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들의 전쟁 1 얼음과 불의 노래 2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왕좌의 게임>1부를 읽은지가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미드도 시즌 3가 완결을 했으니 오랬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사실, 읽고 싶은 맘이야 굴뚝 같았지만 읽고싶은 책이 아니라 읽어야만하는 책들이 꽤나 쌓여있었다.  물론, 지금도 쌓여있지만,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서 드디어 <왕들의 전쟁>에 손이 갔다.  역시나 오랜만에 읽으니 머릿속에 관계도 형성하는데만 몇일이 걸렸다.  인물들이 <왕좌의 게임>보다 더 나온다.  여기서 치고 나오고 저기서 치고 나오고 읽으면서 정리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에다드경에 죽음은 1부에 최고의 반전이었고, 이제 로버트왕과 에다드의 아이들에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용의 어머니가 된 대너리스와 세마리의 용, 드로곤, 라에갈, 비세리온에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로버트는 늠름했던 대니의 큰오빠 라예가르를 죽였고, 대니와 뱃속의 아이를 죽이기 위해 암살자를 도트락 해로 보내왔었다.  전장에 나가면 황소처럼 거칠고 대담무쌍해지는,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전쟁을 사랑한다는 반역자 로버트, 그의 곁에는 얼음보다 차가운 심장과 섬뜩한 눈매를 가진 에다드 스타크와 재력과 권력을 쥐고 있는 잔인한 성품의 라니스터 부자가 있었다.' (p.587)

 

  관점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느끼겠지만, 대너리스에게 로버트 바라테온은 반역자일 뿐이었다.  세븐킹덤을 지배하던 로버트와 그의 핸드인, 에다드가 죽으면서 세븐킹덤은 구심점을 잃게 된다.  조프리가 로버트와 같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섭정대리인 세르세이에 의해서 왕국이 좌지우지되어지는것처럼 보이고 조프리가 로버트에 아들이 아닌 세르세이와 세르 자이메 사이에서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아이라는 풍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세븐킹덤엔 스스로 왕으로 자처하는 인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2,000개의 칼로 만들어졌다는 세븐킹덤의 상징과 같은 의자를 지니고 있는 조프리 바라테온, 로버트의 동생으로 빛의 신을 섬기는 협해의 왕, 스타니스 바라테온, 로버트의 또다른 동생으로 스톰엔드의 영주이면서 스스로 렌리 1세로 자칭하는 하이가든의 왕, 렌리 바라테온과 에다드의 아들로 북부의 왕이 된 롭 스타크. 여기에 도트락족의 칼리시로 아에리스 2세의 자녀들 중 유일한 생존자인 바다 저편의 여왕 대너리스 타르가르옌까지 왕과 여왕에 싸움이 이렇게 시작이 된다.

 

  <왕들의 전쟁>이다.  <왕좌의 게임>시리즈가 출간되었을때는 '얼음과 불의 노래 2부'였다고 하는데, 대너리스가 이야기하고 있는 '얼음과 불의 노래'보다는 곳곳에서 일어나 왕이 되고, 세븐킹덤을 차지하기 위해서 싸우는 자칭 왕들의 전쟁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물론, 왕들에 이야기만은 아니다. 철왕좌의 왕으로 있는 가정교육 꽝인 조프리를 둘러싼 인물들. 롭과의 전쟁에서 패한 후 롭에 포로가 된 세르 자이메.  왕의 핸드가 된 조프리의 외할아버지 티윈 라니스터가 핸드 대리로 임명한 임프라고 불리는 난쟁이, 티리온과 에다드가 죽은 후 포로처럼 잡혀있는 산사.  미드로 <왕좌의 게임>을 봤기때문에 산사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있지만, 아직 산사는 조프리에 약혼녀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금발의 조프리에게 반해서 모든것을 버릴정도로 사랑에 빠져있던 열세살 소녀가 아버지의 죽음이후 변하기 시작하면서 살기위한 처세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라져버린 아리아.  섬머슴아같은 아리아가 니메리아를 풀어주고 홀로 북부로 움직이기 시작하지만, 열살 소녀가 움직이는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프롤로그 Prologue / 아리아 Arya / 산사 Sansa / 티리온 Tyrion / 브랜 Brandon / 아리아 Arya / 존 Jon / 캐틀린 Catelyn / 티리온 Tyrion / 아리아 Arya / 다보스 Davos / 테온 Theon / 대너리스 Daenerys / 존 Jon / 아리아 Arya / 티리온 Tyrion / 브랜 Brandon / 티리온 Tyrion / 산사 Sansa / 아리아 Arya / 티리온 Tyrion / 브랜 Brandon / 캐틀린 Catelyn / 존 Jon / 테온 Theon / 티리온 Tyrion / 아리아 Arya / 대너리스 Daenerys / 브랜 Brandon / 티리온 Tyrion / 아리아 Arya / 캐틀린 Catelyn

