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십이국기 2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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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이국기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가 기린 다이키에 관한 부분이다.  처음엔 기린과 인간의 중간쯤으로 보여지고 이쪽도 저쪽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는 다이키가 제대로 된 기린이 되어가는 모습은 가슴 벅차게 만들었었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받아들였을때는 함께 기뻐했었다.  1부를 통해서 만났던 요코는 봉래라는 이름 붙여진 왜에서 자라온 아이였고, 자신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십이국기에서 동력자와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스스로 커가기 시작한다.  물론, 십이국기가 아직 완결되지 않았기에 요코가 위왕을 물리치고 왕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불안전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자신을 찾아가기 위한 과정은 여전히 그려지고 있고, 요코의 이야기를 통해서 십이국기의 모습들이 조금씩 보여지고 있다. 

 

 

  일본과는 다른 세계인 십이국기 세계의 한가운데는 봉산이라는 산이있다.  봉산은 기린이 태어나고 자라는 곳이다.  1권을 통해서 십이국기의 모든 인물들은 나무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것을 이미 보여줬다. 과일처럼 아이들을 나무에서 따는 곳. 그러기에 반인반수도 인간을 엄마라고 할 수 있고, 부모를 닮았다는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곳이 십이국기다.  그리고 이곳은 기린이 왕을 선택하고, 선택된 왕은 신이되어 덕으로 통치하는 곳이다.  왜 봉산에서만 기린이 태어날까?  인간이나 동식물, 마물들이 태어나는 이목이 곳곳에 있는 것과 달리 기린이 태어나는 사신목은 봉산에만 있고, 이 곳에서 네 다리와 뿔, 멋진 갈기가 있는 기린이 태어나기 때문에 봉산은 중요하다.  기린은 태어나자 마자 여선들의 보살핌으로 성장해 왕을 선택하게 된다.  오랜만에 열린 봉산의 태과는 기쁨이었지만, 거스를수 없는 '식은' 봉산의 태과를 봉래로 흘러들어가게 만들어버렸다.

 

  요코처럼 봉래로 흘러 들어간 기린은 열살까지 인간의 아이로 살아간다.  이부분은 『마성의 아이』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뜬금없어 보이는 『십이국기 0부』를 표명하고 나온 '마성의 아이'는 기린인 다이키가 봉래에서 다카사토로 살면서 잃어버린 1년을 기억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데, 『마성의 아이』부터 만나게 되면 '0부'라고 표현은 되어 있지만, 헛갈릴수 밖에 없고,『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을 만나는 순간 안쓰러움에 어찌할 줄 모르게 만든다.   지금은 다이키의 이야기만 해보려한다.  어딘지 남들과 다른 다카사토는 외톨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식으로 봉래로 흘러간 태과 속 아이를 찾기위한 십이국기의 기린들의 노력은 그칠줄 몰랐고, 드디어 다이키를 찾아내, 봉산으로 다이키가 돌아오게된다.  드디어 집으로 돌아온 다이키.  검은 머리에 다이키를 보면서 여선들은 흑기린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정성을 쏟는다.

 

