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llector of Thoughts - <생각을 모으는 사람> 영문판
모니카 페트 글,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황선애 외 옮김 / 풀빛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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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Grumpy collects thoughts. Pretty thoughts and ugly thoughts. Happy thoughts and sad thoughts. Smart thoughts and stupid thoughts.  Loud thoughts and quiet thoughts. Long thoughts and short thoughts. All thoughts are important to him. He has favorite thoughts, too. But he doesn't let the other thoughts know. - p.12



 

이름이 Mr. Grumpy다.  우리말로 하면 부루뚱하다라는 정도로 해석이 될것 같다.  그리고 그 의역과 똑같이 Mr. Grumpy의 이름은 한국 번역본에는 '부루퉁'씨라고 나온다.  이 아저씨 참 따뜻하다.  그도 좋아하는 생각이 있지만, 다른 생각들이 알게 될까봐 모든 생각들이 그에게 중요하다고 말을 하니 말이다.  Mr. Grumpy의 이야기를 영문판으로 읽기 전에 한글판을 읽었다.  역시, 어린이 책들은 원본으로 읽는게 재밌다.

 

He doesn't want to hurt their feelings. Thoughts can be easily hurt (p.12) 생각들은 쉽게 다칠수 있기 때문에, 생각들이 다치는 것을 원치 않는 아저씨.  한글판에 단어는 꽤나 어렵게 나온다.  다른 생각들이 마음을 다칠까 봐 내색을 하지 않는 거야. 생각들은 아주 예민하거든 (한글판).  매끄러운 문장으로에 번역이다.  그런데 이책이 1학년 교과에 실린 거의 모든 학교의 필독도서다. 예민하다. 내색을 하지 않다. 이 매끄러운 문장이 상당히 어렵게 다가온다.  어린아이들이 읽기에는 그렇다는 거다.   아동문학의 대표적인 번역가이신 김경연님의 번역이니 이렇게 매끄러운 문장이 나왔을 것이다.

 

한글판을 읽고 영문판을 읽으니, 재미있는 문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They are as blue as the sky, as red as the sunrise, as yellow as a banana, and as white as an eggshell. Some are striped. Some are dotted. Some have soft, thin petals. Some have thick, fleshy ones.... (p.27) 연한 하늘색, 붉은 벽돌색, 황금색, 달걀 흰자위처럼 한색들의 꽃들. 줄무늬가 있는 꽃들이 있는가 하면, 꽃봉오리가 두텁고... 어떤 부분이 더 와 닿을지는 독자의 맘이다.  영문판도 한글판도 사랑스러우니까. 그래도 영문판이 조금 더 재미있다.  이렇게도 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말이다.



 

Mr. Grumpy가 A에서 Z까지 생각들을 정리하고, 화단에서 피어오르는 생각들의 향연을 보는것은 한글판이나 영문판이다 똑같이 백미다.  이 문장들과 생각들을 위해서 마음을 쓰는 아저씨의 마음을 읽기 위해서 이 책을 읽는 것 같다.  영문판은 책과 함께 <행복한 청소부>처럼 CD와 부록으로 Diary of thoughts가 들어있다.  일반적인 공책 한권이지만, Mr. Grumpy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어서 책을 읽은 후에, 아이들 마음이 한번은 써보고 싶어지는 듯 하다. 그리고 책 뒷장에 나와있는 Thought Vocabulary도 도움이 많이 된다.  어려운 단어를 바로 바로 찾을 수 있고, 엄마가 외우라고 주문을 하기도 쉬우니 말이다.  초등 중고학년을 위해서 한번쯤 엄마와 함께 읽기를 추천하고 싶은 <The Collector of Thou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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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모으는 사람 풀빛 그림 아이 27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모니카 페트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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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생각들의 소리를 들을 수가 있거든. 두꺼운 벽 뒤에서 나는 소리나, 여러 모퉁이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까지도. 아무리 작은 생각이라도 아저씨의 귀를 벗어나지 못하지. 생각의 소리가 들리면 아저씨는 당장 배낭을 열고, 아주 낮고 짧게 한번 휙 휘파람을 불지. 그러면 그 생각이 날아와 배낭 속으로 들어온단다 - 본문중



