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의 51가지 진실
도나 헤클러 외 지음, 손은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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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의 51가지 진실.  뭔 진실이 이렇게 많은지 모른다.  51가지나 된단다.  진짜 많다.  그 진실이 궁금하다.  왜 사람들은 특정 브랜드에 열광하는 것일까?   책장을 넘기니 너무나 근사하게 검은 바탕에 진홍색의 숫자가 써있고, 흰 글씨로 진실들이 기록되어 있다.  이런 진실이 51가지나 된다.  책이 굉장히 멋있다.
 
몇년전 AD age 사는 소비자 조사를 통해서 소비자가 하루 6000개 정도의 브랜드를 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사실, 그렇게 많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에서 이렇게 표현을 한다.  니 알람시계가 울리면, 에이스 침대에서 일어나, 나이키 운동복과 퓨마 운동화를 걸치고 운동하러 나간다. 돌아와서 러시 샴푸와 바디 클렌져로 몸을 씻고, 아메리칸 스탠다드 샤워기로 거품을 씻어낸다. LG 2080 치약으로 이를 닦은 후 랄프 로렌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고, 유닉스 헤어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린다. 아침으로 켈로그 콘후레이크를 먹고서 아르마니 양복을 입은 뒤 렉서스 자동차를 타고 일터로 향한다. 이 외에도 우리가 무의식중에 본 브랜드를 합치면 6000개의 브랜드를 본다는 결론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창시절 유머가운데 이런 유머가 있었다어떤 교수님이 시험문제를 항상 주관식으로 내셨는데, 문제가 항상 "마케팅이랑 무엇인가"였다는 것이다.  학생들 모두 마케팅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왔는데, 교수님이 칠판에 "도.. "로 시작하는 문장을 쓰셔서 아연질색 했다고 한다.  교수님이 쓴 문장은 "도대체 마케팅이란 무엇인가"였다.
 
이 책은, 그 마케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도대체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경영이나  경제를 배우지 않았으니, 어려운 문제이다. 그런데, 이 마케팅이라는 것이 물건을 잘 팔게 하는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것 역시 어떻게 하면 물건을 잘 팔 수 있는가 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 물건을 잘 판다는 것이, 물건만을 많이 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란다.  저자는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급 브랜드는 고급화로 승부를 내야하고, 중저급 브랜드는 그 쪽에서 승부를 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말에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이 있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부분이 한 우물만 파라는 것이다.  고급 브랜드라 중저가 상품까지 넘보지 말고, 중저급 브랜드역시 고급브랜드를 탐하면 망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아주 조그맣고 일상적인 물건부터 값비싸고 규모가 큰 제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브랜드를 선택하고 평가하며 살아간다. 재밌는 것은 비슷한 품질의 비슷한 가격대인 여러 제품 중에서도 유난히 사랑받는 제품이 있다는 사실이다. 아니, 조금 더 값비싸더라도 선택받는 브랜드가 있다. 사람들이 이렇게 특정 브랜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을 저자는 브랜드의 단일화라고 이야기 해주고 있다.  끊임없이 하나의 브랜드를 인식시키고 단일화 시키는것. 어떤 상품을 떠올렸을때, 딱 그 브랜드가 떠오르는것.  쉬운 문제처럼 보이지만 절대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그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때문에 머리를 싸메고 있고, 잘 만든 브랜드명 하나로 기업을 좌지우지 하지 않는가?
 