  기린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전변할수 능력뿐 아니라, 기린으로서 가지고 있는 능력은 잠재적이다.  처음부터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난 다이키는 전변도 기린으로서의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면서 봉래에서와 같이 자기 자신에 확신을 하지 못한다.  기린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다는 사령 하나 없는 기린. 왕을 선택하는 능력도 없는것 같고, 점점 다이키는 이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모두들 때가되면 알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때가 오는걸까?  보는 순간 두려웠지만 같이있고 싶다는 생각은 교소를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시무시한 사령을 굴복시키고 전변까지 하게 되지만, 여전히 다이키는 반신반의한다.  그저 헤어지기 싫어서 왕으로 선택해버린 태왕.  언제 태왕과 다이키에게 죽음이 찾아올지 두려움에 떨수 밖에 없었다.  누구도 그의 두려움과 왕이 아닌 사람을 왕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죄책감을 떨쳐버리게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끊임없이 어린 다이키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 애를 쓴다.  왕으로 선택받기 위해 다이키 주변에 모이는 사람들.  두려움과 권위를 구분할 수 조차 없는 어린 기린은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으로 인정받으려한다.  자신을 믿을 수 없었기에 자괴감으로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끊임없이 흔들리는 어린 기린.  그 어린 나이에 그런 모습은 당연하게 다가온다. 어깨에 짊어진 짐이 어린 다이키에게는 얼마나 무거웠겠는가? 태왕과 기린 다이키는 떨어질수 없는 존재이지만,『마성의 아이』를 통해서 알수 있듯이 다이키는 다시 봉래로 돌아가있다.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여전히 봉산엔 기린의 태과가 열리지 않고 있고, 태왕이 죽었다는 증거도 없다.  그럼에도 태나라엔 왕도 기린도 없다.  이들에게 무슨일이 벌어졌는지는 작가만이 알고 있고, 지금 우리는 자아를 확실하게 찾은 다이키의 모습과 함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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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새는 죽인다
사카구치 안고 지음, 양혜윤 옮김 / 세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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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다 노부나가를 아는가?  파격적인 개혁과 천재적 전략가라는 오다 노부나가를 '울지 않는 새는 죽인다'를 통해서 만났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우리네 역사와 뗄수 없는 관계에 있는 인물들이었으니 당연하게 만났었는지도 모르지만, 오다 노부나가는 익숙한 이름은 아니었다.  고등학교때 『대망』을 읽었었는데, 세로로 읽는 옛날책을 어디서 구해서는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카모토 료마의 이야기였지만, 그들이 이야기와 전략전술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사춘기시절 읽은 『대망』은 그저 이해할수 없은 일본 귀족들의 삶과 야한책이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으니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다 우리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줬던 그들을 그냥 영웅으로만 만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의 역사 속 영웅을 펌하하고자 하는 맘은 없다.

 

 

 

  파격적인 개혁과 천재적 전략가라는 오다 노부나가에 대한 『울지 않는 새는 죽인다』는 그의 사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그의 말을 인용해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지 않는 새는 어떻게 해서든 울게 만든다.'고 했으며, 도쿠가와 이에야시는 '울지 안는 새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단다. 일본 전국시대는 천하를 차지하기 위한 군웅들의 무대였고, 이 경합에는 다이묘나 호족들뿐만 아니라 도요토미 히데요시오 같은 평민의 핏줄까지도 참가하였다.  전쟁은 영웅이 되고자 뜻을 품은 이들에게는 기회로 다가온다.  일본역사속에서 최후의 승리자인 도쿠가외 이에야스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영웅들의 이야기중 책을 통해서 만나게 된 오다 노부나가는 반전이 있는 인물이었다.

 

  오와리 지역의 노부나가 집안에서 태어난 노부나가는 어린시절부터 '오다의 바보'로 불리던 인물이었다.  15세의 오다 노부나가가 아버지 노부히데의 제 2차 미노 침략에 맟춰 히라테 마시히데에 의해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시작된다.  바보로 불리던 노부나가는 적절한 상황판단으로 마시히데를 놀라게 만들지만, 노부나가의 몇몇 측근을 제외하고는 당연하게 바보로 불리는 인물로 표현되고 있다.  책은 오부나가의 생애 중 15세부터 28세까지의 짧은 기간을 다루고 있고, 그 중 '오다의 바보'로 불리던 시절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상투를 끈으로 칭칭 감아 꽁지처럼 드리운 머리를 하고 빨간색이나 녹색의 머리끈만 하며, 겉옷은 항상 바닥까지 질질 끌리 정도로 긴것을 입고 다니는 소년.  허리춤에는 부싯돌 주머니를 일곱개나 달고 다니고,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번 수련, 총, 활, 창 놀이를 하는 동네 건달같은 모습의 '오다의 바보'는 아무리 좋게 본다해도 바보로만 보이는 인물이다.  

