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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ㅣ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로제 마리 & 라이너 하겐 지음, 이민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고야.
마로니에 북스의 다른책들과 같은 형식이라고 생각했었다.
책을 받은 순간, 책의 크기가 다른 책들과 달라서 의아했었고, 책을 펼치면서 순간 움찔했다.
지금까지 읽었던 형식과 틀려서 였을것이다.
마로니에 북스 책이라, 당연히 ART BOOK이라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 책은 완벽하게 고야에게 시선을 맞추고 있다.
그림 설명도 고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그래서 그림을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파헤치고, 찢어놓치를 않는다.
통째로 보고, 통째로 느낄수 있는...
사골국물 한 사발 들이킨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고야의 그림을 처음 만난건,
어디에서간 본 마야시리즈이다.
화가는 왜 저런 그림을 그렸을까 싶었다. 혹, 관음증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도, 모델이 신비로왔다.
벌어진 가슴과, 너무나 당당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그 그림을 보면서 잠시 그녀의 세계로 들어갔었다.
<고야>의 첫 페이지는 가장 잘 알려진 마야(책에서는 마하로 나온다)시리즈로 신선을 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04541176623213.jpg)
책을 읽고서 이 마하 시리즈가 카를로스 4세의 왕비 마리아 루이사의 정부 고도이의 주문에 의해서 그려진것을 알았다.
왕비의 정부로써 높은 지위에 오른 고도이는 스페인 군대의 최고사령관으로 절대적 권력을 휘둘렀는데, 왕비 외에 정부들이 많았던것 같다.
그중의 한 여인이 마하의 모델이라고 하지만,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이작품은 두 사람간의 어떤 공모가 있었는지는 모르나, 이 둘이 모두 관능미를 신봉한
이들이라는 것은 알수 있다. 고도이는 이 그림을 종교재판소의 맹령한 비난을 피해 자신의 집에 보관하고,
극히 일부의 특별한 지인들에게만 공개했다고 한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04541176623214.jpg)
고야는 1746년에 태어나서 1828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이 그림들은 초기작과 후기작이 참 많이 다르다.
책을 읽으면서 고야의 승부욕이나 명예욕을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다른 작가들과 많이 다르다는걸 느꼈다.
아마도 그래서 그의 작품들이 맹렬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나보다.
어쩌면, 고야의 작품들은 그런 성취욕과 함께 납중독으로 인한 악에 대한 추구로 나왔는지도 모른다.
고야도 모르게 평단의 인기를 얻은 <양산>에서 느껴지는 건 평화이다.
하지만, 1788년 작품인 <돈 마누엘 오소리오 만리케 데 수니가>에서는 어린이 초상화의 최고봉에 해당한다고 하지만,
저 예쁜 아이보다는 먹이를 놓고 서로 다투는 모습의 고양이들에 눈이 더 간다.
악마와 가까운 모습을 고양이로 형상화 한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무섭도록 공포의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 <1808년 5월 3일, '프린시페 피오'산에서>
두손을 들고 항생을 하는 인물이나, 이미 처형되어 피를 흘리는 군상들을 보면서 두려움에 몸을 떨 수 밖에 없다.
초기에 그가 그린 프레스코 작품들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뭔가가 부족했다.
너무나 아름답고, 웅대하기에 프레스코 작품들은 그냥 벽화로만 봤다고 한다면,
후기의 작품들은 악이 넘친다.
끔찍하리만치 묘사된 <사투르누스>나 두려움을 완벽하게 표현한 <거인>을 보면서, 그의 광기를 느낀다.
너무나 대단한 명예욕으로 사랑보다는 실리로 결혼을 하고 그림을 그린 고야.
고야의 단편적인 그림만 알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너무나 많은 사실들을 알게 해줬다.
격동기, 혼란의 역사속에서 살다간 고야의 그림들을 통해서 그 시대를 본다.
그림임에도 무섭고, 전율을 느꼈지만,
다른 작가들의 그림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