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들의 전쟁 1 얼음과 불의 노래 2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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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왕좌의 게임>1부를 읽은지가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미드도 시즌 3가 완결을 했으니 오랬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사실, 읽고 싶은 맘이야 굴뚝 같았지만 읽고싶은 책이 아니라 읽어야만하는 책들이 꽤나 쌓여있었다.  물론, 지금도 쌓여있지만,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서 드디어 <왕들의 전쟁>에 손이 갔다.  역시나 오랜만에 읽으니 머릿속에 관계도 형성하는데만 몇일이 걸렸다.  인물들이 <왕좌의 게임>보다 더 나온다.  여기서 치고 나오고 저기서 치고 나오고 읽으면서 정리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에다드경에 죽음은 1부에 최고의 반전이었고, 이제 로버트왕과 에다드의 아이들에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용의 어머니가 된 대너리스와 세마리의 용, 드로곤, 라에갈, 비세리온에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로버트는 늠름했던 대니의 큰오빠 라예가르를 죽였고, 대니와 뱃속의 아이를 죽이기 위해 암살자를 도트락 해로 보내왔었다.  전장에 나가면 황소처럼 거칠고 대담무쌍해지는,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전쟁을 사랑한다는 반역자 로버트, 그의 곁에는 얼음보다 차가운 심장과 섬뜩한 눈매를 가진 에다드 스타크와 재력과 권력을 쥐고 있는 잔인한 성품의 라니스터 부자가 있었다.' (p.587)

 

  관점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느끼겠지만, 대너리스에게 로버트 바라테온은 반역자일 뿐이었다.  세븐킹덤을 지배하던 로버트와 그의 핸드인, 에다드가 죽으면서 세븐킹덤은 구심점을 잃게 된다.  조프리가 로버트와 같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섭정대리인 세르세이에 의해서 왕국이 좌지우지되어지는것처럼 보이고 조프리가 로버트에 아들이 아닌 세르세이와 세르 자이메 사이에서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아이라는 풍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세븐킹덤엔 스스로 왕으로 자처하는 인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2,000개의 칼로 만들어졌다는 세븐킹덤의 상징과 같은 의자를 지니고 있는 조프리 바라테온, 로버트의 동생으로 빛의 신을 섬기는 협해의 왕, 스타니스 바라테온, 로버트의 또다른 동생으로 스톰엔드의 영주이면서 스스로 렌리 1세로 자칭하는 하이가든의 왕, 렌리 바라테온과 에다드의 아들로 북부의 왕이 된 롭 스타크. 여기에 도트락족의 칼리시로 아에리스 2세의 자녀들 중 유일한 생존자인 바다 저편의 여왕 대너리스 타르가르옌까지 왕과 여왕에 싸움이 이렇게 시작이 된다.

 

  <왕들의 전쟁>이다.  <왕좌의 게임>시리즈가 출간되었을때는 '얼음과 불의 노래 2부'였다고 하는데, 대너리스가 이야기하고 있는 '얼음과 불의 노래'보다는 곳곳에서 일어나 왕이 되고, 세븐킹덤을 차지하기 위해서 싸우는 자칭 왕들의 전쟁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물론, 왕들에 이야기만은 아니다. 철왕좌의 왕으로 있는 가정교육 꽝인 조프리를 둘러싼 인물들. 롭과의 전쟁에서 패한 후 롭에 포로가 된 세르 자이메.  왕의 핸드가 된 조프리의 외할아버지 티윈 라니스터가 핸드 대리로 임명한 임프라고 불리는 난쟁이, 티리온과 에다드가 죽은 후 포로처럼 잡혀있는 산사.  미드로 <왕좌의 게임>을 봤기때문에 산사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있지만, 아직 산사는 조프리에 약혼녀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금발의 조프리에게 반해서 모든것을 버릴정도로 사랑에 빠져있던 열세살 소녀가 아버지의 죽음이후 변하기 시작하면서 살기위한 처세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라져버린 아리아.  섬머슴아같은 아리아가 니메리아를 풀어주고 홀로 북부로 움직이기 시작하지만, 열살 소녀가 움직이는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프롤로그 Prologue / 아리아 Arya / 산사 Sansa / 티리온 Tyrion / 브랜 Brandon / 아리아 Arya / 존 Jon / 캐틀린 Catelyn / 티리온 Tyrion / 아리아 Arya / 다보스 Davos / 테온 Theon / 대너리스 Daenerys / 존 Jon / 아리아 Arya / 티리온 Tyrion / 브랜 Brandon / 티리온 Tyrion / 산사 Sansa / 아리아 Arya / 티리온 Tyrion / 브랜 Brandon / 캐틀린 Catelyn / 존 Jon / 테온 Theon / 티리온 Tyrion / 아리아 Arya / 대너리스 Daenerys / 브랜 Brandon / 티리온 Tyrion / 아리아 Arya / 캐틀린 Catelyn