이 책은 분명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책이다마케팅을 위한 메뉴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하지만, 기업인이나 포지셔싱을 하는 입장이 아닐지라도, 개개인을 브랜드화 시켜서 확실하게 상품화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 방법이 무엇인지는 각자가 찾아야 할 몫이지만, 저가가 아닌 고가의 브랜드가 되가 싶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도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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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갓!
시릴 마사로토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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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 조차도 무슨 일인가 벌어지면 '오 마이 갓'을 외친다.  '오 마이 갓'이 감탄사가 되어버린지 꽤나 오래 되었다.  책 소개를 읽기 전엔 문짱에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를 보면서 달콤쌉싸름한 사랑이야기의 감탄사쯤으로 생각했었다.  근래에 읽었던 책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얇은 책이라 편하게 책을 들었는데, 이거 제대로 뒤통수를 맞아버렸다.  <오 마이 갓>

 

원년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른살에 성인용품점에서 알바처럼 일하다 직장이 되어버린 어느 별볼일 없는 남자를 어느날 하느님이 특수효과를 동원하듯 구름을 부르고, 수염도 나부끼면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러들이셨다. 이거 꿈인까? 하고 있는데, 이렇게 주인공은 하느님과 친구가 되어버렸다.  하느님과 친구라니... 이런 굉장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하느님이 아니다.  만물의 창조주이자 절대자로서의 권위 대신 시시콜콜한 농담을 즐기고, 짓궂은 장난을 좋아하고, 인간과 다름없이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하는 존재이다.  주인공은 하느님의 친구가 되어 심각한 토론도 하고, 고민에 대한 상담도 하고, 가끔씩 시시콜콜한 문제로 다투기도 한다.



운명은 인간이 그걸 믿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존재한다네.  자네들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운명이었어. 운명이기 때문에 두 사람이 만난 건 아닌세.  일단 일이 생기고 난 다음에야 그걸 알 수 있다네. 미리 알 수 있는게 아니야.  간단하게 말해서 운명이란 '현실'이란 말과 동의어라네. '내 운명이었어'라고 말하는 건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났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야. P.56

 

전지전능한 하느님 덕분에 주인공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똑똑한 알리스를 만나서 더없는 사랑을 하지만, 하느님은 주인공에서 이 모든것은 현실이고 이것이 운명이라고 말을 해준다.  한번도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한적 없는 주인공에게 하느님은 더할 수 없는 멘토이며 친구다. "하느님!"하고 친구를 부르듯 부르기만 해도, 하느님은 주인공에 머릿속에 그가 필요로 하는 모든 답을 알려 준다. 와우~ 감탄이 절로 나와야 당연한 일임에도 주인공은 별로 반응이 없다. 이젠 정말 그에게 하느님은 그냥 친구가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영화가 있었다.  짐캐리가 나왔던 <브루스 올마이티> 생각하는 데로 모든 것을 해버리는 하느님 대행, 브루스.  <오 마이 갓>은 <블루스 올마이티>처럼 초능력자 같은 하느님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에 너무나 다정하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완벽하게 존중하면서도 장난을 즐기는 그런 하느님이 나온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다. 그말을 듣자 하느님은 몹시 감동하는 것 같았다. (p.101)처럼 책속 하느님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모든 인간의 아픔을 느끼기에 인간에게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인간이 괴로워하는 것처럼, 고통과 아픔을 느끼고 친구에게 의지하는 인간들처럼 주인공에게 기대어 펑펑 울기도 한다.  그렇게 주인공과 하느님이 만난 원년을 시작으로 그들의 관계는 삼십년을 이어온다.  물론 주인공에게 행복만이 있지는 않다.  알리스와 결혼을 하고 레오를 낳고, 더없이 행복할 것 같을때, 알리스는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다.  친구가 하느님인데 아내의 죽음을 막을수가 없었다는게 말이되는가? 주인공은 그렇게 생각을 한다. 그리고 몇해동안 그들의 관계는 끊어진듯이 보인다.  하지만, 주인공의 친구가 누군가? 하느님이다.  주인공의 마음이 잠잠해지는 순간,다시 하느님을 찾는 그 순간, 하느님은 아무일도 아닌듯 다시 그에게 나타나 친구가 되어주신다.

