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탐정의 사건노트 2 - 유령은 밤에 나타난다 괴짜탐정의 사건노트 2
하야미네 카오루 지음, 이영미.정진희 옮김 / 비룡소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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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정물을 좋아한다.  어렸을때 강아지가 셜록으로 나왔던 만화 영화가 있었는데, 그 시절부터 탐정이 좋았던것 같다.  책으로 만났던 탐정은 셜록이 아니라 애거사크리스티였었고, 후에 셜록을 만났었다.  책뿐이 아니다.  미드를 자유롭게 볼수 있는 시기가 되면서 괴짜 탐정들에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루었고, 책에 푹 빠져버린 시기에는 히가시노의 주인공들에 빠졌다가 다시 셜록을 만났다.  그들을 만나면서 왜 그리 환호하고 좋아했었는지 생각해보면 내 눈에 보이지 않은 실마리들을 찾아내는 탐정들에게 경외심을 느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탐정을 만들어낸 작가에 대한 동경심이었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탐정물들은 항상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온것이 사실이다.

 

 

 

  중학교 도서관에 떡하니 비취되어 있는데, 영락없는 초등 추리물인 『괴짜탐정의 사건노트』는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1권을 읽고 그 재미에 빠져서 다음권을 대여해서 읽기 시작했다.  본인 스스로 명탐정이라고 하고 명함에도 명탐정이라고 되어있지만, 여간 미덥지 않은 명탐정, 유메미즈 기요시로와 세쌍둥이 아이, 마이, 미이가 펼쳐내는 이야기는 짧지 않은 호흡으로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게 만들어 준다. 천재소년.소녀들에게 여름방학을 선물했던 1권에 이은 이야기는 어느 학교에나 존재하는 괴담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의 생일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여전히 지구가 커다란 코리끼등위에 있다고 믿고 있는 명탐정이 학교에 나타난 유령과 괴담을 어떻게 풀어줄 수 있을까?

 

  초등학교때부터 학교는 괴담의 온상지였다.  이순신장군 동상이 12시만 되면 돌아다닌다거나, 세종대왕 동상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홍콩할매의 이야기까지 학교에 관련된 괴담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지금처럼 깨끗한 화장실이 아닌 푸세식 화장실을 사용했던 시절에는 훨씬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젠 그런 이야기는 과거에 이야기일 것이다.  괴담 이야기로 들어갔으니 세 쌍둥이가 다니는 '고우호쿠가쿠엔' 중학교에 전해져내려오는 네 가지 전설을 이야기 해봐야겠다.  언제 부터인지 알수 없지만, 슬쩍 슬쩍 아이들에 입을 통해서 전해져 오던 전설, 그 전설이 '고우호쿠가쿠엔'엔 살아났단다.

 

'시계탑 종이 울리면 사람이 죽는다.  해 질 녁 큰 은행나무는 사람을 삼킨다.  교정의 마법원에 사람이 떨어진다.  유령 언덕에 안개가 끼면 유령이 되살아난다.' (p.55)

 

  어느 학교에나 흔히 있는 '7대 불가사의'정도로만 여겼던 전설 속 시계탑이 울렸다.  시계탑이 울리는게 뭐그리 대수인가 하겠지만, 이 종이 고장난것이 여러해전에 일인데, 갑자기 시계탑의 종이 울리다니,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하다.  게다가 지금은 고우호쿠가쿠엔의 축제가 열리는 시기다. 워낙에 중학교 축제는 해야할 일이 많은데, 아이는 문예반 뿐 아니라 나카이 레이치의 조수일도 해야한단다.  괴짜 문제아 레치는 아이를 어찌나 부려먹는지, 모른다.

