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과의 춤 1 얼음과 불의 노래 5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5부 '까마귀의 향연'과 5부 '드래곤과의 춤'은 두 부 모두 시리즈의 3부인 '성검의 폭풍'에서 발생한 사건들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이다.  '까마귀의 향연'이 킹스랜딩 내부와 주변, 아이언 제도 그리고 아래쪽인 도르네의 사건들에 집중한 반면, '드래곤과의 춤'은 북쪽으로는 캐슬블랙과 월 그리고 협해 너머인 펜토스와 노예상의 만으로 우리를 데려가고 티리온 라니스터, 존 스노오, 대너리스 타르가르옌과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다른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작가의 글' 중에서) 

 

 

  살짝 김빠진 콜라갔었던 '얼불노'이야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랑해 마지 않는 캐릭터들이 더욱 강하고 풍성한 이야기를 몰고 출간녀도로는 6년만에 돌아왔으니 '얼불노' 독자들이 환호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4부이후 6년만에 선보인 『드래곤과의 춤』이  출간하자마자 <뉴욕타이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USA투데이>등 각종 베스트셀러 차트 1위에 올랐다는 글을 읽으면서 정말일까 싶었는데, 책을 읽으니 그럴 수 밖에 없겠다 싶었다.  티리온 라니스터, 존 스노오, 대너리스 타르가르옌. 사랑 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종횡무진 이야기를 펼쳐내는 『드래곤과의 춤』은 재미없다고 투덜거리면서 읽었던 『까마귀의 향연』까지도 재미있게 만들어 버린다.  동일한 시간대라고 작가가 이야기 한것 처럼 슬쩍 슬쩍 그때 만났던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는데, 같은 이야기를 다른 시점으로 보여주고 있기때문에 그 재미가 쏠쏠하다.

 

프롤로그 / 티리온 / 대너리스 / 존 / 브랜 / 티리온 / 상인의 부하 / 존 / 티리온 / 다보스 / 존 / 대너리스 / 리크 / 브랜 / 티리온 / 다보스 / 대너리스 / 존 / 티리온 / 다보스 / 리크 / 존 / 티리온 / 대너리스 / 행방불명된 영주

 

  판타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작가의 필력에 깜빡하고 넘어갈때가 너무나 많다.  이 말도 안되는 의식 공유를 보면서 이게 뭘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세븐킹덤을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는 세계라고 믿고 있는지 이 대륙을 두고 지략을 펼치고 말도 안되는 싸움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눈이 가고 있다.  전권에서는 티리온도 대너리스도 보이지 않아 이젠 안읽어를 외쳤었는데, 이렇게 대너리스와 티리온을 질리도록 보여주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알고 있던 티리온의 모습은 아니다. 짐짝처럼 숨겨져서 대너리스를 향해 가고 있는 티리온.  자신이 그곳으로 향하고 있는지도 처음엔 몰랐는데, 어느샌가 라예가르 왕자의 아들인 아에몬 왕자와 함께 하고 있다.  다 죽었다고 생각한 라예가르에 아들이 갑자기 나와서 어쩌나 쉽지만 이 녀석이 만만하지가 않다.  드래곤의 핏줄이라고 하지만 드래곤 한마디 없는 녀석이 당연히 대너리스와 결혼을 한다고 하니 말이다.  서열상으로야 라예가르 왕자의 누이동생보다는 아들이 위겠지만, 아에몬이 진짜 라예가르의 왕자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서 쑤셔되고 있는 캐슬블랙의 까마귀 존 스노우. 월 너머에 무시무시한 세상까지 지켜내야 하는데, 주위에서 바라는게 너무 많다. 이 어린 소년에게 말이다.  마에스터 아에몬이 "당신 속의 어린애를 죽이십시오. 존 스노우. 이제 우리에게 겨울이 거의 닥쳤습니다.  당신 속의 어린애를 죽이고 어른이 태어나게 하십시오." (p.218)라고 한 말이 존에게 가장 필요한 조언이긴 하지만, 동력자 하나 없는 곳에서 까마귀들과 자유민들을 통솔하는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게임 속 케릭터들은 통솔력도 쓱쓱하면 올려지는데, 판타지속 주인공이 그렇게 레벨업이 되어 버리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버리니 그럴 수도 없을 것이고 힘든 고비를 계속 겪고 있는 존 스노우가 어떻게 해결을 해나갈지는 알 수가 없다. 