 

판타지 소설이나 요정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교과에 실린 <생각을 모으는 사람>안에 있는 문구이다.  누구 책일까? 그림만으로 모니카 페트의 책임을 단박에 알 수 있는 <생각을 모으는 사람>. 모니카 페트의 단짝처럼 여겨지는 안토니 보라틴스키의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생각을 휘파람만으로 불러오는 아저씨. 이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부루퉁 씨라는 괴상한 이름을 가진 아저씨가 있다. 아침 여섯 시 반이면 아저씨는 어김없이 가죽끈이 반질반질 해진 아주 낡은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선다. 아저씨는 생각을 모으는 사람이다. 거리를 돌아다니며 여러 생각들을 모으는 일을 한다. 예쁜 생각, 미운 생각, 즐거운 생각, 조용한 생각, 슬기로운 생각, 어리석은 생각 어떤 생각……. 물론 아저씨가 좋아하는 생각들도 있다.  하지만 아저씨는 다른 생각들이 마음을 다칠까 봐 내색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모은 생각으로 불룩해진 배낭을 메고 아저씨는 집으로 돌아와 또 다른 일을 시작한다. 생각들을 기역 니은 디귿 순으로 챙겨서 정리한 다음 생각들을 선반에 두 시간 가량 푹 쉬게 놓아두는 일이다. 그러면 생각들이 잘 익은 과일처럼 즙이 많아지고, 아저씨는 그것을 화단에 정성껏 심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는 아주 신비롭고 아름다운 일이 일어난다. 어떤일일까?  이 일이 이 책의 백미니 이야기를 접으련다.

 

꽤나 어려운 이야기인데, 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에 실렸단다.  내 눈에만 어렵나? 이 책이 어떻게 초등학교 1학년 필독이 되었을까 싶은데, 들어있는 내용이 상당하다.  책을 소개하는 글에는 아름답다는 표현을 한다.  뒷부분을 읽어보면 아름답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틀림이 없지만, 긴 글밥과 긴호흡으로 읽어내리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는 글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행복한 청소부>를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지, 별 거부감 없이 책을 받아들인다.  돌어다니는 생각을 '생각인형'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즐거워 한다.  가지각색의 모양을 가지고 있는 생각들. 그 생각들의 마음이 다칠까봐 조심하는 아저씨. 그리고 잘 숙성시켜서 화단에 심는 이 아저씨덕분에 오늘도 우리들의 더러워진 생각들이 다시 깨끗해 진다니, 우리 주변의 '부루퉁'아저씨를 한번 찾아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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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요하2: 대륙의 꿈 요하 2
김성한 지음 / 나남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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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수양버들 사이을 누비고 멀리 아지랑이 속으로 사라져 가는 배의 행렬과 그 양둑 기병들의 모습에 여름철의 하루살이들을 연상했다.  어찌하여 고구려는 너무나 강하고 중국은 너무나 약한 것인가, 유독 양 배때기만이 이 현실을 모르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중국의 우환은 양 배때기였다. p.140

 

역사서를 읽을 때, 가슴 통쾌한 내용 중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이다.  죽어라 사람으로 이기려 하는 수양제와 을지문덕의 지략싸움에서 통쾌하게도 을지문덕은 그 많은 군사를 물리치고 수양제는 돌아서고 만다.  그 부분을 요하2권에서 이 인물이 왜 이렇게 나오나 싶을 정도로 나오는 우문지급이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읽어내려가면서 우문지급이 수나라 이후 백일 천하를 이루었던 허의 승상임을 알았다.  