 

  문예반 선배, 소메이 요시노.  15년 전 그녀가 쓴 글 속에서 고우호쿠카쿠엔의 전설이 된 이야기가 발견되고, 아이는 선배를 찾기 시작하는데, 그녀가 만나게 된건 소메이 요시노의 유령?  유령이 출몰하기 시작하는 학교.  전설속 괴담이 하나씩 이루어 지기 시작하고, 이제 이 문제를 풀어 줄 사람은 이상하지만 명탐정임에는 틀림이 없는 유메미즈 기요시로. 뭐. 탁 보고 벌써 다 해결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도대체 말을 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하니 뭐라 할수가 없다.  1권에서도 전력이 있으니 기다려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교사에겐 실수가 용서되지 않습니다. 특히 중학생처럼 감성이 풍부하고 격한 시절의 아이들을 지도할 때는 더더욱.  순간의 실수로 아이의 인생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일도 있습니다. ...  그래서 교사들은 실수를 두려워합니다.  아이들에게 자유를 많이 줘서 아이들이 빗나가면 교사에게 책임을 묻습니다. 하지만 교칙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으면, 설령, 아이들이 빗나가더라도 '해야 할 일은 했습니다'라고 핑계를 댈 수 있는 겁니다." (p.242-243)

 

  마에가와 선생님을 통해서 듣게되는 이야기. 15년 전에 자살을 한 모범생 소메이 요시노.  그녀의 친구이고 지금은 선생님이 된 마키. 이들의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유메미즈 기요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 역시 명탐정이군 하면서 무릅을 치게 만든다.  하지만, 그전에 엄격한 교칙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어떤것이 옳다 그르다라고 이분법적 논리로 이야기를 할 순 없다.  너무 풀어주는 것도 그렇다고 억압하는 것도 자유는 아니니 말이다. 여전히 중학교 시기는 사고하고 부딪히면서 자라나는 시기다. 그 시기에 부딪히고 생각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몸만 클뿐 어른이 될 수가 없다.  어떻게 조율을 할지는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조율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가두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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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천재적인
베네딕트 웰스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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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든것이 결판날 것이다.  제발 검은색이 나오기를! 제발! 그리고 공이 솓도가 아주 느려져 마침내 한 숫자 칸에 틀림없이 멈춰 설 듯한 소리가 들렸다.  뒤를 이어 실제로 딸깍 하며 공이 최종적으로 어떤 칸에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p.431)

 

  

  오랜만에 끝내주는 책을 만났다. 반전이라면 반전인 이야기 때문이 아니었다.  마지막장을 읽으면서 조마조마하면서도 이렇게 될까, 저렇게 될까를 생각하게 만들고, 그러다가도 주인공에게 희망을 이야기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희망이면 좋았을까?  그 희망이 터진다면 재미없잖아 하고 있을때 작가는 이렇게 끝을 맺어 버린다.  내 마음은 두근두근 아직도 진정이 되지 않고 있는데, 펑터트린것도 아니고 그냥 둔것도 아님에도 강력하게 여운이 남는다.  열일곱 살의 가망없는 루저라는 프랜시스 딘.  이 아이를 만들어 낸 베네딕트 웰스.  '거의 천재적인'은 이 젊은 작가에게 건내야 할 이야기다.  거의 천재적인이 아닌 이 작가는 깜빡이면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를 결코 잊을 수 없을걸' 하면서 말이다.

 

'일생 동안 아무것도 이루어내지 못했고, 앞으로도 이루어낼 수 없을 절망적인 루저들. 프랜시스의 심장이 갑자기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 내가 아무리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더라도 언젠가는 저들과 같이 될 거야.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결코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야.' (p.79)

 

  트레일러에서 살고있는 프랜시스 딘은 열일곱의 고등학생으로 집안의 가난, 빚, 무능, 무지를 안고 있는 전형적인 미국의 하층민으 이다. 이 아이는 자신이 고등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할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엄마는 정신병을 앓고 있고 친아버지는 누군지도 알수 없고, 이혼한 양부와 양부의 아들이 부러운 아이다.  살기위해서 아르바이트에 매달리지만 생활비와 엄마의 약값을 충다하기도 부족한 이 아이에게도 첫 사랑이 찾아온다.  엄마가 입원한 병실 옆에 자살미수로 들어온 앤메이 가드너. 프랜시스 눈에 천사처럼 보이는 그녀는 친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프랜시스는 그녀에게 빠져들어 버린다.  트레일러 촌으로 이주한 후 학교 생활은 엉망이고 친구도 없는 프랜스시에게 친구라고는 '너드'라고 불리는 그로버 체드위크뿐이었다.