 

  노예들을 해방시키면서 언설리드 군대와 함께 세븐킹덤으로 향하는 대너리스는 생각만큼 편하게 세상과 소통을 하지 못한다.  아직도 소녀인 대너리스에게 곳곳에서 유혹의 손길이 보내지고, 그녀에 언설리드 군대와 노예들에게 죽음의 사신들은 슬금슬금 다가온다.  그뿐인가?  세마리의 드래곤이 급성장을 하면서 이녀석들이 야생의 모습을 보이는게 아닌가?  어린아이의 새까맣게 탄 뼈.  어떤녀석이 이렇게 했는지 알 수 없으니 드래곤을 방임할수 조차도 없는 대너리스.  세븐킹덤의 자신의 왕좌로 가야만 하는데 발목을 잡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멋들어진 은발의 여왕으로 드래곤을 타고 세븐킹덤의 왕좌로 날아가고 싶은 대너리스.  그녀는 알고 있을까?  그녀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녀를 향한 음모가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는지를 말이다.  어린 조카가 그녀와의 결혼을 당연시 하면서 그녀가 아닌 자신이 아에몬 6세로 세븐킹덤의 군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서로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것 같이 보이는 이야기들이 하나씩 모이기 시작하는 것 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정말 모여들지는 알 수가 없다.  작가가 이글을 7부작으로 만든다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애석하게도 "그야 매춘부들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p.483)라는 티윈 라니스터의 말에 티샤를 찾아 매춘부들이 있는 곳을 찾아 헤메던 티리온이 멀리까지 원정을 나온 기사와 맞닥트렸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알수가 없다.  다음권에서 가장 궁금한 이야기다.  4부를 읽으면서 마지막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동일한 시간의 흐름이라고 하니 어쩌면 5부의 말미에 그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궁금하니 읽을 수 밖에 없다.  작가가 친절하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지, 아님 또 몇년을 기다리게 할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작가 맘이니 독자가 어떻게 하겠는가?  그저 이렇게 될까 저렇게 될까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조지 R.R.마틴이 펼쳐놓은 늪에 빠지는 수 밖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1/22/63 -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에 내맘을 뒤흔들었던 드라마가 《나인》이었다.  이 드라마가 완결되면서 기욤뮈소의 작품 표절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내겐 별 거리낌이 없이 다가와서 그런지 『당신 거기 있어 줄래』와 비슷한가 싶었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11/22/63』을 읽으면서 이 작품이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드라마도 매력적이었지만, 일부러 이렇게 쓴건지, 번역에 문제인지는 알수 없지만 약간씩 이야기의 맥을 끊어버리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스티븐 킹의 소설은 스토리의 힘이 강하다.  물론, 기욤뮈소의 작품 속에서 과거로의 정해져 있는 횟수는 《나인》과 비슷한 듯 하다.  그래도 왜 이작품이 더 비슷하다고 느껴질까?  그만큼 타임슬립을 이야기하는 것이 많다는 것일것이다.  책이든, 드라마든 이런 소재는 많다.  작년한해동안에도 타임슬립은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왔었다.  하지만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작가의 역량이 아닐까 싶다.  김대현 작가의『홍도』를 읽었을때는 알지못하는이가 《맨프럼어스》의 복사판이라는 글이라고 하기도 했으니 누가 항변을 하겠는가?  내겐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었지만 누군가에겐 그렇게 생각이 들수도 있으니 말이다.