 

  현대를 살면서 일본의 충을 이해하기는 힘든 부분 중 하나가 활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에서도 신의와 충이라는 이유로 활복을 너무 쉽게 지시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장면들이 나오고 있다.  어찌되었든 충신 마사히데의 죽음은 노부나가를 국사에 힘쓰게 만들고, 오와리 지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형제간의 골육상쟁을 정리하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이 인물을 어떻게 보고 미노의 사이토 도신이 딸 노히메를 그의 짝으로 주었는지는 범인의 눈으로는 결코 알아낼수가 없을듯 하다.  전대 미문의 악당이라는 도신이 믿고 있는 노히메 역시 다른사람들과는 상이한 시각으로 노부나가를 바라보고 있고, 노히메가 아버지인 도신에게 쓰는 편지글들은 노부나가라는 인물의 변화를 기대하게 만들곤 한다.  그리고 조금씩 노부나가의 전략, 전술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허리에 차고 다닌 부싯돌 주머니가 혁명적인 철포전술로 살아나고, 씨름이나 싸움으로 단련된한 체력이 전장에서 그를 보호해주고, 바보같은 배포는 누구도 따르지 못하는 선견지명으로 보여진다.

 

  내가 알고 있는 있는 오다 노부나가는 사카구치 안고가 안겨준 인물이 전부다.  '오다의 바보'라 불리던 15세 어린 소년 시절부터 주변을 정리하고 사람들을 휘어잡는 28세의 노부나가 까지가 전부다.  그러기에 노부나가의 삶이 어떻게 정리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단지, 에필로그를 통해서 만난 노부나가는 적은 병력을 이끌고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대군을 오케하자마에서 격파하고 사이토 류고를 공격해 미노를 평정했다고 되어있다.  그리고 교토까지 진출해 천하통일의 대업이 성공되려는 순간, 그의 부하 아케치 미쓰히데의 모반으로 혼노지에서 생애를 마감했다고 되어있다.  조금 떨어진 시각으로 바라볼 때 그의 이야기가 뭐가 그리 흥미로울까 싶지만, 일본인치고 노부나가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하니 어린시절부터 전해지는 그의 이야기는 파란만장한 삶임에는 틀림이 없다.

 

  책 표지에 노부나가, 히데요시, 이에야스가 이야기했다는 명언은 극단적으로 그들의 타입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성향이 옳다 그르다 이야기할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단지, 작가 사카구치 안고의 성향이 노부나가와 가장 적합했기때문에 이글이 쓰여졌다고 옮긴이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우리의 역사 속 인물들을 들여다보더라도 역사적 진실과 실록을 통해서 전해지는 내용들은 다른 경우가 많다.  어쩔 수 없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니 말이다.  하지만, 승자가 아닌 이들의 삶도 들여다 봐야한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얼마나 많이 발견하게 되는가?  역사속에서 항상 대립되어 왔고, 아직도 남아있는 앙금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나라가 일본이다.  그 나라의 영웅 이야기를 들여다 보는 이유는 그들의 내면을 알고 싶어서 일지도 모른다.  덮어버리기엔 아직도 청산해야할 과거의 잔재가 얼마나 많은가?  함께 공생하는 길을 찾기 위해서는 서로를 조심스럽게 알아가야만 알 수 있고, 그 방법 중 하나가 그들의 역사를 바라보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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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개 2
강형규 지음 / 네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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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형규 작가를 처음 만난 건 『무채색 가족』이었다.  그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얼마나 열광을 했었는지 모른다.  순수하다 못해 뇌가 깨끗한 조민희와 그의 가족들은 처음 이야기를 만나면서 이 이야기가 뜰까 싶었는데, 이게 회가 거듭할 수록 요즘 말로 꿀잼, 졸잼이 아니던가?  누군가는 처음 웹툰으로『무채색 가족』을 만났을때, 어디가 웃음포인트인지 모르겠다는 표현을 했었고, 나 역시 그랬던것 같다.  너무 어처구니 없어서 도대체 어디서 웃어야할지 몰랐었는데, 어느 순간 민희에게 동화되어 코믹이 아닌, 사람냄새를 느끼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강형규 작가가 쓸개를 가지고 돌아왔을 때, 그를 아는 이들은 당연히 열광 할 수 밖에 없었다.