 

그리고, 죽음후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하느님은 그의 마지막에 묻는다. "마지막 대답은 단어가 아니라 하나의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자, 그러면 이제 내가 자네에게 묻겠다.'인간의 삶이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겠는가?'" (p.209)라고 말이다.  죽음이후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책속 하느님 조차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  천국이란게 없다고 말이다. 그러면서도 묻는다.  인간의 삶이 계속 유지 되어야 하냐고? 아무것도 없는데, 죽음 후에 인간의 삶이 유지되어야 할까? 그래서 인간에게는 자유 의지가 있다.  모든것을 다 주실 수 있음에도 그저 바라보고 계신것 처럼 느끼는 이유, 그것은 인간의 자유의지때문이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주인공의 이름을 모른다는 사실을 몰랐다. 글을 써 내려가려니, 주인공의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아, 다시 책을 들쳤다.  '자네' 또는 '그'라고 표현되어 있는 주인공을 아무런 저항없이 이름도 없이 읽어 내려간걸 그렇게 알게 되었다.  하나님이 책 속에서와 같이 이렇게 내게 말씀을 한다면, 내 삶은 정말 끔찍해 질지도 모르겠다. 내가 믿고 있던 종교의 뿌리가 송두리째 뽑혀져 버리니 말이다. 하지만 픽션은 픽션일 뿐이다.  여전히 나는 나의 하나님을 믿으니까.  다만, 역량있는 신예작가, 시릴 마사로토의 사랑스러운 이글은 완변한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 함은 틀림이 없다.  이세상끝까지 영원한 것, 그것은 사랑이니까. 하나님은 사랑이시니까 말이다. 그리고 나 또한, 주인공 처럼 "예"라고 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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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엄마가 사랑해
도리스 클링엔베르그 지음, 유혜자 옮김 / 숲속여우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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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이 책의 평점을 어떻게 주어야 할까?  별 5개로는 이 글을 논할 수가 없다.  아... 가슴이 미어지게 저려오고, 눈물이 솟구친다.  이런 사람이 있구나. 내 자식이 아님에도 이렇게 사랑할 수 있구나.  아이는 축복이다.  아이가 없다면, 하나님이 주신 이 사랑을 어디에 쏟을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쓴 도리스 클링엔베르그는 그 사랑을 쏟을 곳으로 입양을 선택한다.

 

1968년생. 웅.  홍철운이라고 자기 이름을 말할줄 아는 아이를 데리고 오기위해 도리스는 18개월동안 줄곧 기다린다. 그 기다림은 그냥 기다리는것이 아니었다. 아이를 데리고 오기위해 정말 많은 서류상의 문제를 해결해야했고, 아이를 위한 비행기표를 포함한 많은 경제적인것을 포기해야만했다.  도리스에게 아이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큰아이 라이스가 있었음에도 도리스와 그의 남편은 입양을 결심한다. 그리고 온 아이. 웅.  4살이라고 하는데, 도저히 믿을수 없을 정도로 작은 아이, 옴(옴이 뭔지 나는 잘 모른다)으로 고생하고 있고, 시도 때도 없이 섬 나들이를 가는 아이. 먹어도 먹어도 배가 채워지지 않고, 밤에 잠을 잘 수 없는 아이. 배가 빵빵한 올챙이 같았던 아이. 그 아이가 도리스에 막내로 온다. 막내 웅을 대하는 이 들의 태도가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은 피보다 진합니다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어떻게 이렇게 인내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도리스는 혹시 아이에게 잘못하지 않았을까를 고민하고 고민한다.