 

  에다드의 가장 어린 아들 릭콘을 제외하고는 산사, 아리아, 브랜든, 존의 이야기가 하나의 분량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중간 중간 캐틀린과 대너리스, 티리온, 에다드의 대자였던 그레이조이 가문의 테온이야기가 <왕들의 전쟁>1권에 뼈대를 채워주고 있다.  워낙에 <왕좌의 게임>에서 대너리스의 임펙트가 강해서 인지, 책을 읽으면서도 다른 인물들보다 대너리스가 나오는 장면에 더 집중하게 되지만 그녀와 함께 굉장히 매력적으로 그려진 인물은 티리온이다.  왜 난장이는 광대노릇만하는 어리석은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상처가 많은 인물이면서 잘난 아버지에 완벽해 보이는 형제들로 인해서 자존감은 높지 않지만, 티리온은 라니스터 가문의 인물들 중 그나마 사람처럼 사고를 하고 있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 또한 상대적이지만 말이다.

 

  <반지의 제왕>이 영국적 유머와 고색창연함을 보여준다면 <왕좌의 게임>시리즈는 엄청난 액션과 속도감으로 스케일큰 영화를 보는것처럼 느껴진다. 옛날 이야기구나 하고 있을때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드레곤이 나오고 마법이야 뭐하고 코웃으믈 흘리려고 하면 붉은 머리에 여인이 '빛의 신'이라는 이름으로 그림자를 앞세워 소드를 날린다.  그뿐인가?  아리아가 구해준 자칼은 아리아에 입에서 흘러나온 인물들을 죽여주기도 하고, 각 왕마다 그들이 믿는 신들도 다 제각각이다.  세계사의 축사판처럼 슬쩍슬쩍 보여지다가도 마법과 판타지에 세상으로 빠지게 하는 능력이 상당하다.  그뿐인가?  뻔히알고 있으면서도 아닌척 하는 것은 어쩜 이렇게도 콕콕 집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 힘있는 사람들이 진짜 권력을 가진 겁니까? 그럼 그들의 소드는 어디서 온 거죠? 왜 그들은 복종하죠? 어떤 이들은 지식이 권력이라고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세상의 모든 힘이 신에게서 나온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법에서 나온다고도 하죠. 그러나 바엘로의 셉트에서 에다드 경이 처형되던 날, 하이셉톤과 섭정 왕대비, 그리고 그들의 신하들은 군중에 섞여 있던 구두 수선공이나 푸주간 주인만큼이나 무력했습니다. 에다드 경을 죽인 사람이 진정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명령을 내린 조프리 왕? 소드를 휘두른 세르 일린 파이네? 아니면 또 다른 누구?" (p.186)

 

  조지 R.R.마틴이 이야기하는 것은 티리온에게 바리스가 이야기하고 있는 "권력은 사람들이 그것이 있다고 믿는 곳에 있습니다. 그것이 정답이죠."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아리아가 끊임없이 되네이고 있는 말 '공포가 소드보다 무섭다.'  상한 빵이나 발가락의 무좀처럼 아리아를 괴롭히고 있는 그런 공포와 짜릿한 판타지를 만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분명 <왕좌의 게임>을 읽는 것이다.  그래서 난 <왕들의 전쟁>2권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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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조광조는 훈구 세력을 몰아내려 했을까? - 조광조 vs 남곤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30
이근호 지음, 박준우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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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산군에서 중종까지 내리 읽고 있다.  이렇게 읽는게 좋다.  하나로 이어져서 그 시대가 왜 그랬을까에 대한 의문도 풀리고 어느 드라마보다도 재미있게 읽혀지기 때문이다.  자음과 모음에서 나온 <역사공화국>의 장점은 이렇게 이어지면서도 글쓴이가 다르다는 것에 있다.  아무리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여도 글쓴이가 다르기에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다.  같은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니 관점이 다른게 뭐가 그리 중요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역사공화국 한국사 법정>의 28화는 《왜 연산군은 폭푼이 되었을까?》(이한우 글)이 였고, 29화는 《왜 조선왕조실록은 왕이 볼 수 없었을까?》(김경수 글)이 였다.  두 사건속에 공통적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내용이 있을까?  물론 있다. 실록의 사초를 쓴 김일손의 '조의제문'은 28화와 29화에서 공통으로 다루어진다.  다른 작가가 썼기 때문에 다른 입장으로 쓰여지지만, 28화에서 본 내용이 28화를 통해서 또 다시 떠올려지고, 읽었던 내용들도 생각나게 하는 강점이 <역사공화국>속에 있다.

