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퀴리와 이렌 퀴리 - 방사능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모녀 과학자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21
시모나 체라토 지음, 그라지아 니다시오 그림, 이승수 옮김, 이연주 감수 / 비룡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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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 위인전의 영향으로 마리 퀴리하면 라듐보다는 언니보다 빨리 책을 읽었던 소녀정도만 생각이 난다.  워낙에 다른 편으로야 잘 알려진 인물임에도, 아이가 어렸을때 읽었던 몇 페이지 안되는 책들 덕분에 단편적인 지식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마리 퀴리 뿐 아니라, 그녀의 딸 이렌 퀴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녀의 딸 역시 과학자 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책은 딸 이렌 퀴리가 1933년 솔베이 회의에서 자신들의 실험 결과 발표자리에서 무참하게 무너져 내린것에서 부터 시작을 한다. 이렌 역시 그녀의 부모님 처럼, 남편과 함께 연구를 하는데, 자신의 실험이 인정을 받지 못하자, 모든걸 다 이룬 엄마가 어떻게 자신의 실패를 이해하냐면서 넋두리를 한다.  딸아이의 넋두리를 듣는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마리는 이야기 한다.

 

애야, 네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넌 장님이고 귀머거리야.  내 손을 보렴. 사포처럼 거칠어진 이 피부를 보란 말이야. 통증때문에 펜을 손에 쥐지 못하는 날도 있어.  이 눈을 보렴.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희미한 그림자만 보일 뿐이지.  수술과 안경도 이젠 소용도 없어. 나와 네 아버지에겐 상이나 명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입은 상처지. p.15 

 

남성이 지배해 온 과학계에서 방사능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하여 전설로 남은 모녀 과학자 마리 퀴리와 이렌 퀴리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마리 퀴리를 화자로 내세워 열악한 실험 환경 속에서 방사능에 노출되면서도 부를 포기하고서 과학을 통한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꿈꾼 마리 퀴리와 이렌 퀴리의 열정적이고 치열한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

 

1-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이야기의 앞부분은 마리퀴리가 뒷부분은 이렌퀴리가 맡고 있다.  마리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해서, 그녀의 성격과 그녀가 연구했던 부분들.  끔찍하게 무서운 부분들이 나오기도 한다.  방사능 연구를 하던 그릇으로 찻물을 끓여서 차를 마시고, 그 오랜 시간 방사능에 노출 된 마리.  그녀가 백혈병에 걸릴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마리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렌 역시 노후에 백혈병으로 생을 마감하고, 그녀 역시, 끝없는 연구의 결과로 얻은 것이 이 병이었으니까.

 

그들은 왜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지도 모르면서, 아니 인지하면서도 연구를 했을까? 그것이 그들이 꿈꾸던 과학을 통한 인류의 평화였기 때문이다.  방사능문제로 일본적역이 열병을 앓고, 그 영향이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다가오는 시기에 마리퀴와 이렌 퀴리의 이야기는 방사능을 발견한 퀴리부부의 첫 마음을 떠올리게 만든다.  방사능과 관련된 과학은 의료, 전기, 식품 등 여러 방면에서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꿔 놓았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마리 퀴리의 위대한 업적에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여성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 그것도 두번이다 말이다.  그런데, 이책은 그녀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준다.  그 많은 어려움과 괴로움속에서도 과학을 포기하지 않았고, 인류의 평화와 새로운 발견에서 악보다 선을 더 많이 끌어내길 원했던 남편 피에르 퀴리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말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닮는다.  어머니로써 자식을 보고 조만간 노벨상을 받을것 같다는 마리 퀴리.  내 아이들은 나를 보면서 어떤 것을 따를 수 있을까?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지 한번 더 고민해보게 만드는 위대한 그녀들, <마리 퀴리와 이렌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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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중학 교과서 고전 : 옛글 옛이야기 천재 스쿨 북 시리즈
새 국어 교과서 연구 모임 엮음 / 천재교육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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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모임을 지도하는 '글방 선생님', 작가가 꿈인 '나작가', 정이 많은 '다정이',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삐딱군'이 고전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미리 보는 중학 교과서 고전>편에 대한 이야기다.  천재교육에서 발간한 중학교과서의 고전이야기. 2010년 부터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가 검정교과서로 바꼈다는 것은 거의 모든 부모가 알고 있는 내용이고, 그 덕분에 읽어야 할 소설이나 시, 고전이 한두가지가 아니게 되었다.  어차피 읽어야 할 책이라면 재미있게 읽어야지.  제 나이에 읽지 않고 다 커서도 고전 하나 모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니 말이다.

