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십이국기 2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십이국기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가 기린 다이키에 관한 부분이다.  처음엔 기린과 인간의 중간쯤으로 보여지고 이쪽도 저쪽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는 다이키가 제대로 된 기린이 되어가는 모습은 가슴 벅차게 만들었었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받아들였을때는 함께 기뻐했었다.  1부를 통해서 만났던 요코는 봉래라는 이름 붙여진 왜에서 자라온 아이였고, 자신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십이국기에서 동력자와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스스로 커가기 시작한다.  물론, 십이국기가 아직 완결되지 않았기에 요코가 위왕을 물리치고 왕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불안전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자신을 찾아가기 위한 과정은 여전히 그려지고 있고, 요코의 이야기를 통해서 십이국기의 모습들이 조금씩 보여지고 있다. 

 

 

  일본과는 다른 세계인 십이국기 세계의 한가운데는 봉산이라는 산이있다.  봉산은 기린이 태어나고 자라는 곳이다.  1권을 통해서 십이국기의 모든 인물들은 나무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것을 이미 보여줬다. 과일처럼 아이들을 나무에서 따는 곳. 그러기에 반인반수도 인간을 엄마라고 할 수 있고, 부모를 닮았다는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곳이 십이국기다.  그리고 이곳은 기린이 왕을 선택하고, 선택된 왕은 신이되어 덕으로 통치하는 곳이다.  왜 봉산에서만 기린이 태어날까?  인간이나 동식물, 마물들이 태어나는 이목이 곳곳에 있는 것과 달리 기린이 태어나는 사신목은 봉산에만 있고, 이 곳에서 네 다리와 뿔, 멋진 갈기가 있는 기린이 태어나기 때문에 봉산은 중요하다.  기린은 태어나자 마자 여선들의 보살핌으로 성장해 왕을 선택하게 된다.  오랜만에 열린 봉산의 태과는 기쁨이었지만, 거스를수 없는 '식은' 봉산의 태과를 봉래로 흘러들어가게 만들어버렸다.

 

  요코처럼 봉래로 흘러 들어간 기린은 열살까지 인간의 아이로 살아간다.  이부분은 『마성의 아이』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뜬금없어 보이는 『십이국기 0부』를 표명하고 나온 '마성의 아이'는 기린인 다이키가 봉래에서 다카사토로 살면서 잃어버린 1년을 기억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데, 『마성의 아이』부터 만나게 되면 '0부'라고 표현은 되어 있지만, 헛갈릴수 밖에 없고,『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을 만나는 순간 안쓰러움에 어찌할 줄 모르게 만든다.   지금은 다이키의 이야기만 해보려한다.  어딘지 남들과 다른 다카사토는 외톨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식으로 봉래로 흘러간 태과 속 아이를 찾기위한 십이국기의 기린들의 노력은 그칠줄 몰랐고, 드디어 다이키를 찾아내, 봉산으로 다이키가 돌아오게된다.  드디어 집으로 돌아온 다이키.  검은 머리에 다이키를 보면서 여선들은 흑기린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정성을 쏟는다.

 

  기린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전변할수 능력뿐 아니라, 기린으로서 가지고 있는 능력은 잠재적이다.  처음부터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난 다이키는 전변도 기린으로서의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면서 봉래에서와 같이 자기 자신에 확신을 하지 못한다.  기린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다는 사령 하나 없는 기린. 왕을 선택하는 능력도 없는것 같고, 점점 다이키는 이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모두들 때가되면 알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때가 오는걸까?  보는 순간 두려웠지만 같이있고 싶다는 생각은 교소를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시무시한 사령을 굴복시키고 전변까지 하게 되지만, 여전히 다이키는 반신반의한다.  그저 헤어지기 싫어서 왕으로 선택해버린 태왕.  언제 태왕과 다이키에게 죽음이 찾아올지 두려움에 떨수 밖에 없었다.  누구도 그의 두려움과 왕이 아닌 사람을 왕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죄책감을 떨쳐버리게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끊임없이 어린 다이키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 애를 쓴다.  왕으로 선택받기 위해 다이키 주변에 모이는 사람들.  두려움과 권위를 구분할 수 조차 없는 어린 기린은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으로 인정받으려한다.  자신을 믿을 수 없었기에 자괴감으로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끊임없이 흔들리는 어린 기린.  그 어린 나이에 그런 모습은 당연하게 다가온다. 어깨에 짊어진 짐이 어린 다이키에게는 얼마나 무거웠겠는가? 태왕과 기린 다이키는 떨어질수 없는 존재이지만,『마성의 아이』를 통해서 알수 있듯이 다이키는 다시 봉래로 돌아가있다.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여전히 봉산엔 기린의 태과가 열리지 않고 있고, 태왕이 죽었다는 증거도 없다.  그럼에도 태나라엔 왕도 기린도 없다.  이들에게 무슨일이 벌어졌는지는 작가만이 알고 있고, 지금 우리는 자아를 확실하게 찾은 다이키의 모습과 함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