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 지상의 아름다움과 삶의 경의로움에 대하여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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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행복과 지혜를 향해서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간단하고도 아주 소박한 길이 하나 있다. 그것은 우리가 자연을 보고 경청하는 일이다. 또한 자연의 언어에 귀 기울이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경청하는 일이다.

p.15

주말에 집 밖을 나갔다가 여름과 같은 날씨에 깜짝 놀랐다. 오늘 낮 최고 온도 30도.

이렇게 봄도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한 채 여름을 맞이하게 되는 건가?!

경이로움으로부터 만난 자연에 대한 예찬이 적힌 헤르만 헤세 에세이 책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를 읽을수록 더 스쳐 지나간 봄이 아쉽게 느껴졌다.

그래서였을까?

그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지상의 아름다움과 삶의 경이로움에 대한 글이 더 크게 와닿으며 나름 아쉬웠던 내 마음을 채워주고 어루만져 주던 시간이 되었다.

헤르만 헤세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누락되었던 원고를 복원해 다시 출간한 에세이 책으로, 그가 평생 떠남과 머묾, 동경과 향수 사이에서 자연과 인간 그리고 예술과 여행에 대해 고뇌하며 얻은 값진 지혜와 예찬을 만날 수 있다.


독서 모임을 통해 <데미안>,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고 처음으로 헤르만 헤세 에세이 책 <삶을 견디는 기쁨>을 만났을 때 소설과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줘 같은 사람이 쓴 글이 맞는지 의아하게 만들었었는데, 이번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또한 <삶을 견디는 기쁨>의 연장선인듯했다.

그러다 2부 헤르만 헤세의 유년 시절의 기억, 향수를 통해 그의 어린 시절을 만나며 온전히 그를 마주한 기분이 들었다.

그저 고향에 남아 있고 싶은 동경이 이는가 하면, 저 먼 여행길을 떠나고 싶은 욕망이 일기도 한다. 여기서는 수도원에 들어가 고독하게 머물고 싶은 갈망이 이는가 하면, 저기서는 사랑을 하면서 더불어 살고 싶은 충동이 인다! 나는 책과 그림들을 수집했다가 다시 그것들을 남들에게 주어 버리기도 하고, 한때는 사치스럽고 부도덕한 생활을 했다가, 그것에서 벗어나 금욕과 고행의 길을 떠난 적도 있다. p.183

그리고 위 글을 통해 어떠한 충동으로 때론 데미안 속 싱클레어로, 때론 싯다르타로 그리고 때론 나르치스와 골트문트로 그가 다녀갔었구나를 깨달으며 헤르만 헤세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여기에 글 중간중간에 더해진 헤르만 헤세가 듣고 보고 느낀 것을 화폭에 옮긴 그림을 통해 화가로서 그리고 음악에서 뛰어난 실력을 가진 그를 또 엿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지상의 물이며, 한 조각의 흙 그리고 지상의 물질로 지상의 존재와 삶을 비가시적인 공간 속에 연결시켜주고 계속 생명의 흐름을 창조해낸다는 구름에 대한 묘사가 기억에 남았고, 어린 시절 마법사가 되고 싶었다는 부분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뭔가 어릴 적 순수했던 소년만이 꿈꿀 수 있는 마법사라 귀여운 느낌이 들어 <삶을 견디는 기쁨>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낭독회에 참여한 저자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랄까?!ㅋㅋㅋ


탐욕스럽게 사물들의 심연을 들여다보며 내밀하고도 원초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낙원을 다시 발견하는 것임을, 자연의 언어에 귀를 기울임에 따라 긍정적인 사고와 달라진 삶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는 헤르만 헤세를 조금 더 깊게 알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에세이 책을 추천한다.


이 세상의 모든 책들은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대에게 은밀히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을 보여준다.

그곳에는 그대가 원하는 모든 것이 있다.

태양도, 별도, 달도,

그대가 요구했던 빛은

그대 자신 안에 머무니까.

그대가 오랫동안 책 안에서

찾은 지혜는

이제 페이지마다 빛난다.

그것은 이제 그대의 것이므로.

진짜 너무 좋은 거 아니냐고 ㅠㅠ

이래서 다들 헤르만 헤세 명언 명언

그러는 거구나~♥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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