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모으는 사람 풀빛 그림 아이 27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모니카 페트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저씨는 생각들의 소리를 들을 수가 있거든. 두꺼운 벽 뒤에서 나는 소리나, 여러 모퉁이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까지도. 아무리 작은 생각이라도 아저씨의 귀를 벗어나지 못하지. 생각의 소리가 들리면 아저씨는 당장 배낭을 열고, 아주 낮고 짧게 한번 휙 휘파람을 불지. 그러면 그 생각이 날아와 배낭 속으로 들어온단다 - 본문중



 

판타지 소설이나 요정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교과에 실린 <생각을 모으는 사람>안에 있는 문구이다.  누구 책일까? 그림만으로 모니카 페트의 책임을 단박에 알 수 있는 <생각을 모으는 사람>. 모니카 페트의 단짝처럼 여겨지는 안토니 보라틴스키의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생각을 휘파람만으로 불러오는 아저씨. 이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부루퉁 씨라는 괴상한 이름을 가진 아저씨가 있다. 아침 여섯 시 반이면 아저씨는 어김없이 가죽끈이 반질반질 해진 아주 낡은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선다. 아저씨는 생각을 모으는 사람이다. 거리를 돌아다니며 여러 생각들을 모으는 일을 한다. 예쁜 생각, 미운 생각, 즐거운 생각, 조용한 생각, 슬기로운 생각, 어리석은 생각 어떤 생각……. 물론 아저씨가 좋아하는 생각들도 있다.  하지만 아저씨는 다른 생각들이 마음을 다칠까 봐 내색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모은 생각으로 불룩해진 배낭을 메고 아저씨는 집으로 돌아와 또 다른 일을 시작한다. 생각들을 기역 니은 디귿 순으로 챙겨서 정리한 다음 생각들을 선반에 두 시간 가량 푹 쉬게 놓아두는 일이다. 그러면 생각들이 잘 익은 과일처럼 즙이 많아지고, 아저씨는 그것을 화단에 정성껏 심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는 아주 신비롭고 아름다운 일이 일어난다. 어떤일일까?  이 일이 이 책의 백미니 이야기를 접으련다.

 

꽤나 어려운 이야기인데, 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에 실렸단다.  내 눈에만 어렵나? 이 책이 어떻게 초등학교 1학년 필독이 되었을까 싶은데, 들어있는 내용이 상당하다.  책을 소개하는 글에는 아름답다는 표현을 한다.  뒷부분을 읽어보면 아름답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틀림이 없지만, 긴 글밥과 긴호흡으로 읽어내리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는 글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행복한 청소부>를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지, 별 거부감 없이 책을 받아들인다.  돌어다니는 생각을 '생각인형'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즐거워 한다.  가지각색의 모양을 가지고 있는 생각들. 그 생각들의 마음이 다칠까봐 조심하는 아저씨. 그리고 잘 숙성시켜서 화단에 심는 이 아저씨덕분에 오늘도 우리들의 더러워진 생각들이 다시 깨끗해 진다니, 우리 주변의 '부루퉁'아저씨를 한번 찾아보는 건 어떨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