 

 

  웹툰은 '프롤로그'가 대박이었는데, 책은 그 부분을 싹 빼버렸지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냥, 프롤로그를 읽으면 '픽~'하고 웃게 되는 부분이 빠져서 아쉬울 정도이니, 시간이 되는 분들은 프롤로그를 찾아서 읽어보시길 권한다.  중국 '월병'모양의 금덩어리를 보면서 '쫄병 스낵'모양을 찾아내는 덧글들도 웹툰으로만 가능한 이야기니, 처음 한두편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것이다.  책이 출간하기 전부터 독자들은 이미 영화화를 확정한듯이 배우들을 거론했었는데,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하니 어떤 배우들이 주인공이 되어 이 영화같은 웹툰을 진짜 영화로 만들어 낼지 궁금하다.  천문학적 액수를 두고 벌어지는 사상 초유의 금 쟁탈전이라는『쓸개』를 영화만큼 스펙타클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쓸개와 희재는 쫒는 무리를 피해 장차식을 찾아가지만, 역시 만만치가 않다.  장차식을 통해 해결을 기대한 쓸개에게 걸려온 전화 한통.  쓸개를 딴낭이라고 부르고, 엄마인 해정이를 찾는 남자. 게다가 그가 무적자임을 알고 있다.  그뿐인가? 엄마와 자신을 찾기위해 전국 관공서를 다 뒤져봤다는 이 남자는 쓸개에게 자신이 아버지라고 주장을 한다.  세실리아 흥업의 길학수가 말이다.  이 남자를 믿어도 되는 걸까?  분명 쓸개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인것 같은데, 장차식이 들려주는 길학사에 대한 이야기는 두려움으로 몸을 움추리게 만든다.  엄마가 자신에게 남긴 물건이기에 바꾸고 싶은 쓸개, 이 금덩어리를 어떻게 해야할까?  길학수의 말처럼 그에게 가면 해결이 되는 걸까?

 

  쓸개 2권은 길학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무것도 없이 그저 성실 하나로 종로 주단거리의 신용을 쌓았던 젊은 청년, 길학수. 그가 어떻게 세실리라 포목상의 주인이 되었는지 그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고 있다.  주단을 중국으로 가져가 수를 놓아 다시 한국으로 가지고 오면 금액이 배가 되는데, 이 물건을 맡길 사람으로 학수청년만큼 믿을 수 있는 인물이 없었다.  중국을 오가면서 학수가 만나게 된 또 다른 거래. 장물인 금을 중국에서 제련을 해서 다시 한국으로 가지고 돌아오면 되는데, 금을 본 학수의 눈이 변했다.  누구도 주인이 아닌 금이 눈앞에 있고,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가 금을 가지고 사라져버렸다.  사람은 언제 겁을 먹을까?  두려움을 주면 겁을 먹는다.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으로 상대와 줄다리기를 했을때 먼저 그것을 깨는 쪽이 이기는 게임.  이 두려움의 법칙을 길학수는 알았고, 두려움에 해정은 딴낭을 데리고 한국으로 피해버렸다.

 

