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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개 2
강형규 지음 / 네오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강형규 작가를 처음 만난 건 『무채색 가족』이었다. 그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얼마나 열광을 했었는지 모른다. 순수하다 못해 뇌가
깨끗한 조민희와 그의 가족들은 처음 이야기를 만나면서 이 이야기가 뜰까 싶었는데, 이게 회가 거듭할 수록 요즘 말로 꿀잼, 졸잼이 아니던가?
누군가는 처음 웹툰으로『무채색 가족』을 만났을때, 어디가 웃음포인트인지 모르겠다는 표현을 했었고, 나 역시 그랬던것 같다. 너무 어처구니
없어서 도대체 어디서 웃어야할지 몰랐었는데, 어느 순간 민희에게 동화되어 코믹이 아닌, 사람냄새를 느끼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강형규 작가가
쓸개를 가지고 돌아왔을 때, 그를 아는 이들은 당연히 열광 할 수 밖에 없었다.

웹툰은 '프롤로그'가 대박이었는데, 책은 그 부분을 싹 빼버렸지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냥, 프롤로그를 읽으면 '픽~'하고 웃게
되는 부분이 빠져서 아쉬울 정도이니, 시간이 되는 분들은 프롤로그를 찾아서 읽어보시길 권한다. 중국 '월병'모양의 금덩어리를 보면서 '쫄병
스낵'모양을 찾아내는 덧글들도 웹툰으로만 가능한 이야기니, 처음 한두편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것이다. 책이 출간하기 전부터 독자들은 이미
영화화를 확정한듯이 배우들을 거론했었는데,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하니 어떤 배우들이 주인공이 되어 이 영화같은 웹툰을 진짜 영화로 만들어 낼지
궁금하다. 천문학적 액수를 두고 벌어지는 사상 초유의 금 쟁탈전이라는『쓸개』를 영화만큼 스펙타클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쓸개와 희재는 쫒는 무리를 피해 장차식을 찾아가지만, 역시 만만치가 않다. 장차식을 통해 해결을 기대한 쓸개에게 걸려온 전화 한통.
쓸개를 딴낭이라고 부르고, 엄마인 해정이를 찾는 남자. 게다가 그가 무적자임을 알고 있다. 그뿐인가? 엄마와 자신을 찾기위해 전국 관공서를 다
뒤져봤다는 이 남자는 쓸개에게 자신이 아버지라고 주장을 한다. 세실리아 흥업의 길학수가 말이다. 이 남자를 믿어도 되는 걸까? 분명 쓸개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인것 같은데, 장차식이 들려주는 길학사에 대한 이야기는 두려움으로 몸을 움추리게 만든다. 엄마가 자신에게 남긴 물건이기에
바꾸고 싶은 쓸개, 이 금덩어리를 어떻게 해야할까? 길학수의 말처럼 그에게 가면 해결이 되는 걸까?
쓸개 2권은 길학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무것도 없이 그저 성실 하나로 종로 주단거리의 신용을 쌓았던 젊은 청년, 길학수. 그가
어떻게 세실리라 포목상의 주인이 되었는지 그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고 있다. 주단을 중국으로 가져가 수를 놓아 다시 한국으로 가지고 오면 금액이
배가 되는데, 이 물건을 맡길 사람으로 학수청년만큼 믿을 수 있는 인물이 없었다. 중국을 오가면서 학수가 만나게 된 또 다른 거래. 장물인
금을 중국에서 제련을 해서 다시 한국으로 가지고 돌아오면 되는데, 금을 본 학수의 눈이 변했다. 누구도 주인이 아닌 금이 눈앞에 있고,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가 금을 가지고 사라져버렸다. 사람은 언제 겁을 먹을까? 두려움을 주면 겁을 먹는다.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으로 상대와
줄다리기를 했을때 먼저 그것을 깨는 쪽이 이기는 게임. 이 두려움의 법칙을 길학수는 알았고, 두려움에 해정은 딴낭을 데리고 한국으로
피해버렸다.
과거와 현재가 교묘하게 교차되면서 보여진다. 분명 쓸개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길학수의 모습이 보여지고, 길학수의 과거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쓸개의 모습이 보여진다. 머릿발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딴낭과 눈빛이 변해버린 길학수. 이들의 관계는 부자
지간이지만, 그런 모습으로 다가오질 않는다. 엄마의 흔적을 찾아 희재와 함께 밀항을 한 쓸개. 쓸개와 희재.. 아니, 금의 행방을 찾아
중국으로 움직이는 길학수의 하수인들. '이 금은 돈이 아니오. 이 금이 돈이 될라믄 많은 거짓부렁이 있어야 하지'라고 엄마가 그렇게 말을
했건만, 딴낭이 들은적 없는 이야기이니 이렇게 엄마 찾는다고 종로에서 중국까지 갔겠지만, 웹툰의 스케일이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있다. 인정사정
없는 길학수와 모든건 책으로만 알았어요를 외치던 쓸개, 이들의 이야기는 3권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