 

 

  《왜 조광조는 훈구 세력을 몰아내려 했을까?》는 어떤 내용일까?  이전에 읽은 내용과는 다른 이야기가 나올것 처럼 보이지만 중종시대의 인물 이야기가 나오려면 당연히 '중종반정'이 나와야한다.  그리고 '중종반정'은 연산군 없이는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물리고 물리면서 돌아간다.  어느 사건 하나만 뚝 떨어져서 만들어 낼 수가 없으니 <역사공화국>만큼 장대한 이야기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한국사법정의 사건들을 만나다 보면《조선왕조실록》을 중고등학생들에게 쉽게 읽히는 방법 중 하나가 <역사공화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중고등학생만을 위한것은 아니다.  나 역시 <역사공호국 한국사법정>을 좋아하니 부모도 읽고 아이들도 읽고 함께 역사드라마를 볼라치면 그 재미가 쏠쏠하다.  이 <역사공화국>이 60권으로 완간을 했다.  아직 읽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서 그부분들을 읽고 있는데, <한국사법정>을 다 읽으면 <세계사법정>으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

 

  30화의 내용으로 돌아가자.  '중종반정'은 연산군을 몰아낸 신하들의 승이였다.  그만큼 초기에 중종은 자신을 왕으로 세운 신하들에게 약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복형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 숨죽여 살다 어느날 왕이 되었고, 왕이 되었기 떄문에 부인과 생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왕이였으니 무슨 힘이 있었겠는가?  그 왕이 조금씩 자신의 힘으 키우기 위해서 사림의 세력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림세력의 우두머리였던 조광조는 훈구 세력을 몰아내려고 했었다.  역사의 돋보기를 중종시대의 한 부분에만 맞춰서 본다면 조광조의 '패'였지만, 조광조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알아보고자 하는 것은 '왜 조광조는 훈구 세력을 몰아내려 했을까?'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한다.  사림세력과 훈구세력의 뿌리는 고려 말 권문세족에 대항했던 신진 사대부라고 할 수 있다. 성리학을 배움의 기본으로 삼고, 당시 권문세족들의 폐단을 시정하려고 하였던 사람들이었는데, 조선이 건국되면서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데 힘을 기울여 조선을 세우는데 공을 세워던 세력을 훈구세력이라 하고 조선이 건국되면서 새로운 조선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고 지방으로 내려간 세력들이 훗날 사림 세력의 기원이 되었는데, 그들 중 사림의 정통은 김종직 선생이라 이야기르 하고 있다.  

 

 

  김종직 선생의 제자가 한둘은 아니지만 그 중 한명이 김굉필 선생이고 그가 조광조의 스승이다. '조의제문'이 김종직이 쓴 글이니 사림과 훈구의 싸움은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었다. 권력의 힘은 강하다.  훈구 세력에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인사 청탁을 하는 '분경'이 발생하는 등 문제점들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훈구 세력은 지금의 거대 재벌과 같았는데, 전국에 많은 농장을 소유하고 , 자신과 친한 사람을 지방관으로 보냈다.  또한 집안의 노비들을 통해 공물의 방납등으로 큰 이익을 얻었고, 이런 과정에서 백성들은 높은 고리와 지대등을 내야만 했다.  그들의 권력은 그들의 부를 축적시켰고, 그것을 내려 놓기엔 너무나 달았을 것이다.  임금이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는 만무하기에 세조 5년에 김종직이 관직생활을 하면서 사림이 균형을 유지하기를 원했지만, 거대 권력을 가진 훈구세력을 막기엔 힘이 들었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사림 세력을 주목하기 시작한것은 성종때로 성종은 훈구 세력의 비리를 처단하기 위해서 홍문관이라는 기관을 설치하여 관원들의 비리를 탄핵하는 역할을 만들었다.   