  과거와 현재가 교묘하게 교차되면서 보여진다.  분명 쓸개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길학수의 모습이 보여지고, 길학수의 과거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쓸개의 모습이 보여진다. 머릿발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딴낭과 눈빛이 변해버린 길학수.  이들의 관계는 부자 지간이지만, 그런 모습으로 다가오질 않는다.  엄마의 흔적을 찾아 희재와 함께 밀항을 한 쓸개.  쓸개와 희재.. 아니, 금의 행방을 찾아 중국으로 움직이는 길학수의 하수인들.  '이 금은 돈이 아니오. 이 금이 돈이 될라믄 많은 거짓부렁이 있어야 하지'라고 엄마가 그렇게 말을 했건만, 딴낭이 들은적 없는 이야기이니 이렇게 엄마 찾는다고 종로에서 중국까지 갔겠지만, 웹툰의 스케일이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있다.  인정사정 없는 길학수와 모든건 책으로만 알았어요를 외치던 쓸개, 이들의 이야기는 3권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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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광해군은 억울해했을까? - 광해군 vs 이귀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34
김태희 지음, 박상철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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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조 500년 역사 속에 '묘호'를 얻지 못한 왕은 단 두명에 불과했다. '묘호'란 왕이 죽은 뒤 종묘에 모실 때 붙이는 이름으로, 높이는 뜻이 담겨 있는데, 태조, 태종, 세종처럼 '~조'나 '~종'으로 끝나는 임금 이름을 말한다.  조선 왕조에서 '~군'으로 끝난 임은근 노산군, 연산군, 광해군 이렇게 세 명이었지만, 노산군은 후에 단종이라는 묘호를 얻어, 조선 시대의 왕 가운데 오직 연산군과 광해군만이 세자 때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연산군과 광해군은 쫓겨난 왕이었다. 그래서 역사는 그들의 '공'보다는 '과'를 더 많이 알려주고 있다.  내고 알고 있는 머릿속 지식들도 광해군은 천하의 나쁜놈 이었다. 그런 광해군을 새롭게 보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광해군 그는 정말 쫓겨날 만큼 나쁜 임금이었을까?


 


 

  


이번 법정에서는 광해군이 원고로 인조반정을 일으킨 이귀가 피고로 나온다.  나쁜 임금이라는 이미지가 워낙에 굳어져 있어서 광해군이 어떤일은 했었는가에 관한 것들은 그리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은것이 사실이다.  근래에 들어 광해군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이 꽤 많이 보여지고 있다.  선조 때 일어났던 '정여림 모반사건'을 통해서도 임해군과 광해군에 대한 모습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지고있고,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보여지고 있는 광해군은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광해군의 모습이 아니다.  소설과 드라마 속 임금은 극과 극을 달릴 정도로 좋고 나쁨이 나뉘어지기 때문에 그런 모습만 보고 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광해군은 어떻게 세자가 되고 왕이 된 후 쫓겨나게 되었을까? 조선의 15대 임금인 광해군의 이름은 혼이다. 1575년에 선조와 공빈 김씨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는데, 공빈 김씨는 정실 왕비가 아닌 후궁이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 한양이 함락될 위기에 있었던 4월 29일 선조는 분조를 위해 광해군을 세자로 책봉했고, 1608년 선조가 죽은후 왕위에 올랐다. 세자시절 전란이 있었고, 전란을 수습하는 기간중에 왕위에 올랐으며 1623년 3월 반정으로 왕위에서 물러나 강화도와 제주도 등지에서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다 유배지에서 죽게 된다. 광해군 대신 선조 임금의 손자인 능양군이 왕으로 추대되어지는데, 능양군이 바로 인조 임금으로 이 반란을 후세에서는 '인조반정'이라 부른다.   임진왜란은 일본의 100년동안의 전국시대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군사력을 관리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해결책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게 하기위해 전쟁을 일으킨 것이었다. 파죽지세로 몰려오는 일본군이 1592년 5월에 한양을 점령하면서 조정은 혼비백산을 하고, 선조는 분조를 하여 조정을 둘로 나눌방책을 세운다.  광해군보다 형인 임해군이 있었으나, 임해군의 행적은 광해군에 비해 총명함이 뒤떨어졌고, 정실왕비인 인목 왕후가 영창 대군을 낳았으나 그일은 후에 일이었기에 광해군은 갑작스럽게 '세자'책봉을 받게 된다.  이렇게 특수한 상황에서 세자가 되었고, 이때 활약한 것이 바탕이 되어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왕위에 오른 광해군의 치적은 어떠했을까?