 

고전은 아주 옛날부터 내려요는 이야기가 참 많다.  하지만, 그런 전래 이야기만을 고전이라고 하기도 뭐한것이 사실이다.  국문소설도 있고, 판소리소설도 있고,한문 소설도 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는 고전 산문인 한문소설, 국문소설, 판소리계 소설이 담겨져 있다.  전설이나 민담, 신화들이 나와있는 설화만 제외되어 있다.  설화야 삼국유사로 충분하다. 어려서부터 설화야 심심하면 듯는 내용이니 설화외에 이야기들을 담은 것 같다. 

 

이 어리석은 세상 내가 디시 만들리라 - 홍길동전, 허균 / 양반이 만든 나라 양반이 망치는 구려 - 허생전, 박지원 / 이리 보아도 내 사랑 저리 보아도 내사랑 - 춘향전, 작가미상 / 작년에 왔던 제비 박씨 물고 또 왔네 - 흥부전, 작가 미상 / 이병 고치는 데 토끼 간이 으뜸이라 - 토끼전, 작가미상 / 소박데기 박씨가 나라를 구했다네 - 박씨전, 작가미상, 이렇게 고전편도 소설편처럼 6가지의 이야기가 실려져 있다.   
 



 

우선 이책이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부터 확인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는데, 일러스트가 글방선생님, 나작가, 삐딱군, 다정양을 그려주면서, 그들이 이야기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다.  고전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을 시작으로, 작품을 읽기전에 간단한 작품 정보와 작가정보, 등장인물에 대한 난을 소개해주고,  글방 선생님의 문학수첩을 통해서 작품 전체 줄거리를 알아보고, 작품을 표나 그래프로 알아볼 수 있게 정리해 주고 있다. 그와 함께 우리 문학 퀴즈 퀴즈와 문학놀이터를 통해 책 한권을 깔끔하게 마스터 할수 있는 방법들이 들어있음을 알려 주고 있다. 

   



 
책머리에서 이야기 한것처럼, <홍길동전>으로 들어가면, 홍길동전에 대한 세세한 부분들이 나와 있어서, 고전을 귀동냥으로 들어왔던 아이들에게도 낯설지 않게 다가갈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은 글 옆에 있는 주석부분이다.  어른 입장에서 보면, 글을 방해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고전의 단어들은 여간 생소한 것이 아니라, 쉽게 쉽게 글을 읽어 내려갈 수가 있다.  하지만, 한번은 그냥 읽고, 다시 읽을 때에 주석을 참조하는 것이 책에 대한 맛을 깊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알고 있었던 이야기와는 다른 점들도 있는 이야기다.  전해져 내려오는 작가 미상의 글들은 누가 전해주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니, 이 이야기가 옳다 그르다를 할 수 없지만, 우리 고전은 알아야 한다. 토끼전이든 별주부전이든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 말이다.  어느분의 말처럼, 중학교에 들어간 아이가 고전을 등안시 해서 중학 국어를 너무 어려워 했었단다.  우리 딸 아이가 5학년이다.  6학년보다 조금 앞선 지금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이 책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서 더욱더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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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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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예 너 같은 애들은 특히 조심해야 돼. 그 예쁜 얼굴을 지키는 주인이 없어봐라. 당장 매가 병아리를 채듯 휘이익.... p. 43

 

그 예쁜 얼굴이 문제였을까?  점예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점예가 원한 삶은 분명 아니었다.  아버지를 죽일 수가 없었기에 열일곱 꽃다운 아가가 왜놈의 첩이 되어 아이를 낳았고, 사랑하는 남편이 남편이 남기고간 어린 딸을 살려야 했기에, 미군 대위 프랜더스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남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데, 인간답게 살 수 없는 세상일지라도 살아야 한다는 것. 그것밖에 길이 없다.

 

 

항아리를 눕혀 딸의 시신을 넣으며 점례는 더는 울지 않았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다. 자식을 지켜내기에는 전쟁의 물결은 너무나 거세고 무정했다. p.228 

 

분명 그녀의 잘못은 아니었다.  어느것 하나 그녀의 잘못은 아니었다.  험하고 고달프게 살아온 세월이었다.  남은 것이라곤 세 자식뿐이었다.  아비가 다른 세 자식들, 태순. 세연, 동익.  뒷바라지를 하느라고 허둥지둥하며 한시도 편할때 없이 억척스럽게 살아왔고, 자식들이 잘 되는 것만이 소원이었고, 그것이 유일하게 잡고 있었던 삶의 끈이었다.  그런데 쉬운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의 소망되로 된것이 어디 있던가?

