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범 3 - 개정판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5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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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회 예술선장문부성과학대신상 수상 / 제55회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특별상 수상 / 제5회 시바 료타로 상 수상 /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02년 1위 / 『다 빈치』 BOOK OF THE YEAR 1위 / 주간 『문예춘추』 2001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1위

  

  이 책 한권으로 미미여사님이 상을 싹쓸이 하셨다.  일본에서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는 상이 있나보다.  제목 그대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그래서 읽어야만 하고,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일본 표지보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모방범 표지 일러스트가 전율을 느끼게 하는 모방범.  미미여사의 <낙원>도 일러스트 작가 이관용님의 작품이니, 보는 눈은 다 같은 것 같다. 일러스트 끝내주는데하고 책을 잡았고, 책장을 다 덮은 후에 우와... 이분 굉장하네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산장을 배경으로 한 일본판 표지보다, 이관용님의 표지가 훨씬 더 모방범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모방범이 책 표지만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결론은 우리나라 일러스트 끝내준다다.

 

 

 

  책을 덮은지 많이도 흘렀는데, 이제야 3권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읽을 당시에 아하~했던 부분들은 갈무리를 해놨지만, 여타 다른 이야기들과 약간은 뒤섞여버린 느낌이 든다.  요즘 너무 많은 스릴러와 SF를 읽었나 보다.  어쨌든, 모방범이 대단하긴 대단하다.  사실, 3권의 끝부분은 이게 뭐야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후미의 공기빠진 풍선의 느낌보다는 시종일관 지탱해오던 미미여사의 이야기의 힘이 대단했기에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 이 책하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2권은 다카이 유미코에게 다가가는 피스를 그리면서 끝이났었다. 뭘까?  그녀에게 무슨짓을 하려는걸까하는 불안감과 함께 3권으로 들어왔는데, 유미코는 아직은(?) 건재하다.  어찌 아가씨들은 이다지도 껍데기에 혹하는지 모르겠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어도 외모에 혹하는거야 나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어쩌면, 피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항상 웃음을 띄고 있는 아미가와에게 호감이 가는것이 정상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오빠 친구라지 않는가.  독자들은 모두 알고 있는 이 나쁜 놈. 이 녀석은 뭘 하고 있는걸까?

 

  오빠의 죽음으로 거의 정신의 문제가 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유미코는 어수선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렇다고 3권이 유미코로만 이끌어 가는 것은 아니다.  유미코와 아미가와. 1편부터 끊임없이 나오지만, 이 인물이 무엇때문에 나올까 생각하게 만들었던 인물들이 왜 나와야만 했었는지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르포를 쓰고 있는 마에하타와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메구미에게 쫒기고 있는 아이까지 수많은 인물들이 이야기를 펼치면서 하나 하나의 그들의 삶을 풀어내기 시작한다.   그 와중엔 사건의 폐부를 찌르는 인물들도 분명있다.  전화를 건 용의자가 두명인지 알아내는 두부가계 할아버지, 아리마 요시오.  제3의 인물, 용의자 X를 평하고 있지만, 그 평속에 새로운 가설을 새우는 시게코까지.  그뿐이 아니다.  잠깐 잠깐 나오고 있는 건축가가 이야기를 한다.  어찌이리도 똑똑할까?  건물만 보고도 사람을 파악하는 이남자. 이름을 모르겠다.  내가 못찾는 것인지, 처음부터 건축가로 나오는것인지는 모르겠다.  건축가를 하기 전, 형사였을 때에도 꽤나 범인을 잘 잡았을 듯 하다.   "구리하시 히로미는 즐기고 있었어.  그놈은 이런 짓을 하고 싶어했어.  하고 싶어서 안달하던 일을 해냈으니 얼마나 즐거웠겠어.  다시 말해, 구리하시 히로미는 자신이 등장인물의 하나로 배치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조금도 깨닫지 못했다는 거야." (p. 253)

 

  작가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똑같은 위치에서 보고 있는 듯 하다.  아니, 피스나 가즈아키처럼 완벽하게 살인을 놀이로 만든 인물을 제외하고는 모든 인물들이 똑같은 위치에서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인물들이 되어 보여지고 있다.  어쩌면 가즈아키의 어린시절을 보여줌으로써 그의 이야기를 정당화는 아니겠지만,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양쪽을 바라보는 관점을 거의 동등하게 보여주면서, 누구를 동정하고 누구를 미워해야 하는지 읽는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아리마 요시오가 시게코에서 하는 말을 들여다 보면 누가 피해자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카이 유미코가 다카이 가즈아키의 여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리 가혹한 일을 당해도 괜찮을까?  그 아이가 마리코를 죽인 게 아니오. 그 아이가 마리코를 그런 참혹한 지경에 빠지게 한 것도 아니고, 마에하타 씨. 꼭 당신과 내 입장이 거꾸로 된 것 같구먼.  당신은 누구를 위해 글을 쓰고 있소? 당신의 목적은 뭐지? 당신이야말로 우리 피해자 가족들의 진짜 마음이 뭔지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애당초 알려고 하지도 않았을 테지. 당신에게는 그런 필요성이 없으니까." (p.110) 

 

  작가가 말하는 아니 피스가 말하는 것은 오직 하나다"애당초 이건 내가 쓴 각본이다. 나의 드라마다. 마에하타 시게코 따위는 아무 관계도 없다. 아무런 권리도 없다... 되찾으리라 다짐했다. 나의 드라마를, 내 손으로" (p.438)  아마, 이래서 공기빠진 풍선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결말은 내고 있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이날까 끊임없이 조마조마 했던것이 시게코와 다른이들이 피스의 과거와 숨겨진 비밀들을 밝혀내면서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하고, 정말 말도 안되게 TV프로를 통해서 피스의 자존심 하나를 툭하고 건드리면서 이야기는 급속하게 결말로 치닫는다.  무엇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인가?  무엇때문에 그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그들은 자신들의 죽음의 이유조차 몰랐을까?  현대 사회가 이런지도 모르겠다.  합리적이지도 그럴듯하지 않는 이야기들.  만들어낸 허상의 이야기들.  제발 있어서는 안된다고 외치고 싶은 이 허상의 이야기들이 세상을 떠돌아 다니다 펑하고 살아 움직일까 두렵다.  책을 덮고도 요시오할아버지의 말이 계속 멤돈다.  인간은 인간일때 인간이다.  "네가 비참하게 죽인 건 네가 말하는 대중이니 뭐니 하는 무리속에 끼웠다 뺐다 하는 부품이 아내. 어느 누구나, 한 사람의 어엿한 인간이었어.  죽은 이들때문에 상처입고 슬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이야."(p.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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