 

 

  2002년에 개봉한 영화중에 장동건, 나카무라 토우로 주연에 《2009 로스트메모리즈》가 있었다. 이야기의 배경은 동아시아 일대가 '일본제국'이라는 이름으로 100년이 흘렀다는 설정이었는데, 남자주인공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는 내용이었다.  현시점에서 본다면 영화 속 배경이 잘 못 된 것이지만, 정말 이 배경이 잘못되었다고 누가 확신을 하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혹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 누군가에 의해서 바뀐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영화나 책을 읽으면서 해 볼때가 종종 있다.  『1Q84』를 읽을때도 그런생각을 했었었다.  알 수 없는 현실을 제외하더라도 《나비효과》라는 책과 영화가 기억날것이다.  중국에서 나비 몇마리가 날개짓을 하는 것만으로 토네이도가 생긴다는 이야기였다.  아주 단순한 가정이었고, 과거의 작은 변화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과거를 좌지우지하는것이 옳은 일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였는데, 『11/22/63』은  이러한 이야기들을 밑에 깔아두면서 주인공에 입장에서 있어서는 안될 과거가 바뀐다면 이라는 가정하에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대입 검정고시 준비반을 가르치는 서른다섯 살의 교사 제이크 에핑.  감정이 메말라서 이혼을 하겠다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가 생각했던 것은 학교 경비를 맡고 있는 해리 더닝의 리포트였다.  학생들로 부터 '두꺼비 해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50년전에 끔찍한 사건.  어머니, 여동생, 남동생을 아버지가 죽이고 자신까지 죽이려고 했다는 해리의 리포트는 부모의 죽음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던 그에게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었다.  그리고 그에게 연결된 식당 주인 앨 템플턴의 전화.  말도 안되는 가격에 소고기패티를 판매하는 앨은 하루사이에 호호할아버지가 되어 다 죽어가는 모습으로 제이크에게 털어놓는 비밀은 과거의 문을 열수 있는 시간의 문, 토끼굴의 존재였다.  그의 가게 창고가 과거, 1958년의 어떤 날로 이동하는 입구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곳에서 많은 시간이 흘러도 현실에서는 정확히 2분의 시간만이 흐른다는것이다.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제이크의 발이 토끼굴을 지나 엘로우맨을 만나면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현실이 되어 그에게 다가온다.   무언가를 위해서 하나둘씩 준비를 하고 있는 앨.  그가 제이크에게 이 비밀을 털어놓는 이유는 단 하나. 케네디의 암살을 저지하라.

 

"제이크, 자네가 역사를 바꿀 수 있어. 알겠나? 존 케네디를 살릴 수 있다고." (p.94)

 

  케네디의 암살을 저지하라니, 보통의 사람에게 가능한 일인가? 게다가 운동실력도 뛰어나지 않은 영어교사가 말이다.  아니, 과거가 변할수 있는지 조차 의심이 가는 제이크는 해리 더닝의 식구들을 그의 아버지로 부터 구하기 위해 다시 한번 토끼굴로 들어간다.  무덥지근한 데리에서 만난 사람들,  모래알 찾는 것처럼 힘든 사람 찾기. 그리고 핼러윈 밤에 그에 앞에 나타난 빌 터코트와 헤머를 든 프랭크 더닝. "과거가 고집이 세다는 게 문제였다.  바뀌길 원치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p.275). 이 고집이 센 과거는 해리 더닝의 바뀐 운명을 그냥 웃므며 보고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토끼굴을 나왔을때 제이크 앞에 놓여진 현실.  몇달만에 돌아온 현실 세계는 여전히 2분의 시간만이 흐른 뒤였고, 앨의 죽음과 함께 식당 문이 폐쇄되기전에 제이크는 또 다시 1958년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케네디의 암살을 저지 하라는 앨의 유언을 이루어주기 위해서.

 

  해리 더닝처럼 인생은 알 수가 없다.  케네디를 살린다면, 베트남전이나 세상을 혼란스럽고 우울하게 만들었던 수많은 일들이 사라지고 더 나아질 거라고 앨은 믿고 있지만, 그 후의 세상을 누가 알겠는가?  또 다시 토끼굴로 들어간 제이크가 처음 본 것은 엘로우맨의 죽음이었다.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는 앨의 이론. 그의 이론에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처음이 어렵지 두번째는 쉽게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토끼굴로 다시 들어가는 순간. 또 다시 리셋이 되어버린 과거를 바꾸기 위해서 프랭크 더닝 사건을 다시 해결하고 제이크는 조디에서 조지 앰버슨이라는 이름으로 덴홈 통합 고등학교 대체 교사로 지낸다.  1963년은 앞으로 5년이나 남았으니까.  과거속에서 산다고 자신의 삶이 무채색일 수는 없다.  1963년 오스왈드가 케네디에게 총을 쏘던 그 날 까지 제이크의 삶은 덴홈 통합 고등학교의 선생이었고, 그곳에서 그는 사람을 만나고, 삶을 꾸려나간다.  새디와 미식축구 경기를 보러가기 전까지 말이다.

