살아나 새 삶을 살기 시작하는 사람들.  자신을 적대감으로 바라보는 레오와 외발과 한쪽 눈만을 가지고 또 다른 삶을 찾기 시작하는 비히. 죽은 아내를 기리며 살아가는 마헨드라와 사랑을 애써 감추면서 자신들의 일을 하는 엘리사벳 로카와 로렌소 지네르. 열 아홉에 아이는 어떤 것을 바라고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 이곳으로 온 것일까?  책의 영어 제목이 [Knockin' on Heaven's door]이란다.  사실 밥 딜런의 노래를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영어 제목을 봐도 노래인지 몰랐다.  하지만, '천국의 문을 두드릴 때'라는 제목이 붙여진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절망과 죽음에 더 가까운 삶을 사는 사람들.  열 여섯이 지나면 만혼이라 이야기하고, 정략결혼으로 어린나이에 시집을 가서 시어머니에게 매를 맞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아이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고 그 아이와 함께 똑같은 삶을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  그녀에 눈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곳에 실비아는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Knockin' on Heaven's door'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꿈이 현실로 이루어졌을 때, 천국을 맛볼 수 있을 거야.".  스페인에서는 절대로 만날 수 없었을 사람들에게서 실비아는 어떤 경험을 하기에 실비아가 만난 낯선 여름에 천국의 문을 두드린다는 것일까?   그녀가 겪는 이야기들.  죽어가는 사람들과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들에게 실비아는 수녀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지기 시작한다.

 

 사는 곳의 차이는 삶을 바라보는 방식과 시각을 다르게 만든다.  이곳에서 실비아 역시 새로운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국제 국호원의 위치에서 배우기 시작한다.  지역 주민들이 문제 해결의 주인공이 되도록 하라. 지역 주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도록 노력하라로 시작하는 좋은 구호원이 되기 위한 14가지의 규율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주느냐라는것을 배우게 되면서 실비아는 새로운 삶속에서 새로운 가치관을 만나고, 스페인에 있는 가족과 남자친구의 마음도 어루만져주기 시작하면서 그녀 자신을 억누르고 있었던 것들을 풀기 시작한다.  그렇게 실비아는 낯선 여름, 인도의 가장 최하층이 모여 있는 곳에서 천국을 맛보게 된다.

 

실비아의 주위에는 현재 세 가지 종류의 사랑이 존재한다. 물론 세상에는 더 많은 형태의 사랑이 존재하겠지만 말이다. 레오의 사랑은 여자 친구의 배신으로 상처와 분노가 남았다. 마헨드라의 사랑은 강렬하고 깊어서 죽음마저 갈라놓지 못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 침착하게 서로를 기다리는 시간과 나이를 초월한 로렌소 지네르와 로카 박사의 사랑이었다.(p.144)

 

 너무나 완벽한것 같은 열 아홉 소녀를 따라가다보면, 그녀에 성장통만 마주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부족함 없는 가정에 완벽한 아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녔던 실비아에겐 겉으로 볼 수 없었던 그림자가 있었고, 그 그림자를 어떻게 어르면서 이 소녀가 자라나는지 보게된다.  나만 옳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포용하기 시작하면서 레오가 마음을 열고, 실비아의 아버지가 마음을 열고, 마음의 문을 닫았던 로렌소 박사와 로카 박사가 마음을 열었다.  그리고 가장 큰 것은 실비아가 그녀의 마음을 열고 천국을 만난 것일 것이다.  이제 그녀는 매년 인도라는 나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경험이 어떨지 책을 통해서 만났기에 나는 옳고 그름을 말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경험이 아이들을 자라게 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실비아의 경험을 책으로 만나게 될 또 다른 아이들은 그들 역시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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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 이숲 청소년 1
김미리 지음, 유헤인 그림, 조성희 원작 / 이숲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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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내가..널...만나러...올게..."

 

 큰 아이가 요즘 송중기라는 배우에게 빠져있다.  이 배우가 <늑대소년>이라는 영화에 출연한다고 난리가 아니었다.  영화보다는 책을 좋아 하는 나에겐 그리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영화를 같이 보러 가자고 하는 것도, 영화 포스터를 얻기 위해서 열심히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도 지저분하게 나온 영화포스터를 왜 저리 가지려고 하나 싶었다. 하지만, 그건 아이와 나의 취향의 문제일 뿐이다. 내가 영화보다 책을 더 선호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나는 영화대신 책을 손에 들었다.  물론, 책이 오자마자, 아이는 송중기의 포스터가 인쇄되어 있는 띠지에 열광을 했지만 말이다.  게다가, 책을 읽으라고 성화를 해도 읽을까 말까 하는 아이가 나보다 먼저 책을 읽어 버렸다.  청소년 소설이기에 그리 긴 내용은 아니지만 말이다.