 

  사는 것 자체가 힘에 겨운 프랜시스에게 엄마의 음독자살 기도는 한없는 나락으로 떨어트리지만, 프랜시스에게 전해진 한 통의 편지는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엄마가 쓴 편지 안에는 프랜시스가 어떻게 해서 태어나게 되었는지,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그걸 왜 지금까지 숨겨야 했는지에 대한 모든 내용이 담겨 있었다. 믿어도 될까?  '천재은행'에서 천재의 정자로 만들어진 '니틀 천재'가 프랜시스란다.  자신의 탄생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자 프랜시스는 양부에게 5천 달러라는 거금을 빌리고 스물한 살로 나이를 위조한 신분증을 만들고 그로버, 앤메이와 함께 자동차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이렇게 이 아이들은 아버지가 살고 있다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까지 무작정 떠나는 미국 횡단 여행을 시작한다. .

 

  이들이 살고 있는 뉴욕을 시작으로 중서부,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티후아나까지 이 젊은 청춘들은 '천재은행'에 정자를 준 프랜시스의 양부를 찾기위한 길을 떠난다.  열일곱 청춘은 왜 이리도 무모한지 모른다.  빌린돈 5천 달러를 여행자금으로 사용하고, 라스베거스에서 꿈만 믿고 도박을 하니 말이다. 거기서 딱 멈추는 것이 어찌나 어려운지 빌린돈이 한푼도 없어졌을때 조차도 프랜시스는 꿈을 꾼다.  그래도 그에겐 천재인 친부를 만날 희망이 남아있었다.  루저로서의 삶이 아닌 새로운 삶을 그리는 이 청춘의 꿈은 이루어 질 수 있을까?  천재에게서 태어났으면 당연히 천재여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천재 은행'의 유일한 성공작인 앨리스터 헤일리 조차도 그 천재적인 재능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레스토랑 지배인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하니, 아직은 <가타카>속 정해진 운명을 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IQ 170의 하버드대를 나온 아버지를 만났을까?  '천재 은행'의 존재는 확실할지 모르겠지만, 그 안에 있는 천재들의 정자는 확실히 천재들의 것이었을까?   욕심이 과한 천재과학자의 무모함이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았을까?  의심도 없이 프랜시스를 따라오다 친부를 만나기도 전에 앤매이의 고백은 열일곱 청춘을 아프게 만든다.  그리고 찾게 되는 친부.  실수와 우연의 만남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 어떤것이 실수고, 어떤것이 우연이었을까?  『거의 천재적인』이다.  조금만 더 버텼더라면 천재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프랜시스.  그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열일곱의 삶이 끝이 아닌것처럼 그에겐 또 다른 삶이 찾아오고 그로 인한 또 다른 이의 삶이 계속된다.  프랜시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알 수 없다.  그저 내 기분에 따라서 달라지겠지.  오늘은 그녀를 만나고, 내일은 그녀와 헤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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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류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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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절대적인 시간이 아니라 상대적인 시간 속에서 펼쳐진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은 당신이 이 소설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는 순간으로부터 정확히 10년뒤의 오늘이다. (p.9)

 

 

 

  정확히 10년뒤의 오늘. 2023년 11월 가을에 이런일들이 일어난다면 난 미래를 읽고 있는 것이다.  미래와 과거가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 광대한 미래의 이야기를 말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이 터무니 없는 이야기에 이렇게 매료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의 책들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이 다 있어 하면서도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그럴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베르나르가 만들어 낸 이야기는 모두 베스트 셀로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고, 10여년이 넘은 글역시 상위에 놓여져 있다.  얼마나 베스트셀러를 많이 만들어 내고, 사람들이 좋아했는지는『제3인류』를 읽다보면 알 수가 있다.  자신의 글을 아주 교묘하지만 자연스럽게 붙여놓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니, 이건 표절일지도 모르겠다. 자기글 표절.  그만큼 사랑받는 글이 많은 작가니 이런 글이 나오지 않았을까?  읽으면서 씽긋 씽긋 웃을수 있는 이유는 책속에 들어있는 그의 또 다른 글들을 만나면서 나도 읽었었지 하는 쾌감 때문일것이다.