 

 

 


 

임금 광해가 남긴 업적을 한두가지만 이야기 할 수 없지만, 크게 세 가지로 간추려 중요한 것만 이야기 하자면, 첫째, 대동법 실시였다. 방납에 대한 폐혜를 막기위한 방법이 대동법으로 공물을 현물로 걷는 대신 쌀로 내도록 간소화 시킨 것이다.  둘째, 허준의 『동의보감편찬을 들 수 있다. 선조의 죽음으로 당시 어의였던 허준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것이 관행이었던 것을 광해군에 의해서 허준이 죽음을 면하면서 총 25권 25책의 귀중한 문화유산이 탄생하게 된것이다. 세번째로 광해군의 치적은 중립 외교라고 할 수 있다. 근래에 들어서는 중립외교의 달인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임금 광해군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명나라와 청나라, 그리고 일본에 사이에 있으면서 적절한 외교를 했다는 점이다.    인조반정은 왜 일어났을까?  이귀가 반정을 일으킨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는데, 첫째, 광해군이 인륜을 저버렸다는 것이다.  어머니를 어머니로 모시지 않고, 형과 아우를 죽이고 주변 사람까지 죽이는 패륜적 인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두번째 정치적으로 어려운 나라 상황에서 여러 차폐 큰 옥사를 일으켜 죄 없는 사람들을 가혹하게 죽였다는 점이고, 마지막으로는 나라 사이에 은혜를 저버렸다고 이야기를 한다.  물론, 그 당시 상황으로 미루어 보면 중국과 조선을 군주와 신하의 사이로 보고 있는 관행으로 인해서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었을 것이다.  역대 임금 가운데 권력을 잡거나 유지하려고 형제를 죽인 경우가 어디 한둘인가?  유독 광해군에게 그런 평가를 하는건 '인조반정'이 승리를 거두었고, 역사를 기록한 이들이 이들편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광해군의 비극은 정치력이 부족하여 스스로 초래한 명이 있다.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소수 권세가를 중심으로 무리하게 정국을 이끌어 갔기 때문에 반란이 일어났고, 사태를 막아 줄 사람이 없었다.  정치인은 도덕가처럼 옳다는 신념만으로 행동할 수 없다.  아무리 옳은 정책이라도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대동법 시행과 『동의보감』편찬등으로 공적이 인정되지만, 궁궐 건축 사업은 지나쳐서 백성을 고통스럽게 했고, 중립 외교는 매우 신중하고 적절한 정책이었다고 평가됨에도 불구하고 대외 정책이 신하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 것은 지도력의 부족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폐모살제'등으로 가족 간의 윤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유교 국가에서 반정의 명분을 만든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나간 역사의 옳고 그름을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를 돌아봐야만 한다. 그래서 왜 정치가 잘 되었고, 왜 정치가 잘못되었는가를 끊임없이 살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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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개 1
강형규 지음 / 네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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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웹툰으로 만났던 『쓸개』를 네오카툰을 통해서 다시 만나게 될 줄 몰랐다.  워낙에 웹툰을 좋아하고, 읽을거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강형규작가의 작품이니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처음엔 이게 뭔가하고 의아심을 가졌었고, 도통 알수없는 전개에 멍하기도 했었지만, 조금씩 형태를 갖춰나가면서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쓸개 빠진 놈'이라는 표현을 작품들 속에서 가끔 발견할때가 있다.  이 쓸개가 뭘까?   쓸개는 '대담'과 '줏대'의 상징으로 쓰이는 신체의 일부이다.  '줏대'라는 상징적 의미는 '쓸개가 빠지다',"쓸개 빠진 놈'같은 관용 표현으로도 쓰이는데, 과감한 기운이 나온다고 믿는 '쓸개'가 빠졌으니 ‘정신’을 차릴 수 없고 ‘줏대’를 세울 수 없다고 믿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쓸개'가 웹툰『쓸개』속 주인공 이름이다.