 

"과거가 변화에 저항하는 강도는 어떤 행위에 따라 미래가 얼마나 달라지는가에 정비례하는 것 같아요." (p.386)

 

  변화를 싫어하는 과거.  이 과거속에 잡혀있는 한 남자. 이 남자의 행동이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엘로맨이 오렌지맨으로 되었다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블랙맨이 된 과거 속 현실을 마주한 제이크.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들려오는 라이온 프라이드의 주전선수, 짐을 외치는 소리는 엘로우맨에게서 스치듯 들었던, "너는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잖아. 당신 뭐야? 여긴 뭐 하러 온거야? 꺼져, 이 짐라야!"라는 외침이었다. "짐라, 짐라, 짐라!" (p.517)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하는 과거.  과거의 어느 틈이 뒤틀렸는지 알수는 없지만, 그가 느끼는 두려움은 자신이 과거의 존재도 미래의 존재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제 어떤이야기가 펼쳐질지는 다음 권을 읽어봐야만 알 수 있다.  '만일 과거로 돌아가, 서거한 대통령을 살릴 수 있다면... 세상은 더 나아질까?'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속에 자신의 인생은 어떻게 변할까?  내 인생과 케네디의 인생, 어떤것이 더 중요할까?  물을 필요도 없겠지만, 알수 없기에 언제나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것이 인생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빛 조각사 7
남희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게임을 하고 싶어질지 몰랐다.  게임이 『달빛 조각사』에 나오는 것처럼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가슴속에 있는 모든 것을 풀어낼 수 있다면, 게다가 월급보다 더한 수익을 얻는다면 위드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을것 같다.  하루 4시간만 자고 게임을 하는 위드를 보면서 이러니 성공하지 않으면 말이 안되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인생사가 다 그렇지 않은가?  게임 속 세계에서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인생에서도 남들과 똑같이 하면 별반 다르지 않는 삶을 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전의 / 불사의 군단 / 리치 샤이어 / 퀘스트 / 죽음을 거부할 수 있는 힘 / 세상 속으로 / 들어온 돈, 나가야 할 돈 / 죽음의 산행 / 영광의 홀 원정대  

 

  절망의 평원에서 벌어진 오크와 다크 엘프와의 싸움 이후 위드가 수락한 퀘스트는 리치 샤이어가 이끄는 불사의 군단과의 전쟁이었다. 불사의 군단은 말 그대로 불사다. 요즘 어디서나 튀어나오는 언데드들로 이루어진 군대가 불사의 군대다.  불사이니 레벨로 상당히 높아서 400에 육박하는 이 군대는 오크와 다크 엘프들도 두려울 수 밖에 없는 군대 란다.  그렇다고 수락한 퀘스트를 '난 못해요' 할 수도 없으니 위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긴 날개와 뾰족한 발톱, 두툼한 배를 가지고 있는 와이번. 굉장히 강한 몬스터인 와이번 그리고 조각 생명술. 위드정도되는 조각사만이 가능한 조각생명술은 자신의 레벨을 2단계 떨어뜨리지만 그만큼 충성한 몬스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이다. 

 

  불사의 군단과 싸움을 할수 있는 시간은 퀘스트의 제한으로 시간이 정해져 있고, 이 불사의 군단은 이겼다 싶으면 또 나오고 또 나온다. 어떻게 되었을까?   '캡슐에서 나온 이현은 괴로움에 몸부림을 쳤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물론 이겼다.  리치 샤이어와의 싸움에서 자신의 라이프가 다 되어 로그아웃 되엉버렸지만 이겼다.  문제는 리치 샤이어에게서 어떤 아이템을 받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퀘스트 성공도 중요하지만 높은 레벨에 적과 싸운 후 아이템을 얻기 위해 기를 쓰는 것이 위드의 모습이다.  다른이들에 눈에는 멋져 보이고 근사해 보이는 그에 이면엔 모조건 돈이 되는 것만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이 세속적인 영웅을 어떻게 해야할까?