 

나는 그 심각한 결함을 메우기 위해 아주 기발한 생각을 해냈다. 영장류 동물 하나를 유인하여..... 돼지와 교접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p.305 『아버지의 아버지』)

그들은 개미집을 모방한 피라미드를 건설했다. 나는 개미들이 나와 소통하기 위해서 쓰던 방법을 그들에게 가르쳤다. (p.395 『개미』)

 

  '저들은 나를 지구라 부른다. 가이아 또는 세계라고 부를때도 있다.  저들은 나를 그저 광물의 구체로만 여긴다. 그게 행성이라는 단어에 대한 저들의 개념이다.' (p.70)  택스트 만으로도 지구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제 이 근사한 이야기로 들어가자.  베르나르는 현 인류가 문명을 이룩한 첫 번쨰 인류가 아니라는 설정을 깔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지각이 있는 지구를 통해 현존하는 이 거대한 행성의 과거로부터의 생각과 현재의 자신을 보호하는 이야기와 현 인류가 살아가야 하는 길을 찾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교차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남극에서 시작되는 소설의 첫 장면은 인류의 키가 17미터에 달하는 초거인들이었다는 증거를 드러나는 현장이었다.  저명한 고생물학자 샤를 웰즈의 탐사대가 남극의 만년빙 아래에서 8천 년 전에 소멸한 거인들의 유골과 벽화 기록을 발굴한다. 그러나 인류사를 다시 쓰게 만들 이 중대한 발견은 노한 가이아에 의해 발굴 현장과 함께 곧바로 파묻히고 만다.

  프랑스에서는 얼마나 말도 안되는 실험들을 하는지, 여기도 들쑤시고 저기도 들쑤시고 있다.  파리에서는 대통령 직속 비밀 기관의 지원을 받는 과학자들이 황폐한 환경과 방사능 속에서도 살아남을 신종 인간을 탄생시키려는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곳을 관장하는 난쟁이 오비츠 대령(책에서 난쟁이로 나온다)은 진화가 소형화의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믿는 생물학자 다비드 웰즈, 여성화가 인류의 미래라고 믿는 내분비학자 오로르 카메러를 비밀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들로 동참시킨다. 프로젝트에 동참시키는 과정에서 다비드 웰즈와 오로르 카메러는 자신들의 연구를 증명하기 위해 피그미족과 아마존족을 찾아가는 과정과 그 곳에서의 경험속에서 과거의 자신을 만나기도 하고 가이아의 응답을 듣기도 한다.  긴가 민가하면서도 가이아의 응답을 듣긴 했었는데, 이게 환각때문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이들과 별개로 가이아는 자신의 의지를 끊임없이 표현하지만, 그 뜻을 알고 있는 생물은 어디에도 없다.

 