 

 

 

 요양 차 가족들과 한적한 마을로 이사 간 순이는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의문의 소년을 발견한다. 야생의 눈빛으로 사람 같지 않은 행동을 보이는 소년에게 왠지 마음이 쓰이는 순이는 먹을 것을 보고 기다리는 법, 옷 입는 법, 글을 읽고 쓰는 법 등 소년에게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들을 하나씩 가르쳐주고, 소년에게 순이의 가족들은 철수라는 이름을 지어주면서 함께 살기 시작한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을 향해 손을 내밀어준 순이에게 애틋한 감정이 싹트는 철수는 순이가 하는 모든 것이 좋았다.  순이가 쳐주는 기타와 불러주는 노랫소리가 좋았고, 순이가 잘했다고 쓰다듬어주는 것이 좋았다.  순이와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순이를 괴롭히는 지태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1963년, 박종두 박사가 죽으면서 그의 실험은 묻혀지는 듯 했다.  철수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정부에서 암암리에 비밀로 했던 실험의 결과물.  체온 46도, 혈액형 판독불가, 세상에 없어야 할 위험한 존재로 낙인 찍혀진 실험체.  일명, 늑대 소년.  그 소년이 철수였다. 철수에 눈에 들어온 지태는 순이를 괴롭게 하는 인물이었다.  죽을때까지 순이를 보호해주고 싶은 철수에게 지태는 없어져야 하는 인물이었고, 순이가 위험에 처한 순간 철수의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철수를 제거하기 위해서 군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태는 그렇게 철수를 없애면 순이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고, 하나 하나 철수를 없애기 위한 올가미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빠져나올 수 없는 올가미에 걸려 총에 맞은 철수를 순이는 떠나보낸다.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는 것처럼 보였다. 세월이 흘러 순이는 백발의 노인이 되어 있고, 미국에 있는 그녀에게 한국에 있는 그녀 소유의 낡은 건물을 매각하라는 연락이 오면서 그녀는 한국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기억속에 철수가 살아나기 시작한다. 어쩜 순이는 피터팬을 그리워하는 웬디처럼, 마음속 깊숙이 철수를 늘 그리워하면서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철수를 생각할 떄마나 날카로운 통증이 되어 가슴을 찌르곤 하니 말이다. 그리고 이제 피터팬으로 살고 있던 철수가 46년 전 그 모습 그대로 그녀앞에 나타난다. 순이가 철수에게 줬던 단 한장의 쪽지를 가지고 말이다. 

 

 46년의 기다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기다린 소년은 여전히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큰 아이는 책을 읽으면서 훌쩍거리는데, 난 이 아이는 이제 어찌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드니 감성이 메말랐나 보다.  순이가 죽으면 계속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철수는 이제 누구를 기다리는 희망을 품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드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이고, 소중한 사람을 기다리는 그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46년도 한 순간이었을지 모르겠다.  누군가를 기다려 본지가, 가슴 아파하면서 사랑에 눈물흘렸던 적이 언제였던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 사막같은 마음에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면서 눈물 줄기 몇 방울 뿌려보게된다.  여전히, 속마음은 메말랐지만 말이다.

 

"그러게, 개한테, 기다리라고 하니까 죽자고 기다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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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공화국 생물법정 1 - 생물의 기초 과학공화국 법정 시리즈 3
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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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공화국을 만들어 내신 정완상 교수님은 어디서 이렇게 묘한 이름들을 만들어 내시는지 모르겠지만, 작명센스 만큼은 인정해 드려야 할것 같다.  어찌하다 보니 이번엔 생물법정의 1편 생물의 기초를 만나게 되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어떤 법정에서와 같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생물 분쟁을 처리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생물법정을 만든것으로 시작된다. 역시나 생물법정에 변호사를 하겠다고 오는 사람들은 적다.  초대 생물법정의 판사는 생물에 대한 책을 많이 쓴 생물짱 박사가 맡았고, 두명의 변호사는 생물과를 졸업했음에도 생물에 대해 잘 모르는 생치 변호사와 어릴 떄부터 생물경시대회에서 항상 대상을 받은 생물 천재, 비오가 맡게 되었다.  아무나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곳은 과학공화국밖에 없을 듯 하지만, 이 또한 과학공화국의 매력이다.