 

입양된 자식들이 양부모 밑에서 어떤 경험을 하며 사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라아스는 코가 어쩜 그렇게 외할머니와 똑같니?"하고 나도 모르게 말했을 때 웅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이에게는 누구와  닮았다고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는가? 나는 웅이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 p.249

 

읽는 내내, 어쩌면 도리스에게 초점이 맞추어 졌는지 모르겠다.  도리스가 쓴 글이었으니까. 그렇기에 도리스가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대단하다. 그 인내와 사랑이 대단하다.  그런데, 그 어린 웅은 어땠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말도 통하지 않은 곳. 모든곳이 익숙하지 않은 이곳이. 얼굴도 말도 먹는 음식도 다르고, 심지어 자는 방법까지 틀린곳. 이곳에서 4살된 아이는 어땠을까?  밤마다 엄마가 아닌 Ahma,  Ahmaja를 찾는 아이.  코끝이 찡하다.  그럼에도 결심을 하지 못함이 죄스롭고, 미안하다.

 

외국으로 아이를 입양시키는 배경에는 빈곤, 인구과다,모국에서 충분한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과 같은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런 세가지 이유는 그 국가와 국민들에 의해 바뀔 수 있다. 모든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살 권리를 갖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서 그런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여권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 p.251

 

1999년 통계에 따르면 그해 해외 입양아동이 2,400명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국내 입양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해에 국내 입양이 1,800명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가족관계. 아니 핏줄을 너무나 중요시 하는 나라에서 1,800명이라는 아이들은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돌이켜보게 된다.  도리스가 우리에게 해준말들을 말이다. 아이는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서 그런 권리를 누리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 말이다. 무서워서 떨고 있는 아이와 아이를 꼭 끌어앉고 있는 도리스의 모습이. 그리고 책 표지에 있는 작은 액자 갈색머리 가족 속 까만머리의 작은 아이 사진이 눈시울을 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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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이름 3
패트릭 로스퍼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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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름이 힘을 갖고 있듯이, 단어도 힘을 갖고 있어. 단어는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밝힐 수 있고, 단단히 굳어버린 심장에서 눈물을 쥐어짜 낼 수 있어.  누군가로 하여금 너를 사랑하게 만드는 일곱 가지 단어들도 있잖아.  강인한 사람의 의지를 꺾어버릴 수 있는 열 가지 단어도 있어. 하지만 단어는 불을 그린 그림에 불과해. 이름은 불 그 자체고. P.300

 

<바람의 이름> 마지막 권을 읽었다.  1-2권에 비하면 한두가지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어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드디어 크보스가 바람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대학을 다니는 부유한 다른 친구들과는 현저하게 사는것에 차이가 나는 크보스. 이젠 어떻게 해야하나. 그에게 시시각각으로 앰브로즈에 위협이 다가온다.  그의 머리카락은 위치추적기 역활을 하면서 아무도 모르게 그를 조여온다.  크보스를 죽여라.  주인공의 죽음이 벌써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을 알고 있으면서도, 크보스와 타인들과의 싸움은 움찔하게 만든다.  번개와 불을 내리는 듯한 크보스. 또 하나의 신화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치료를 위하여 찾아간 곳에서 크보스는 트레본 마을, 결혼식장의 비극을 듣게된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결혼식장와 푸른불. 챈드리언이다. 남들은 흘러가는 이야기로 넘길지언정, 크보스에게는 흘러가는 이야기가 될 수 없는, 챈드리언. 그들의 행방을 찾아가야한다. 다쳤을지라도, 움직이지 못할지라도 크보스는 그곳으로 간다.  챈드리언... 크보스의 어린시절을  빼앗아버린 그들을 찾기 위해. 그리고 그곳에서 크보스는 데나를 만난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지요?' 열다섯 소년은 그녀가 자신의 후견인을 만난다고 한들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 하다. 단지, 사랑하는 그녀가 옆에 있는다는 것만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와 그녀는 푸른 불을 토해내는 무언가를 본다.

