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의 연인 2
유오디아 지음 / L&B북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나 로맨스는 달달하다.  진하게 커피를 타서 마시지 않아도 이 달달함은 밤을 꼬박 지세우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혼과 경림이의 만남이 궁금하고, 정원군이 어떻게 되었는지가 궁금해서 그냥 넘길수가 없게 만들어 버리니, 이 말도 안되는 허구에 나는 사실이라 믿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1권에서 혼과 경민이 만났다.  열입곱에 단 하루 기적같은 경험을 한 혼에게 10년 동안 잊지 못했던 여인이 10년전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났다.  천계, 아니, 중간계에 살고 있는 여인이 어떻게 자신이 있는 조선땅 그것도 궁안에 나타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신기루처럼 여겼던 경민의 등장은 세자라는 짐을 지고 있던 혼에게는 숨을 쉴수 있는 탈출구였다.

 

 

  혼이 그토록 경민을 찾았다는 걸 알았더라면 조금 더 일찍 이들이 만날 수 있었을까?  키다리아저씨 같은 정원군의 마음에 경민이 들어왔으니 정원군은 경민이 혼을 만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자신에 의지와 상관없는 것이 이들의 사모하는 마음이다.  은혜하는 맘.  이들의 사랑만을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 역사를 빌려온 작가의 몫이다.  이제 작가는 역사적 이야기들을 이들의 사랑과 함께 적절하게 버무려 놓기 시작한다. 선조가 국혼을 하면서 궁궐에 모든 사람들의 촉각이 곤두서기 시작한다.  역사의 흐름을 알고 있는 경민이야 이 국혼으로 51살의 선조가 19살의 중전 김씨를 맞이함으로 적통인 영창대군이 탄생하고 그가 어떻게 되는지를 알고 있지만, 역사의 개입할 수 없는 경민은 그저 조용히 지켜 볼 뿐이다.

 

  처음엔 그저 친구였다. 열일곱 소년 소녀는 친구로 만났고, 조선으로 온 경민에게 혼은 그저 든든한 친구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경민은 혼의 세자빈을 보면서 가슴이 아려오는 걸까?  광해군이 13살인 1587년(선조 20년)12살의 유씨와 혼인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자빈의 등장은 경민 뿐 아니라 내 마음도 아려오게 만든다.  혼은 조선시대 사람이고, 게다가 왕족이다.  자식까지 있는 정원군이 경민을 쫓아다니는 판에, 세자에게 세자빈이 없다면 말이 되겠는가?  19살의 중전은 자신과 같은 나이인 경민과 가깝게 지내면서, 왜란이 일어났던 어린시절에 자신을 구했던 혼과 왜인의 머리를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인연은 참 얄굽기도 하다.  광해군뿐 아니라 중전도 아빠의 죽음에 연루돼어 있으니 말이다.

 

'역사에서는 고작 16년이라고 말해진다.  광해군은 16년간 세자의 자리에 있었다고. 그러나 그는 그 16년 동안 명나라에서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공연히 아버지 선조의 비난을 받아야 했고, 7살이나 어린 새어머니의 등장과 적통대군인 영창대군의 탄생으로 세자의 자리를 위협받았다.' -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혼아, 넌 왕이 될 거야. 이 조선의 왕이 될 거라고. 그러니 슬퍼하지 마. 슬퍼하지 마, 혼아. 이깟 일에 슬퍼하지 말란 말이야.’  그가 흘릴 수 없는 눈물이 내 두 눈에서 떨어졌다. 앞으로 그에게 일어날 사실을 이야기해줄 수 없다는 답답함이 내 눈물의 양을 가중시켰다. - '봄비가 내리면' 중에서

 

  역사속에선 그저 한줄로 끝날 이야기였다.  폭군이었고 인조반정으로 쫓겨난 왕이 있었다라고 한줄로 읽고 지나가면 되는 이야기 였지만, 그 속에 경민이 들어가면서 그 한줄은 고작 16년이 될 수가 없었다.  아빠를 다시 보기위해 조선으로 온 경민의 2년이 짧은 시간이 아니듯, 세자자리에 앉아 언제나 가슴조리고 있던 광해 역시 역사 속 한 줄은 글 한줄로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렇게 경민에게 더 이상 광해군은 역사 책 속의 지나간 과거의 사람이 아닌, 사랑으로 다가온다.  광해군 역시 경민은 메밀꽃 향기보다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가 없었다. 그 앞에서 숨을 쉬고 아픈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경민이 어떻게 중간계의 여인일 수 있겠는가?

 

  이야기는 경민과 혼의 이야기를 찾게 만들지만, 끊임없이 경민의 주위를 멤도는 정원군의 이야기도 애절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경민과 함께 하는 운지와 미영은 경민의 든든한 우군으로 궁생활을 이어 나가게 만들어 준다.  2권은 웹소설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조금은 진하게 실려있다. 웹 소설을 다 읽은 후에 책으로 읽는다면 깜짝 놀라겠지만, 소설아닌가?  사랑이야기에 손만 잡았어요를 누가 믿겠는가?  수위 조절에 완급을 주며 다루고 있는 작가 Euodia는 사서로 근무하던 2012년 가을 ‘어느 날 광해군과’라는 로맨스 소설을 인터넷에서 연재했고, 이후 이 소설이 2013년 ‘광해의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바뀌어 네이버 웹소설에서 현재까지 연재되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역사 로맨스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는 현재 미국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는데, 부럽다.  역사적 지식도 부럽고, 이렇게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능력도 부럽다.  그리고 나는 부러워만 하지 말고 3권은 이미 나왔으니 어서 3권의 리뷰나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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