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사명 - 고통에 직면한 환자들이 내게 가르쳐 준 것
로저 콜 지음, 주혜경 옮김 / 판미동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영적으로 눈이 멀고’ 영혼과 분리되는지 의아했다.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건 어떤 기분이었을지, 죽어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가 느꼈을 평화의 체험은 무엇이었을지, 이 모두를 알기 위해서는 나 역시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야 직접 알아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존을 통해 생긴 이런 궁금증들을 이해하고자 탐구하기를 결심했다. P.29

 

어느 암중기의 환자를 찾아온 친구가 있었다.  친구는 목놓아 울고 가슴 아파 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암중기의 환자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친구 병문안을 하고 병원을 나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몇해 전 아는분이 옆에서 겪었던 일이라면서 이야기 해주셨던 내용이다.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가 없다.  아파하다 죽음을 맞을 수도 있고, 잠자듯 편안하게 의식없이 맞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죽음은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맞이한다는 말이 바른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로저 콜박사는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을 함께 공유하는 그런 사람이다.

 

고통완화 전문의사, 로저 콜.  이런 직업이 있을까 싶지만, 이분의 직업은 고통완화 전문의사다.  죽어 가는 사람들과 함께한 저자의 여정과 명상에 대해 공부하여 얻은 통찰들을 엮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에이즈 환자 존과의 만남 이후 환자들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저자는 정서적 고통과 억압을 직면시키는 카타르시스적 방법으로 진행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워크숍에 참가하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단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환자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단다.  이전엔 어떤 방식으로 다가갔을까?

 

일반적인 의사 선생님을 떠올리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워낙의 의료분야는 생사가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의사는 환자와 너무 가깝게 지내지는 않는 듯 하다.  내가 느끼던 부분은 그랬다. 환자 뿐 아니라, 환자의 보호자들과도 그런것 같았다.  부모님이 아프실때마다 찾아간 병원의 의사들은 어쩜 그렇게도 하나같이 권위적인지... 아마, 종합병원의 특색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영국의 킹스 칼리지 의대에서 종양학을 전공한 로저 콜은 성공과 인정에 대한 야망,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안고 의사 생활을 시작했단다. 학문적인 수련을 쌓을 때는 환자들의 고통과 거리를 두고 개입하지 않는 법을 익혔고, 의사 생활을 하면서도 환자들의 고통을 단지 해결해야 할 문제로만 인식했지, 도와주고 치유해 줄 수 있는 기회로는 여기지 않았단다.   그런던 그에게 찾아온 존.  “어디 아픈 데가 있나요?”라는 로저 콜의 물음에 돌아온 “전부 다요! 날 보면 몰라요?”라는 퉁명스러운 대답, 그리고 이어진 불편한 침묵.  이것이 그를 변화게 했단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것처럼, 말기 환자들이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암과 함께 산다는 것, 죽음을 직면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 등이 어떤 것인지 그들의 말을 통해 탐색했고, 놀랍게도 그렇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고, 여태껏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그들이 저자에게 고마워한다는 것을 발견했단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처럼 보이는 말기의 환자들이 저자에게 사랑하는 방법, 사랑에 내재된 가치관을 깨닫게 해준 것이다.  

 

글을 쓰면서도, 말은 쉽다는 것을 알고 있다.  책으로 만나는 <사랑의 사명>은 읽는 것만으로 내 속에 가치관이 바뀌는듯한 기분을 갖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일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지 역시 알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저자, 로저 콜의 삶이 대단해 보인다.  죽음의 임박한 사람들을 돕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삶이 로저 콜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자신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도, 그처럼 할수 있다는 생각은 못하겠다.  하지만, 이해는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내 주변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람 역시 함께 꿈틀거리는 것은 아직은 수련이 덜 된 인간이기 때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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