 

눈을 비비며 다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놈이 모닥불로 더 가까이 접근하고 있었다. 거대한 몸통이 온통 검은 비늘로 뒤덮여 있었다.놈은 천둥처럼 깊고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리다가 머리를 뒤로 젖히며 거대하게 굽이 치는 푸른 불을 또다시 토해냈다. 그것은 용이었다. P.171

 

초식동물 드라쿠스.  철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굉장히 비싼 가격에 거래가 되어지는 드라쿠스가 데너 나무의 진액을 먹기위해서 그곳에 있었다. 어째서 이 초식동물이 이렇게 커졌는지, 데너 진액의 마약 성분이 이 녀석을 어떻게 변화게 하는지는 알수 없지만, 이 녀석을 없애야 한다.  사람들이 위험하기 때문에.  트레본 마을에서 있었던 결혼식의 진실은 크보스만이 안다.  결혼식장 흙아래 그릇에 그려졌던 공허한, 얼음처럼 차가운 남자의 시선은 크보스만이 진실을 안다. 그리고 크보스는 또 하나의 영웅담을 만들어 낸다.

 

"너한테 맞게 조정을 해놨으니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걸 어디에 두더라도 너를 안전하게 지켜줄 거야. 이걸 부수고 녹여도 효과는 변함이 없어."  지난 한 달 동안, 나는 격하게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여자 선배를 구해 냈고, 암살자들에게 불과 번개를 떨어뜨린 뒤 안전한 곳으로 도망쳤으며,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용일 수도 악마일 수도 있는 존재를 죽였다.  그런데 영웅이 된 기분을 느낀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제대로 된 영웅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265

 

이제 크보스는 영웅이 될 준비가 되어가고 있다. 고급 공명적 결합술인 이름을 부르는 자인 렐라. 이제 그는 크보스 렐라다.  대신비 과정에서 가르치는 마법.  강력한 이름을 아는 자들, 몇몇 학생들에게 천천히, 신중하게 힘과 지혜를 가르쳐주는 그런 진짜 마법을 크보스는 알기 시작할 것이다.  <바람의 이름>3권은 이렇게 열 다섯 크보스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다.  연대기 작가에게 이야기하는 웨이스톤 여관의 주인인 크보스가 열다섯의 자신을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크보스는 눈이 빛나기 시작한다.  웨이스톤 여관에 숨죽여 지내오던 시절, 아무런 빛이 나지 않던 흔한 여관주인에서,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영웅으로 조금씩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제 왕 암살자 연대기 시리즈의 2권과 3권이 언제 나올지를 기다릴 일만 남았다.  타는 듯한 붉은 머리를 가진 이 남자가 어떻게 변할지, 어떤 선택을 하면서 나아갈지 <현자의 두려움>과 <돌의 문>이 나올때 까지 꽤나 길게 느껴질 것 같다.  그리고 열 다섯살의 크보스를 알게 되어 참 다행이다. 이 매력적인 아이가 나를 흔들어 놓는다.  

 

세 번째 침묵이 그의 것이듯 웨이스톤 여관도 그의 소유였다.  세번째 침묵은 나머지 두 침묵을 휘감아버릴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당연했다. 세번째 침묵은 가을의 끝자락처럼 깊고 넓었고 강물에 매끄럽게 닳은 큰 돌처럼 묵직했으니까.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한 남자가 느긋하게 잘라낸 꽃에서 들려오는 고요한 소리처럼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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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바람 그리고 사막 - 미국 서부 횡단 김영주의 '길 위의' 여행 1
김영주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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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개 주 중에서 하나쯤 건너뛸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뉴멕시코만큼은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었다. 위험지수를 능가하는 매혹의 요소들이 어느새 내 머리를 점령하고 있었던 것이다.  '산타페는 퍽 아름다웠고, 나는 당장에 매료되었다. ... 공기는 따스하고 맑았으며, 도시 뒤쪽에 있는 불그스름한 상그레 데 크리스토 산맥은 눈이 부셨다. 특히 해질녁에는 호박 초롱처럼 안에서부터 불타는 듯한 광경이 장관이었다'  P.21(빌브라이슨의 발칙한 미국횡당기 중에서)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디론가 가기위해 짐을 챙기고, 뭔가를 하는 여정은 왠지 귀찮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그래서 여행 좋아하는 남편과 방콕을 좋아하는 나는 사뭇 취향이 달라서, 의견 불일치로 투닥거리기도 일수다.  그러면서도 신기한건 이렇게 여행서적은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움직이지 않고, 그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유혹때문에 여행서적을 읽는 지도 모르겠지만, 난 여행서적을 좋아한다.  읽는 순간 만큼은 글속에서 짐을 챙기고, 여행을 떠나고 있다.