 

  중종 때는 어떠했을까?  조광조 등의 제안으로 경학에 밝고 덕행이 높은 사람을 천거하여 시험을 봐서 사람을 뽑았던 과거 제도를 현량과라고 말하는데, 이는 뽑힌 인재들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인재 인지를 검증할 수 없었던 과거제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방법중 하나였다.  지방에서 학문적으로 뛰어나지만 등용되지 않은 인재를 불러들이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사림의 중심인물인 조광조가 제안한 것이었다.  훈구세력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리가 만부했다.  조광조는 이 뿐 아니라 향약을 보급했는데, 사림은 향약을 실시하고 도덕과 예학의 기본 서적인 소학을 보급하여 향촌 사회에서 지배력을 강화해 나갔었다.  조강조가 주장한 개혁정책엔 이뿐 아니라 국왕의 학문과 정치적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경연을강조했고, 도교식 제사를 광장하던 관청인 소격서 혁파를 주장했다.

 

 

  점점 조광조의 힘이 커지면서 중종은 겁이 났었을지도 모른다.  훈구세력 입장에서는 조광조에게 힘을 실어주는 중종이 겁이 났었을지도 모른다.  '잘못된 공훈'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위훈 삭제'를 주장하는 조광조에게 훈구세력이 할 수 있는 것은 말도 안되는 '주초위왕(走肖爲王)'이였고, 중종은 모르는 척 받아들인다.  역사 속 한 토막은 완벽한 '조광조의 패(敗)'였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라면 역사가 아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끝없이 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돌아가고 있고, 그 속에 작은 부분이 나중엔 커질수도 더 작아질수도 있다.  향약은 널리 퍼졌고, 사림의 세력은 퇴계 이황선생같은 분들에 의해서 명맥을 유지하면서 조선 후반의 역사속에서는 정치, 문화, 사상을 주도하게 된다.  하나의 단편적인 사건들로 역사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과거를 들여다 보는 것은 재미있다.  역사엔 만약이 없다지만, '만약'을 넣어서 생각해 보는 것, 그 역시 역사를 들여다 보는 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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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번지 파란 무덤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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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뭔지는 내 이름으로 알 수 있지. 공윤후. 어디에도 없는 것인 '공', 있지만 없는 날인 '윤', 얼마나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시간인 '후'. 나랑 같이 갈래?... 내가 다른 마술도 보여줄게. 김씨에게 위로가 될 행운의 마술이지."  (p.25)

 

  갸름하게 잘 빠진 턱, 왼쪽 눈썹 끝에 은빛 이슬처럼 금속 피어싱을 하고 왼쪽 귓볼과 연골에 알알히 푸른 옥돌을 박고 한여름에도 재킷을 단정하게 입고 있는 남자가 있다.  이 재킷이 또 묘하다.  파란 잉크색이라 생각했던 재킷은 청색으로 바뀌었다 시퍼런 바다색에서 창백한 청회색으로 변하는 신비한 옷이니 말이다. 게다가 성은 상관없이 사람들을 무례하게도 '김씨'라고 일관되게 부른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름은 '공윤후'란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뭐 이런 인간이 다있어?'하고 돌아서야 할텐데, 그 순간 그의 귀 한쪽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니 보통의 사람은 그를 본 순간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그가 누구이던지 상관없이 말이다.  사람중에서 여자라면 넋을 놓고 그를 바라볼테니 무례를 이야기하기도 못할 것이다. 죽기위해서 세상에 없다는 '파란 장미 꽃다발'을 안고 있는 여자 앞에 나타나 위로가 될 마술을 보여주겠다고 하는 이 남자.  뭐하는 거야 하려하는데 그는 진짜 마술사였다. 공윤후의 손길이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던 그녀의 얼굴에 닿자 그 무겁던 혹들이 사라져 버렸으니 말이다.

 

 