 

  퀘스트의 성공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현실세계에서 이현이 받았던 방송국의 러브콜.  '절망의 평원'으로 인기를 얻은 위드의 또 다른 이야기에 사람들은 환호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게임하느냐 바쁜 위드는 별 생각이 없다.  CTS미디어 뿐 아니라 KMC미디어 까지 '로얄 로드'의 '위드'를 만나기 위해 난리가 아닌데, 메일도 읽지 않고 어디있는지 연락도 안되는 이현은 정말 수수께끼같은 인물이다.  그저 돈만 많이 준다면 OK인 이현.  돈때문에 게임을 하면서 메일도 제대로 읽지 않으니 참 대책없는 인물이다. 어쨌든 KMC에서 위드의 이야기를 독점하게 되었단다. 물론, 위드가 편집을 할이는 전혀 없다. 이번에도 19시간?  노~~ 21시간 대박 분량을 턱하고 안겨준다.

 

  이렇게 차곡 차곡 동생 대학보낼 돈을 모으고 있는데, 이걸 어쩌랴.  한국대학에 합격했단다. 그것도 수시로. 뭘 한것도 없는데 왜 합격을 했냐고요.  혜연과 할머니의 협공은 몬스터의 협공을 뛰어먹고 동생을 대학에 보내려니 자신도 다녀야 할 판인데, 버스비가 아쉬워 걸어다니는 이현에게 대학은 낭비로만 보이고, 입학까지 남은 시간동안 열심히 벌어야 할텐데 참 힘들기만 하다. 이럴땐 게임이 최고. 세상에서 머리아픈건 가상 현실속에서 싸우면서 이겨나가는 위드. 이제 제대로된 조각을 위해서 예술가의 도시 로디움으로 향한다.  베르사 대륙에서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고, 생산직들과 예술 계열 직업의 고향과도 같은 도시. 그곳은 어떤곳일까?

 

 『달빛 조각사』에 대한 리뷰를 쓰면서 스포가 너무 많아 어떻게 할까 고민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스포가 있어서 읽지 않을 책이 절대 아니다.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게임의 내용을 몰라서 죽어라 하는건 아닌거 처럼, '달빛 조각사' 위드가 있는 '로얄 로드'는 위드에게 맡겨지는 퀘스트와 그 퀘스트를 수락하고 성공하는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곳곳에 나오는 '띠링'소리에 흥분을 할 수 있는 건 리뷰가 아닌, 책으로만 가능하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명성이 올랐습니다.'와 같은 한줄의 문장들도 책으로 읽어야 제맛이지 리뷰로는 결코 따라 갈수가 없다.  그래서 『달빛 조각사』의 스포는 걱정을 하지 않으려 한다. 스포때문에 읽지 않는 분들은 없을테고, 밤을 새면서 읽혀지는 책을 어찌 리뷰가 따라가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고 도는 불수레.  그것은 운명의 수레인지도 모른다.  세키네 쇼코는 거기서 내리려고 했다.  그리고 한 번은 내렸었다.  그러나 그녀가 되려고 했던 여인은 그것을 알지 못하고 또 그 불수레에 올라타 버렸다.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녀는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대체 누구란 말인가?'  p.128

  

  火車.  일본인들은 나쁜짓을 한 망자는 지옥에 갈때도 불수레를 타고 간다고 생각을 했구나.  참, 일본스럽다는 생각이 처음 스친 생각이었다.  그렇게 읽어 내려간 책을 몇 주가 지났음에도 리뷰를 쓰지 못하고 잡고만 있었다.  초판이 2000년에 나온 책을 2013년에 읽었음에도 거부감이 없이 다가옴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십여년 전 일본과 비슷해지고 있기 때문인 이유도 있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닐것이다.   내 주변에도 이런 일들이 있었나?  생각해보니 신용불량이나 개인파산을 한 사람이 몇 있기는 하다.  단순하게 그런 사람도 있네 하고 넘어가 버리고 싶은데, 나는? 이라는 의문이 드는것을 막을 수가 없다.  남편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금난이 있을때마다 현금 서비스와 대출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나고, 가장 손쉽게 이용을 하는것도 그것이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고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가능하니 말이다.  몇일 전에도 내 신용카드에서는 돈이 빠져나와 거래처로 송금이 되었다.  가지고 있던 보험과 통장들은 마이너스 대출이 될수 있는 한도를 다 채워버렸다.  그런데도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난 내가 있는 자리를 눈감고 있다.  처음 대출은 가슴이 메여오고 아프더니,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손을 내미는 남편에게 건네어 지는 내 신용카드와 사라지는 통장들이 이제는 무덤덤해 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화차를 만났다.