 





우리의 주인공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드디어 능소와 상아가 우만 노인의 주재로 혼인식을 올렸다.  행복해야 하는데, 당연히 행복해야 하는 그날, 지루가 찾아 들어 상아의 어머니를 죽인다.  그리고 눈보라 치는 겨울 밤, 상아는 아들 도바를 낳는다.  군관이 되어 상아와 도바를 남겨두고 다시 전쟁터로 향하는 능소.  전쟁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수나라의 멸망은 당나라를 중국의 중심으로 만들고, 그 속에 당태종이 있었다.  당태종이 누구인가?  이제 드디어 연개소문의 안시성 싸움이 벌어진다.

 

시간은 흘러, 40을 바라보는 능소와 군에 입대하는 도바. 이들의 삶은 행복해 보인다.  백암성의 처려근지가 되는 능소. 그리고 돌쇠의 딸과 결혼하여 백암성에서 머무는 도바.  이제 행복만이 남아야 하는데... 능소대신 백암성의 처려근지가 된 손벌음의 이야기와 함께 당태종 이세민과 당고종, 그리고 무미랑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미랑이 누구지? 아버지와 아들사이을 오가는 요부 무미랑의 이야기는 3권에서 극을 달한다.

 

대륙의 꿈을 가지고 있는 두 나라, 고구려와 당의 싸움은 안시성 싸움으로 극을 달한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내려간다. 이걸 어쩌나.  도바의 아내 백화와 상아는 어떻게 해야하나?  이제 상아의 능소의 시대는 끝났다. 다음 세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능소를 닮아 듬직한 도바와 그의 아내 백화.  그리고 끝없는 야욕에 사로잡혀 있는 무미랑.

 

수나라를 거쳐 당나라에 이르고 있고, 삼국은 고구려를 시작으로 백제, 신라뿐 아니라 왜까지의 모든 이야기가 녹아 있다. 이 한권으로 고구려가 쇠약해 지기 시작하는 6세기 후반부터 신라의 절정인 7세기까지의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초등학생 딸 아이 덕분에 1학기에 삼국역사에 대한 지식이 조금은 깔려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 재미있다.  요하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중국과 고구려의 싸움도 싸움이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인물 군상들의 관계들이 역사로 녹아지는 과정들이 김성한 작가의 대단한 필력으로 하나 하나 다시 살아나서 움직이고 있다.  이제 대단원의 <아! 고구려>가 남아있다.  하나라의 흥망 성쇠는 다 그 이유가 있다.  수나라가 망한 이유도, 당나라가 망한 이유도, 고구려나 백제가 망한 이유도 말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이유를 김성한 작가에게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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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은 상인 우리 역사 속의 숨은 일꾼 이야기 3
정인수 지음, 이명애 그림 / 풀빛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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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을 생각하자 마자 떠오른 인물은, 거상 임상옥이었다.  드라마의 영향도 크지만, 최인호님의 소설 영향이 더 컸을 것이다. 개편된 책과 함께 청소년용으로 나온 5권짜리를 함께 읽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생각나는 인물은, 얼마전에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제주 객주 김만덕.  이제 이들과 함께 역사속에 숨어있던 거대한 상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인(商人). 물건을 파는 사람을 상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상인이 중국 고대 왕조인 상나라 사람을 말하는 것이었단다.  상나라가 주나라에 망하고 먹고살 것이 막막해서 장사를 시작하면서, 장사를 하는 상나라 사람들을 상인이라고 불렀고, 나중에는 물건을 파는 사람을 상인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책 속 멋진 선생님이 설명을 해 주신다.   그뿐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상인에 대한 조사를 해오라는 과제를 내주신다.  세월이 흘러서 일까? 이런 과제 고등학교때나 했었는데, 참 빠르다. 요즘 아이들은.  드디어 팀이 짜여졌다.  솜사탕도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제경이와 예림이 vs 공부일등 주희와 장난꾸러기 종철.