  이 남자는 도대체 누굴까?  '룸룸'이라는 사람이 주인장으로 되어있는 <공의 모든 것>이라는 블로그엔 '공윤후'의 모든것이 들어있단다.  사람들이하는 이야기다. 공윤후가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지만, 그의 할아버지가 1930년대를 살았던 공청옥이란다.  그는 진짜 마술사라서 트릭을 찾을 수가 없었단다.  얼마나 대단한 마술사였는지 동료인 이순옥의 목을 베었다가 다시 붙이기도 했는데,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던 공청옥은 일본군 장교 스키야마 고로의 목은 베었단다. 그래서 감옥에 갇혔는데 감옥을 제집 드나들 듯 하다가 죽었단다.  정말 죽었는지는 모르겠다.  공청옥이 죽은 후 공청옥과 똑같이 생긴 공해경이 나타났고, 지금은 공청옥과 똑같이 생긴 손자 공윤후가 있다니 말이다. 그런데 이들의 능력이 똑같단다. 트릭을 찾을 수 없는 마술. 그중의 최고는 단연 사랑을 이어주는 것이라고 하니 짝사랑으로 가슴아픈 남자들이 '룸룸의 블로그'를 찾고 '공윤후'를 찾기 위해서 애쓰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헤어샵을 하는 김병구가 '공윤후'를 찾은 이유 역시 사랑이었다. '곽민혜 입시 미술학원'의 원장, 곽민혜. 사고로 다리를 저는 그녀가 병구에 눈에 들어왔다. 사고 이후 계속 자라는 병에 걸렸다는 그녀는 이미 180을 넘어섰는데 모든것이 사랑스러워 보인다. 키작은 병구에게 왜 민혜가 들어왔는지는 알수 없지만, 사람 마음이 생각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어쩌겠는가?  그래서 '공'을 찾지만, 공의 특별한 능력을 얻기 위해서는 그의 조건을 받아 들여야만 한다. 하나를 얻게 되면 하나를 잃는다는 조건이 있다. 그래도 행복과 사랑을 선택할지는 인간에게 달려 있단다. '공'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겁이 나기 시작하지만 사랑을 멈출 수가 없다.  "이 상자에 숨어버리면 세상에 오직 한 사람만이 여기 숨어 있는 당신을 찾아낼 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다면 이리 나오세요. 만약 그 사람이 당신을 찾아내지 못하면 당신은 잠자는 숲 속의 공주보다 더 긴 잠을 자야 할 수도 있습니다." (p.143).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파란 무늬의 손 / 금이 변해 / 아침의 코와 세 개의 눈으로 / 그와 그녀와 그것들의 이름 후엔 어김없이 '활과 공윤후'로 이어진다.  도개산 404번지. 오랫동안 출입금지 팻말이 걸린 산길. 전설에 의하면 도개산은 도깨비들의 산이란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단풍 나무가 사람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하지만 그곳에 들어간 사람은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단다.  하나로 이어질 것 같지 않은 이야기들이 하나씩 들려오고 있는데, 이것이 참 묘하다.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던 여인을 돕고, 헤어샵을 하는 병구에 사랑을 이어주고 나니, 프란츠와 동하 이야기가 나오고, 죽은 언니가 따라다니는 아완의 이야기가 나온다. 분명 다른 이야기였다. 다만 그 속에 공윤후가 있었고, 프란츠가 있을 뿐이었다. 그저 어디에나 있을법한 전설따라 삼천리 쯤으로 생각을 하고 있을때 '룸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따로 떨어져 있던 이야기들을 하나로 모으기 시작한다.

 

"너 좋을 대로 해. 인간은 선택을 할 수 있어서 인간인 거야. 혼자가 무서우면 둘을. 둘이 무서우면 혼자를 택하는 거야. 하나는 불행, 둘은 다행이라지만, 어느 쪽이든 거기엔 반드시 대가가 따르지." (p.158)

 

  활과 공윤후. 공윤후의 모든것은 <공의 모든것>이 아니라 활과의 대화를 통해서 들려주고 있다. 어렸을때 만났던 도깨비들은 뿔도 달렸고 옛날 이야기를 읽다보면 오래된 물건이 변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 세상엔 오래된 물건뿐 아니라 나무도 도깨비가 된단다.  움직이는 회화나무라니.. 아니, 자명괴가 회화나무에 꽃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100년을 살아온 도깨비.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지만 '공'은 항상 있어왔다. 공랑으로 공청옥과 공해찬으로 그리고 공윤후로. 아니, 그저 '공'으로 있어왔다.  암울했던 시대를 함께 했고, 급속도로 변화는 시대를 함께 했다. 도포자락이 자켓으로 변화는 것만 바뀌었나 생각하면, 시대와 함께 '공'도 변화를 하고 있는게 보인다. 그리고 '활'도 변화를 한다.  404번지 파란 무덤자리. '공' 역시 사랑을 꿈꾸고 누군가의 소유이기를 바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매력적인 도깨비. 도깨비를 기다리고 찾는 사람들.  조선희 작가의 글답게 재밌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모든 도깨비들을 다 만난것 같은 '공'의 모든 이야기. 지금 내가 가장 궁금한 건, '공'은 무엇이었을까 하는것이다.  '활'만큼 나도'공'이 궁금하다. 