 

  에다드의 가장 어린 아들 릭콘을 제외하고는 산사, 아리아, 브랜든, 존의 이야기가 하나의 분량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중간 중간 캐틀린과 대너리스, 티리온, 에다드의 대자였던 그레이조이 가문의 테온이야기가 <왕들의 전쟁>1권에 뼈대를 채워주고 있다.  워낙에 <왕좌의 게임>에서 대너리스의 임펙트가 강해서 인지, 책을 읽으면서도 다른 인물들보다 대너리스가 나오는 장면에 더 집중하게 되지만 그녀와 함께 굉장히 매력적으로 그려진 인물은 티리온이다.  왜 난장이는 광대노릇만하는 어리석은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상처가 많은 인물이면서 잘난 아버지에 완벽해 보이는 형제들로 인해서 자존감은 높지 않지만, 티리온은 라니스터 가문의 인물들 중 그나마 사람처럼 사고를 하고 있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 또한 상대적이지만 말이다.

 

  <반지의 제왕>이 영국적 유머와 고색창연함을 보여준다면 <왕좌의 게임>시리즈는 엄청난 액션과 속도감으로 스케일큰 영화를 보는것처럼 느껴진다. 옛날 이야기구나 하고 있을때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드레곤이 나오고 마법이야 뭐하고 코웃으믈 흘리려고 하면 붉은 머리에 여인이 '빛의 신'이라는 이름으로 그림자를 앞세워 소드를 날린다.  그뿐인가?  아리아가 구해준 자칼은 아리아에 입에서 흘러나온 인물들을 죽여주기도 하고, 각 왕마다 그들이 믿는 신들도 다 제각각이다.  세계사의 축사판처럼 슬쩍슬쩍 보여지다가도 마법과 판타지에 세상으로 빠지게 하는 능력이 상당하다.  그뿐인가?  뻔히알고 있으면서도 아닌척 하는 것은 어쩜 이렇게도 콕콕 집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 힘있는 사람들이 진짜 권력을 가진 겁니까? 그럼 그들의 소드는 어디서 온 거죠? 왜 그들은 복종하죠? 어떤 이들은 지식이 권력이라고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세상의 모든 힘이 신에게서 나온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법에서 나온다고도 하죠. 그러나 바엘로의 셉트에서 에다드 경이 처형되던 날, 하이셉톤과 섭정 왕대비, 그리고 그들의 신하들은 군중에 섞여 있던 구두 수선공이나 푸주간 주인만큼이나 무력했습니다. 에다드 경을 죽인 사람이 진정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명령을 내린 조프리 왕? 소드를 휘두른 세르 일린 파이네? 아니면 또 다른 누구?" (p.186)

 

  조지 R.R.마틴이 이야기하는 것은 티리온에게 바리스가 이야기하고 있는 "권력은 사람들이 그것이 있다고 믿는 곳에 있습니다. 그것이 정답이죠."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아리아가 끊임없이 되네이고 있는 말 '공포가 소드보다 무섭다.'  상한 빵이나 발가락의 무좀처럼 아리아를 괴롭히고 있는 그런 공포와 짜릿한 판타지를 만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분명 <왕좌의 게임>을 읽는 것이다.  그래서 난 <왕들의 전쟁>2권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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