  가이아의 회상은 지구의 탄생에서 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현상을 지각을 가지고 있는 생물체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행성의 충돌로 얼마나 아팠는지, 지구가 어떻게 회전을 하게 되었는지, 단세포 생물의 탄생과 이 단세포들이 다세포가 되고 이중에 어떤 생명체들이 진화를 하고 물에서 뭍으로 올라오게 되었는지를 노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듯 들려준다.  그리고 그 과정속에 베르나르는 자신의 저서들 속 강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둘씩 풀어내기 시작한다.  그뿐인가?  가이와의 설명과 함께 현실에서는 다비드 웰즈과 그의 조부모인 에드몽 웰즈가 펴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으로 가드를 쳐주고 있다.  에드몽 웰즈는 얼마나 많은 양의 백과사전을 만들었는지, 세상에 있는 모든 지식은 다 있는 것같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다루지 않는 이야기들이 없으니 이 또한 베르나르 답다. 무엇이 생각나는가?  그의 저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과 『상상력사전』이 떠오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들은 백 번의 실패를 딛고, 드디어 인간의 한 태아가 온전한 알 속에서 제대로 발육하게 하는 데 성공한다.' (p.429)  1권은 피그미족과 아마존족들을 통해서 초소형인간을 만들어 내려는 두 과학자와 그들의 파트너들이 드디어 실험에 성공한것으로 나온다. 어처구니 없다고 말하지 말라. 베르나르이기 때문에 가능한 멋진 이야기이니 말이다.  변태를 뜻하는 메타모포시스를 결합한 호모 메타모르포시스의 탄생.  난생으로 초소형 인간을 만들어 낸다는 발상부터 대단하지 않는가?  얼토당토 않게 이 부분에서 왜 『웃음』이 생각나는지... 자신의 모든 작품들을 살짝 살짝 건드리면서 한국 사랑도 잊지않고 대한민국을 언급하기도 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새로운 인간, Micro Humain의 머리글자 MH를 프랑스어 알파벳 으로 발음하여 에마슈라 이름지어진 이 새로운 인류와 자신의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무단히도 애쓰는 가이아의 관계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아직은 모른다.  그래서 다음 권이 기대되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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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의 연인 3
유오디아 지음 / L&B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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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과 '경민'의 사랑이야기.  역사와 픽션의 어우러짐. '광해의 연인'이 중반으로 넘어갔다. 몇부작으로 나올지 모르겠지만, 1-2부를 넘어서면서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본격화 되고 있다.  아빠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조선으로 넘어온 경민이 조선으로 넘어와 시간이 흐르면서 언제 아빠를 만날 수 있는지 알수가 없게 되었다.  그뿐인가?  사랑하는 '혼'이 아직 세자 자리에 앉아있고 그의 자리를 두고 싸우는 보이지 않은 암투가 경민에게도 보이기 시작한다.  아빠가 왜 경민에게 그토록 광해군에 대해 읽게 하고, 광해군에 대한 연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빠 덕분에 경민은 이 시대가 그리 낯설지가 않다.  다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변할지 알고 있는 것은 아픔이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먼 미래라고 해도 말이다.

 

 

  동궁전외에 궁녀는 모두 임금의 여인이다.  양화당에 있는 '경민'이 아이를 가졌다면 임금의 아이여만 하건만, 그렇지 않다면 죽음만이 기다릴뿐이다.  정원군이 아닌 세자의 아이를 가졌다면, 인빈에겐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영창대군의 출생으로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혼'을 몰아낼 기회가 인빈에게 왔다 생각했는데, 정원군이 선조앞에 석고대죄를 하고 있으니... 이렇게 경민과 정원군은 제주로 유배를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경민은 아이를 낳는다.  사랑으로 낳은 혼과의 아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정원군의 아이라 끄덕이며 온 제주에서 낳은 아이는 이미 세상과 인연이 없다 하였다. 얼굴한번 보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혼과의 아이.

 

  선조의 죽음이후 혼이 왕위에 오르면서 정원군과 경민의 귀향이 풀리고, 경민은 노수술의 양녀, 노민영이라는 새로운 신분으로 한양에 들어오게 된다. 잊고 있던 친우를 만날 수 있다 여겼건만 임해군의 나인이었던 미영이 임해군과 함께 역모를 뒤집어 썼다.  분명 세자빈이었던 중전이 미영을 살려준다고 했는데, 어째서 미영은 자결을 한것일까?  아직도 경민은 어리기만 하다. 그렇게 1599년의 조선으로 온 경민은 9년의 세월이 흘러 1608년의 봄에 미영을 잃고 가슴아려한다.  경민은 왜 조선으로 왔던가?  아빠가 돌아가신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아빠를 보기위해 시간여행을 선택한 경민.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은 경민을 더욱 아프게 만들어 버린다.