 

 

 생물은 우리가 사는 지구와 태양계의 주변현상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다.  그러기에 누가 관찰하든 같은 현상에 대해서는 같은 해석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그 당연한 이야기들을 만나보자.  생리현상중 하나인 방귀에 대해서 알아보자.  음식을 먹을때, 음식과 함께 공기도 삼키게 된다.  먹은 음식들은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 대장에 흡수되기도 하지만, 나머지는 우리 몸밖으로 배출되어지는데 이게 대변이다.  그리고 대장 속에서 대변과 더불어 섞여있던 기체들이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 방귀다.  방귀 가스의 약 60%는 질소다. 우리가 숨을 쉬면 공기가 몸으로 들어오는데, 그중 80%는 우리 몸에 불필요한 질소기체이다. 문제는 이 방귀를 무중력 상태인 우주선에서 낀다면 어떻게 될까이다. 우주선에선 창문을 열 수 없으니 냄새가 심한 방귀라면 난리가 아닐것이다.  우주선에선 방귀도 우주선 변기를 사용해서 껴야만 한단다. 그래서 우주공간으로 날아가게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북극곰의 피부색깔은 어떤 색일까? 흰색? 검은색? 분명 북금곰의 털은 흰색이지만, 피부색은 검은색이란다.  검은색이 햇빛을 잘 흡수하고 흰색은 빛을 잘 반사시킨다.  그래서 추운 곳에서는 검은 피부가 햇빛을 잘 흡수하고 동물의 체온이 내려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게 해준단다.  여전히 검은 북극곰은 상상할수 조차 없지만, 북극곰의 피부색은 희색이 아니라 검정이다.  이제 거대한 북극곰이 아닌 균류를 알아보자. 균류는 죽은 생물체, 심지어는 플라스틱까지 분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죽은 생물체 속에는 탄소의 화합물이 들어 있는데, 균류가 탄소화합물을 분해하여 살아 있는 생물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럼 문제 하나.  버섯은 미생물일까?  눈에 보이는 크기만으로 미생물과 거생물을 구분할 수 없는 것중 하나가 버섯이다.  균류는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독립생물이 아니다. 버섯 또한 균류이다.  그리고 모든 균류는 미생물에 속한다. 그러므로 버섯은 명백하게 미생물이다.

 

 

 재미있는 질문 하나. 수박, 딸기, 참외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다년생 식물의 열매를 과일이라고 하고 일년생 식물의 열매를 채소라고 한단다.  포도나무, 배나무, 사과나무, 감나무는 모두 다년생 식물이다. 여러 해 동안 살기 때문에 열매를 따도 다음 해에 다시 열매가 열리게 된다. 이런 다년생 식물의 열매를 과일이라고 한다.  그러니 봄에 심어서 가을이 되면 죽어버리는 식물에서 따낸 것, 수박, 딸기, 참외, 토마토는 일년생 식물의 열매이므로 과일이 아닌 채소이다.  식물에 대해 알아봤으니 천연비료인 인분을 알아보자.  비료의 삼요소는 질소, 인, 칼륨인데, 인분엔 비료가 가지고 있는 영양분이 모두 들어 있을 뿐 아니라 비료에 없는 영양소까지 있다. 그리고 인분속에 들어있는 물질은 모두 땅에 흡수되어서 땅을 산성화시키지 않는단다.  천연비료가 좋다는건 알지만, 이렇게 과학적으로 알게되면 조금은 어깨가 으쓱해지는건 어쩔 수가 없다.

 

 어깨 으쓱해지는 또 다른 과학 상식 하나 알아보자. 철새는 철마다 자기에게 더 잘 맞는 환경을 찾기 위해서 이동을 한다.  일반적으로 철새는 번식기와 비번식기에 두 지역을 왕래하게 되는데, 주로 가을에 북쭉에서 번식하고 추운 겨울이 오면 남쪽으로 이동해 겨울을 보내고 다시 봄에 붂족으로 이동을 한다.  그런데, 이 철새들의 움직임이 자석과 관계가 있단다. 철새들의 뇌 속에서 액체 자석물질이 들어 있어 이것이 나침반의 역할을 하게 된단다. 액체 자석의 N극이 지구의 북쪽을 가리키고 S극이 남쪽을 가리키므로 철색들은 남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거란다. 물론, 모든 철새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액체자석이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과학공화국 법정시리즈는 물리의 기초를 시작으로 물리법정, 화학법정, 생물법정, 지구법정과 수학법정까지  5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재가 겹치는 면도 있지만, 한권에 다루는 분량이 상당하다.  정완상교수님 혼자서 이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신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작가의 말처럼 처음에는 대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쓰려고 했다가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도 흥미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아이들 용으로 쓰셨단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어른들에게도 쉽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가장 큰 장점은 재미있다.  유치한 등장인물들의 이름에 피식 웃다가도, 읽다보면 만나게 되는 과학상식들이 굉장히 재미있다.  어렸을때 만났던 과학시간도 생각나고, 생물, 화학, 물리처럼 성인이 된 후로는 만나기 힘든 이야기들이 지적유희를 만끽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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