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에어라인 - 추억의 맛과 함께 비행합니다
진노랑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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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들어주고, 몰래 챙겨주고… 그럼 유령이 아니라 어쩌면 수호신인 거 아니에요? p.21

인천-뉴욕 노선에서 전해 내려온 '유령 괴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에 단번에 빠져 읽은 '루나 에어라인' 소설 책!

잠든 승무원의 어깨를 살며시 토닥여주고, 실수 후 몰래 눈물 훔치던 이에게 담요를 덮어주는 존재라니!

어찌 호기심이 동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 기묘한 괴담의 끝이 '공포'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건네는 위로와 응원이었다는 점이다.


진노랑 작가는 전작 '기억의 향수'에서 '향'으로 위안을 전했다면, 이번 '루나 에어라인'에서는 그 감성을 '맛'으로 전하며 벅찬 일상 속 조금씩 닳아가던 마음을 다정하게 어루만져 준다.

혹 스스로의 상처를 바라볼 용기가 필요하거나 누군가와의 관계를 다시 이어야 한다면, '루나 에어라인'을 펼쳐보시길 추천한다.

루나 에어라인은 맛을 매개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판타지 소설이다.

승무원들이 쉬는 공간 벙커에서 만난 한 선배로부터 우연히 듣게 된 '기내식 밀키트 이벤트'를 계기로, 네 명의 승무원은 각자가 잊고 지냈던 나만의 힐링 푸드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추억의 맛을 통해 오래 묻어두었던 감정과 마주하며 엇갈린 관계의 매듭을 풀어내며 서로에게 다시 가닿는 여정이 그려진다.


나린은 '옛날 분식집 떡볶이'를 통해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감정'을 마주하게 되고, 윤서는 '엄마 손 김치찌개'로 엇갈렸던 오해를 되짚게 되며, 지은은 '외할머니 특제 갈비찜'을 통해 외면했던 마음을, 정훈은 '달콤 쌉쌀한 생초콜릿'을 통해 지나간 사랑과 완전한 이별을 맞이한다.

그렇게 각자가 용기내어 자신의 상처를 꺼내놓으며 오해를 풀고, 서로를 멀어지게 했던 미묘한 감정의 골을 따뜻하게 메우며 서로를 다시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 루나 에어라인이다.

친구, 부모와 자식, 할머니와 손녀, 연인의 관계를 '나만의 힐링 푸드'로 따뜻하게 풀어내며 우리 안에 남아 있던 감정을 건드리고,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소설 책 '루나 에어라인'

시기와 비난은 결국 스스로도 외면하고 싶었던 자신의 결점의 그림자였음을, 남이 가진 것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동안 정작 나는 나의 강점을 잊고 있었음을, 그리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잊은 채 앞만 보고 달려왔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하는 이야기였다.

추운 겨울 눈앞에서 환승 버스를 놓치면 그 순간만큼은 불운하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맛보게 된 따뜻한 붕어빵 하나에 뜻하지 않은 행복을 찾기도 하는 법이라는 진노랑 작가의 말처럼-

한 번씩은 주위를 둘러보며 같은 길에서도 새로운 걸 발견하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지친 마음에 잠깐 멈춤이 필요할 때,

누군가와의 오해를 풀고 싶어질 때,

관계 때문에 아프고 흔들릴 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루나 에어라인을 펼쳐보길 추천한다.

맛을 통해 잃어버린 관계를 다시 잇고, 오래 묵은 감정을 치유하며, 스스로의 상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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