 

일제 말기부터 해방 전후,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며 아비가 각기 다른 세 자식을 키울 수밖에 없었던 한 여인의 굴곡진 인생이 그려져있다.  어느 날 작은아들의 조난 소식 앞에 자신 역시 일본 순사의 씨이면서 파란 눈을 한 동생을 '인디언을 개 잡듯 한 살인자의 피'가 흐른다는 이유로 멸시하는 큰아들의 태도에 모욕감을 느낀 주인공의 지나온 삶을 회상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살아가는 것이 어찌나 아픈지 모른다. 1999년도에 '조정래문학전집'(전9권) 네 번째 책 <비탈진 음지>에 수록 출간되었던 중편 '황토'가 2011년 5월 200여 매에 이르는 내용을 새롭게 추가 집필하고, 한 문장 한 문장을 처음 쓰듯 다듬어 장편으로 전면 개작해서 다시 나왔다.  200여 매가 추가 집필되어 장편으로 나왔어도, 중편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읽어서 그런지, 호흡이 짧다.  얼마전에 <비탈진 음지>를 읽은 후라, 두 이야기가 같은 무게로 가슴을 내리 누른다.

 

예전의 삶과 지금의 삶. 어느것 하나 새로울 것 없어 보이는 이들의 삶이 허허하고 웃게 만들지를 않는다.  이제야 행복을 찾는가 보다하는 그순간, 그녀의 삶은 다시 나락으로 내려가고, 아무도 그녀를 감싸줄이가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어미다.  아무리 어린 나이에 어미가 되고, 원치않은 상태에서 어미가 되어도 그녀는 어미다.  산불난 산 중턱에 다 타들어간 까투리 날개 속에 새끼병아리들이 살아있듯, 아이들을 어떻게 해서든 살려야 하는 그녀는 어미다.  그 새끼들이 이제는 지 어미 목숨줄로 살았는지는 모르고, 지잘났다고 삐약삐약 악다구니를 친다.

 

새끼들만 삐약거렸을리가 만무다.  여기서도 웅웅되고, 저기서도 웅웅되고 50년 그리 길지 않은 삶 속에서 그녀는 너무나 많은 것을 겪었다.  그녀의 사랑을 다시 만날 수는 있을까?  알 수 없다.  조정래 작가는 완벽하게 뒷이야기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고 있으니 말이다. 아주 짧은 사랑일지라도, 삼 남매를 보면,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짧은 몇해의 사랑으로 사랑을 줄줄아는 세연이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도 점예의 삶이 가슴 아픈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녀의 삶이 편안해지기를 원하지만, 어떤것이 편안일지는 모르겠다.  해피엔딩을 만들던, 세드엔딩을 만들던 그 역시 독자의 몫이니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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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중학 교과서 소설 : 함께하는 이웃 천재 스쿨 북 시리즈
새 국어 교과서 연구 모임 지음 / 천재교육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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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부터 중학교 교과서가 국정교과서에서 검정교과서로 바꼈다.  엄마로써 교과서 바꼈다는 것은 아이가 배워야할 것이 너무 많아진것에 대한 불안감을 앞서게 만들고 있다.  중학교 수준이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수준을 뛰어 넘은지는 오래다.  심지어 초등학교 5-6학년 교과가 내 어린시절을 기억해 보면, 중학교에서나 배웠던 내용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의 엄마들은 아이들 만큼이나 바쁘다.  아이보고 혼자서 해봐라하고 다 넘겨버리기에는 너무 어려우니 말이다.

 

<미리보는 중학교과서 소설>은 여섯개의 소설이 실려있다.  전편이 실려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 중학교 국어 교과에 실려 있는 부분이나 그보다 조금 많이 실려 있는 듯 하다.  그리고 뒷내용은 줄거리형식으로 실려져 있다.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이 얇은 책을 통해 최대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었을 듯 싶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초등 국어 교과처럼 뭉텅이로 잘라놓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필요한 책이야 사서 읽어야지, 욕심을 부리기에는 책값이 너무 저렴하다.

 

옥상의 민들레꽃 - 박완서 / 영수증 - 박태원 / 일용할 양식 - 양귀자 / 소음 공해 - 오정희 / 아홉 살 인생 - 위기철 / 경희 - 나혜석, 이렇게 6편의 소설들이 실려져 있다.  아련한 향수가 풍기는 글들이다.  소설만 따로 실음으로 인해서 문학 장르에 대한 구분이 익숙하지 않은 초등학생 시기에 장르별로 구분된 문학 작품을 읽으면 장르별 특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제목이 <미리보는 중학교과서 소설>이다.  중학생이 아닌, 초등학생을 위한 책이라는 말이다.   요즘 초등 국어는 상당히 어려워서 소설과 수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분류를 해 놓으니, 아이들도 부모도 읽기 편한것은 사실이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현직 중학교 국어 교사들이 모여 문학 작품을 직접 선정했다는 것이다.  중1 국어, 생활국어 교과서에 실린 문학 작품 중 초등학생의 발달 수준과 정서, 가치관 등을 고려하여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문학 작품을 골라 실었고, 작품 선정 뿐 아니라 작품 해설, 용어 풀이, 독후 활동에 대한 내용 감수도 꼼꼼히 하여,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들을 설명하듯이 잡아주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참고서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이가 선뜻 다가가기 힘들다는 점이지만, 모든게 다 완벽할 수는 없으니,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싶다.  물론, 바뀔때면 책도 또 바뀔수도 있지만.  천재교육은 확실히 아이들 책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듯하다.  이런 책이 있으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천재교육에서 책을 만들어 내니 말이다.