 

'아빠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계셨던 것이다.  내가 과거의 조선으로 가게 될것이라는 것도, 혼을 만나 사랑하게 도리 것이라는 것도, 아빠는 이미 모두 알고 계셨던 것이다.  진솔한 애정표현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셨던 것도 바로 12년 전부터였다.  아빠는 자신에게 죽음이 찾아오리란 것도 예상하셨던 것 같다.  그럼에도 자신의 죽음을 바꾸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초첨을 광해군에게 맞추는 것을 선택하셨다.  자신의 남은 인생보다도 딸인 나의 인생을 위해서...광해군 이혼에 대해 내게 가르쳐주셨던 것이다.'-'시간의 뒤틀림'중에서

 

  아직 아빠를 만날수 있는 시간이 아닌데, 미영의 죽음으로 가슴아파하는 경민이 아빠를 만났다.  젊은 아빠를. 아빠가 알고 있는 경민은 열다섯. 스물일곱의 경민에게 아빠가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시간의 문이였다.  '천상열차분야지도' 태조 4년에 완성된 국보 228호인 천상열차분야지도. 이를 통하면 시간의 문을 열수 있다고 하는데, 아빠는 경민을 만나 자신의 삶을 알면서도 경민의 사랑을 응원해 주고, 역사의 일부가 되면서 10년의 한번씩 자신은 사라지게 됨을 알려준다.  김경민에서 노민영이 되는 시기. 조선으로 건너와 10년이 되는 경민.

 

 『광해의 연인 3』권은 제주도 유배, 혼의 즉위, 아빠와의 재회 뿐 아니라 경민의 입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제주도에서 태어난 아이, 능풍도정, 이명의 존재까지. 숨기는 것은 없지만, 역사적 사실과 교묘하게 버무리기 위해서 작가는 끊임없이 애를 쓴다.  게다가 외전으로 실린, '가라고 가랑비, 있으라고 이슬비'와 '섣달 그믐날의 서글픔'을 통해서 정원군 내외의 이야기와 혼과 명의 이야기까지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다.  왜 정원군 내외가 그렇게 애증과 무심함으로 일관하는지, 명이 혼을 무서워하는지를 말이다.  이제 경민은 항아와 궁녀로서의 삶이 아닌 지미궁 원빈으로 '혼' 가까이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작가의 역량은 어찌나 뛰어난지, 역사속에 기록되어져 있지 않은 명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궁금하고, 여전히 왕임에도 자신의 뜻데로 할수 없는 혼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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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남숙 2015-04-06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혹시 광해의 연인 .3권 다 보셨으면 나눠 읽을 수 없을 까요? 파시면 더 좋구요.
 
광해의 연인 2
유오디아 지음 / L&B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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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언제나 로맨스는 달달하다.  진하게 커피를 타서 마시지 않아도 이 달달함은 밤을 꼬박 지세우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혼과 경림이의 만남이 궁금하고, 정원군이 어떻게 되었는지가 궁금해서 그냥 넘길수가 없게 만들어 버리니, 이 말도 안되는 허구에 나는 사실이라 믿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1권에서 혼과 경민이 만났다.  열입곱에 단 하루 기적같은 경험을 한 혼에게 10년 동안 잊지 못했던 여인이 10년전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났다.  천계, 아니, 중간계에 살고 있는 여인이 어떻게 자신이 있는 조선땅 그것도 궁안에 나타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신기루처럼 여겼던 경민의 등장은 세자라는 짐을 지고 있던 혼에게는 숨을 쉴수 있는 탈출구였다.

 

 

  혼이 그토록 경민을 찾았다는 걸 알았더라면 조금 더 일찍 이들이 만날 수 있었을까?  키다리아저씨 같은 정원군의 마음에 경민이 들어왔으니 정원군은 경민이 혼을 만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자신에 의지와 상관없는 것이 이들의 사모하는 마음이다.  은혜하는 맘.  이들의 사랑만을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 역사를 빌려온 작가의 몫이다.  이제 작가는 역사적 이야기들을 이들의 사랑과 함께 적절하게 버무려 놓기 시작한다. 선조가 국혼을 하면서 궁궐에 모든 사람들의 촉각이 곤두서기 시작한다.  역사의 흐름을 알고 있는 경민이야 이 국혼으로 51살의 선조가 19살의 중전 김씨를 맞이함으로 적통인 영창대군이 탄생하고 그가 어떻게 되는지를 알고 있지만, 역사의 개입할 수 없는 경민은 그저 조용히 지켜 볼 뿐이다.