 

"세 조각이 모여서 하나의 물건을 이룬 것이 너라던데, 각 조각이 모두 온전한 물건이면서 세 조각이 모두 모여야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물건에는 도대체 뭐가 있지?"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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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 외롭고 슬프고 고단한 그대에게
류근 지음 / 곰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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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런 개 같은 시인이 아직도 이 척박한 땅에 살아 남아 있었다니.  나 언제든 그를 만나 무박 삼일 술을 마시며 먹을 치고 시를 읊고, 세상을 향해 우람한 뻑큐를 날리고 싶네. - 이외수

 

  시인이란다.  그래서 좀 고상하게 읽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커피도 한잔 내리고 편한 의자에 앉아 홀짝거리며 커피 마시면서 읽을려고 했었다. 사랑 이야기 아닌가?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어떤 사랑일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이외수 선생님의 추천평이 너무 강하다. '우람한 뻑큐를 날리고 싶네'라니. 시인에게 할 수 있는 말일까?  책장을 넘기자 마자 나오는 글 '이 책에 표기된 비속어, 문법 파괴 등의 표현은 원문을 쓸 당시의 격렬한 파토스와 문맥을 살리기 위해 저자와의 협의 아래...' 라고 되어 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읽으면 바로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류근 시인의 글은 이외수 선생님을 넘어선다.  이 분 누구실까?  깔깔 거리면서 웃다가 사뭇 당황스럽게 만들어 버리는 재주를 가지고 계신 분이다.  고상하게 읽으려고 했는데, 도통 그럴 여유를 주지 않는다.  게다가 이분이 살고 있는 시공간이 너무 낯설게 다가온다.  지금 시대에 이야기인지 훨씬 과거의 이야기인지 말이다.  그러면서 그가 만나고 있는 사람들은 익숙하다. 

 

 

 

 작가에 대해 찾아보니 시인 류근은 시인들 사이에서 소문 혹은 풍문으로 존재하는 사람이란다. 그가 천재라는 소문도 있었고 술주정뱅이라는 소문도 있었고, 심지어는 미치광이라는 소문도 있었단다. 홍길동도 아니면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하단다.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시를 한 편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가 18년 만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전작시집을 냈을 때, 그 시집이 갖는 순정성 때문에 사람들은 다들 대경실색했고 그에 대한 풍문은 최고조에 이르렀단다. 그가 몇십억대 자산가라는 소문도 있었고, 돈 한 푼 없는 거렁뱅이라는 소문도 있었단다.  그뿐이 아니다.  소설가이자 신화학자인 고 이윤기 선생님은 그를 가리켜 3대 산문가라고 칭송했다는 미확인 소문도 있었고 요절한 가수 김광석이 흠모했던 작사가라는 소문도 있었고, 애인이 백 명이라는 소문도 있었단다.  소문이 그랬단다.  모든 풍문은 풍문일 뿐일텐데, 책을 읽다보니 자산가라는 소문만 빼고는 거의 사실인 것 같다.

 

  시인의 시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 올까?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를 읽으면서 시인의 글과 시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고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작사를 류근 시인이 썼단다.  글을 읽다보니 뜨악하고 있을 때 글을 써달라고 해서 써줬다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한다.  시에서는 욕이 없다.  '조또', '시바'같은 비속어가 책 곳곳에 나와 있어서 시에도 그런 비속어가 있나 싶었는데, 아니다. 담백하다. 충주 시내에 있는 유명한 술집 골목에 있는 조형물에 실려있다는 시인의 시도 담백하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그대보내고 멀리 / 가을새와 작별하듯 / 그대 떠나 보내고 / 돌아와 술잔 앞에 앉으면 / 눈물 나누나
그대보내고 아주 / 지는별빛 바라볼때 / 눈에 흘러내리는 / 못다한 날들 그 아픈사랑 / 지울수있을까?

어느하루 비라도 추억처럼 / 흩날리는 거리에서, / 쓸쓸한 사람되어 / 고개~숙이면 그대~목소리 /
너무 아픈 사랑은 / 사랑이 아니었음을

어느하루 바람이 / 젖은 어깨 스치며 지나가고 / 내 지친 시간들이 / 창에 어리면 그대 미워져 /

너무 아픈 사랑은 /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제 우리 다시는 사랑으로 / 세상에 오지말기 / 그립던 말들도 묻어버리기. / 못다한사랑! /
너무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 너무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독작>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는 사람은 / 진실로 사랑한 사람이 아니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사람은 / 질실로 작별과 작별한 사람이 아니다

 

진실로 사랑한 사람과 작별할 때에는 / 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 이승과 내생을 다 깨워서

불러도 돌아보지 않을 사랑을 살아가라고 / 눈 감고 독하게 버림 받는 것이다 / 단숨에 결별을 이룩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아 / 다시는 내 목숨 안에 돌아오지 말아라 / 혼자 피는 꽃이

온 나무를 다 불지르고 운다

 