 

한번에 읽어내리기에 아이에게는 조금은 어려운 감이 있다.  소설의 양 때문이 아니라, 어휘가 딸려서 읽기 힘든 면이 있지만, 이렇게 중학교 국어, 그 속 소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쉽지 않으니, 조금씩 읽어보게 하려 한다.  우리 글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이 귀한 소설들을 아이 나이가 아니면, 언제 또 잡을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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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사명 - 고통에 직면한 환자들이 내게 가르쳐 준 것
로저 콜 지음, 주혜경 옮김 / 판미동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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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으로 눈이 멀고’ 영혼과 분리되는지 의아했다.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건 어떤 기분이었을지, 죽어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가 느꼈을 평화의 체험은 무엇이었을지, 이 모두를 알기 위해서는 나 역시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야 직접 알아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존을 통해 생긴 이런 궁금증들을 이해하고자 탐구하기를 결심했다. P.29

 

어느 암중기의 환자를 찾아온 친구가 있었다.  친구는 목놓아 울고 가슴 아파 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암중기의 환자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친구 병문안을 하고 병원을 나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몇해 전 아는분이 옆에서 겪었던 일이라면서 이야기 해주셨던 내용이다.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가 없다.  아파하다 죽음을 맞을 수도 있고, 잠자듯 편안하게 의식없이 맞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죽음은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맞이한다는 말이 바른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로저 콜박사는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을 함께 공유하는 그런 사람이다.

 

고통완화 전문의사, 로저 콜.  이런 직업이 있을까 싶지만, 이분의 직업은 고통완화 전문의사다.  죽어 가는 사람들과 함께한 저자의 여정과 명상에 대해 공부하여 얻은 통찰들을 엮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에이즈 환자 존과의 만남 이후 환자들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저자는 정서적 고통과 억압을 직면시키는 카타르시스적 방법으로 진행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워크숍에 참가하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단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환자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단다.  이전엔 어떤 방식으로 다가갔을까?

 

일반적인 의사 선생님을 떠올리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워낙의 의료분야는 생사가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의사는 환자와 너무 가깝게 지내지는 않는 듯 하다.  내가 느끼던 부분은 그랬다. 환자 뿐 아니라, 환자의 보호자들과도 그런것 같았다.  부모님이 아프실때마다 찾아간 병원의 의사들은 어쩜 그렇게도 하나같이 권위적인지... 아마, 종합병원의 특색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영국의 킹스 칼리지 의대에서 종양학을 전공한 로저 콜은 성공과 인정에 대한 야망,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안고 의사 생활을 시작했단다. 학문적인 수련을 쌓을 때는 환자들의 고통과 거리를 두고 개입하지 않는 법을 익혔고, 의사 생활을 하면서도 환자들의 고통을 단지 해결해야 할 문제로만 인식했지, 도와주고 치유해 줄 수 있는 기회로는 여기지 않았단다.   그런던 그에게 찾아온 존.  “어디 아픈 데가 있나요?”라는 로저 콜의 물음에 돌아온 “전부 다요! 날 보면 몰라요?”라는 퉁명스러운 대답, 그리고 이어진 불편한 침묵.  이것이 그를 변화게 했단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것처럼, 말기 환자들이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암과 함께 산다는 것, 죽음을 직면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 등이 어떤 것인지 그들의 말을 통해 탐색했고, 놀랍게도 그렇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고, 여태껏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그들이 저자에게 고마워한다는 것을 발견했단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처럼 보이는 말기의 환자들이 저자에게 사랑하는 방법, 사랑에 내재된 가치관을 깨닫게 해준 것이다.  

 

글을 쓰면서도, 말은 쉽다는 것을 알고 있다.  책으로 만나는 <사랑의 사명>은 읽는 것만으로 내 속에 가치관이 바뀌는듯한 기분을 갖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일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지 역시 알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저자, 로저 콜의 삶이 대단해 보인다.  죽음의 임박한 사람들을 돕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삶이 로저 콜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자신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도, 그처럼 할수 있다는 생각은 못하겠다.  하지만, 이해는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내 주변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람 역시 함께 꿈틀거리는 것은 아직은 수련이 덜 된 인간이기 때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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