 

선생님은 어떤 과제를 아이들에게 내줬을까? 이거 이거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역사 소설 꽤나 읽었다고 자부했었는데, 소설은 소설일 뿐, 아이들이 찾아내는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다.  고대를 주름 답던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상인들의 이야기 / 상인의 나라라고 해도 무방 할 발해, 통일 신라, 고려시대의 외국상인과 개성상인들의 이야기 / 육의전 어용상인, 보부상, 난전, 도고상인 , 역관과 공인 그리고 객주와 여각 / 상인의 시대를 표방한 경상과 내상 그리고 만상과 유상. 



 

소 제목만 보고는 도통 무슨 소린지를 모르겠다.  역사를 통해서 알고 있던 상인들의 이야기가 책 한권 분량이나 된단 말인가? 사실, 상인을 생각 하면서 소금장수였던 고구려 미천왕이나 마를 팔던 백제의 무왕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냥 이야기려니 하고 넘겼었던게 사실이다.  다른것과 연계를 하지 못하는것은 책뿐만이 아니다. 몇달 전에 국립박물관에서 <해초와 둔왕전>이라는 전시물을 보게 되었는데, 그곳에 오늘날과 거의 흡사한 유리그릇이 신라에서 출토되었다는것을 보았다.  그 유리 그릇이 외국과의 상거래를 나타내는 것이란다. 보면서도 저런게 있네 하고 넘겼던 부분들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불꽃튀는 경쟁이 상당히 재미있다.  그만큼 짜임새 있게 책을 꾸몄다는 이야기 일것이다.  하나의 주제를 발표할 때마다  조사보고서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전에 이미 아이들이 조사를 하면서 재미있어 했던 부분들을 리마운드 시켜 주고 있어서 한번더 기억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뿐 아니라,  꼭 알아야 할 내용도 함께 알려 주고 있다.  왜 이렇게 계속해서 알려주고 있을까? 이 책이 교과연계 도서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3-1, 고장의 생활과 변화 / 3-2, 이동과 의사소통 / 4-2, 경제 생활과 바람직한 선택 / 5-1, 하나가 된 겨레, 다양한 문화를 꽃피운 고려, 유교 전통이 자리 잡은 조선 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이 책 한권에 들어있다.

 

물론, 교과 연계만을 하고 있지는 않다.  아이들도 그렇지만, 나또한 역사의 뒷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그리고 그 뒷 이야기들을 해주고 있다. 왕이 된 소금 장수, 고구려 을불 / 목숨을 걸고 동해를 건넌 발해 상인, 행수 고제덕 / 일본 왕을 놀려 먹은 신라 상인 김태렴 / 조선 건국을 도운 보부상 백달원 /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 제주 백성을 구한 객주 김만덕 / 조선 최고의 거상 임상옥까지 책에서 보여주는 <상인열전>은 소제목들과 적절하게 어우러져서 내용의 이해를 쉽게 해준다.

 

우리역사 속의 숨은 일꾼 이야기는 시리즈 물이다.  <내가 찾은 암행어사>, <내가 찾은 도공>과 함께 <내가 찾은 상인>은 세번째 이야기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열정적으로 살아왔던 인물들의 이야기는 반만년 한국 역사의 경제를 이끌어 온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를 보여주고 있는데 삼국 시대 행상부터 조선 후기 보부상까지 흥미진진한 상인 이야기는 작가의 말 처럼  역사를 살펴보면 왕과 재상, 학자와 장군, 예술가 드이 이름을 남긴 위인이 아주 많지만,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데 가장 요긴한 것 중에는 상인들 때문에 생겨난 것이 많고, 그들이 남긴 상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상인들은 이름 없는 위인들이다. 이 책을 만든 의도처럼 우리 아이들이 숨어있는 역사속 인물들을 만나고 경제의 주인이었던 상인의 위대한 정신과 업적, 또 치열했던 상인의 삶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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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하나 그림책 도서관 45
알랭 알버그 글, 부루스 잉그만 그림, 손미나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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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이에 요술연필 페니라는 책이 인기다. 2학년인 우리집 작은 녀석,  요술연필 페니를 어찌나 좋아하던지 그 두꺼운 책을 시리즈로 읽고 있으니 말이다.  페니는 모험심 강한 연필인데, 사전에 딸려온 연필이다.  그런데, 연필 하나의 연필은 그 보다 더하다.  모험심만이 아니라, 세상을 창조하고 있다. 어렸을때 이현세의 <아마게돈>을 보면서의 그런 느낌이 들었다.  모든건 신의 장난일 뿐이었다는 그 <아마게돈>이 어린 나이엔 큰 충격이었는데, 연필 하나도 그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건 엄마인 나만의 느낌이었고, 아이들은 너무나 재미있단다.