 

  왜 난 화차를 읽었을까?  내용을 알았더라면 읽었을까?  그냥,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라서가 가장 빠른 답이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미미여사니까.  게다가 출근을 하니 내 자리에 턱하고 자리를 잡고 있었기에 읽었다.  영화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는데, 회사 동료가 미미여사의 책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집에 있다면서 가지고 왔단다.  타 출판사의 책 표지를 먼저 접한 탓에  표지가 낯설기도 했지만, 책을 읽은 후엔 이 표지가 책 내용과 더 어울리네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아들과 단둘이 사는 휴직 중인 형사 혼마에게 아내의 조카가 찾아온다.  아내의 장내식에도 오지 않았던 조카가 얄밉기는 하지만, 실종된 약혼녀 세키네 쇼코의 이야기가 형사의 촉을 건드린다.   아니, 날이 좋으면 찾아주겠다고 해버린 약속을 지켜야 할것만 같아서 혼마가 세키네 쇼코라는 이름의 약혼녀를 찾아 나서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선균, 김민희 주연의 국내판은 조카와 조카의 약혼녀가 주연이지만, 책은 완벽에 가깝게 혼마의 시선으로 그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실정이 배우위주로 찍으니, 어쩔 수 없지만, 영화를 보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혼마라는 인물을 조성하씨가 어떻게 그려냈을까 하는 궁금증은 남는다.  

 

  작가는 혼마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세키네 쇼코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퍼즐 조각을 맞추어 나가 듯 그녀의 과거를 한 조각씩 맞춰나간다.  혼마의 추적에 의해 조금씩 드러나는 실종 사건의 이면에는 세키네 쇼코와 신조 교코를 연결되어 지고, 어떻게 그녀들이 하나로 이어지는 지를 혼마와 이자카의 대화를 통해서 보여준다.   세키네 쇼코가 미조구치 변호사에게 했던 말 '전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인데...'(p.147)은 자신들도 모르게 화차(火車)에 올라타고 만 두 여인의 이야기를 단 한마디로 표현을 해주고 있다.  개인파산자의 비극은 어떤걸로 이야기를 할수 있을까?   작가는 이야기 한다.  "왜 뱀이 껍질을 벗으려는지 알고 계세요?... 그거 생명을 걸고 하는 거래요.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나요.... 몇 번이고 허물을 벗는 동안 언젠가는 다리가 나올 거라고 믿기 때문이래요.  ...다리 같은 게 있든 없는 뱀은 뱀인데....그렇지만 뱀의 생각은 다른가 봐요. 다리가 있는 게 좋다.  다리가 있는 쪽이 행복하다고요.... 그래서 뱀한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울을 팔아먹는 똑똑한 뱀도 있는 거죠. 그리고 빚을 져서라도 그 거울을 갖고 싶어 하는 뱀도 있는 거구요." (p.310~311)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이라는 두 여인은 행복을 꼭 뱀의 다리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라고 말이다.  