 

 

 

 

  카툰에는 빠져있는 웹툰 프롤로그에 쓸개에 대해 기록된 부분이 있다.  '엄마는 조선족이다.  엄마가 살던 고향에선 이런 미신이 있었단다.  아기는 어미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살덩이이니, 신체 기관이나 신체 부위로 이름을 지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하고, 효도한다.'  미신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 엄마가 없어 효도는 못하지만 건강하고 건강한 쓸개.  중국어로 딴낭.  일생, 장난감은 몸과 책 밖에 없었고, 그러기에 건강할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의 신체 중, 굳이 필요 없는 장기 하나를 뺀다면 쓸개를 뺀단다.  그리고 쓸개는 세상의 기록에 없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무적자다. 엄마와 함께 한국에 넘어와 마오수를 만나는 순간부터 '우쇼우 왕 양꼬치'집 밖으로 나와본적 없는 무적자, 쓸개. 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국적도, 학적도 가지지 않은 존재, 무적자.  신체 기관의 일부로 이름을 지어야 한다는 조선족의 미신에 따라 붙여진 이름, 딴낭, 쓸개.  이제 이 아이의 존재가 보여지기 시작한다.  그보다 쓸개의 양아버지, 마오수.  다섯 번 결혼한 재주 좋은 이 양반은 여자의 엉덩이를 너무나 좋아한다.  그래서 모든걸 청산하고 쓸개의 양아버지가 되었겠지만, 이제 죽을날이 몇시간 남지 않은 영감님이 쓸개에게 비밀을 알려주겠단다.  쓸개의 엄마를 만났던 날, 마오수는 김해정과 쓸개만 만났던 것이 아니었다.  김해정이 타고 온 부서진 배에 실려있던 금 400kg.  월병모양의 금덩어리들.  밖으로 나오면 안되는 금덩이들.  이젠 모든건 쓸개에게 넘어간다.  유통할 수 없었던 월병모양의 400kg의 어마어마한 금덩어리들을.

 

  마오수의 세번째 부인의 딸, 마희재. 희재의 등장은 웹툰 연재 당시 희비가 엇갈렸었다. 도통 아군인지 적인지 초기에는 알수가 없었고, 쓸개와 마오수의 이야기를 엿듣는 장면으로 믿음도 크지 않았기에 독자들은 이 캐릭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었다.  물론, 인물 설정은 작가의 몫이다.  희재의 모발이 직모에서 웨이브로 은근슬쩍 넘어간 것 처럼 내용 전개는 작가의 뜻이지만, 웹툰의 재미는 독자와의 공감도 무시 못 할 것이다. 희재와 함께 금 한 덩어리를 가지고 금이 많다는 종로를 찾은 쓸개.  엄마가 남긴 유일한 유품인 보자기 속 선명한 문구 '세실리아 한복'.  종로 귀금속 타운의 모든것에서 '세실리아 흥업'이 눈에 들어오고, 쓸개와 희재를 쫒는 무리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첩보전도 아닌 이야기가 삼선슬리퍼 질질 끌고 희재의 초등학교 시절 가방을 멘 쓸개를 향해 무섭게 달려들기 시작한다.  뛰어라. 쓸개~!

  

  마오수의 호적에 유일하게 올라있는 이복 형제, 마철수를 통해서 알게된 가리봉동에 장차식이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  역시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무리들. 엄마를 찾기위해 금 한 덩어리와 세실리아 한복점 보자기 하나 가지고 여동생과 함께 서울 상경을 한 촌놈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게 뭔 이야기일까하고 한 발 들여놓는 순간 의문의 금을 향한 욕망에 나도 모르게 사로잡혀버리게 된다.  천문학적 액수를 두고 벌어지는 사상 초유의 금 쟁탈전의 서막은 열렸다.  그 속에 들어오느냐 마느냐는 독자의 몫이다.  하지만, 들어오지 않는다면 후회할것이다.  그림상으로는 원빈 보다 멋진 쓸개의 활약이 이제 부터 시작이니 말이다.  머릿발의 중요성을 확실학 보여주고 있는 잘생긴 총각과 월병보다는 쫄병스낵의 모양을 갖추고 있는 금덩어리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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