 



 

혼자 있어서 외로운 연필하나...  이 연필이 그리는 세상은 진짜로 살아 움직인다.  너무 외로워서 아이를 그리고 반조라는 이름을 붙혀준다.  반조의 부탁으로 부루스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그려주고,  부루스의 부탁으로 마일드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를 그려준다.  연필은 반조에게 가족을 만들어 주고, 공원과 집을 만들어 준다.  조금있자니, 흑백 밖에 없다고 투덜대는 소리에 키티라는 이름에 그림 붓을 그려주어 색도 입혀준다.  무엇이든 다 칠 할 수 있는 키티..  무엇이든 다 그릴 수 있는 연필.

 

그런데, 위기가 찾아온다. 그림들이 불만을 늘어놓는것이다. 연필은 어떻게 했을까?  지우개를 그리고, 그 지우개로 지우면 되겠지.. 이런, 이 지우개란 녀석이 무조건 지운다. 지우고 또 지우고... 연필이 그려놓은 세상이 모두 없어져 버렸을 때, 연필은 아주 기발한 생각을 해 낸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읽고도 또 읽어달라고 하는 부분...  모두 사라져 버려!를 외치는 지우개 로날드에게 준 선물...  뭘까?  궁금하다면 책장을 넘겨보시길.  아이들이 이 부분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악당이라고 생각했나보다.  어쩜 본분을 지켰을지도 모르는데... 지우개는 지우는게 일이니까.

 

이 책에 나온 모든 사물들, 연필이 그린 그림들은 이름이 있다. 다들 이름을 원한다. 심지어 공과 삶은 달걀, 개미들까지도 이름을 원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엄마는 연필이 세상을 다 만들어 버리면 무섭지 않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이런 엄마가 이상한가 보다.  그렇지.  이렇게 재미있는 동화를 읽으면서 창조론을 이야기하려하니 말이다.  이런 연필 한자루 있으면 귀여운 곰을 만들겠다는 관우와 모네의 정원을 그리겠다는 다연이.  연필 맘데로 그릴텐데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그냥 웃어넘겼다. 아이들 맘에 상처 주면 안되니까 말이다.  나쁜 엄마 될뻔 했다.

 

<연필하나>는 참 독특하다.  외로운 연필이 외로워서 그림을 그린것도 그렇지만, 그 그림들이 이름을 달란다.  그리고 색이 없어서 사과를 못먹는다고 외치고, 색을 입혀주면, 귀가 크다, 모자가 맘에 안든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 같지 않은가?  그래도 사랑스럽다. 그래서 다 없애버리면 또 쓸쓸하고 연필은 다시 또 그림을 그린다.  친구의 소중함. 가족의 소중함 같은게 느껴지지만, 그것보다 내가 연필이라면, 지우고 싶지 않은, 절대로 지우고 싶지 않은 아이들이 있어 참 행복하다. 아이들과 함께 책 한권으로 내 어린시절 읽었던 만화도 생각해보고, 순순한 아이들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으니까.


<연필하나>  키티가 연필에게 예쁘게 색칠해주고, 연필이 그린 예쁜 상자에 누워서 잠든 모습. 그리고 <끝>이라고 쓰여진 맨 마지막장이 참 아늑하고 행복해 보인다. 아이들 잠든 모습을 보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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