  그는 술꾼이다.  술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술꾼이다.  아파서 마시고 외로워서 마시고 좋아서 마시고 슬퍼서 술을 마시는 술꾼이다.  그런데 언제 이런 글을 썼을까 싶으면 안 마실 때 썼단다.  부추밭에서 일하면서 네팔청년에게 욕을 얻어먹으며 글을 쓰고, 시래깃국을 먹고 먹고 또 먹었을 때도 쓰고, 동화작가를 꿈꾸는 주인집 아저씨와의 대화후에도 글을 썼다.  그래서 소문엔 그가 쓴 시가 수천편이 넘는다고 한단다.  글도 이럴진데, 분명 시도 수천편은 될 것 같다.  누군가의 글에서 그의 시집은 10년 넘게 쓴 글이라 하루동안 다 읽으면 안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10년 넘는 긴 시간 동안 농축된 글은 꼭꼭 씹고 애지중지하면서 읽어야 한단다.  2011년 10월 부터 2013년 7월까지 쓰여진 글이라는데, 이글 역시 꽤 오랜 시간동안 농축되어있는 글로 느껴진다. 공황장애로 진단받고 그렇게 믿고 살았는데 단순한 폐쇄공표였다는 이야기. 말도 안되는 술에 대한  이야기. '나는 몸에게 딴 생각을 품게 하면 안 된다. 무조건 술로 조져서 모든 병을 술병으로 단일화시켜야 한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따위에 몸을 내어줘선 절대 안된다.'(p.111).

 

  가끔은 이 글이 허구인지 사실인지 구분이 안된다. 에세이로 분류되어 있는데 말이다.  하루종일 배가 고프고 아파서 '아스피린, 아달린, 아스피린, 아달린, 맑스, 말사스, 마도로스, 아스피린, 아달린...을 한 솥에 넣고 유전자 변형 콩나물 한 봉지와 내 친구 소금 장수 박후기 시인이 보내준 소금 한 가마니를 풀어 푹푹 끓여서 먹었다." (p.131) '내가 글을 제대로 읽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실은 시인이 이야기하고 만나고 있는 옛애인도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독특하다.  그런데 걱정이 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내 남편이 아니라서 정말 감사하다.  내게 천재는 너무 과분하다.  천재와 함께 살다가는 제명에 살지 못할 것 같다.  그냥 시인은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애인들과 살아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시가 나오고 글이 나올것이다.  그래도 몸 생각해서 술좀 줄이면 좋으련만......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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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검의 폭풍 1 얼음과 불의 노래 3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얼음과 불의 노래 제3부'는 'A Storm of Swords' 1.2권으로 나뉘어져 있다.  어떤의미로 '성검의 폭풍'이라고 이름을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싸움을 하고, 그 싸움엔 지략과 함께 검만 믿는 이들도 있으니 '검의 싸움'임에는 틀림이 없다.  어떤것이 '성검'인지는 알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왕좌의 게임1권'을 읽을 땐, 그냥 왕좌의 게임 1부~4부로 나뉘어 졌는지 알았었는데, 원제목은 《얼음과 불의 노래》였는데, 발표된 기간들이 길어지기도 했고, 분량이 어마어마해서 '얼음과 불의 노래'아래 다른 제목들이 실리기 시작한 것 같다. 《왕좌의 게임》, 《왕들의 전쟁》, 《성검의 폭풍》과 《까마귀의 향연》까지 말이다. 이것도 끝은 아니다.  9월에 은행나무에서《드래곤과의 춤》1,2,3권이 출간된다고 하고 있으니 '얼음과 불의 노래'시리즈가 몇부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분량임에는 틀림이 없다. 지금읽고 있는《성검의 폭풍》1권만 해도 계보까지 992페이지다.

 

 

  책을 잡으면 다른것을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앞의 책들이 그랬기에 이번엔 절대 그럴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도 책을 또 잡고 말았다.  다행이라면 이번엔 1권만 대여를했다.  기한내에 읽어야 할 책이 있어서 1권만 읽었는데,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참을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가 없다.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시간은 왜 이리 없는지, 잠자는 시간이 아까운 것은 이렇게 재미있는 책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시간아~ 가지마라~'를 외치고 싶은 지경이다. 《왕들의 전쟁》을 읽으면서 다음 내용은 궁금하고 도서관에 책은 들어오지 않고, 결국 즐겨보지 않는 미드까지 찾아봤다.  원작과 비슷하면서 장대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미드에 폭 빠져서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더 견딜수가 없는 악순악이 시작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미드는 시즌 3까지 방영되었는데, 아마도 《성검의 폭풍》1,2권까지 다룬 것 같다.  물론 2권을 아직 읽지 않았기에 어디까지 다뤘는지는 모르겠다.  아찔한 반전을 미드에서 먼저 봐서 그 부분이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지 중간 부분인지도 모르겠다.

