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소년 이숲 청소년 1
김미리 지음, 유헤인 그림, 조성희 원작 / 이숲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기...다...려.  내가..널...만나러...올게..."

 

 큰 아이가 요즘 송중기라는 배우에게 빠져있다.  이 배우가 <늑대소년>이라는 영화에 출연한다고 난리가 아니었다.  영화보다는 책을 좋아 하는 나에겐 그리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영화를 같이 보러 가자고 하는 것도, 영화 포스터를 얻기 위해서 열심히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도 지저분하게 나온 영화포스터를 왜 저리 가지려고 하나 싶었다. 하지만, 그건 아이와 나의 취향의 문제일 뿐이다. 내가 영화보다 책을 더 선호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나는 영화대신 책을 손에 들었다.  물론, 책이 오자마자, 아이는 송중기의 포스터가 인쇄되어 있는 띠지에 열광을 했지만 말이다.  게다가, 책을 읽으라고 성화를 해도 읽을까 말까 하는 아이가 나보다 먼저 책을 읽어 버렸다.  청소년 소설이기에 그리 긴 내용은 아니지만 말이다.

 

 

 

 요양 차 가족들과 한적한 마을로 이사 간 순이는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의문의 소년을 발견한다. 야생의 눈빛으로 사람 같지 않은 행동을 보이는 소년에게 왠지 마음이 쓰이는 순이는 먹을 것을 보고 기다리는 법, 옷 입는 법, 글을 읽고 쓰는 법 등 소년에게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들을 하나씩 가르쳐주고, 소년에게 순이의 가족들은 철수라는 이름을 지어주면서 함께 살기 시작한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을 향해 손을 내밀어준 순이에게 애틋한 감정이 싹트는 철수는 순이가 하는 모든 것이 좋았다.  순이가 쳐주는 기타와 불러주는 노랫소리가 좋았고, 순이가 잘했다고 쓰다듬어주는 것이 좋았다.  순이와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순이를 괴롭히는 지태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1963년, 박종두 박사가 죽으면서 그의 실험은 묻혀지는 듯 했다.  철수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정부에서 암암리에 비밀로 했던 실험의 결과물.  체온 46도, 혈액형 판독불가, 세상에 없어야 할 위험한 존재로 낙인 찍혀진 실험체.  일명, 늑대 소년.  그 소년이 철수였다. 철수에 눈에 들어온 지태는 순이를 괴롭게 하는 인물이었다.  죽을때까지 순이를 보호해주고 싶은 철수에게 지태는 없어져야 하는 인물이었고, 순이가 위험에 처한 순간 철수의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철수를 제거하기 위해서 군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태는 그렇게 철수를 없애면 순이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고, 하나 하나 철수를 없애기 위한 올가미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빠져나올 수 없는 올가미에 걸려 총에 맞은 철수를 순이는 떠나보낸다.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는 것처럼 보였다. 세월이 흘러 순이는 백발의 노인이 되어 있고, 미국에 있는 그녀에게 한국에 있는 그녀 소유의 낡은 건물을 매각하라는 연락이 오면서 그녀는 한국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기억속에 철수가 살아나기 시작한다. 어쩜 순이는 피터팬을 그리워하는 웬디처럼, 마음속 깊숙이 철수를 늘 그리워하면서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철수를 생각할 떄마나 날카로운 통증이 되어 가슴을 찌르곤 하니 말이다. 그리고 이제 피터팬으로 살고 있던 철수가 46년 전 그 모습 그대로 그녀앞에 나타난다. 순이가 철수에게 줬던 단 한장의 쪽지를 가지고 말이다. 

 

 46년의 기다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기다린 소년은 여전히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큰 아이는 책을 읽으면서 훌쩍거리는데, 난 이 아이는 이제 어찌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드니 감성이 메말랐나 보다.  순이가 죽으면 계속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철수는 이제 누구를 기다리는 희망을 품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드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이고, 소중한 사람을 기다리는 그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46년도 한 순간이었을지 모르겠다.  누군가를 기다려 본지가, 가슴 아파하면서 사랑에 눈물흘렸던 적이 언제였던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 사막같은 마음에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면서 눈물 줄기 몇 방울 뿌려보게된다.  여전히, 속마음은 메말랐지만 말이다.

 

"그러게, 개한테, 기다리라고 하니까 죽자고 기다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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