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다이뻐맨
이마냥 지음 / 창조와지식(북모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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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을 자극하는 제목과 표지에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마냥 시인의 시집 '출동 다이뻐맨'을 만났다.

'출동 다이뻐맨'은 기저귀를 뜻하는 'diaper'의 다이뻐라는 발음에서 착안해 만든 제목으로, '아기 슈퍼 히어로'라는 의미를 나타냄과 동시에 '다 이쁜 사람'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동심과 시심 그 사이의 경계를 표현한 시 65편이 각 주제에 맞게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족과 사랑 그리고 청춘과 삶이 잘 녹여져있는 좋은 시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 각 시에 붙여진 QR코드를 통해 이마냥 시인이 직접 낭독한 시 낭송을 오디오북처럼 들을 수 있고, 저자의 자작곡 3곡의 악보와 노래도 들을 수 있는 종합선물 같은 시집으로,

두 딸의 아빠이자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이면서 시인인 이마냥 저자가 들려주는 아빠로서, 아들로서, 개인으로서 살아왔던 다채로운 사연들이 담긴 좋은 시가 궁금하다면, 출동 다이뻐맨을 만나보시길 추천한다.


출동 다이뻐맨 시집은 총 4부로,

발랄하고 동심이 느껴지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1부 내게 온 세계

1부보다는 조금은 어둡지만 언어유희로 만날 수 있는 청춘 이야기가 담긴 2부 팔딱팔딱

약사로 사회인으로 세상을 살아온 이야기가 담긴 3부 오메가 씨마스터

그리고 사랑과 이별에 관한 시가 담긴 마지막 4부 밑줄을 통해 총 65편의 시를 만날 수 있다.

그중 마음에 콕 박혀온 시를 소개해 본다.


내게 온 세계

외할머니

처녀 적 사진

한가운데 짚으며

엄만

이 안에 있지요

그 안에 내가 있고

또 내 딸이 있고

꼭대기로부터

물줄기가 갈라지지요

씨앗 속

비 별 바람 꽃

여자의 몸은

한 권의 경전이다


외할머니부터 엄마

그리고 딸로 이어지는 서사를

한 권의 경전으로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던 '내게 온 세계'

시를 쓰는 것은 앞니를 기르는 일이다

척추 뼈를 갉아

기억의 여울 가운데

오늘도 하나의 둑을 쌓았다

너와

너를 아는 것들과

너는 몰랐으면 좋았을 것들이

그렇게 가두어졌다. 흐르지 못한 채

빙빙거렸다. 그래 안녕, 뒤돌아

쉬하고, 한때는 우리도

실하고, 바늘 너도 좀

쉬라고, 이대로 잊혀지

시라고, 꼴에 그것도

시라고, 차마 다 가두지는 못하였다

우스운 날들이 많았다. 어째서 바

늘 같은 꿈만 꾸는지. 너의 귓

속을 휘저어댔던 밤들과, 나의 손

목을 졸라대던 길들과, 죽어라

고 울어댔던 수많은 날들에, 앞

춤이 뜨거워졌다. 흔

들리는 언더락에 취해 혼

이 빠졌다. 어떻게 한

살을 먹어도 채

울 수 없는지. 허

전해졌다. 그 아

픔에 안겨 나는 독을 뽑았

다 깎아서 입속에 심었다. 그 가시

나는 결국 버리지 못했네. 그놈의

시 때문에, 그

詩 팔 것, 때문에


언어유희 속 시인의 고뇌가 느껴지던

이야기로, 특히 마지막 부분이 강렬했던

'시'

이 외에도

읽으라고 사줬더니 전부 끝만 보고서 위인은 다 죽으니 커서 위인 안 한다는 귀여움이 느껴지던 '결국은'

현실의 도수가 기대와 번번이 어긋나 초점이 희미한 오늘에 덧씌울 한 장의 유리조각이 필요했다는 '내 마음에 렌즈를 깔고'

말없이 패여가고 울먹이며 가녀린 목으로 숱한 한숨들을 짊어진 '못'에 비유하던 나의 이야기 '' 등 일상생활 속 소재가 잘 어우러지며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훅치고 들어오는 좋은 시를 만날 수 있었던 '출동 다이뻐맨' 시집이었다.


특히 '그대가 책이라면' 시는 정말!!

애절한 한편의 고백 같았던 시로, 계속 읽게 만든다.

그래서 '그대가 책이라면'은 저자가 직접 낭독한 오디오북도 올려 본다. ♥



'그대가 책이라면' 시 일부분을 살펴보면

그대가 책이라면

나는 그 몇 페이지쯤 기록되어 있을까

▶ 시작부터 정말 난 몇 페이지쯤 기록되어 있을지 궁금하게 만들고


그 무엇이라도, 너라서 좋지만

▶ 하.. 그저 너라서 좋데!!!


사랑한다 사랑한다

터질 듯한 이 맘 꼬옥 눌러 담은

손톱만 한 이 공간 속에서

그렇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너의 오늘이고 싶다, 꿈꾸는

내일이 되고 싶다

고백 끝판왕 아니신지요?!ㅠㅠ

이마냥 시인님, 다음엔 연애 관련 시 모음집 어떠세요?!🙏 그런데 또 시 낭독 들어보면 동시도 좋을 거 같아요!!!(사심 가득!!!)

마지막은 저자님의 자작곡 악보로 마무리되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좋은 시집 '출동 다이뻐맨'으로, 쉬어가는 시간이 가져보시길 추천한다.^^


​+ 지원도서를 직접 읽고 남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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