 

프롤로그 / 자이메 / 캐틀린 / 아리아 / 티리온 / 다보스 / 산사 / 존 / 대너리스 / 브랜 / 다보스 / 자이메 / 티리온 / 아리아 / 캐틀린 / 존 / 산사 / 아리아 / 샘웰 / 티리온 / 캐틀린 / 자이메 / 아리아 / 대너리스 / 브랜 / 다보스 / 존 / 대너리스 / 산사 / 아리아 / 존 / 자이메 / 티리온 / 샘웰 / 아리아 / 캐틀린 / 다보스 / 티리온 / 아리아 / 브랜 / 존

 

  책을 읽다보면 등장 인물들 한명 한명의 이야기가 살아 있으면서 하나로 모이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된다.  한명 한명의 이야기 만으로도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데, 9명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나옴에도 불구하고 끊기는 부분이 없다.  처음《얼음과 불의 노래》시리즈를 읽기 시작했을때는 스타크 가문만 보였다. 스타크 가문의 에다드와 캐틀린, 그들의 아이들과 서자, 존.  그들만 보였고, 그 아이들의 다이어울프들만 정의의 대변인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로버트의 아들이라고 생각했었던 조프리와 세르세이 왕대비, 자이메와 그 주변 인물들이 끔찍할 정도로 밉게 다가왔었다. 하지만 시리즈마다 주인공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을 무참하게 죽이는 충격의 반전을 보여주더니《성검의 폭풍》을 읽을때는 스타크 가문이 아닌 자이메, 티리온 그리고 대너리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다른이들보다 이들의 이야기가 훨씬 흥미진지하게 여겨지는 건 나만 그럴까?

 

"혹시 저는 어디에 앉아 있었는지 보셨나요, 만스?" "사람들이 서자를 어디에 앉히는지 보셨냐구요?" (p.177)

 

"여기서 당신 자신의 입으로 먹으세요. 워그는 자신의 짐승이 먹는 것만으로는 살 수가 없으니까요." (p 215)

 

"제인 웨스털링입니다.  가웬 경의 장녀이고... 저의... 아내입니다." (p.333)

 

'네가 필요한 것은 부드러운 마음씨가 아니라 병사들이란다.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지, 롭? 어째서 이렇게 경솔하고, 어리석은 거냐?  어째서 이렇게... 이렇게 어린애 같니? ' (p.336)

 

"언설리드들은 혹독한 훈련을 통해서 힘 이상의 것을 가지지. 그리고 고대 왕국의 방식으로 싸운다구. 전적으로 복종하고, 전적으로 충성하며, 공포라고는 전혀 몰랐던 고대 기스의 부대가 고스란히 재창조되었다고나 할까." (p.533)

 

  이그리트를 따라서 와이즐링 무리에 들어간 까마귀 존, 자이메르와 산사,아이아를 교환하기 위해 브리엔느를 보낸 캐틀린, 손이 포박당한 채 끌려가다가 손까지 잘린 자이메르, 캐들린에게 가기위해 여전히 움직이고 있는 10살의 용사, 아리아, 워그의 능력을 발견하고 서머를 통해 움직이는 브랜, 남자없이는 못사는 세르세이,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 코까지 없어졌는데, 이젠 산사까지 데리고 있어야 하는 티리온과 용의 어머니로 8천의 언설리드들의 주인이 된 대너리스까지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 진행될까?  끝없이 펼쳐질 것 같은 그들의 이야기. 죽은 자들이 살아나고 사라졌던 용들이 태어나서 하늘을 날고 불을 뿜는 곳,  여왕과 왕들이 왕좌를 위해 싸우고 있고,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이 살기 위해 움직이는 곳. 쉽고 편하게 읽었던 판타지의 세계를 넘어서 판타지의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얼음과 불의 노래》속 이야기들 속에 있다. 

 

p.s.  작가의 엄청난 편애로 꼬마 도깨비라 불리고 얼굴은 싸움으로 반쪽이가 된데다 어디 하나 성한 구석도 없는 티리온 왜케 멋진거야.  너무 멋지잖아. 이런 남자에게 산사라니... 아...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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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찔레 2014-07-25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 3권의 부제는 A Storm of Swords로 되어 있어요.
검의 폭풍이라고 표기함이 옳은 듯 한데 왜 성검의 폭풍으로 번역해놨는지는 의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