 

  개인파산이나 신용카드에 의한 폐해가 본인만의 문제라고 단언할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정책상의 문제라고 할수도 없다.  세상이 점점 흉흉해지고 있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다른 이의 행복을 빼앗는 것도 있을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작가는 이야기 한다.  혼마의 아들 사토루와 이자카의 대화를 통해서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다른 것처럼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자기 마음에 안 드는 걸 보면 우선 그걸 부숴 버리고 나서 자기한테 편리한 대로 변명을 한대요.  그러니까 보케를 왜 죽였는지 타자키가 아무리 변명을 해도 그런 걸 들을 필요는 없댔어요.  그리고 중요한 건, 어떤 생각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일을 했는냐 하는 거래요." (p.374).  보케라는 개의 죽음을 통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미미여사의 말은 지금 시점의 대한민국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작년인가 굉장히 이슈가 되었던 수원살인사건이 있었다.  '왜 그랬을까?'를 고민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  어쩜 이자카는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자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키네 쇼코가 되어버린  신조쿄코의 속마음을 말이다.   문제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그냥 넘길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니 넘겨서도 안된다.  그러기에 혼마가 신조 교코의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이고 쇼코를 시이라고 부르던 타모츠가 그녀에게 묻고 싶었을 것이다.  그들이 어떤 말을 묻고 그 답을 얻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쩜, 작가는 처음부터 그건 중요한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장래가 보장되는 엘리트 은행원과 약혼했다가 자신의 과거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자취를 감춰야만 했던 여인. 충분히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음에도 벼랑으로 몰고가는 사회제도.  이 책을 읽으면서 미미여사가 과거에 법률사무소에서 일을 했음을 알았다.  그래서 이야기는 생생하다.  법률적인 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들이 바로 옆에서 튀어나오는 것처럼 생생하다.   살아있는 인물들과 함께 현대인의 필수 조건이 되고 있는 신용카드, 통신판매, 할부, 그리고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 등 편의를 제공해주는 것들이 자칫 잘못하면 위험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는 화차(火車).  혹시, 지금 내가, 당신이 타고 있는 것이 화차는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방범 3 - 개정판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5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52회 예술선장문부성과학대신상 수상 / 제55회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특별상 수상 / 제5회 시바 료타로 상 수상 /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02년 1위 / 『다 빈치』 BOOK OF THE YEAR 1위 / 주간 『문예춘추』 2001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1위

  

  이 책 한권으로 미미여사님이 상을 싹쓸이 하셨다.  일본에서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는 상이 있나보다.  제목 그대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그래서 읽어야만 하고,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일본 표지보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모방범 표지 일러스트가 전율을 느끼게 하는 모방범.  미미여사의 <낙원>도 일러스트 작가 이관용님의 작품이니, 보는 눈은 다 같은 것 같다. 일러스트 끝내주는데하고 책을 잡았고, 책장을 다 덮은 후에 우와... 이분 굉장하네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산장을 배경으로 한 일본판 표지보다, 이관용님의 표지가 훨씬 더 모방범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모방범이 책 표지만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결론은 우리나라 일러스트 끝내준다다.

 

 

 

  책을 덮은지 많이도 흘렀는데, 이제야 3권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읽을 당시에 아하~했던 부분들은 갈무리를 해놨지만, 여타 다른 이야기들과 약간은 뒤섞여버린 느낌이 든다.  요즘 너무 많은 스릴러와 SF를 읽었나 보다.  어쨌든, 모방범이 대단하긴 대단하다.  사실, 3권의 끝부분은 이게 뭐야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후미의 공기빠진 풍선의 느낌보다는 시종일관 지탱해오던 미미여사의 이야기의 힘이 대단했기에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 이 책하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2권은 다카이 유미코에게 다가가는 피스를 그리면서 끝이났었다. 뭘까?  그녀에게 무슨짓을 하려는걸까하는 불안감과 함께 3권으로 들어왔는데, 유미코는 아직은(?) 건재하다.  어찌 아가씨들은 이다지도 껍데기에 혹하는지 모르겠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어도 외모에 혹하는거야 나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어쩌면, 피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항상 웃음을 띄고 있는 아미가와에게 호감이 가는것이 정상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오빠 친구라지 않는가.  독자들은 모두 알고 있는 이 나쁜 놈. 이 녀석은 뭘 하고 있는걸까?