 

  처음엔 그저 친구였다. 열일곱 소년 소녀는 친구로 만났고, 조선으로 온 경민에게 혼은 그저 든든한 친구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경민은 혼의 세자빈을 보면서 가슴이 아려오는 걸까?  광해군이 13살인 1587년(선조 20년)12살의 유씨와 혼인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자빈의 등장은 경민 뿐 아니라 내 마음도 아려오게 만든다.  혼은 조선시대 사람이고, 게다가 왕족이다.  자식까지 있는 정원군이 경민을 쫓아다니는 판에, 세자에게 세자빈이 없다면 말이 되겠는가?  19살의 중전은 자신과 같은 나이인 경민과 가깝게 지내면서, 왜란이 일어났던 어린시절에 자신을 구했던 혼과 왜인의 머리를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인연은 참 얄굽기도 하다.  광해군뿐 아니라 중전도 아빠의 죽음에 연루돼어 있으니 말이다.

 

'역사에서는 고작 16년이라고 말해진다.  광해군은 16년간 세자의 자리에 있었다고. 그러나 그는 그 16년 동안 명나라에서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공연히 아버지 선조의 비난을 받아야 했고, 7살이나 어린 새어머니의 등장과 적통대군인 영창대군의 탄생으로 세자의 자리를 위협받았다.' -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혼아, 넌 왕이 될 거야. 이 조선의 왕이 될 거라고. 그러니 슬퍼하지 마. 슬퍼하지 마, 혼아. 이깟 일에 슬퍼하지 말란 말이야.’  그가 흘릴 수 없는 눈물이 내 두 눈에서 떨어졌다. 앞으로 그에게 일어날 사실을 이야기해줄 수 없다는 답답함이 내 눈물의 양을 가중시켰다. - '봄비가 내리면' 중에서

 

  역사속에선 그저 한줄로 끝날 이야기였다.  폭군이었고 인조반정으로 쫓겨난 왕이 있었다라고 한줄로 읽고 지나가면 되는 이야기 였지만, 그 속에 경민이 들어가면서 그 한줄은 고작 16년이 될 수가 없었다.  아빠를 다시 보기위해 조선으로 온 경민의 2년이 짧은 시간이 아니듯, 세자자리에 앉아 언제나 가슴조리고 있던 광해 역시 역사 속 한 줄은 글 한줄로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렇게 경민에게 더 이상 광해군은 역사 책 속의 지나간 과거의 사람이 아닌, 사랑으로 다가온다.  광해군 역시 경민은 메밀꽃 향기보다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가 없었다. 그 앞에서 숨을 쉬고 아픈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경민이 어떻게 중간계의 여인일 수 있겠는가?

 

  이야기는 경민과 혼의 이야기를 찾게 만들지만, 끊임없이 경민의 주위를 멤도는 정원군의 이야기도 애절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경민과 함께 하는 운지와 미영은 경민의 든든한 우군으로 궁생활을 이어 나가게 만들어 준다.  2권은 웹소설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조금은 진하게 실려있다. 웹 소설을 다 읽은 후에 책으로 읽는다면 깜짝 놀라겠지만, 소설아닌가?  사랑이야기에 손만 잡았어요를 누가 믿겠는가?  수위 조절에 완급을 주며 다루고 있는 작가 Euodia는 사서로 근무하던 2012년 가을 ‘어느 날 광해군과’라는 로맨스 소설을 인터넷에서 연재했고, 이후 이 소설이 2013년 ‘광해의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바뀌어 네이버 웹소설에서 현재까지 연재되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역사 로맨스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는 현재 미국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는데, 부럽다.  역사적 지식도 부럽고, 이렇게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능력도 부럽다.  그리고 나는 부러워만 하지 말고 3권은 이미 나왔으니 어서 3권의 리뷰나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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