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탐정의 사건노트 2 - 유령은 밤에 나타난다 괴짜탐정의 사건노트 2
하야미네 카오루 지음, 이영미.정진희 옮김 / 비룡소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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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정물을 좋아한다.  어렸을때 강아지가 셜록으로 나왔던 만화 영화가 있었는데, 그 시절부터 탐정이 좋았던것 같다.  책으로 만났던 탐정은 셜록이 아니라 애거사크리스티였었고, 후에 셜록을 만났었다.  책뿐이 아니다.  미드를 자유롭게 볼수 있는 시기가 되면서 괴짜 탐정들에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루었고, 책에 푹 빠져버린 시기에는 히가시노의 주인공들에 빠졌다가 다시 셜록을 만났다.  그들을 만나면서 왜 그리 환호하고 좋아했었는지 생각해보면 내 눈에 보이지 않은 실마리들을 찾아내는 탐정들에게 경외심을 느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탐정을 만들어낸 작가에 대한 동경심이었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탐정물들은 항상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온것이 사실이다.

 

 

 

  중학교 도서관에 떡하니 비취되어 있는데, 영락없는 초등 추리물인 『괴짜탐정의 사건노트』는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1권을 읽고 그 재미에 빠져서 다음권을 대여해서 읽기 시작했다.  본인 스스로 명탐정이라고 하고 명함에도 명탐정이라고 되어있지만, 여간 미덥지 않은 명탐정, 유메미즈 기요시로와 세쌍둥이 아이, 마이, 미이가 펼쳐내는 이야기는 짧지 않은 호흡으로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게 만들어 준다. 천재소년.소녀들에게 여름방학을 선물했던 1권에 이은 이야기는 어느 학교에나 존재하는 괴담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의 생일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여전히 지구가 커다란 코리끼등위에 있다고 믿고 있는 명탐정이 학교에 나타난 유령과 괴담을 어떻게 풀어줄 수 있을까?

 

  초등학교때부터 학교는 괴담의 온상지였다.  이순신장군 동상이 12시만 되면 돌아다닌다거나, 세종대왕 동상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홍콩할매의 이야기까지 학교에 관련된 괴담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지금처럼 깨끗한 화장실이 아닌 푸세식 화장실을 사용했던 시절에는 훨씬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젠 그런 이야기는 과거에 이야기일 것이다.  괴담 이야기로 들어갔으니 세 쌍둥이가 다니는 '고우호쿠가쿠엔' 중학교에 전해져내려오는 네 가지 전설을 이야기 해봐야겠다.  언제 부터인지 알수 없지만, 슬쩍 슬쩍 아이들에 입을 통해서 전해져 오던 전설, 그 전설이 '고우호쿠가쿠엔'엔 살아났단다.

 

'시계탑 종이 울리면 사람이 죽는다.  해 질 녁 큰 은행나무는 사람을 삼킨다.  교정의 마법원에 사람이 떨어진다.  유령 언덕에 안개가 끼면 유령이 되살아난다.' (p.55)

 

  어느 학교에나 흔히 있는 '7대 불가사의'정도로만 여겼던 전설 속 시계탑이 울렸다.  시계탑이 울리는게 뭐그리 대수인가 하겠지만, 이 종이 고장난것이 여러해전에 일인데, 갑자기 시계탑의 종이 울리다니,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하다.  게다가 지금은 고우호쿠가쿠엔의 축제가 열리는 시기다. 워낙에 중학교 축제는 해야할 일이 많은데, 아이는 문예반 뿐 아니라 나카이 레이치의 조수일도 해야한단다.  괴짜 문제아 레치는 아이를 어찌나 부려먹는지, 모른다.

 

  문예반 선배, 소메이 요시노.  15년 전 그녀가 쓴 글 속에서 고우호쿠카쿠엔의 전설이 된 이야기가 발견되고, 아이는 선배를 찾기 시작하는데, 그녀가 만나게 된건 소메이 요시노의 유령?  유령이 출몰하기 시작하는 학교.  전설속 괴담이 하나씩 이루어 지기 시작하고, 이제 이 문제를 풀어 줄 사람은 이상하지만 명탐정임에는 틀림이 없는 유메미즈 기요시로. 뭐. 탁 보고 벌써 다 해결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도대체 말을 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하니 뭐라 할수가 없다.  1권에서도 전력이 있으니 기다려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교사에겐 실수가 용서되지 않습니다. 특히 중학생처럼 감성이 풍부하고 격한 시절의 아이들을 지도할 때는 더더욱.  순간의 실수로 아이의 인생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일도 있습니다. ...  그래서 교사들은 실수를 두려워합니다.  아이들에게 자유를 많이 줘서 아이들이 빗나가면 교사에게 책임을 묻습니다. 하지만 교칙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으면, 설령, 아이들이 빗나가더라도 '해야 할 일은 했습니다'라고 핑계를 댈 수 있는 겁니다." (p.242-243)

 

  마에가와 선생님을 통해서 듣게되는 이야기. 15년 전에 자살을 한 모범생 소메이 요시노.  그녀의 친구이고 지금은 선생님이 된 마키. 이들의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유메미즈 기요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 역시 명탐정이군 하면서 무릅을 치게 만든다.  하지만, 그전에 엄격한 교칙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어떤것이 옳다 그르다라고 이분법적 논리로 이야기를 할 순 없다.  너무 풀어주는 것도 그렇다고 억압하는 것도 자유는 아니니 말이다. 여전히 중학교 시기는 사고하고 부딪히면서 자라나는 시기다. 그 시기에 부딪히고 생각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몸만 클뿐 어른이 될 수가 없다.  어떻게 조율을 할지는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조율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가두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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