 

  오빠의 죽음으로 거의 정신의 문제가 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유미코는 어수선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렇다고 3권이 유미코로만 이끌어 가는 것은 아니다.  유미코와 아미가와. 1편부터 끊임없이 나오지만, 이 인물이 무엇때문에 나올까 생각하게 만들었던 인물들이 왜 나와야만 했었는지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르포를 쓰고 있는 마에하타와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메구미에게 쫒기고 있는 아이까지 수많은 인물들이 이야기를 펼치면서 하나 하나의 그들의 삶을 풀어내기 시작한다.   그 와중엔 사건의 폐부를 찌르는 인물들도 분명있다.  전화를 건 용의자가 두명인지 알아내는 두부가계 할아버지, 아리마 요시오.  제3의 인물, 용의자 X를 평하고 있지만, 그 평속에 새로운 가설을 새우는 시게코까지.  그뿐이 아니다.  잠깐 잠깐 나오고 있는 건축가가 이야기를 한다.  어찌이리도 똑똑할까?  건물만 보고도 사람을 파악하는 이남자. 이름을 모르겠다.  내가 못찾는 것인지, 처음부터 건축가로 나오는것인지는 모르겠다.  건축가를 하기 전, 형사였을 때에도 꽤나 범인을 잘 잡았을 듯 하다.   "구리하시 히로미는 즐기고 있었어.  그놈은 이런 짓을 하고 싶어했어.  하고 싶어서 안달하던 일을 해냈으니 얼마나 즐거웠겠어.  다시 말해, 구리하시 히로미는 자신이 등장인물의 하나로 배치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조금도 깨닫지 못했다는 거야." (p. 253)

 

  작가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똑같은 위치에서 보고 있는 듯 하다.  아니, 피스나 가즈아키처럼 완벽하게 살인을 놀이로 만든 인물을 제외하고는 모든 인물들이 똑같은 위치에서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인물들이 되어 보여지고 있다.  어쩌면 가즈아키의 어린시절을 보여줌으로써 그의 이야기를 정당화는 아니겠지만,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양쪽을 바라보는 관점을 거의 동등하게 보여주면서, 누구를 동정하고 누구를 미워해야 하는지 읽는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아리마 요시오가 시게코에서 하는 말을 들여다 보면 누가 피해자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카이 유미코가 다카이 가즈아키의 여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리 가혹한 일을 당해도 괜찮을까?  그 아이가 마리코를 죽인 게 아니오. 그 아이가 마리코를 그런 참혹한 지경에 빠지게 한 것도 아니고, 마에하타 씨. 꼭 당신과 내 입장이 거꾸로 된 것 같구먼.  당신은 누구를 위해 글을 쓰고 있소? 당신의 목적은 뭐지? 당신이야말로 우리 피해자 가족들의 진짜 마음이 뭔지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애당초 알려고 하지도 않았을 테지. 당신에게는 그런 필요성이 없으니까." (p.110) 

 

  작가가 말하는 아니 피스가 말하는 것은 오직 하나다"애당초 이건 내가 쓴 각본이다. 나의 드라마다. 마에하타 시게코 따위는 아무 관계도 없다. 아무런 권리도 없다... 되찾으리라 다짐했다. 나의 드라마를, 내 손으로" (p.438)  아마, 이래서 공기빠진 풍선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결말은 내고 있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이날까 끊임없이 조마조마 했던것이 시게코와 다른이들이 피스의 과거와 숨겨진 비밀들을 밝혀내면서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하고, 정말 말도 안되게 TV프로를 통해서 피스의 자존심 하나를 툭하고 건드리면서 이야기는 급속하게 결말로 치닫는다.  무엇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인가?  무엇때문에 그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그들은 자신들의 죽음의 이유조차 몰랐을까?  현대 사회가 이런지도 모르겠다.  합리적이지도 그럴듯하지 않는 이야기들.  만들어낸 허상의 이야기들.  제발 있어서는 안된다고 외치고 싶은 이 허상의 이야기들이 세상을 떠돌아 다니다 펑하고 살아 움직일까 두렵다.  책을 덮고도 요시오할아버지의 말이 계속 멤돈다.  인간은 인간일때 인간이다.  "네가 비참하게 죽인 건 네가 말하는 대중이니 뭐니 하는 무리속에 끼웠다 뺐다 하는 부품이 아내. 어느 누구나, 한 사람의 어엿한 인간이었어.  죽은 이들때문에 상처입고 슬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이야."(p.5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