지금껏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언젠가 분명히 그 위에 서 있으리라 생각했던 상상 속의 길은 미국 텍사스-뉴멕시코-애리조나-유타-네바다-캘리포니아의 6개 주를 관통하는 사막 한가운데 그녀가 있었다.  위험하다고 힘들다고 모두가 말리는 여정이었지만 그녀는 가야 했다. 어린 시절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읽었던 그 순간부터 몇 십 년간 마음에 새겨져 있던 길이었기에. 가지 않으면 죽을 때 후회할 것이 분명했기에 그녀는 그길에 서 있었다.  그리고 빌브라이슨의 발칙한 미국횡당기가 그녀에게 힘을 줬다.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매혹의 요소가 가득한 곳. 그곳으로 그녀는 달려갔다.  

 

혼자서 가야만 하는 길은 두려움이 었을 것이다. 매년 여행기를 쓰는 그녀이지만, 여행을 가는 길은 쿵쾅거리는 떨림과 함께 두려움도 함께했을 것이다.   그 두려움을 그녀의 후배, M이 채워준다.  그녀를 끝없이 믿어주는 가족들로 인해서, 아무 걱정 하지말라는, '우리는 괜찮다. 셋이 힘을 모아 잘 버티고 있다. 여기 일은 잊어버리고 여행 잘 하기 바란다'(P.94)라는 메일을 보내주는 가족이 있는 M은 그녀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면서 길을 떠난다.  난 한번도 가본적 없는 그길을... 델마와 루이스 처럼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를 믿으면서 그렇게 말이다.




나는 25년 전의 어느 길가를 기억해 보려 애썼다. 그러나 낡은 폭스바겐의 불타는 보닛을 열어 놓고 연신 물을 부어 대던 두 무모한 청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시간은 얄밉도록 현재에 와 있다. 나의 사춘기와 청년기를 물들였던 책과 음악과 영화들, 그 시절을 버티게 해준 꿈과 공상들이 이 길 위에까지 따라와 고마운 동행자가 돼주고 있지만, 나는 새로운 감상에 젖어 있다. 그것만으로도 벅차고 뭉클해 뒤돌아볼 새가 없다. - P.323

 

뜨거운 그녀의 여행이 과거를 뒤돌아 보게 만든다.  과거가 꿈과 공상들이 되어 고마운 동행자가 되어 주고 있다는 그녀를 보면서 삶의 여유를 느낀다.  그녀의 이야기는, 그녀의 사진들은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하는 것처럼 아름답다. 그리고 꿈틀거리게 만든다.  무엇인가를 해야만 할것 같고, 그녀를 따라서 환호성을 지르고, 그녀를 따라서 운전대를 잡고, 그녀를 따라서 푸른 공기를 들이마시고 잔잔한 바람을 가슴에 담아, 그녀와 함께 천국이 아주 가까이 있음을 느끼고 싶다.

 

노란색의 문을 열고 들어가야만 할것 같은 그녀의 여행기는 여행기이면서, 여행정보지이다.  세세한 사진들은 전문가의 사진이 아니라 그늘 지었지만 그러기에 정감이 간다. 그녀와 함께 여행을 하고 나면 지역별 기온과 숙소, 관광포인트를 치밀할 정도로 알려주고 있다.  언제 그길을 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내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고 있다. 이 쿵쾅거림은 무엇일까?  어디론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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